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의 녹색문화운동, 게릴라 가드닝에 주목하라
환경연구실 박은진 연구위원
■■■게릴라 가드닝의 시작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도시텃밭과 함께 게릴라 가드닝이 새로운 도시 녹색문화운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게릴라 가드닝은 ‘허가받지 않은 공간에 남몰래 식물을 심는 행위’를 일컫는다. 원래 게릴라 가드닝이라는 말은 1973년 뉴욕에서 화가였던 리즈 크리스티와 그의 친구들이 버려진 땅을 공공미술과 결합하여 정원으로 바꾸는 활동을 자발적으로 시작하면서 처음 사용되었다. 이후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가 약 30개국에서 게릴라 가드닝 활동을 하는 단체들이 생겨났는데 영국 런던에서 활동하던 게릴라 가드너 리차드 레이놀즈에 의해 더 유명해졌다. 그의 활동은 2004년에 남몰래 집 주변의 버려진 땅을 화단과 정원으로 가꾸고 이 과정을 개인 블로그에 올리면서 시작되었다. 그의 활동은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과 단체들에게 큰 영감을 주었고 세계적으로 게릴라 가드닝 활동이 더 활발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게릴라 가드너들은 매년 5월 1일을 ‘세계 게릴라 가드닝의 날’로 정해 자신들의 동네 곳곳에 식물을 심는 활동을 하며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뉴욕과 로마의 ‘반 월가 시위’에서도 게릴라 가드닝이 시위 수단으로 등장하는 등 작지만 상징적이고 의미있는 운동으로 발전하고 있다.
■■■게릴라 가드닝에 매료되는 이유
게릴라 가드너들은 정말 게릴라전투의 투사들처럼 주로 밤에 몰래 버려져 쓰레기가 쌓이는 땅을 정리하고 식물을 심어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공간을 선사한다. 그리고 결국에는 모두가 그 매력적인 공간의 변화를 인지하도록 만들어 땅의 용도를 정원으로 합법화시키는 일을 한다.‘총대신 꽃을 들고 싸운다’는 모토를 가지고 있으며, 정말로 총이나 수류탄 모양의 씨앗폭탄을 만들어 필요한 공간에 투척하기도 한다. 보통 도시 내에서 녹지공간이 도시계획에 의해 하향식으로 제공되는 것이라면, 게릴라 가드닝은 작은 의지들이 모여 합법여부와 상관없이 먼저 공간을 점유하고 녹지공간을 꾸며 결국 위로부터 인정을 받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이 게릴라 가드닝에 매료되고 흥미를 느끼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이것은 일상으로 접하는 생활공간 속에서 내가 만드는 작고 은밀한 반란이다. 자연을 배제한 건축과 무분별한 도시계획이 만들어낸 삭막한 도시 풍경에 대한 거부 의사를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고, 작지만 성공적인 변화가 주는 신선함과 파급효과를 즐기는 일종의 놀이이기도 하다. 게릴라 가드닝은 나 혼자 또는 맘에 맞는 몇몇 친구들과 힘을 합쳐 시작해볼 수 있을 정도의 작은 일이지만 그동안 일방적으로 주어진 공간과 삶의 패턴을 바꾸는 새로운 사회운동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우리 내면에 숨어있는 주도적 변화의 기운과 공동체적 연대의식을 결합하도록 자극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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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릴라 가드닝 사례 http://www.futureearth.com.au/scape/seed-bombs/ |
리차드 레이놀즈의 저서 “게릴라 가드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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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류탄 모양의 씨앗폭탄 http://www.guerrillagardening.be/ |
■■■우리나라에서도 시작된 게릴라 가드닝, 새로운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우리나라에도 게릴라 가드닝이 최근 몇 년 전부터 소개되었고, 리차드 레이놀즈의 저서 “게릴라 가드닝”이 2012년 한국어판으로 출간되면서 본격적인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주로 젊은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 서울 홍대, 이대, 건국대 주변 등 곳곳에 게릴라 가드너 활동이 펼쳐지고 있다. 서울시와 기업에서 시민참여 녹화활동 또는 사회공헌 활동에 게릴라 가드닝의 아이디어를 적용하기도 했다. 차츰 관심이 커져가고 있는 이 게릴라 가드닝 운동이 과연 우리나라에서도 앞으로 의미있는 녹색 문화운동이 될 수 있을까?
우리나라에서 일고 있는 도시농업과 함께 게릴라 가드닝도 분명 도시에 의미있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잠재력이 있어 보인다. 도시텃밭이 지속가능한 도시생태계와 먹거리를 강조한다면, 게릴라 가드닝은 커뮤니티에 의한 도시녹화와 공공미술이 결합되는 듯하다. 아직은 일방적이고 획일적으로 주어지는 도시 공간계획과 관리에 너무 익숙하여 이렇게 아래로부터 작은 의지들이 모여 만드는 변화가 낯설고 더딘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분명 시간의 흐름과 함께 조금씩 결과가 축적되어 새로운 녹색문화운동으로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벌거숭이산을 녹화했듯이 이제 산림녹화와는 다른, 어쩌면 완전히 반대의 방식으로, 즉 커뮤니티가 주도하는 방식으로 삭막한 도시를 녹화할 때가 되었다. 그리고 짧은 기간 압축적인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산림녹화를 하던 그 시기에 겪었던 것과는 반대로 도시녹화를 하면서 공동체 연대를 되살리고 자연과 인간의 공존방법을 다시 찾을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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