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1. 11. 11:30ㆍ세계와 여행이야기/부탄 이야기
치밀한 계획 없이 우연히 떠나게 된 부탄 여행이었다.
함께 동참해 본 적이 없는 국민총행복전환포럼에서 기획하여 간다는 것, 그리고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팀과 함께 한다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처음에는 참여가 망설여졌다. 그래도 이번 기회가 아니면 결코 다시 못 갈 것 같다는 생각에 참여를 결심하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올 해 한 일 중 가장 잘한 일이 되었다.
여러 기록이나 다큐에서 보았던 부탄은 사실 실제의 시공간에서 보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이 문제는 다른 지역의 여행에서도 매번 느끼게 되는 점이다.
“행복한 나라 부탄” 이라는 주제에 개인적으로는 사실 큰 관심이 없었다. 행복지표라는 것이 여러 측면을 보고 있고 어디에 관심을 두는 가에 따라 그 내용도 달라진다. 이런 지표와는 별개로 며칠 간 본 부탄은 친절하고 다정한 사람들이 있고 자연은 깨끗하고 아름다웠다.
파로공항 청사, 다정하고 품위있는 공간
파로 공항에 도착하여 청사에 들어가 입국절차를 밟으며
본 청사 공간은 다정하고 품위가 있는 공간이었다. 공간 내의 다자인과 안내 표시 글도 나무랄 데 없이 간결하고 세련된 모습에 크게 충격을 받았다. 어디를 가나 압도적인 규모의 공항을 경험했던 것과 비교해 보면 작은 공간의 편안함을 경험하게 했다.
종교와 행정이 한 공간을 사용하며 절제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Tashichho Dzong, Simtokha Dzong, Punakha Dzong은 부탄의 특별한 건축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Punakha Dzong은 그 지형적인 위치의 아름다움이 더해져 오래 기억될 만한 장소가 되었다. 그곳의 중정에 당당하게 서있던 벵골 고무나무는 너무 아름다워 수령을 물어보니 100년은 넘었을 거라는 설명을 들었다.
푸나카 숙소 한적하고 아담한 곳
팀푸에서 푸나카로 가는 길의 여정이 좋았다. 작은 마을들을 지나며 조그만 마을 상점에 들러 과일, 옥수수, 호두, 쌀튀김 등을 주섬주섬 사먹으며 주민들과도 만나고 작은 가게들도 구경하였다. 도중에 들렀던 Dochula Pass에서 둘러보는 경치가 좋았으나 날씨가 흐리고 구름이 끼어 히말라야 설산을 보지 못하고 다음날 돌아오는 길에 히말라야 설산의 긴 능선을 볼 수 있었다. 히말라야 설산을 보며 부탄의 위치가 명료해지고 티베트와 인도와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가늠할 수 있었다. 푸나카에서의 하루가 무척 편안하고 좋았다. 특히 조용하고 한적한 숙소가 마음에 들었는데 하루만 묵기에는 아쉬웠다.
탁상사원 Taktsang Palphug Monastery
절벽 위의 탁상 사원을 가는 날 마음이 오락가락하였다. 3,120m 라고 하는데 우선 절벽의 경사가 가팔라서 힘들어 보였다. 그래도 중간지점까지 말을 얻어 타고 가서 결국 끝까지 갔는데 막상 절 입구에서 기운이 빠져서 무리하지 않고 쉬었다 내려왔다. 가는 동안 초록 숲이 이어졌고 내려다보이는 경치가 절경이었다. 한 가족이 이끄는 말을 탄 경험도 잊을 수 없다. 날씨가 맑아 여러 지점에서 탁상 사원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부탄, 초등학교 GNH교육 실천하는 곳
여행 중 기억에 남는 한 곳이 Jigme Losel Primary School 이었다. 얼핏 보기에 작은 학교 같았는데 천여 명의 학생이 다니는 큰 학교였다. 학교의 교육목표도 국가의 목표와 일치하고 있었다. 자연보호, 전통의 계승, 공동체와 배려, 포용적인 교육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시설은 빈약했으나 아이들은 활기 넘치고 건강해 보였다. 가지런한 도시락을 보니 이들이 건강한 급식을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빌어본다. 분에 넘치는 환대를 받아 죄송했고 고마웠다.
사실 여행은 일상적인 생활에서 벗어나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새로운 공간과 시간 속에 나를 두고 두루 돌아보게 된다. 지금 잘 살고 있는지.
여행 전체를 기획하시고 초청해주신 우리의 캡틴 박진도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고생하신 김현희 국장님도 고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함께 여행한 모든 분들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여러 가지 배려해주셔서 건강하게 여행할 수 있었습니다.
[출처] 부탄여행, 올해 한일 중 가장 잘한 일|작성자 국민총행복전환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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