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놀거리는 우리가 만든다, 신포살롱 사회적 기업

2013. 12. 31. 20:58경제/대안사회경제, 협동조합

 

 

 

우리동네 놀거리는 우리가 만든다, 신포살롱 사회적 기업

2012/06/13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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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어지게 가난하여 끼니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다행히 그 집 근처에는 부잣집이 하나 있어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었고, 도움을 하나둘 받다 보니 그 집 사람들도 덩달아 부자가 되기 시작했다. 그들을 가난하다고 깔보던 사람들도 더는 그들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 집 식구들은 그 동안 모은 돈으로 초가집을 기와집으로 바꾸고, 식구들도 늘려나갔다. 그 집은 이제 동네에서 손가락 안에 꼽히는 부잣집이 되었다. 그런데 그러고 보니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이 이야기는 ‘The Incheon’이라는 카페에 있는 인천에 대한 칼럼 중 일부다. 그렇다. 이야기 속의 그 가난한 집은 바로 인천이고, 그 근처 부잣집은 서울을 뜻한다. 지리적으로 서울과 가깝게 인접해있는 인천은, 근대화 이후 빠른 속도로 발전하게 되었다. 그동안 직할시를 거쳐 광역시가 되었고, 서울과 부산에 이어 인구가 세 번째로 많은 도시가 되었으며, 이제는 대한민국의 제3의 도시가 되었다.

하지만, 서울에 의존하여 몸뚱어리를 늘렸던 인천에 부작용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도시화에 초점을 맞춰 성장만을 추구하던 인천, 서울에 가까이 있다 보니 인천에는 문화시설이나 편의시설이 많이 부족한 상태가 되어버렸고, 인천 사람들은 휴일을 즐기기 위해 서울로 혹은 근교로 나가게 되었다. 오죽하면 ‘인천인들은 인천에 살면서도 잠만 인천에서 잔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외부인들이 많이 들어와 살고 있어 정주의식이 약한 인천, 그래서 투표율이 꼴찌인 인천, 역외 소비율 최고, 심지어 재정위기 부도위기까지 겪고 있는 인천. 그간 인천의 이미지는 좋게 다듬어진 것만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런 인천을 좋아하고 변화시키고자 인천토박이 청년들이 모여 일을 벌이기 시작했다. 7080 부모님 세대 때 ‘인천의 명동’이라고 불렸었지만, 지금은 상권이 흔들려 인적이 뜸한 ‘신포동’ 문화의 거리 맨 끝에 ‘신포살롱’이란 곳을 만든 것이다.



‘신포살롱’ 공공의 이익과 공공의 재미를 추구.

술과 유흥 이외에는 놀거리가 마땅치 않은 인천 사람들. 그런 인천인들을 위해 다른 생산적인 놀거리를 제공하고, 동네의 상권도 살리자는 생각을 가진 청년들이 모여 ‘인천청년문화공동체 신포살롱’을 만들었다. 인천의 문화적 자원을 이용하여 지역을 활성화 시키고, 지역 공동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신포살롱’은 마을기업이자 사회적 기업인 셈이다.

마을의 복합문화공간인 이 곳 ‘신포살롱’은 갤러리 카페의 형태를 띠고 있다. 이곳에서 초등학생부터 전문 예술인까지 누구나 자신의 작품을 무료로 전시하거나 공연할 수 있고, 시민들은 언제든 무료로 전시와 공연을 즐긴다. 인천의 인디밴드들은 더 이상 공연할 공간이 마땅치 않아, 홍대로 나갈 필요가 없다. 신인작가는 자신의 그림을 걸 수 있는 공간을 찾아 멀리 서울로 나갈 필요가 없다. 또한 문화생활을 즐기고픈 인천 사람들은 굳이 멀리 나갈 필요도 없다. 지나가는 누구라도 언제든지 마음 놓고 들어와 편히 쉴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신포살롱’이다.



‘신포살롱’의 청년들은 재미난 일들을 꾸며 신포동 일대 뿐만 아니라, 인천의 상권과 문화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온라인 ‘소셜커머스’를 만들어 신포살롱 근처, 신포동 일대의 음식점, 카페, 미용업소 등을 홍보함으로 수익금을 내고, 그 돈으로 다시 지역을 살린다. 그리고 더 이상 ‘프리마켓’을 이용하러 홍대에 갈 필요가 없다. 인천에는 ‘이야기보따리 장터’가 있기 때문이다. 판매자와 구매자, 그리고 우리들 모두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장터에서 알뜰하게 물건을 구입할 수도 있으며, 장터 바로 옆에 인디밴드들이 공연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문화시장’을 만들었다. 이들은 또 ‘수업’도 한다. 바로 ‘레알청춘대학’이다. 이곳에서 지역의 숨은 달인들의 강연을 들을 수 있고, 값싼 가격에 생산적인 배움을 얻어갈 수 있다. 웰빙 생활 습관인 머그컵, 혹은 텀블러 이용하기를 촉진시키기 위한 예쁜 컵홀더 만들기 라던지, 말만 들으면 어려울 것 같은 ‘채식주의’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수업 등 다양한 주제와 배움거리를 제공한다.

이들은 또 얼마 전 ‘좋아요 인천 페스티벌’을 열었다. 프리마켓, DJ 파티, 밴드공연, 길거리 퍼포먼스, 마술, 영화제, 뮤지컬 갈라쇼, 클럽 공연, 관광 코스 안내 등 다양 한 볼거리 놀거리가 있는 이 축제를 시작으로 그들의 행보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되었다. 이 축제의 참가했던 사람들 중의 2/3는 인천 사람이었고, 1/3 은 타지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1/3 이라는 숫자는 작을 수도 있지만 이들에게는 큰 숫자였다. 이들 스스로의 힘으로 외부인들을 인천으로 끌어들였으니 말이다.



요즘 ‘신포살롱’이 준비하고 있는 것은 ‘멘탈복귀콘서트’다. 일본, 부산, 대구, 전주, 인청 등 지역에서 각자의 모습들로 즐겁게 살아가고 있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요즘 유행하고 있는 ‘콘서트’ 형식으로 소개하려 하는 것이다. 아프니까 청춘이 아니라, 이들은 ‘즐거우니깐 청춘이다‘라고 말한다.

그 동안 문화의 척박함이 느껴졌던 인천에 새로운 단비가 내리고 있다. 왕년의 명동이라고 불렸던 신포동을 시작으로 인천 구석구석까지 이들의 활동이 널리 퍼져, 문화와 음악이 흐르는 도시로 변화되길 바라고, 같은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20대 청년들의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지길 바란다. 딱딱하고 단단한 생각이 아닌, 말랑한 감성으로 공익에 즐거움과 재미를 더한 ‘신포살롱’은 그 자체 그대로 문화 인프라인 셈이다.

에디터 나소희
사진 출처: 신포살롱 블로그(http://blog.naver.com/sinposal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