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 조정래

2015. 2. 17. 15:08이런저런 이야기/책 속에 길이 있다

                                                                           

 

 

 

혼돈의 시대, 문학인생 45년 조정래의 시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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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2.17 저작권자 © 경기일보

인터뷰·강연·칼럼 등에 공개한 의견 엄선
미처 전달되지 않은 내용 보충한 산문집
작가의 문학론·인생관·민족의식 등 담아

대하소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정글만리’로 우리나라 근현대 비극을 예리하게 그려낸 조정래 작가의 인생관과 사회 인식을 한눈에 꿰뚫는 책이 나왔다.

‘조정래의 시선: 지금 우리는 무엇을 주시해야 하는가’(해냄刊)는 “문학과 우리 역사 그리고 사회적인 긴급한 문제에 한해” 발언한다는 원칙을 문학인생 45년간 지켜온 작가가 인터뷰와 강연, 신문 칼럼 등에 공개한 의견을 엄선하고 미처 전달되지 않은 내용을 보충해 정리한 산문집이다.

작가는 책을 내면서 “매 순간 진정을 다 바친 내 인생의 결정들을 구슬 꿰듯이 하고 싶은 마음의 표현이 이번 책이다. 여기 여러 국면의 이야기들은 나의 문학론이기도 하고, 인생관이기도 하고, 민족의식이기도 하고, 민족사에 대한 견해이기도 하고, 사회 인식이기도 하고, 인간다운 세상을 향한 염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조정래의 시선
조정래 著 / 해냄 刊

사회구성원이자 치열한 문학인, 그리고 후회 없는 생을 살아온 한 사람으로서 소설에서 직접 말하지 않은 문학론, 인생관, 민족의식, 사회 인식을 담은 이 책은 “인생이란 자기 스스로를 말로 삼아 끝없이 채찍질을 가하며 달리는 노정이고, 두 개의 돌덩이를 바꿔 놓아가며 건너는 징검다리”라고 정의한 작가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1990년대 중국 방문 이후 중국의 자본주의적 속성을 간파하고 20여 년 이상 고민해 온 작가가 장편소설 ‘정글만리’를 쓰게 된 동기에서 시작해, 역사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한국과 중국의 관계와 상호 협력해야 할 두 나라의 미래에 대한 통찰과 전망이 등장한다.

또 지난 100년간 여러번 시도되었으나 불가피하게 좌절된 한국의 영세중립국화에 대한 견해, 세계 곳곳에서 역사를 창조해 온 이름 없는 민중에 대한 깊은 애정과 믿음, 노동의 가치는 소중하기에 현시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비정규직 문제 개선, 약소국 국민으로서 방어적·공생적·개방적 민족주의의 지향 등에서 “역사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고, 미래를 밝혀주는 등불”이라는 작가의 민족의식과 사회 인식을 피력한다.

소설이란 타인의 영혼을 흔드는 것이므로 이를 위해 하루 16시간 이상 집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작가로서의 책무,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이라는 격언에 따라 재능보다는 노력을 믿는 인생관, 문학은 세상을 변화, 발전시킬 수 있기에 인간에게 기여하기 위한 소설을 쓴다는 문학론 등 작가의 핵심적인 사유와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치밀한 취재와 끊임없는 글 쓰기로 오늘날 놓쳐서는 안 될 문제의식을 일깨우는 ‘현재진행형’ 작가 조정래가 어떤 관점에서 이 시대를 진단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일독을 권한다. 값 1만3천500원

강현숙기자



조정래의 시선/ 조정래/ 해냄



조정래는 "문학과 우리 역사 그리고 사회적인 긴급한 문제에 한해 발언한다"는 원칙을 문학인생 45년간 지켜왔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으로 한국 근현대의 비극을 꼬집고 '정글만리'를 통해서는 세계정세의 격변 속 이정표를 제시하면서도 소설 이외의 매체를 통해서는 좀처럼 목소리를 내지 않았던 이유다.

그런 그가 그간 인터뷰와 강연, 신문 칼럼 등에 공개했던 의견을 엄선하고 보충한 산문집을 출간했다. 그는 "인생이란 자기 스스로를 말로 삼아 끝없이 채찍질을 가하며 달리는 노정이고, 두 개의 돌덩이를 바꿔 놓아가며 건너는 징검다리"라고 정의하며 이 책이 "매 순간 진정을 다 바친 내 인생의 결정들"이라고 적었다.

책에는 소설을 통해 미처 하지 못했던 그의 문학론, 인생관, 민족의식, 사회인식 등이 담겨있다. '정글만리'를 쓰게 된 동기부터 한국과 중국의 미래에 대한 전망, 한국의 영세중립국화에 대한 견해, 비정규직 문제 개선, 방어적·공생적·개방적 민족주의에의 지향과 같은 굵직한 주제들 안에 역사의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민중에 대한 애정을 표현한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에서 계속해서 그리고 있는 것이 민중입니다. 백성, 곧 이름도 없고 권력도 없으면서 꿋꿋하게 일정 지역을 지켜내며 살아온 무리들 말입니다.(중략) 중국 5000년의 거대하고 찬란하고 감동 어린 문화는 바로 그들의 인내와 피땀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85쪽)

"역사는 끝나버린 과거가 아니라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고 미래를 밝혀주는 등불입니다. 그리고 그 과거가 우리처럼 슬프고 비참할수록 똑똑히 기억하고 있어야만 또 그런 비극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런 참극을 막기 위해 역사 공부는 필수적인 것이고 소설 또한 역사 공부의 딱딱함과 건조함을 피해 다른 방법으로 역사의 상처와 고통을 일깨우고 체험케 하는 것이고 그것이 소설가의 여러 임무 중에 또 한 가지라 생각합니다.
 
"(139쪽)

소설가로서의 사명감도 돋보인다. "소설이란 타인의 영혼을 흔드는 것이므로 이를 위해 하루 16시간 이상 집중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말에서는 비장한 장인정신이 느껴진다. 이 밖에도 재능보다는 노력을 믿는 인생관, 문학이 세상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인간에게 기여하기 위해 소설을 쓴다는 문학론 등 그의 가치관과 철학이 집대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