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리스크에서 로봇까지'⋯다보스로 본 올해의 이슈
2016.01.25.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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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리스크 “세계 경제 침체 진원지” vs “체질 변화 과정”
중동 갈등·유럽 난민 위기 등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
인류 생활을 바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기대와 우려
“인류가 미지의 영역에 진입하고 있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 (다보스 포럼) 마지막 날인 지난 23일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최고경영자(CEO)가 4차산업 혁명을 두고 한 말이다.
미지의 영역이어서일까, 지난 20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열린 이번 포럼에서는 4차산업 혁명이 인류 미래에 미칠 악영향을 두고 공방이 이어졌다. 연초부터 글로벌 경제위기 가능성을 부각시킨 차이나리스크와 지난해부터 이어진 중동 분쟁과 유럽 난민 등 지정적학 리스크도 이번 다보스포럼에서 뜨거운 화제로 떠올랐다.
◆폐막 날까지 다보스 달군 ‘차이나리스크’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는 4차산업 혁명이 포럼의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중국발 글로벌 금융 시장 불안이 다른 모든 주제를 휩쓸었다고 평가했다. 포럼 첫 날인 20일 중국 경기둔화 우려로 전세계 증시가 폭락하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월드지수가 작년 5월의 전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 약세장(bear market)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중국발 글로벌 경제위기 가능성에 대해서는 세계 석학들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포럼 개막 당일 닥터 둠으로 유명한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중국은 연착륙도 경착륙도 아닌 ‘울퉁 불퉁(bumpy)한 착륙’을 할 것”이라고 말 해 눈길을 끌었다.
윌럼 뷔터 씨티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세계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도 “중국의 경기둔화 위험이 과소 평가됐다”며 “중국 정부의 부채 증가가 언젠가는 금융 시스템에 ‘축적된 쇼크’를 안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헤지펀드 거물인 조지 소로스는 “시장상황이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비슷하다”며 “현재 경제 위기의 진원지는 중국”이라고 말했다.
반면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중국 경제가 둔화하는 것은 맞지만 대격변은 아니다”라며 맞섰다. 티잔 티엄 크레디트스위스 최고경영자(CEO)도 "2008년 금융위기와 비교해 "(현재 글로벌 금융시스템은) 중국 발 리스크를 돌파할 수 있을 정도로 견고하다"고 강조했다. 리위안차오(李源潮) 중국 국가 부주석은 “중국은 경제 구조조정을 추진해 중고속(中高速) 성장을 이어 나갈 자신감과 능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포럼 폐막일인 23일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중국 경제는) 경착륙을 겪고 있는 것이 아니라 통제된 진화 과정을 겪는 중"이라며 “중국은 제조에서 서비스로, 수출 중심에서 내수 중심 산업으로 경제 체질을 변화 시키는 과정에서도 지난해 6.9%나 성장했다”고 낙관했다.
◆ 중동 등 ‘지정학적 리스크’도 글로벌 악재
다보스 참가자들은 중동 지역의 마찰과 우크라이나 크림 반도 사태, 이슬람국가(IS) 테러 위협, 유럽 난민 대량 유입 등 지정학적 리스크도 올해의 글로벌 악재로 꼽았다.
나리만 베라베시 IHS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올해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본다”며 “원유 공급에 차질이 발생해 유가가 급등세로 전환하게 되면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컨설팅 업체 호라시스의 프랑크 리히터 회장은 무차별적으로 자행되는 테러리즘을 최대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리히터 회장은 "테러는 통제가 불가능하다"며 "미국 러시아 프랑스가 아무리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공습해도 해결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도 “IS와 같은 조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증오의 메시지를 뿌리기 쉬워졌다”고 우려했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올 들어 3주 동안 3만5000명의 난민이 터키를 통해 그리스로 유입됐다”며 “이는 작년 1월 한 달(1600명)과 비교해 턱없이 많은 숫자이며, 이 같은 폭발적인 증가세는 감당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 로봇에 지배 당하는 미래 사회 논란
다보스포럼에서는 4차 혁명이 전체 산업계에 미칠 부작용에 대해서도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앞서 발표한 WEF 보고서에 따르면 기술 혁신으로 인해 2020년 무렵이면 전세계에 500만 개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특별 연설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이 중산층을 파괴하고 불평등을 확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른 참석자들도 4차 산업혁명이 개인의 수준을 넘어 인류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WEF에 따르면 인공지능 분야 세계 최고 권위자들은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며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로봇의 발전이 인류의 몰락을 이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앙겔라 카네 유엔 군축담당 고위대표는 “인류는 분쟁의 새로운 시대를 맞을 것”이라며 “인간만이 전쟁을 일으키는 것이 아닌 시대가 곧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에릭 비욘욜프슨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경영대학원 교수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고용불안 문제는 과대 포장된 측면이 있다”고 반박했다. 비욘욜프슨 교수는 “로봇이 인간의 직업을 빼앗을 것이란 생각을 다보스 포럼에서 처음 들었다”며 “로봇은 강력한 도구 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사샤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4차 산업혁명의 미래 영향과 관련, “나는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이 남성과 여성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주장도 적지 않았다. 샌드버그 페이스북 COO는 “미국에선 유년기 때 심부름 값에도 성차별이 존재한다”며 “(4차 산업혁명으로 임금 격차에 대한 정보가 개방되면) 남녀 간 임금 격차를 직시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라가르드 IMF 총재는 디지털 혁명이 여성 삶의 질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다보스 포럼에는 한국 카이스트(KAIST, 한국과학기술원) 팀이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DRC-HUBO(휴보)가 등장해 참석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한편 다보스 포럼 개막에 앞서 WEF는 ’2016 글로벌 리스크’라는 보고서를 통해 ▲난민 ▲기후변화 ▲기후변화 대응 실패 ▲정부간 갈등 ▲자연재해 ▲국가 통치 구조 붕괴 ▲실업 ▲데이터 범죄 ▲물부족 등 10가지 위험요인을 짚었다. 상위 5개 리스크 가운데 3개가 환경 관련이다.
[출처] '차이나리스크에서 로봇까지'⋯다보스로 본 올해의 이슈|작성자 서비스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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