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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밑빠진독에 물붓기

전북 소식/새만금에 대하여

by 소나무맨 2013. 5. 10.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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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빠진 독에 물 붓는 사업

 

바닥 단면의 너비가 평균 290미터이고 최고 높이가 36미터에 달하는 방조제가 33킬로미터를 뻗어나간다. 여기에들어가는 돌이 3,100만톤이고 바닷모래는 4,200만톤이다. 방조제 전체 체적은 7,300만입방미터로 경부고속도로의 4차선폭을 7미터 높이로 쌓을 수 있는 양이다. 이를 15톤 트럭으로 나르려면 무려 486만대가 필요하다. 이 외에 내부개발을 위해 방수제를 쌓아야 하는데 그 길이가 139km이다. 또한 새만금호의 수질을 4급수로 유지하여 농업용수로 쓰기 위해 만경강과 동진강의 상류에 하수처리시설을 세워야 한다. 이러한 대토목공사에 돈이 얼마나 들어가야 하는지 따져보기로 한다.

 

새만금사업 입찰과 6공 비리 의혹

새만금 방조제는 3개 건설회사가 4개구간으로 나누어 공사를 벌이고 있는데 91년과 92년에 경쟁입찰을 통해 이들 건설회사가 선정되었다. 이들 건설회사의 입찰 가격을 보기로 한다.

    구 분

   시공업체

    예 정 가

   낙 찰 률

   계약금액

    비   고

    1구간

   (주)대우

   511억9천만(원)

    84.9%

   452억1,550억

  1991년 기준

    2구간

  현대건설(주)

 3,120억

    99.5%

 2,915억8,800만

  1992년 기준

    3구간

  대림산업(주)

   930억

    99.4%

   879억

  1992년 기준

    4구간

   (주)대우

 2,242억원

    99.4%

 2,098억8,000만

  1992년 기준

이처럼 낙찰률이 99.5%에 이르는 것은 사실상 경쟁입찰이 아니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실제로 이들 건설회사로부터 노태우 대통령의 비자금 조성됐다는 것이 확인되기도 하였다. 다음 언론보도를 보기로 하자.

정부의 대형건설공사는 말이 좋아 경쟁입찰이지, 결국 권력자가 낙찰자를 지명했음이 속속 드러났다. 또한 국내건설공사 발주관행과 뿌리깊은 「부패고리」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국내 재벌들로부터 받은 뇌물은 상당부분이 대형건설공사와 관련돼 있다. 「대형공사=리베이트」라는 얘기가 사실로 확인된 것. 이같은 정경유착의 현실에 일반국민들은 물론이고, 건설업계 직원들조차 놀라는 눈치이다. 이번 검찰영장에는 대우 김우중 회장이 사례비로 50억원을 건네준 진해잠수함기지공사를 비롯, 석유비축기지공사, 서해안 해군기지공사, 보령화력발전소건설공사 등 1천억원대가 넘는 대형공사들이 줄줄이 거론됐다. 대형공사를 둘러싼 수주경쟁이 발주기관과는 상관없이 사실상 청와대를 중심으로 전개됐음을 그대로 증명하고 있다. 이에 따라 6공때 발주한 원자력발전소건설공사를 비롯, 경부고속철도, 영종도신공항, 대규모공단 및 택지개발사업 등 국가가 주도적으로 참여한 거의 모든 관급대형공사들마다 비리의혹의 사정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됐다. 또한 골프장건설과 관련된 비리도 사실로 확인됐다. 대형공사를 둘러싼 뇌물수수는 그에 따른 이권이 엄청나기 때문. 대형공사를 따내기만 하면 회사가 순식간에 급성장세를 탈 수 있고, 경영주는 돈방석에 앉게 된다. 정부공사는 설계변경에도 후해 「밑지는 장사」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게 건설업계의 평가이다. 또한 국방관련공사의 수의계약관행은 건설업계의 비리를 초래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번 사건으로 밝혀진 리베이트규모는 대략 공사액의 3∼5%선. 대우 김회장은 잠수함기지공사의 대가로 공사비 1천23억원의 5%정도인 50억원을 노씨에게 줬고, 석유비축기지공사를 따낸 건설사들은 3%정도를 상납했다. 물론 발주처관계자와 담합에 참가한 이른바 「들러리」회사들에게도 「수고비」를 줘야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리베이트총규모는 밝혀진 것보다는 많으리라는 추산이다. 공사수주에 따른 리베이트액수는 많게는 10%에서 대형공사는 3∼5%선에 이른다는 게 정설로 돼 있었다. 또한 이번 사건과 관련된 건설회사들은 공사예정가에 근접한 가격에서 계약을 따내 사전담합의혹도 안고 있다. 정상적인 경쟁으로는 낙찰률 90%를 넘기기가 힘들기 때문에 6공때 공사예정가의 95%를 상회해 수주한 공사에서는 뇌물이 오가지 않았겠느냐 하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동아건설과 대우가 각각 수주한 울진원자력발전소와 월성원자력발전소공사는 모두 98%의 낙찰률을 기록했고, 하동화력 1­2호기, 일산­부천집단에너지전기공사 등은 모두 98∼99%의 높은 낙찰률을 보였다. 국방부가 발주한 915951­1시설(평택기지)공사를 비롯, 경남군수정비창 등 5∼6건의 대형공사들도 96%이상의 낙찰률을 보였다. 석유비축기지와 새만금간척사업 1∼4공구, 용담댐공사 등이 97∼98%선에서 업체들에 낙찰됐다.(95년 11월 18일 ㅈ일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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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전 대통령과 이현우 전경호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공개되면서 뇌물을 준 만큼 대가를 받은 기업과 파워게임에 헛물만 켠 기업이 극명하게 드러나 쓴웃음을 짓게하고 있다. 뇌물의 효과를 톡톡히 본 경우와 돈만 날린 경우로 가장 대조적인 그룹은 대우건설과 동아건설.두 기업 모두 노·이 양씨의 구속영장에 뇌물수수 혐의가 가장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다.대조적인 것은 대우가 노씨의 구속영장에서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된 반면,동아는 이씨의 뇌물수수행위중 대표적인 경우로 거론됐다는 점. 이는 두 그룹이 대형공사를 수주하기 위해 잡은 줄을 상징적으로 나타내주는 것으로 대우가 노씨와의 직거래를 통해 상당한 반대급부를 얻어낸 반면,동아는 이실장을 통해 로비를 했으나 끝내 밀렸던 것으로 보인다.구속영장에 명시된 두 사람의 뇌물수수과정을 분석해 보면 사건의 전말이 드러난다. 우선 대우 김우중 회장은 91년 5월초 청와대 대통령집무실에서 진해 해군잠수함기지를 대우건설이 수주할 수 있도록 해준데 대한 사례로 50억원,같은 달 중순께도 같은 취지로 50억원을 노씨에게 건네 잠수함기지 수주건과 관련해 총 100억원을 상납했다.공사를 수주한 후 사례금으로 건넸다는 점에서 90년 9월 잠수함기지 공사 발주를 하기전 이미 노씨와 대우사이에는 묵계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동아 최원석 회장은 89년 12월말께 청와대 별관 안전가옥에서 이실장을 만나 진해 잠수함기지를 수주할 수 있도록 노씨에게 청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 데 대한 사례로 1억원을 건넨 것으로 나타나 있다. 결과적으로 같은 건에 대해 노씨는 김·최 두 회장을 모두 만나 인사치레로 건네주는 뇌물을 챙겼지만 대우쪽 손을 들어준 셈이 됐다. 결국 이 공사는 대우가 98.8%라는 경이적인 낙찰률로 996억8,200만원에 가져 갔다. 제2라운드는 92년 5월 발주된 새만금간척공사 입찰.14년간 총공사비 1조8,680억원(91년 경상가격 기준)이 투입되는 당시로선 건국 이래 최대규모인 이 사업의 방조제 공사 입찰에는 대형업체들이 사력을 다해 덤벼 들었다. 특히 동아는 건설그룹으로 성장하는데 결정적 계기가 된 계화도 간척지가 바로 새만금지구내에 있어 회사의 자존심이 걸려 있었다. 그러나 준설면허를 가진 업체로 입찰자격을 제한,준설면허가 없는 동아는 입찰에 참여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이 공사도 대우가 1,3공구(3,413억원)를 가져갔고 현대가 2공구(2,915억원),대림이 3공구(879억원)를 가져갔다. 당시 업계에서는 수주가능성이 가장 높은 동아를 의도적으로 따돌리기 위해 「준설면허 조건」을 달았다는 얘기가 돌았다. 92년 10월 발주된 굴포천방수로 공사도 줄을 잘못 잡아 물을 먹은 경우. 이 때도 동아는 이실장(당시 안기부장)이 밀었고,대우는 청와대에서 직접 밀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당시 대우는 직접공사비를 약 500원 밖에 차이나지 않는 금액으로 맞춰 680억원에 낙찰 받았다. 직접공사비를 귀띔 받았거나 신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었다.(ㅈ일보 1995년 11월 18일자 기사)

선심성 선거공약에서 싹이 튼 새만금 사업은 이처럼 건설회사와 정치권 간의 검은 커넥션 속에서 시작이 된 것이다.

 

늘어가는 사업비

새만금사업 인가 당시 방조제와 배수갑문의 공사비는 7,000억원으로 책정했었다. 여기에 어업보상비 1,200억원, 내부개발에 4,800억원이 책정되어 전부 1조 3,000억원이 새만금사업의 총 사업비였다. 그러나 방조제 33km 중 19.1km의 진척을 보이고 있는 현재 방조제 공사에만 이미 7,000억원이 넘게 들어갔고 1999년까지 들어간 총사업비는 1조251억원이다. 이를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처음 책정액

 99년6월 최종수정액

 사용한 금액(99년까지)

  방조제 공사비

    7,000억원

 1조3,151억6300만원

       6,039억

  보상비

    1,200억원

     4,406억4,700만원

       4,212억

  내부개발

    4,800억원

     4,800억원

            -

  합계

1조3,000억원

 2조2,358억8,100만원

     1조251억원

정부는 99년 6월 마지막으로 수정할 때까지 모두 9차례에 걸쳐 사업비를 변경하였지만 이렇다할 해명이 없다. <농업기반공사>에서는 그간 예산 배정이 넉넉지 않아 공사기간이 길어지면서 물가가 오르는 등 어쩔 수 없다고 변명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내부개발비는 처음 책정했던 금액 그대로 두고 있는가. 내부개발에는 물가인상이 적용이 안되게 하는 비법이라도 있다는 것인가.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내부개발에 들어갈 비용

1997년 전라북도는 새만금지구의 내부개발계획을 수립하여 중앙정부에 건의하였다. 이 마스터플랜은 간척한 땅을 군장지구와 연결된 북부산업도시권, 김제 만경평야와 연결된 내륙영농권, 새만금 신항만과 인접한 임해수송권, 변산반도와 연결된 남부 관광권 등의 4개 권역으로 나누어 농업목적 외에도 교역과 물류기지, 관광 레져 단지, 산업단지 및 도시 건설 등의 내용을 담고 있었다. 기능별 토지 이용계획은 다음과 같다.

   분  류

              용                도

    면적

  면적비(%)

     비 고

 산업기능

 산업단지, 우주항공산업단지, 테크노파크

  5,500ha

     19.4

 

 물류기능

 물류단지

    480ha

      1.7

 

 관광기능

 해양관광단지, 휴양주거단지

  1,680ha

      5.9

 

 영농기능

 미곡생산단지, 원예-화훼단지, 수산양식장

 12.000ha

     42.3

 

 신공항기능

 신공항

  1,120ha

      4.0

 

 도시기능

 도시용지, 정보업무단지, 공급처리시설

  5,800ha

     20.5

 

 기타

 유보지

  1,720ha

      6.1

 

전체 이용 토지의 42.3%를 첨단 영농기능에 부여하여 농수산 토지이용 비율을 높이긴 했지만 전체적인 방향은 산업 및 물류 거점화, 관광과 미래형 도시개발을 강조하였다. 이러던 것이 지금은 식량안보를 위해 쌀을 생산해야 되니 간척사업을 꼭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어리둥절할 뿐이다.

이러한 복합산업단지로 개발할 경우 그 비용은 얼마나 들 것인가. 산업연구원은 내부개발에 드는 비용을 13조5,815억원으로 추산했다. 여기에 새만금 신항만 시설비로 3조 5,634억원, 방조제 및 외곽시설사업비 1조 3,800억원을 더하면 총사업비는 18조 5,329억원이 드는 것으로 추정했다. 공사비의 내역은 다음과 같다.

- 단지조성비 5조8,224억원
- 기반시설비 3조3,997억원
- 용,배수로와 방수제(220km) 7,694억원
- 외곽연결도로(210km) 1조3,787억원
- 교량(19.6km) 7,113억원

 또한 산업연구원은 논으로 사용할 땅의 매립높이를 0.8m로 잡았을 때 평당 2만7천원, 각종 시설용지에는 6.5m 높이로 매립해야 하는데 이 때의 매립 비용을 평당 9만8천원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98년 한승헌 감사원장 재직시 감사원의 새만금사업 최종감사 결과는 이와는 다르다. 복합산업단지로 개발할 경우 내부개발비는 무려 26조원이 든다는 것이다. 농지로만 개발할 경우에도 내부개발비는 3조6,600억원이 소요된다는 것이 감사원의 감사 결과이다. 현재까지 유효한 내부개발비 4,800억원과는 너무 차이가 크다.

이러한 천문학적인 금액이 밑빠진 독에 물붓듯이 들어가는 새만금사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회에서도 터져나왔다. 다음 기사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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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예결委 "새만금 보류하라"  
한국일보  2000-12-18  29면  (사회)  30판  뉴스  690자

국회 예결특위 소속 여야의원들이 새만금사업의 예산책정과 사업시행의 보류를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당 송영길(宋永吉), 한나라당 김원웅(金元雄) 의원 등 예결위원 28명은 17일 "갯벌보전과 농지개발을 둘러싸고 국민적 합의가 도출되지 않은 새만금 간척사업의 시행은 보류해야 한다"며 "내년 소요분으로 책정된 1,134억원의 예산책정을 중지하라"는 건의문을 채택했다.
여야 의원들은 건의문에서 "새만금사업은 활용방안을 놓고 사업주체인 농림부는 농지를, 전북도는 복합산업단지화를 주장하는 등 사업목적이 불분명한데다 새만금호의 수질개선이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되는 등 환경피해가 우려된다"며 "사업 타당성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또 "농업기반공사는 새만금사업의 예산이 2011년 완공 때까지 2조2,137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감사원 자료 등에 따르면 농지 조성에는 7조원이, 복합산업단지로 조성할 경우는
28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되는 등 향후 예산 급증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무총리실은 민관공동조사단이 8월 제출한 최종보고서를 토대로 관련 부처의 의견을 수렴, 지난달 말까지 정부의 입장을 최종 결정키로 했으나 환경부와 해양수산부가 수질대책마련과 갯벌 보전 등을 이유로 반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정정화기자 jeong2@hk.co.kr

 

예측조차 어려운 수질개선 비용

농업용지로만 사용할 경우에도 감사원의 판단은 6조원이다. 그러나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돈 들어갈 곳은 또 있다. 수질 개선비용이다. 새만금호에 괸 물을 농업용수로 쓰기 위해서는 4급수의 수질을 유지해야 하는데 만경강과 동진강 유역은 축산폐수와 생활하수 등의 오염원이 광범위하게 산재되어 있다. 이를 어떻게 정화할 것인가. 아무리 돈을 들여 하수 처리장을 지어 맑은 물을 흘러보내도 괸물은 썩기 마련이다. 소양호에서도 적조 현상이 우려되는 형편 아닌가.

새만금호의 수질 개선을 위한 비용은 몇조원이 들어가야 할지 예측하기조차 어렵다. 농림부와 전북도는 새만금호 수질 개선을 위해 상류지역 환경기초시설 조기 확충계획을 세워 52개소 환경기초시설에 8천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하수처리율을 90%로 끌어 올리고 6천5백억원의 하수관거 설치비를 들여 하수관거 신설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며 목표수질을 달성할 수 있다고 하지만 환경 전문가들의 판단은 이와 다르다. 이에 대한 전 <녹색연합>사무국장이었던 대전대 장원 교수의 반박을 들어보자.

불량하수관거 정비를 비롯해서 하수도 정비계획을 제대로 세우려면 엄청난 시간과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95~ 97년 수행한 불량하수관거 조사결과 및 정비실적에 의하면 전주시 하수관거 총연장 1,271km 중 107km에 달해 관거 불량률은 86.4%에 이르고 있다. 계획대로 하수관거가 설치된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 하수관거 설치비는 하수종말처리장의 21%에 불과(일본의 경우 257%)해 부실시공될 가능성이 높다. KIST의 박완철 연구원에 의하면 서울시 하수관거를 제대로 정비하려면 1km당 평균 7.3억원이 소요된다고 밝히고 있어 이를 새만금 유역 하수관거 설치계획에 적용하면 전북도가 계획하고 있는 6천5백억원의 4배 수준인 2조6천억원이 소요되어야 하며 불량하수관거 정비 예산까지 들여 수질개선을 위한 인프라를 완벽하게 구축하려면 재정자립도가 낮은 전북도가 과연 실행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새만금호 유입수의 수질개선을 위한 비용은 새만금사업의 공사비에는 포함되지 않아 환경부나 전라북도의 예산으로 감당해야 한다. 또한 이를 위해 강 상류지역에서는 오염원을 차단하기 위해 그린벨트로 묶어야 하고 축산업을 하는 데 있어서도 많은 규제가 따를 것이다. 그래서 전북의 발전을 오히려 저해하는 사업인 것이다.

설혹 억만금을 들여 하수관거시설과 하수처리시설을 완벽하게 구축했다 할지라도 새만금호의 부영양화는 필연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첫째, 낮은 수심과 바닷가에서 부는 강력한 해풍 탓에 수면이 출렁거리면서 호수 밑바닥에 퇴적된 저질이 지속적으로 부유하는 현상 때문이다.

둘째, 담수생태계(호수 속에 서식하고 있는 생물과 그 주변의 환경을 총칭하는 개념)는 자연상태에서 태양광이 존재하는 한 수생식물이 광합성을 하게 되고, 따라서 이른바 오염물질의 유입이 전혀 없이도 광합성을 통하여 물 속에서 유기물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셋째, 우리 나라 호수는 2개월에 걸친 홍수기 동안 수량의 90% 이상을 채우고, 나머지 기간 동안 이 물을 사용하는 구조인데 이로 인해 담수호를 채우는 물이 호수에 오래 체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글을 마치며

이러한 천문학적인 돈을 들이고도 환경재앙이 불보듯 훤한데 이 간척사업을 굳이 해야 되겠는가. 김포매립지에서 작년에 생산한 쌀의 생산비는 가마당 4천만원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서해황금어장 황폐화까지 기회비용에 넣는다면 새만금평야에서 생산한 쌀은 가마당 얼마나 될까. 이런 사정임을 알면서도 새만금사업을 하자는 주장이 나올 수 있는 것인가.

한성백제시대의 종말을 가져온 백제의 대토목공사가 떠오른다. 고구려 장수왕은 바둑을 잘두는 도림이란 사람을 발탁하여 백제에 첩자로 들여보낸다. 도림은 바둑을 좋아하는 백제왕 개로왕에 접근하여 그와 신뢰 관계를 쌓은 다음 대토목공사를 일으키도록 건의하여 무리한 공사에 백제를 피폐에 빠지게 했다. 도림은 다시 고구려로 도망하여 장수왕에게 알리고 장수왕은 마침내 군사를 일으켜 한성을 침략 개로왕을 사로잡아 죽인다. 이로 인해 백제는 한강유역을 내주고 공주로 남천하였다.(0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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