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물이 차지하는 비중 매우 높아”

2014. 3. 15. 17:57강과 하천/강, 하천, 도랑살리기

건강과 물의 중요성 / 이 계 호 충남대학교 화학과 교수 이슈기사

2014/03/07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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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에 물이 차지하는 비중 매우 높아”

물 부족 시 모세혈관 막히고 호르몬 대사도 이상…만병의 원인
커피·차·탄산음료·술 즐기는 현대인 70∼80% 만성 탈수현상 보여


   
▲ 이 계 호
충남대학교 화학과 교수
안전한 물을 적절하게 마시게만 한다면, 아픈 사람들의 절반은 고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나라 국민의 70∼80%는 만성 탈수현상을 보이고 있고, 그동안 수천 명에 달하는 암 환자들의 공통분모도 물을 적게 먹는다는 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물은 매우 중요하며, 어떤 형태든지 지금보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은 평균적으로 인체의 60∼70%를 차지하는데, 신생아의 경우 90%를 차지하기도 하며 나이를 먹을수록 몸에서 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든다. 즉, 물이 줄어든다는 말은 생명이 단축된다는 뜻이다.

물을 보충하지 않는 것은 만병의 원인이 된다. 현대인의 가장 큰 병 중 하나가 병원 검진에서는 병명이 나오지 않지만 몸에 이상이 있다고 느끼는 것인데, 대부분의 경우 물 부족 현상에서 오는 만성적인 질환 때문이다.

의사에 관계없이 땀, 소변, 대변을 통해서 몸 속에서 바깥으로 빠져나가는 물은, 다시 보충해주지 않으면 인체 내의 모든 액체 비중을 줄이게 된다. 예를 들면, 혈액의 농도가 진해지고 뻑뻑해지는 것이다.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도 있고 적게 흘리는 사람도 있듯이, 사람마다 체질에 따라서 밖으로 빠져나가는 수분의 양이 다르다. 물을 너무 많이 마셔도 몸에 좋지 않은데, 전해질의 농도가 낮아지면서 저나트륨 증상으로 심장이 멎어 사망한 일이 실제 발생하기도 했다.

 

인체 물 부족, 다양한 건강문제 야기

 

인체에서 물 부족 신호를 보내는 증상 중 하나는, 소변을 봤을 때 그 색이 진할 경우이다. 이럴 때는 하루 종일 옅은 색의 소변이 나오도록 물을 조금씩 섭취해야 한다. 하루에 화장실 가는 횟수가 8회 이상일 경우는 물을 너무 많이 섭취한 것이며, 이처럼 몸의 신호를 파악해서 필요한 물의 양을 적절히 조절해줘야 한다.

인체에 물이 부족할 때 나타나는 또 다른 증상은 갈증이다. 갈증은 수분 부족이 일어나고 가장 마지막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혈액에서마저 물을 빼오는 것이다. 그래서 갈증을 느꼈을 때는 이미 인체에서 물 부족 현상이 일어난 후이다. 항상 물은 갈증이 일어나기 전에 마셔야 한다.

따라서, 아침에 일어났을 때 갈증이 일어나고 소변 색깔이 진하다면, 수면 시간 내내 수분 부족에 시달렸다는 뜻이다. 잠을 자면서 몸을 회복해야 하는데, 물이 부족하면 밤에 깊은 잠을 자지 못하고 뇌세포가 깨어있게 된다.

이때의 특징은 꿈을 많이 꾸고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반복되면 만성탈수가 나타남에도, 나이가 들수록 만성탈수 현상을 몸으로 느끼지도 못하게 된다. 그래서 물이 들어오지 않아도 탈수 현상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까지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물이 부족하게 되면서 가장 먼저 느끼는 증상은 짜증이 많아지는 것이다. 또한 신경질이 많아지고 화를 잘 내며 초조해지고 통증이 유발되기도 한다.

수분 부족현상은 히스타민(histamine)이라는 호르몬 계통의 문제를 유발한다. 모세혈관 쪽에 피가 잘 공급되지 않기 때문이다. 생리통이나 복통 같은 문제들도 물 부족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동의보감에도 33종의 물 정보 기록

 

동의보감에는 ‘정화수’, ‘한천수’, ‘추로수’ 등 33종의 물에 대한 기록이 있다. 조상들은 물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기에 같은 물이지만 쓰임에 따라 구분했고, 물을 약으로 생각하기도 했다. 전 세계에서 ‘약수’라는 말을 쓰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 예를 들면 ‘추로수’는 가을 새벽 잎에 고여 있는 이슬만 모은 물인데, 이것으로 약을 지어야 특정한 병이 낫는다는 뜻에서 이름이 붙여졌다.

   
▲ 동의보감에는'정화수', '한천수', '추로수' 등 33종의 물에 대한 기록이 있는데, 전 세계에서 '약수'라는 말을 쓰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
최근 물의 종류에 대해서 민감하게 다루기 시작하면서 화두가 되는 물은 약알칼리수, 생수 등이다. 흔히 먹는 샘물을 생수라고 하지만, 본래 생수는 끓이지 않는 물을 뜻한다. 얼마 전까지 화제가 되었던 육각수 같은 경우는 일본에서 시작한 물이다.

물은 본래 H2O 형태의 분자가 40∼50개 모여 덩어리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인체에서 발견되는 물을 분석하니, 4∼5개의 덩어리로만 이루어져 있었다. 그래서 작게 덩어리진 물이 건강에 더 좋을 것이라고 가정하여 육각수를 만들게 된 것이다. 육각수는 낮은 온도에서 물이 보관되면서 생성되고, 냉장고에 있는 낮은 온도의 물은 모두 육각수 형태를 띠고 있다.

이때 철분 성분이 함유되면 물분자 6개가 이를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온도가 높아지더라도 육각수가 유지된다. 하지만, 이것은 철분을 넣은 물, 즉 녹물이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철광석을 깎고 중간에 실린더를 만들어 물을 통과시키는 방법을 개발했다. 철광석에서 철분 성분이 조금 녹아나온 물이,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육각수의 시작이다.

세계 장수촌의 물은 대게 약알칼리수이다. 바위 암벽을 타고 내려오는 물, 계곡물, 지하수 등이 있으나 대부분이 암벽을 타고 내려오는 물이다. 암벽의 주성분은 칼슘과 마그네슘이며, 이것이 적절한 비율로 들어있는 물이 약알칼리수이다. 지금 현재 인공적으로는 만들 방법이 없기 때문에, 전기 분해를 통해 Ph만 약알칼리로 맞춘 물이 약알칼리수라고 통용되고 있다.

 

토양·물에서 미네랄 공급받아야

 

우리가 알고 있는 물의 종류별 기능에 대해서는 매우 많이 언급되고 있지만, 실제로 그것이 인체에 가장 적합한 자연적으로 생성된 물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연수에는 △멕시코의 트라코테(Tlacote) 기적수(奇蹟水) △독일의 노르데나우(Nordenau) 동굴수(洞窟水) △프랑스의 루르드(Lourdes) 성수(聖水) △인도의 나다나(Nadana) 마법수(魔法水) △일본의 오이타 일전천령수(日田天領水) 등이 있다.

   
▲ 멕시코 트라코테 기적수, 독일 노르데나우 동굴수, 인도 나다나 마법수(사진 왼쪽부터) 등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연수이다.
누군가 나에게 물로 암을 고칠 수 있는지 묻는다면, 나는 그렇다고 대답한다. 하지만 물이 치료제라는 뜻이 아니라 암을 이길 수 있는 면역체계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물질로 면역체계의 생성과 활성화를 도울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모든 질병의 시작은 물 부족으로 야기될 수 있고, 물이 부족해서 생기는 병은 약물로 증상을 완화할 수는 있겠지만 물만이 그 원인을 치료할 수 있다.

물의 중요성과 종류에 대해서 언급하는 자리에서 미네랄은 빠지지 않는 주제이다. 인체의 뼈는 토양의 성분과 구성이 똑같다. 인체 내의 액체는 물 성분, 특히 바닷물 성분과 구성이 비슷하다. 사람은 자연의 한 부분이고, 반드시 토양과 물로부터 미네랄을 공급받아야 살 수 있다.

인체에 필요한 100여 가지가 넘는 미네랄들은 모두 중요함에도 많이 들어있는 요소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네랄 중에는 인체에 많이 필요한 성분도 있고, 아주 적은 양만 필요한 성분도 있다.

그래서 미네랄 성분을 이야기 할 때는 몇 개의 중요 원소만 고려해서는 안 되고, 자연을 대표하는 미네랄들이 골고루 균형 있게 들어있는지가 중요하다. 이를 확인하고 좋은 물의 기준을 세우려면 70개 이상의 검사를 거치는 ‘whole scan spectrum’을 갖고 있어야 한다.

 

차·커피·음료수·술은 물이 아니다

 

물은 정수기를 거치면 거칠수록 미네랄의 함량이 낮아진다. 특히 역삼투압 정수기를 거치면 미네랄의 종류가 더 적어진다. 그런데 여기서 보충되지 않는 미네랄을 과일이나 채소에서 섭취하면 된다고 안심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과일이나 채소에서 얻을 수 있는 미네랄과 물에서 얻을 수 있는 미네랄의 종류는 다르다는 것을 반드시 알 필요가 있다.

   
▲ 물은 정수기를 거치면 거칠수록 미네랄의 함량이 낮아진다. 특히 역삼투압(RO) 정수기를 거치면 미네랄의 종류가 더 적어지거나 없어진다. 사진은 역삼투압 정수기의 정수방식.
만약 정수기를 사용하고 있다면 물을 반드시 끓이고 볶은 현미를 뿌려서, 현미물을 만들어 마시기를 제안한다. 현미에는 수용성 미네랄을 비롯한 다양한 미네랄이 매우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대인의 큰 착각 중 하나는 물은 적게 마시는 대신 커피, 녹차, 음료수를 마시면서 물을 충분히 마시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녹차나 커피 속에는 카페인 성분이 있는데, 카페인은 들어간 물의 두 배를 인체에서 빼내며 이뇨작용을 활발하게 만든다. 그래서 탈수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커피를 한 잔 마셨으면 반드시 물을 두 잔 마셔줘야 빠져나간 물을 보충할 수 있다.

특히 요즘 젊은이들은 카페인 성분이 높은 에너지 드링크를 많이 마시는데, 이때는 물을 3잔 또는 4잔은 마셔줘야 우리 몸에 수분이 보충된다. 음료수를 매우 많이 마시면서 물은 지극히 적게 마시는 10대들에게, 올바른 물을 제대로 마시도록만 한다면 지금보다 건강히 자랄 수 있을 것이다. 물의 종류를 고려하기 보다는 적절한 양의 물을 어떻게 마실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길 바란다.

 

현대인 만성탈수로 각종 질환 유발

 

2월 첫째 주 종합채널에서 방송되기도 했던, ‘물 부족 실험 프로젝트’를 간단하게 소개하겠다. 만성탈수로 다양한 건강상의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참가자 3명을 선정해 4∼5주 동안 매일 서울시 병물 수돗물인 ‘아리수’ 1.9L를 마시도록 했다.

첫 번째 사람은 알레르기 비염을 비롯해 15개의 질병을 보유했으며, 조금만 긁어도 피부가 부풀어 오르는 피부묘기증 환자이기도 했다. 두 번째 사람은 땀을 전혀 흘리지 않으며 불면과 만성피로를 달고 다니는 사람이었고, 세 번째 사람은 루프스라는 심각한 자가면역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었다.

실험은 매일 혈액 등을 검사하면서 진행됐는데, 동시에 건강한 한의사 한 사람을 초청해 반대로 물 대신 커피, 녹차, 음료수를 마시도록 했다. 이 한의사는 매일 중성지방 수치,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 간수치가 악화되었고, 결국 5일 만에 실험을 중단했다.

반면, 세 사람은 불과 5일이 지나면서 신체 증상이 눈에 띄게 개선되기 시작했고, 한 달이 지나자 모든 검사 수치가 놀랄 정도로 개선됐다. 특히 루프스 환자는 실험 기간 내에 정기검진이 겹쳐 감행했는데, 병을 앓아오던 중 가장 호전된 결과를 얻기도 했다. 실험에 참가한 3명은 모두 물 부족으로 인해서 고통 받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만이 특별한 케이스는 아닐 것이며,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만성 탈수를 겪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물 한 잔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물을 얼마나 올바르고 적절하게 마실 수 있느냐는 앞으로 국가 발전에도 영향을 미칠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워터저널』 2014.3월호에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