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의 트렌드 vs 클래식]혼자만 잘살면 뭐하나
2015. 4. 24. 17:41ㆍ경제/대안사회경제, 협동조합
- [김경의 트렌드 vs 클래식]혼자만 잘살면 뭐하나
- 김경 | 칼럼니스트
▲ 우버 택시·에어비앤비 등
화두 된 공유경제 개념
점포·옷·집·농산물까지
현실 속 재능·자산 나누기
공유경제의 대표적 키워드가 된 우버와 에어비앤비가 세계적으로 연일 화제다. 요즘 인도에서도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우버의 차량 공유 서비스가 인도 특유의 삼륜차 오토릭샤에 응용되고 있다고 하는데 한국에서는 우버가 불법이라니…. 공유경제를 내세우는 서울시의 ‘모순이다’ ‘퇴행이다’ 하며 여전히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크다.
그런가 하면 세계적인 주택공유기업 에어비앤비가 쿠바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소식(덕분에 단박에 쿠바 여행을 계획하는 미국인들이 늘어났다고)과 함께 어떻게든 에어비앤비의 무서운 질주를 막고 싶은 기존의 호텔과 업계들이 세금 문제를 들고나오며 논란이 되고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막기 어렵지 싶다. 자기 집을 여행자들에게 빌려주며 짭짤한 부수입을 챙기고 있는 개인들이 세금을 더 잘 낼 수 있도록 에어비앤비 측이 적극 협조하겠다는데 시비 걸기가 어렵지 않겠나?
여하튼 이런저런 불협화음이 있긴 하지만 우버와 에어비앤비로 대표되는 공유경제가 경제계의 최고 화두가 됐다. 그 때문일까? 제품이나 장소, 혹은 서비스 등을 혼자 점유하거나 독점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나눠 쓰는 공유경제의 참신한 예가 요즘 우리 주변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예컨대 서울 연남동의 ‘어쩌다 가게’라고 들어봤나? ‘공유의 가치’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는 소상공인들의 성지랄까? 그도 그럴 것이 마당 딸린 2층 가정집을 개조해서 만든 ‘어쩌다 가게’는 정원과 라운지 등을 서로 공유하는 8개의 숍과 작업실이 이웃하여 만든 복합 매장으로 일종의 ‘셰어 스토어(share store)’ 콘셉트로 탄생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최근 문화예술인 사이에서 한창 이슈가 됐던 ‘문화 백화현상’(임대료 상승으로 예술가적 소상인들이 떠나가고 기존의 개성 있는 문화가 점차 사라짐)에 대응하기 위해 ‘5년 월세 동결’이란 조건을 실현한 1호점으로서 갖는 의미가 크다고 한다.
주인이 무려 17명이나 되는 ‘요일 가게’라는 것도 있다. 인천 배다리에 있는 이 가게는 요일별로 공방, 극장, 그림수업, 사진 작업실, 손뜨개 공방, 디저트 카페 등을 운영하는 7명의 가게 주인이 있고 가게 벽면에 마련된 12개의 선반 역시 모두 주인이 다르다고. 이른바 ‘가게 인 가게’라고 하는 ‘12개의 선반’ 물건들은 요일별 가게 주인들이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대신 팔아주기 때문에 선반 주인은 굳이 가게에 나올 필요가 없다. 대신 판매한 상품 가격의 10%는 요일 가게 주인의 몫으로 돌아간다고.
힘없는 청년 구직자들에게 힘내라며 정장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영리단체도 있다. ‘열린 옷장’이라는 곳으로 2012년 7월, 직원 스스로 기증한 정장 9벌로 시작한 이 서비스는 현재 800벌 이상의 정장과 셔츠, 구두 등 200여점을 갖춘 곳으로 성장했다. 평소 이용자는 30~40명이지만 대기업 공채 시즌이 닥치면 하루 대여자가 70~80명이 넘을 정도여서 직원 9명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움직이며 ‘열린 옷장’을 관리해야 할 판이다.
서울의 전셋값, 월셋값이 기세등등하게 오르자 전·월세 주택을 공유하자는 취지의 사회적기업도 설립됐다. 수도권 18개 중·대형 주택을 통째로 빌려 카페형, 포토 스튜디오형, 영화관형, 오피스형 등 독특한 콘셉트로 개조해 재임대하는 ‘우주(woozoo)’라는 곳이다.
개인적으로 얼마 전부터 잘 알지도 못하면서 마음속으로 동경하게 된 시골 마을이 있다. 장흥과 괴산. 공통점이라면 취미 생활의 즐거움을 공유할 수 있는 마을이랄까?
전라남도 장흥에 가고 싶은 이유는 한 달에 한 번 귀농·귀촌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마실장’이라는 작은 장터가 열리기 때문이다. 외로운데 ‘마실 나가서 같이 어울리자’라는 의미의 마실이리라. 어떤 이는 텃밭에서 캔 작물을 들고나오고, 어떤 이는 우리밀 누룩으로 막걸리를 만들어 나오고, 어떤 이는 이웃 마을 장인 할아버지에게 대나무 공예를 배우고, 어떤 이는 고양이 그림을 그려 팔고, 어떤 이는 팬플루트를 불고, 어떤 이는 노래를 부르는 시장. 자급자족하는 고졸한 시골살림이지만 그렇게 오순도순 다 같이 함께 나누는 즐거움에 싱글벙글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는 시골 마을 작은 장터. 장터에서 뭐라도 나누고 싶은 마음에 자신도 평생 모르고 살았던 재능을 비로소 발견하게 됐다는 이들이 꽃보다 예뻐 보이는 곳.
한편 괴산에 가고 싶은 이유는 그곳에 탑골만화방이 있기 때문이다. ‘시골 마을에도 쾌락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귀촌한 예술가 양철모씨가 개인 주택에 지은 만화방이다. 시골 생활이 좀 심심했던 모양이다. 좀 더 재밌는 일을 도모하고자 ‘누구나 좋아하고’ ‘아무나 들러 쉴 수 있는’ 만화방을 만들었다니 한번 가보고 싶다. 19금 일본 만화가 있는 시골 만화방. 여러 종류의 젊은 사람들이 마당 평상에 둘러앉아 같이 저녁을 만들어 먹고, 악기를 배우고, ‘사다리 타기’ 게임을 한다니 전원풍의 쾌락이 너무도 살갑게 느껴진다. 하기야 혼자만 잘살면 뭐 하나? 재미도 없게…. 켄 로치 감독이 보여주었듯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위스키도 나눠 마셔야 더 맛있다. 뭉치고 나누면 더 커진다.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진 저마다의 자산과 재능, 가능성은….
화두 된 공유경제 개념
점포·옷·집·농산물까지
현실 속 재능·자산 나누기
그런가 하면 세계적인 주택공유기업 에어비앤비가 쿠바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소식(덕분에 단박에 쿠바 여행을 계획하는 미국인들이 늘어났다고)과 함께 어떻게든 에어비앤비의 무서운 질주를 막고 싶은 기존의 호텔과 업계들이 세금 문제를 들고나오며 논란이 되고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막기 어렵지 싶다. 자기 집을 여행자들에게 빌려주며 짭짤한 부수입을 챙기고 있는 개인들이 세금을 더 잘 낼 수 있도록 에어비앤비 측이 적극 협조하겠다는데 시비 걸기가 어렵지 않겠나?
여하튼 이런저런 불협화음이 있긴 하지만 우버와 에어비앤비로 대표되는 공유경제가 경제계의 최고 화두가 됐다. 그 때문일까? 제품이나 장소, 혹은 서비스 등을 혼자 점유하거나 독점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나눠 쓰는 공유경제의 참신한 예가 요즘 우리 주변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예컨대 서울 연남동의 ‘어쩌다 가게’라고 들어봤나? ‘공유의 가치’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는 소상공인들의 성지랄까? 그도 그럴 것이 마당 딸린 2층 가정집을 개조해서 만든 ‘어쩌다 가게’는 정원과 라운지 등을 서로 공유하는 8개의 숍과 작업실이 이웃하여 만든 복합 매장으로 일종의 ‘셰어 스토어(share store)’ 콘셉트로 탄생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최근 문화예술인 사이에서 한창 이슈가 됐던 ‘문화 백화현상’(임대료 상승으로 예술가적 소상인들이 떠나가고 기존의 개성 있는 문화가 점차 사라짐)에 대응하기 위해 ‘5년 월세 동결’이란 조건을 실현한 1호점으로서 갖는 의미가 크다고 한다.
주인이 무려 17명이나 되는 ‘요일 가게’라는 것도 있다. 인천 배다리에 있는 이 가게는 요일별로 공방, 극장, 그림수업, 사진 작업실, 손뜨개 공방, 디저트 카페 등을 운영하는 7명의 가게 주인이 있고 가게 벽면에 마련된 12개의 선반 역시 모두 주인이 다르다고. 이른바 ‘가게 인 가게’라고 하는 ‘12개의 선반’ 물건들은 요일별 가게 주인들이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대신 팔아주기 때문에 선반 주인은 굳이 가게에 나올 필요가 없다. 대신 판매한 상품 가격의 10%는 요일 가게 주인의 몫으로 돌아간다고.
힘없는 청년 구직자들에게 힘내라며 정장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영리단체도 있다. ‘열린 옷장’이라는 곳으로 2012년 7월, 직원 스스로 기증한 정장 9벌로 시작한 이 서비스는 현재 800벌 이상의 정장과 셔츠, 구두 등 200여점을 갖춘 곳으로 성장했다. 평소 이용자는 30~40명이지만 대기업 공채 시즌이 닥치면 하루 대여자가 70~80명이 넘을 정도여서 직원 9명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움직이며 ‘열린 옷장’을 관리해야 할 판이다.
서울의 전셋값, 월셋값이 기세등등하게 오르자 전·월세 주택을 공유하자는 취지의 사회적기업도 설립됐다. 수도권 18개 중·대형 주택을 통째로 빌려 카페형, 포토 스튜디오형, 영화관형, 오피스형 등 독특한 콘셉트로 개조해 재임대하는 ‘우주(woozoo)’라는 곳이다.
개인적으로 얼마 전부터 잘 알지도 못하면서 마음속으로 동경하게 된 시골 마을이 있다. 장흥과 괴산. 공통점이라면 취미 생활의 즐거움을 공유할 수 있는 마을이랄까?
전라남도 장흥에 가고 싶은 이유는 한 달에 한 번 귀농·귀촌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마실장’이라는 작은 장터가 열리기 때문이다. 외로운데 ‘마실 나가서 같이 어울리자’라는 의미의 마실이리라. 어떤 이는 텃밭에서 캔 작물을 들고나오고, 어떤 이는 우리밀 누룩으로 막걸리를 만들어 나오고, 어떤 이는 이웃 마을 장인 할아버지에게 대나무 공예를 배우고, 어떤 이는 고양이 그림을 그려 팔고, 어떤 이는 팬플루트를 불고, 어떤 이는 노래를 부르는 시장. 자급자족하는 고졸한 시골살림이지만 그렇게 오순도순 다 같이 함께 나누는 즐거움에 싱글벙글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는 시골 마을 작은 장터. 장터에서 뭐라도 나누고 싶은 마음에 자신도 평생 모르고 살았던 재능을 비로소 발견하게 됐다는 이들이 꽃보다 예뻐 보이는 곳.
한편 괴산에 가고 싶은 이유는 그곳에 탑골만화방이 있기 때문이다. ‘시골 마을에도 쾌락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귀촌한 예술가 양철모씨가 개인 주택에 지은 만화방이다. 시골 생활이 좀 심심했던 모양이다. 좀 더 재밌는 일을 도모하고자 ‘누구나 좋아하고’ ‘아무나 들러 쉴 수 있는’ 만화방을 만들었다니 한번 가보고 싶다. 19금 일본 만화가 있는 시골 만화방. 여러 종류의 젊은 사람들이 마당 평상에 둘러앉아 같이 저녁을 만들어 먹고, 악기를 배우고, ‘사다리 타기’ 게임을 한다니 전원풍의 쾌락이 너무도 살갑게 느껴진다. 하기야 혼자만 잘살면 뭐 하나? 재미도 없게…. 켄 로치 감독이 보여주었듯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위스키도 나눠 마셔야 더 맛있다. 뭉치고 나누면 더 커진다.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진 저마다의 자산과 재능,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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