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공동체에 가장 필요한 것은? 사회적 금융!”

2016. 11. 1. 10:41지역 뉴스/경기도 뉴스




“마을공동체에 가장 필요한 것은? 사회적 금융!”

경기도, 25~27일 수원서 ‘2015 따복공동체 국제 컨퍼런스’ 개최

김희원 khw2403@naver.com  |  2016.10.26 09:15

25일 오전 10시 수원 노보텔 호텔 연회장에서 ‘2016 따복공동체 국제 컨퍼런스’가 개막했다.
25일 오전 10시 수원 노보텔 호텔 연회장에서 ‘2016 따복공동체 국제 컨퍼런스’가 개막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2016 따복공동체 국제 컨퍼런스’가 25일 오전 10시 수원 노보텔 호텔 연회장에서 개막했다.

경기도가 주최하고 경기도 따복공동체지원센터에서 주관한 이번 행사는 국내외 사회적 금융 현황을 파악하고 사회적 금융의 실행 가능한 정책 방안을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이번 컨퍼런스는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진행된다.

첫날인 25일 열린 개막식에는 국내 인사로 남경필 경기도지사, 정기열 경기도의회 의장, 강득구 연정부지사, 김인선 따복공동체 위원장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해외 인사로는 클리포드 로젠탈(Clifford N. Rosenthal) 전 미국지역신협연맹 대표, 후안 마리 오타에기(Juan Maria Otaegui) 전 스페인 라보랄쿠차 대표, 에이코 무카이다(Eiko Mukaida) 일본 전국NPO 은행 연락회 상임이사, 안-마리 스벤손(Ann-Marie Svensson) 스웨덴 야크 은행 경영부서 조합관리자, 기욤 모르텔리에(Guillaume Mortelier) 프랑스 공공투자은행 개발부서 이사 등 10여명이 참석했다. 이 외에 국내외 사회적경제 관계자 1300여 명이 자리했다.

강득구 연정부지사는 “따뜻하고 복된 공동체인 따복공동체가 사람을 중심 가치로 두고 있듯이, 연정(聯政) 역시 도민의 행복, 즉 사람을 가장 중요시 여기고 추진하고 있다”며 “오늘 이 자리를 통해 성공적인 사회적경제의 사례들을 공유함으로써 이러한 가치에 맞는, 모두가 만족할 만한 새로운 대안이 나올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정기열 경기도의회 의장은 “현재 저소득층인 사회적 약자들은 돈이 급할 때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비싼 이자를 물며 사금융 대출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며 “저소득층 사회적 약자들이 사회, 경제 활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경기도에 사회적경제 문화를 안착시켜야 한다”고 전했다.

민·관 협력 체제로 시행되는 따복공동체 사업에서 민을 대표하고 있는 김인선 따복공동체 위원회장은 “경제 대국에 속한다는 한국의 행복수준은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며 행복 불평등지수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며 “사회적경제는 이러한 악순환을 확대하고 있는 현재 경제 시스템에 대한 시민사회의 도전이라 생각한다. 경기도에서는 따복공동체라는 이름으로 이미 그 도전을 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조 연설 및 글로벌 라운딩 테이블 패널을 맡은 미국의 클리포드 로젠탈 씨.
기조 연설 및 글로벌 라운딩 테이블 패널을 맡은 미국의 클리포드 로젠탈 씨. ⓒ 경기G뉴스 허선량


축사가 끝난 후, 클리포트 로젠탈 씨와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기조연설이 이어졌다. 로젠탈 씨는 ‘디지털 시대 협동조합과 연대’를 주제로 사회적경제가 직면해야 하는 8가지 도전 과제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연설을 통해 미국에서 45년간 경험한 사례들을 예시로 들며 이제 막 사회적 경제 활동을 시작한 도 관계자 및 도민들에게 실질적인 노하우를 전수했다. 이에 객석에서는 적극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큰 공감을 표시했다.

로젠탈 씨는 따복공동체에 대해 “경기도라는 지역사회에서 나서 따복공동체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뉴욕에서는 실현이 되지 않았던 부분”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따복공동체는 전 세계 공유할 만한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이어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대한민국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을 했다.

남 지사는 “제4차 산업혁명시대 들어 경제성장 수준 대비 일자리 창출 저하, 구글·페이스북· 애플·아마존 같은 새로운 독점기업들의 등장 등 새로운 위험요소들이 대두되고 있다”며 “새로운 시대, 도민들의 행복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의 중요 가치인 ‘자유’와 지금 중요시되고 있는 가치인 ‘공유’, 이 두 가지를 접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만들어질 경기도 협동조합은 관과 민이 서로 가진 노하우를 공유하고 우리 사회가 고민하고 있는 문제들을 함께 풀어나갈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새로운 글로벌 스탠다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과 미국 양국 대표들의 기조연설에 이어 임해규 경기연구원장이 좌장을 맡은 ‘글로벌 라운드 테이블’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글로벌 라운드 테이블 프로그램은 미국의 클리포드 로젠탈, 스페인의 후안 마리 오타에기. 일본의 에이코 무카이다 등 글로벌 리더 3명이 무대에 올라 ‘사회적 금융의 국제동향과 전망’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글로벌 라운드 테이블 프로그램은 미국의 클리포드 로젠탈, 스페인의 후안 마리 오타에기. 일본의 에이코 무카이다 등 글로벌 리더 3명이 무대에 올라 ‘사회적 금융의 국제동향과 전망’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 경기G뉴스 허선량


글로벌 라운드 테이블 프로그램은 미국의 클리포드 로젠탈, 스페인의 후안 마리 오타에기. 일본의 에이코 무카이다 등 글로벌 리더 3명이 무대에 올라 ‘사회적 금융의 국제동향과 전망’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임 원장은 3명의 리더들에게 첫 질문으로 “각 나라에서 사회적경제 활동을 하게 된 동력에는 무엇이 있습니까”라는 공통 질문을 던졌다.

이에 로젠탈 씨는 "뉴욕에서 사회적경제를 위해 지역주민들과 협동조합을 조성해 활동했었다. 항상 순탄치만은 않았지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도움을 주겠다는 마음을 가진 주변 사람들이 함께 있어 그만두지 않고 견딜 수 있었다“고 답했다.

에이코 씨는 “18년 전 사회적 금융활동을 시작할 때에 금융 전문가들이 불가능하다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결과적으로 ‘그렇지 않았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며 “나의 동력은 조금씩이라도 무언가를 이룩해왔다는 것과 그로 인한 보람과 기쁨들이 끊임없이 다음 과제를 찾아나가게 했다”고 답했다.

마리 오타에기 씨는 “어렸을 때부터 몬드라곤 협동조합에서 근무를 했었다. 그곳의 노동 시스템은 노동권을 보장해줘 자본주의 늪에 빠지지 않을 수 있었다”며 “몬드라곤에서의 긍정적인 근무 경험들이 사회적경제 활동을 펼쳐나가는 데 원동력이 된다“라고 답했다.

25일 첫날 컨퍼런스에는 국내외 내빈 30여 명을 비롯해 관계자 1300여 명이 참석했다.
25일 첫날 컨퍼런스에는 국내외 내빈 30여 명을 비롯해 관계자 1300여 명이 참석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임 원장은 이어 에이코 씨에게 “지역사회에서 여성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회적경제 활동을 펼쳐왔으나 법과 제도적인 측면에서 많이 힘들었다고 들었다. 이에 대해 설명해 달라”고 요청했다.

에이코 씨는 “일본은 은행 외 기관에서 돈을 빌려주기 위해서는 나라에 대출기관으로 등록해야 하는 것이 의무다. 악덕 대부업을 규제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나 사회적 약자 계층을 배려하기 위한 NPO은행 같은 비영리 협동조합도 같은 기준으로 규제받았었다”고 답했다.

이어 “지금도 해당 규제로 인해 힘든 것은 사실”이라며 “비영리 협동조합을 지원하기 위한 법률 또는 조례를 따로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임 원장은 “이야기를 들어보니 사회적 금융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에서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말라는 말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것 같다”고 정리했다.

마리 오타에기 씨는 몬드라곤 협동조합이 과거 겪었던 파산 사례를 언급하며 사회적경제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마리 오타에기씨가 몸 담았었던 ‘라보랄쿠차’는 몬드라곤의 노동인민금고와 신용조합 이파르쿠차가 합병하면서 탄생하게 된 신용조합이다. 이에 몬드라곤 협동조합은 스페인 전체에서 3번째로 큰 신용조합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지난 2013년 몬드라곤 협동조합 소속 기업 중 하나인 파고르 전자가 파산을 하게 되면서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그는 “잘나가던 기업도, 몬드라곤 같은 협동조합도 언제나 큰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 문제는 이 이후의 대처에 달려 있다”며 “파산 사태에도 몬드라곤은 파고른 전자 임직원들의 일자리 보장에 가장 많은 신경을 썼었다. 4800명 직원 어느 누구도 길거리에 나오지 않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고르 전자의 파산이 충격을 주긴 했으나 ‘연대의 원칙’이라는 경영 원칙에 따라 강인하게 버텼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라운드 테이블 시간을 마무리하며 임 원장이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라고 질문하자 로젠탈 씨는 “경제학자들, 변호사들 같은 사람은 규제 도입에는 지식이 많지만 실제 상황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었다”며 “지역사회에서부터 사회적경제 활동을 위해 민관 협력을 구축해나가는 것은 전 세계 경기도가 유일무이하다. 오늘 이 자리에 옴으로써 큰 영감을 받고 간다”며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전했다.

오전 프로그램이 끝난 이후 국내외 인사들이 모두 모여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오전 프로그램이 끝난 이후 국내외 인사들이 모두 모여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글로벌 라운딩 행사를 끝으로 오전 행사는 마무리됐다. 오후 1시 30분부터 사회연대를 실천하는 윤리은행을 주제로 한 세션 1 토론회에 이어 오후 3시 50부부터 사회혁신기금 조성 및 운영을 주제로 한 세션 2 토론회가 진행됐다.

한편, 둘째 날인 26일에는 19개 도내 사회적경제 기업에 대한 사전 펀딩을 통해 선정된 상위 7개 기업을 대상으로 도민 100인 투자단의 ‘따복 크라우드펀딩 오디션’이 진행된다.

또한, ‘자조금융-관계에 기반한 대안금융’ 세션도 열린다. 이 세션에는 모두들청년주거협동조합, 청년연대은행 토닥, 희년은행, 키다리은행, 공동체은행 빈고 등이 참여해 서로 활동사례를 공유하고 지속가능한 대안을 모색한다.

컨퍼런스 마지막 날인 27일에는 경기도와 경기도의회, 사회적경제 민간대표조직이 함께 사회적경제기금 활성화 의지를 담아 ‘경기도 사회적금융 도입을 위한 실천 선언’을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