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9. 6. 13:26ㆍ이런저런 이야기/책 속에 길이 있다
Hit : 19, 2016.09.01 | ||||||
이유인 즉, 당나라에서 배운 지식과 관리생활을 하며 겪은 견문을 바탕으로 신라사회를 개혁하려 했으나 진골 귀족들의 반대로 뜻을 이룰 수 없었던 것. 그래서 외직을 자청해 처음으로 부임해왔던 곳이 지금의 전라북도 정읍시 칠보면 일대인 태산군이다. 그는 태산의 태수로 있으면서 백성들을 위한 정책을 시행하고, 백성이 나라의 근본이라는 유교의 정신을 심으면서 백성들에게 가장 사랑 받는 인물이 됐다. 여기까지가 흔히 알고 있는 최치원에 대한 정보다. 백성들을 최우선에 둔 정치를 펼쳤기에 그는 스쳐지나간 곳마다 전설로 회자됐고, 현재도 그를 향사하는 서원과 사당이 전국에 스무 곳이 넘는다고 하니 그를 향한 존경과 그리움이 얼마나 컸는지를 알 수 있다. 그렇게 백성들이 그리워하던 최치원이라는 이름이 다시 한 번 불러낸 이가 있어 주목된다. 수년 전 칠보의 무성서원에서 1960년대 사라진 최치원 구본영정에 대한 사연을 접하고 본격적인 취재를 시작했던 손상국 전 JTV PD가 최치원에 대해 미처 몰랐던 사실, 그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한 권에 담아낸 것. 최치원에 대한 사랑과 그 영정에 숨어 있는 이야기를 담은 ‘최치원을 추억하다-고현내 사람들과 최치원 영정이야기(신아출판사·1만5,000원)’는 많은 사람들이 오랜 세월 왜 그토록 그를 그리워하며 존경해왔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손 전 PD는 지난 2009년부터 자료 수집과 역사 고증, 인터뷰를 거쳐 방송으로 만들긴 했지만 못다한 얘기를 담고 싶어 2015년 12월 31일 정년퇴임과 함께 집필을 시작했다. 가장 중요하게는 쌍계사본 원본 영정의 행방을 찾고 싶었고, 최치원의 위패를 천 년 동안이나 유지한 고현내(지금의 칠보) 사람들의 이야기를 꼭 쓰고 싶었다는게 이유다. 정읍의 무성서원은 사당으로는 최초로 1784년(정조 8)에 최치원의 영정을 봉안했다. 이 영정은 본래 지리산 쌍계사에 있었으나 하동 유림들이 “동방 유학의 종장을 불가에서 모실 수 없다”면서 강제로 빼앗아 최씨 후손가에 맡겼다가 무성서원으로 오게된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이 영정이 급작스레 사라져 버렸고 1831년 모사한 영정도 함께 자취를 감췄다. 그 이후 영정을 찾기 위한 여러 눈물겨운 노력이 이뤄진 결과 사라진 두 축의 영정 중 1831년본이 정읍시립박물관으로 내려올 수 있었던 사실이 있다. 그렇지만, 쌍계사본 원본 영정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으로, 책 속에는 무성서원에서 쌍계사본이 사라지게 된 과정과 잃어버린 영성을 찾기 위한 노력을 상세하게 풀어썼다. 특히 한결같이 최치원을 그리워하는 무성서원이 위치한 고현내 사람들에 대해 기록한 이야기에서는 가슴까지 뜨거워진다. 위대한 인물의 정신을 이어받기 위한 오랜 노력이 있었기에 조그마한 시골마을이 조선시대 선비문화 중심지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이다. 최치원과 관련된 풍부한 사진과 해설도 수록됐으며, 일반인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쓴 간결한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어 재미있는 소설을 읽듯이 술술 읽을 수 있다. 저자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교육방송과 JTV에서 PD로 일했다. 전라북도의 역사문화를 다룬 ‘전북의 발견’이라는 프로그램을 수년 간 연출했다. 2014년에는 독회를 만들어, 최남선이 1925년 호남 일대를 여행하면서 시대일보에 연재 했던 우리 국토에 대한 예찬의 글 ‘심춘순례’를 쉽게 풀어 출간했다. 김미진 기자 승인 2016.08.31 < 저작권자 © 전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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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최치원 영정, 어떻게 찾았을까
손상국 전 JTV PD 〈최치원을 추억하다…〉 펴내 / 정읍시민 최치원 사랑 등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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