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나라』 정기석 지음 - 모두가 조금씩 농부인 나라
2015/01/27 16:50
지은이 정기석 분야 사회 판형 144×205mm 면수 264쪽(1도)│장정 무선 가격 15,000원 ISBN 978-89-97090-42-6 03300 출간일 2015년 2월 2일 |
초라한 한국 농업을 갈아엎자!
온 국민이 연대하는 미래 농업을 그린 청사진
『농부의 나라』는 정기석 마을연구소 소장이 제안하는 한국 농업의 방향에 관한 구상안을 담은 책이다.
국가의 근간을 이루는 농업이 찬밥 신세가 된 현실을 짚고, 현장과 겉도는 농촌 관련 정책의 문제점을 정리했다. 연간 평균 농업소득 8백만 원에 불과한 농촌의 처참한 현주소가 농민만의 문제가 아닌 국민 모두의 숙제임을 밝히고, 미래의 농업에 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사회민주적 농민을 키우자’, ‘사회경제적 농업을 살리자’, ‘사회생태적 농촌을 지키자’, ‘사회혁신적 3농을 세우자’로 요약되는 저자의 주장을 4부에 걸쳐 소상히 소개한다. 농민·농업·농촌을 아우르는 ‘3농 혁신’은 중앙정부가 지방에 권한과 재원을 이양해 자율적 농정이 가능할 때 이루어지는 것임을 강조한 후, 노동자와 도시민이 3농과 상생하는 ‘협동연대 대안국민농정’을 해법으로 내놓으며 마무리한다.
이 시대에 농업이 가지는 의미
농업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기간산업이라고 천명했듯, 나라의 바탕을 이루는 근본 토대이자 국가주권을 지키는 주춧돌 산업이다. 누구도 먹지 않고는 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식량자급률은 곧 ‘국가주권을 수호하겠다’는 정부의 의지 정도를 보여준다. 2012년 기준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23.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이다. 쉽게 말해 하루 세 끼를 먹는다고 할 때 두 끼는 외국 농산물로 식사를 한다는 말이다.
만약 당장 식량을 외국에서 수입할 수 없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치솟는 식량 가격에 국민 전체가 공황 상태에 빠질 지도 모른다. 실제로 국제곡물시장은 잦아지는 기상 이변과 곡물 생산국의 곡물 수출 통제 등 불안 요소가 상존한다. 식량부족 사태가 지속되면 국가의 안보가 흔들릴 수도 있다. 그래서 저자는 농업이야말로 나라의 주권과 안보를 보장하는 바탕이라고 역설하는 것이다.
결국 농업은 자본의 논리로만 봐서는 안 되는, “5퍼센트의 농민뿐 아니라, 식량소비자인 95퍼센트의 국민을 위해 국가가 감당해야 할 의무이고 책임”이다.
한국 농업 무엇이 문제인가?
저자는 총체적 난국에 처한 농업과 농촌의 문제들을 차례로 짚어나간다. 대표적인 현안들은 ‘농업의 기업화 정책’ 및 ‘농민의 생존권 위협’ 이다. 지금 정부의 정책 방침은 “농업을 대기업 방식으로 키워서 산업화”하는 것이다. 이를 ‘농업 선진화’, ‘첨단 융복합 6차 산업화’ 같은 현란한 신조어로 포장하지만 실은 소규모 농가를 죽이는 ‘살농(殺農) 정책’을 펴는 것과 다름 없다.
늙어가는 농촌은 복지 수요가 날로 급증하지만 뒷받침되지 않는 정책 때문에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보건의료기관 수는 도시의 7분의 1 수준이고, 조손가구와 장애인 등 농어촌의 취약계층에 대한 서비스는 요원하다. 소규모 학교 통폐합 정책으로 학교 및 학생 수도 해마다 감소하는데다, 보육시설이 없는 면 지역이 전국에 수백 곳이니 젊은 세대가 유입될 통로가 없는 셈이다.
그 외에도 농가부채 증가, 농산물 유통의 비효율성 등 농업에 관한 담론에서 빠질 수 없는 문제들을 책에 담았다.
해법은 혁신적인 패러다임으로부터
저자는 이제 농업과 농촌에 관한 패러다임을 혁신적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말한다. 농촌은 새마을 운동을 시작으로 농촌공업화, 개발제한구역 해제로 인한 난개발 등 산업화란 명목 아래 파괴되어 왔다. 개발해야 할 변방쯤으로 취급되었기 때문이다. 저자에 따르면 이제 농촌은 식량주권과 국가주권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 농민과 노동자, 도시민이 함께 하는 ‘국민농정’의 길을 모색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시대가 바뀌면서 높아진 자연친화적, 생태적 삶에 대한 갈망과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욕구도 충족시킬 수 있다.
우선 농민의 불안정한 소득원을 보장해줘야 할 필요가 있다. 즉 나라가 농민에게 월급을 주는 것이다. 저자는 농업은 공익의 영역이므로 농민을 공무원으로 대우하자는 주장도 피력한다.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 “농민과 국민이 상호 호혜적인 관계를 맺을 때 농민은 소비자인 국민의 생명을 책임지고 지킬 수 있을 것이며, 국민은 생산자인 농민의 생활을 든든히 지키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조금씩 농부인 나라를 꿈꾸며
저자는 마을과 도시가 연대하는 세상을 추구한다. 마을은 도시에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도시민들은 자신들의 생명과 직결된 먹거리에 관심을 가지고 ‘친환경 농업’을 지지하면 된다. 농촌과 도시가 사회공동체로써 연대한다면 직접 농사를 짓지 않아도 모두가 조금씩 농부인 나라가 되는 것이다. 그럴 때 비로소 식량주권과 국가주권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농민과 국민이 아름답게 상생하는 나라, 서로 돌보고 나누는 맑고 밝은 사회”를 꿈꾼다. 그 사회는 아직 요원하지만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는 그의 확신이 책 속에 담겨 있다.
■ 저자
정기석
1963년 가을, 진주에서 태어났다. 고려대와 동대학원에서 지질학을 공부했고, 전북대에서 농촌사회학 박사과정 공부를 하고 있다. 농촌지역개발, 농업경영, 귀농·귀촌, 사회적경제 관련 연구원 및 컨설턴트로 일하며 전국의 마을을 찾아다녔다. 정의당에서 국회정책연구위원(농업·농촌·농민)으로 일했고, 현재 정의당 사회적경제위원회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전북 무주에서 마을연구소 소장, 마을살이공동체학교의 교장으로 일하며, 사회적경제의 힘으로 지속가능하게 진화하는 마을공동체 모델을 탐구하고 있다.
저서로 『마을을 먹여 살리는 마을기업』, 『마을시민으로 사는 법』, 『사람 사는 대안마을』 등이 있다.
■ 차례
책을 펴내며 ― ‘농부의 나라’에서, 함께 살자
1 사회민주적 농민을 키우자
도시난민에서 마을시민으로 ― 협동과 연대는 ‘귀농촌’의 제1 덕목
100세 시대 복지는 사회가 책임을 ― 사회적경제는 ‘농촌복지’의 열쇠
농민의 투쟁은 사회연대적으로 ― 사회연대 전략은 ‘농민운동’의 미래
농민에게 기본소득을 ― 농업의 공익가치는 ‘농민 기본소득’의 재원
여성농민에게 절반의 영농권을 ― 농사지을 권리는 ‘여성농민’의 인권
2 사회경제적 농업을 살리자
농산업화도 중소농 주도로 ― 중소농은 ‘6차농산업’의 주력
농사는 마을과 지역이 함께 ― 농사공동체는 ‘기업농’의 대안
농민의 생존권과 도시민의 생명권을 ― 농·도 상생은 ‘먹거리 정의’가 최선
농·도 직거래는 농정의 일순위 ― ‘농산물 유통’의 새로운 패러다임
유기농으로 남북통일 생태해방구를 ― 국민생명은 ‘친환경농업’이 보루
3 사회생태적 농촌을 지키자
학교가 사라지면 마을이 사라진다 ― 농촌 재생은 ‘농촌교육’이 해법
공동체사업은 농민이 주인이라야 ― 농촌 경제는 ‘협동조합’이 희망
마을만들기에서 마을살리기로 ― 마을살리기는 ‘마을만들기’의 출구
민관협치에서 민간자치로 ― 농민 자치는 ‘농정거버넌스’의 이상
에너지자립은 주민 참여 상향식으로 ― 생태마을은 ‘에너지자립’의 모델
4 사회혁신적 3농을 세우자
식량주권 잃으면 국민 절반은 굶어야 ― 먹거리 자급·안전은 ‘식량주권’의 목표
중앙 일방집권에서 지역 균형분산으로 ― 균형과 분산이 ‘농정 재정’의 숨통
농·도 상생을 위한 도시농업 ― 도시농업은 ‘국민농업’의 학교
지역의 균형발전으로 지역자치를 ― 지역공동체의 균형발전 전략
협동조합 ‘농협’을 주인인 ‘농민’에게 ― 조합원이 만들어가는 ‘농업협동조합’으로
독일·오스트리아 농촌공동체 연수기 ― ‘돈 버는 농업’ 말고 ‘사람 사는 농촌’으로
참고문헌
정기석 마을연구소 소장이 제안하는 온 국민이 연대하는 미래 농업의 청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