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수돗물 생산을 위한 수처리 기술 / 임 재 림 K-water 상하수도연구원 수석연구원

2014. 3. 15. 18:00강과 하천/강, 하천, 도랑살리기

건강한 수돗물 생산을 위한 수처리 기술 / 임 재 림 K-water 상하수도연구원 수석연구원 이슈기사

2014/03/0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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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 불신 해소·음용률 제고에 총력”

오존·활성탄·막여과 등 수질맞춤형 고도정수처리공정 확대
냄새 거부감 없애기 위해 정수장 잔류염소·조류냄새 최소화

 

 

   
▲ 임 재 림
K-water 상하수도연구원 수석연구원

 

상하수도 시설, 가장 위대한 의학 성과

 

건강한 물의 원천은 좋은 수원에서 비롯된다.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심성화산암(용암이 땅속에서 서서히 식어 형성된 암석)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미네랄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영국의 유명한 의학잡지인 『브리티쉬 메디컬 저널(BMW, 2007년)』에서는 현대 의학에 기여한 의학 성과 15가지를 발표했다. 가장 뛰어난 의학적 성과는 상하수도 시설(15.8%), 그 다음으로 항생제(14.5%), 마취(13.9%), 백신(11.8%), DNA 구조(8.8%), 세균 이론(7.4%), 경구 피임약(7.4%), 근거중심 의학(5.6%), 화상 진료(4.2%), 컴퓨터(3.6%) 순이었다. 또한, 이 저널은 20세기 들어 인간의 평균 수명은 약 35년 늘어났는데, 이 중 30년 정도가 상수도시설의 발전으로 인한 깨끗한 물 덕분인 것으로 평가했다.

1908년은 우리나라 최초의 정수장인 1만2천㎥ 규모의 뚝도 정수장이 준공된 해이다. 그로부터 100년이 지난 2008년 우리나라 정수시설 규모는 3천140만㎥으로 2천600배가 증가했고, 평균 수명도 48.5세에서 74.4세로 약 27년이 증가했다. 이 사실로도 상수도가 건강에 상당한 기여를 해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미네랄이 풍부한 물, 건강에 유익

 

물에 대한 요구는 계속 변해왔다. 196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는 무엇보다도 안정적으로 수돗물을 공급받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1980∼1990년대 경제성장이 이뤄지고 생활수준이 많이 향상되면서 수질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특히 1990년대에는 수질 사고들이 많이 발생하면서, 안전한 물에 대한 요구가 증가했다. 그리고 2000년대 들어 수질의 안전성은 기본으로, 더 나아가 맛있는 물에 대한 요구가 대두됐다.

100세 시대를 맞아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살 수 있을 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물만 잘 마셔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건강한 물이란 안전하고 깨끗하면서 인체에 유익한 미네랄 성분이 균형 있게 포함된 물이다. 물 냄새가 나지 않고 마실 때 청량감을 느낄 수 있도록 용존산소(DO)의 양이 5㎎/L 이상인 물 역시 건강한 물의 다른 면모이다.

최근 건강한 물이 화두가 되면서, 지난해 TV조선에서는 건강한 물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서 방송을 한 적이 있다. 물에 대한 대표적인 3가지 오해를 풀어주는 내용을 중심으로 방영됐다.

첫째, 미네랄이 풍부한 물이 건강에 좋다는 말은 오해가 아니라, 실제로 미네랄이 골고루 적정하게 들어있으면 건강에 좋은 물이다. 둘째, 과유불급이라는 옛말이 있듯이, 미네랄이 무조건 많이 들어 있어야 좋은 물은 아니다. 미네랄이 지나치게 많으면 요로결석이나 쓴맛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셋째, 수돗물보다 먹는 샘물(생수)에 미네랄이 풍부한지의 여부의 경우, 국립환경과학원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수돗물과 국내 먹는 샘물의 미네랄 함량은 비슷하게 나왔다고 한다.

 

   
 
엄격한 수질검사로 수돗물 안전성 확보

 

‘건강한 물’이란 안전하고 깨끗하면서 인체에 유익한 미네랄 성분이 균형 있게 포함된 물이다. 따라서 건강한 수돗물을 생산한다는 것은 유해한 물질과 심미적으로 좋지 않은 물질은 제거하고, 유익한 성분은 보존하도록 처리한다는 뜻이다.

건강한 물은 안전성을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수돗물은 심미적인 물질이나 소독 부산물, 미생물 등을 포함해서 85개 항목이 수질기준을 만족해야 한다. 물론, 미국 100개 항목, 일본 120개 항목을 검사하는 것에 비해서는 수질기준 항목수가 적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K-water에서는 법정항목 외에 자체적으로 165개 항목을 포함해서 총 250개 항목의 수질검사를 실시하고 있고, 특·광역시에서도 150개 항목 이상을 기준으로 수질검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다.

   
▲ K-water에서는 법정항목 외에 자체적으로 165개 항목을 포함해서 총 250개 항목의 수질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사진은 K-water 수돗물분석센터에서 수돗물 검사항목을 분석하는 모습.

그렇다면 정수처리 과정에서는 과연 유익한 성분들이 보존될 수 있는지 의문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2013년도 K-water에서 관리하는 수도권 7개 정수장의 원수와 정수에서 칼슘을 포함한 4가지 미네랄 성분 함량 조사를 한 바 있다. 조사 결과 원수와 정수에서의 미네랄 함량 차이가 거의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정수처리 과정에서는 3% 미만의 작은 미네랄 함량 변화만이 감지됐다. 결과적으로 정수처리 과정에서 미네랄 성분은 거의 보존된다고 말할 수 있다. 

 

 

   
 
자연 원리 이용한 정수처리 과정 

 

일반적인 정수처리 방법은 표준정수처리라고 불리며, 100년 전부터 도입되어 현재까지도 사용하고 있는 방법이다. 취수장-착수정-혼화지-응집지-침전지-여과지-소독-정수지-송수관을 거쳐 가정으로 보내진다. 취수장은 댐이나 강물에서 물을 끌어들여 정수장으로 보내는 곳이고, 착수정은 물이 가장 먼저 정수장에 도착하는 곳으로서 수량을 조절하는 곳이다.

혼화지는 물 속의 작은 알갱이를 빨리 가라앉히기 위해 약품을 섞는 곳이고, 응집지는 약품과 반응한 작은 알갱이가 커지도록 천천히 저어주는 곳이다. 두부를 만들 때 간수를 넣어서 알갱이가 생기도록 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 혼화지와 응집지이다.

이렇게 큰 알갱이가 생기면 바닥에 가라앉히고 맑은 물을 여과지로 보내주는 곳이 침전지이다. 여과지는 침전지에서 가라앉지 않은 미세한 알갱이들을 모래나 자갈층을 통과시켜 걸러내는 곳인데, 마찬가지로 토양에서 물 속의 오염된 물질이 걸러지는 자연적인 원리를 그대로 반영한 공정이다. 여과지를 통과한 물은 물을 보관하는 정수지로 보내지게 되는데, 이때 각종 미생물들을 소독하기 위해 염소를 주입한다.

이처럼 정수처리과정은 자연의 원리를 이용했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칼슘, 마그네슘, 나트륨, 칼륨 등의 미네랄 성분이 원수와 정수뿐 아니라 각각의 공정에서도 거의 변화가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고도정수처리, 맛·냄새 유발물질 제거

 

1990년대 들어 우리나라에도 고도정수처리 시설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고도정수처리 시설은 앞서 설명한 일반적인 정수처리 방법으로는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수돗물에 있는 맛·냄새 유발물질, 미량유기 오염물질, 내염소성 병원성 미생물 등을 제거하기 위해 도입되는 시설이다.

가장 일반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고도처리공정은 오존을 이용한 산화 공정과 활성탄을 이용한 흡착 공정이다. 최근에는 막여과를 이용한 공정과 고도산화법 및 자외선을 이용한 공정 등이 도입되고 있다.

중요한 사실 중 하나는, 일반 정수처리 공정뿐 아니라 고도처리 공정에서도 미네랄 함량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우리나라에서 적용하고 있는 정수처리 공정에서는 유익한 미네랄들이 거의 보존된다는 확신을 드릴 수 있다.

K-water에서는 건강한 수돗물을 생산하기 위한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첫째, 더 안전한 물을 생산하겠다. 현재 시행하고 있는 미량유해물질을 포함한 250개 항목 분석을 지속하여, 모니터링을 강화하도록 할 것이다.

신규 미량물질에 대해서도 정확하고 신속한 분석기법을 개발해 향후 검사 항목을 500개까지 증가시킬 것이며, 아울러 원수 수질을 고려한 수질 맞춤형 고도정수처리공정 도입을 확대해 더 안전한 물을 생산토록 하겠다.

 

   
▲ 1990년대 들어 우리나라에 도입되기 시작한 고도정수처리 시설은 일반적인 정수처리 방법으로는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수돗물에 있는 맛·냄새 유발물질, 미량유기 오염물질, 내염소성 병원성 미생물 등을 제거할 수 있다. 사진은 K-water 청주정수장 고도정수처리시설.

잔류염소농도 0.5㎎/L 이하로 관리

 

둘째, 더 맛있는 물을 생산하겠다. 음용률을 조사하는 방법이나 기간에 따라 차이는 나지만, 15% 이상의 사람들이 소독제와 조류 냄새의 불쾌감 때문에 수돗물을 기피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최근 서울시에서도 물 속에 존재하는 잔류염소의 농도를 낮추려는 노력을 하고 있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조류 냄새를 대표하는 물질인 지오스민(Geosmin)과 2-MIB의 수질 기준을 20ng/L로 적용해서 관리하고 있다.

한편, 2005년도에 대한상하수도학회에서 맛있는 물 지수를 발표한 바 있는데, 여기서도 맛있는 물이라는 것은 잔류하고 있는 염소함량이 0.1㎎/L 미만, 조류 냄새 유발물질 함량이 5ng/L 미만일 때라고 언급하고 있다.

냄새에 대한 민감도는 사람들에 따라서 다르지만, K-water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잔류염소 농도가 0.2㎎/L일 때 23%의 사람들이 염소 냄새를 감지한다고 한다. 농도가 0.7㎎/L까지 증가하면 모든 사람들이 염소 냄새를 맡을 수 있고, 수돗물을 기피하게 된다.

이에 K-water는 수도꼭지에서의 잔류염소 농도를 0.2㎎/L 이하로 관리하기 위해서 정수장에서의 잔류염소 농도를 0.5㎎/L 이하로 관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잔류염소 농도 편차를 최소화하고 자외선 같은 대체소독제도 검토해 도입하도록 하겠다.

우리나라의 조류 수질 기준은 20ng/L이다. 그런데 이 농도에서도 90% 이상의 사람들이 조류 냄새를 감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류 냄새 유발 물질의 농도를 8ng/L 이하로 관리토록 할 것이며, 조류 냄새를 측정할 수 있는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및 피드백 제어시스템을 구축하고 고도정수처리 공정을 확대해서 더 맛있는 물을 생산할 계획이다.
 
   
 
미네랄 많이 함유된 수돗물, ‘건강한 물’
   
▲ 수돗물을 보관할 때는 플라스틱보다는 유리나 사기용기를 사용하는 것이 수돗물을 더 맛있게 보관하는 방법이다.

 

셋째, 더 건강한 물을 생산하겠다. 지난해 TV조선에서 방영된 프로그램에서는 먹는 샘물의 미네랄 함량과 K-water 정수장의 미네랄 함량을 비교했다. 수돗물에 들어있는 미네랄 함량이 결코 먹는 샘물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오히려 먹는 샘물의 경우 지하암반수를 쓰는 ‘평창수’와 ‘아이시스’, 화산암반수를 쓰는 ‘삼다수’가 미네랄 함량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수돗물에도 먹는 샘물 못지 않게 미네랄이 충분히 함유되어 있기에, 수돗물의 미네랄 함유 특성을 더 자세히 조사할 계획이다. 현재까지는 인체에 하루 100㎎ 이상을 필요로 하는 다량 미네랄(칼슘, 인, 마그네슘, 나트륨, 칼륨)만 분석해왔지만, 앞으로는 미량 미네랄(셀레늄, 니켈 등)까지 분석할 계획이다.

또한 의료계와의 협업으로 건강한 수돗물 평가방안도 도출한다. 앞서 정수처리 공정에서 미네랄 함량 변화가 없다고 했는데, 더 면밀히 검토하여 인체에 유익한 미네랄 성분을 더 잘 보존하는 방안을 연구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수돗물을 더 건강하고 맛있게 마시는 방법에 대해서 제안하고 싶다. 수돗물을 받아서 냉장고에 15분 정도 보관하면, 수온이 섭씨 10도 이하로 내려가는데 이 때 마시는 것이 가장 맛있게 수돗물을 마시는 방법이다. 수돗물을 끓일 때는 뚜껑을 열고 끓여야 염소 냄새가 날아가서 더 맛있는 수돗물을 마실 수 있다.

수돗물을 보관할 때는 플라스틱보다는 유리나 사기 용기를 사용하는 것이 수돗물을 더 맛있게 보관하는 방법이다. 수돗물은 대한민국의 희망이다. 전 국민이 K-water와 함께 미래 희망인 수돗물을 같이 마시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워터저널』 2014.3월호에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