전주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이 부쩍 늘고 있다. 주말이면 탐방 명소와 음식점, 전통차와 커피
전문점들이 문전성시를 이룰 정도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한옥마을의 차값과 음식값이 너무 비싸다는 여론이 돌고
있다.
이런 고비용 실태가 입소문으로 돌고 돈다면 고객들의 외면을 받게 될 것이다. 장기간 방치했다간 상가 전체가 공멸할 수도
있고, 한옥마을의 관광
이미지마저 훼손될 수도 있다.
본지가 한옥마을 내 커피 판매업소 30곳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커피
값이 비싸다는 소문은 뜬 소문이 아니었다. 커피 값은 시중의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보다 평균 650원이 비쌌다. 일부 업소는 최대 3500원까지 비싸게 받고 있었다.
가격대로는 잔당 5000원을
받는 업소가 9곳으로 가장 많았고, 4500원 5곳, 4000원 8곳이었다. 2000원을 받는 곳도 있지만 업소별로 최대 3000원의 차이가
났다.
그런 반면 한옥마을 밖의 탐앤탐스,
카페베네,
할리스, 스타벅스, 이디야 등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의 판매가격은 아메리카노 한잔 당
2500~3900원이다. 평균 3540원으로 한옥마을 내 커피전문점 평균 4190원보다 훨씬 저렴하다. 한옥마을 내 일부 커피전문점들이 얼음을
넣는데 500~1000원의 추가 요금을 받는 걸 감안하면 최대 3500원 차이가 나는 셈이다.
이같은 커피 값 실태는 본지 기자가
발품을 팔아 한옥마을의 커피 판매점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조사한 것이다. 커피뿐만 아니라 음식값 등 전반적으로
한옥마을의 물가가 비싸다는 의견이 많다.
당연히 관광객이나 시민들 불만이 많다. 서비스와 맛이 좋은 프랜차이즈
커피숍도 이렇게 비싸지는 않다는 반응도 있고, 아메리카노 한잔에 5000원을 줬는데도 맛은 별로였다는 푸념도
나온다.
한옥마을의 커피 값이 비싼 원인은 점포 임대료가 턱없이 높은 데다 전주시가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의 입점을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골목 상인 보호 명분이지만 상인들은 이를 이용해 가격을 올리면서 폭리를 취하고 있는 셈이다.
전주시는 행정기관이 가격을
내리도록 강제할 수단이 없다는 핑계만 댈 일이 아니다. 한옥마을 보존회나 상가 모임체 등을 통해 가격 안정을
유도하는 한편 이행되지 않을 경우엔 상인 보호정책을 철회해야 마땅하다. 그렇지 않으면 한옥마을이 외면받고
관광객들의 발길도 멀어지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