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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마을은 없다 -- 공저

이런저런 이야기/책 속에 길이 있다

by 소나무맨 2014. 7. 19.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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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모두를 위한 마을은 없다』는 자치하고 자급하는 마을을 위한 7인의 대담을 담았다.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논의된 바는 바로 다양성이다. 아이 하나가 온전히 자라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듯이, 마을이 제대로 서려면 다양한 운동이 필요하고 다양한 힘들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저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그리하여 다시, 우리가 꿈꾸었던 마을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제시하고 있다.

저자소개

권단
옥천 주민으로, ‘옥천살림’ 트럭 운전사로, ‘옥천순환경제공동체’ 상일꾼으로 살고 있다.

김상철
노동당 서울시당 사무처장. 도시에서 새로운 좌파정치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고 믿는 도시주의자. 2004년 당직을 시작한 이래 서울시 정책에 대한 관심을 이어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치가 공존의 문제를 해결하는 희망의 도구가 되길 바란다.

김신범
노동환경건강연구소 화학물질센터 실장. 생산과 소비가 만나야만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노동운동, 환경운동, 소비자운동, 협동조합운동이 만나는 자리를 만드는 것이 최대 관심사다.

김정찬
‘네트워크 고리’ 대표. 삶이 이어져온 자리에서 내 친구들과 우리의 자녀들이 신뢰로삶을 이어가기를 바라며 산다. 일상으로 확인되는 신앙과 정치를 꿈꾸며 공부하고 있는 두 아이의 아빠다.

박영길
청주 ‘생활교육공동체 공룡’ 주방 책임자. 동네에서 재미있게 공부하고 노는 사람이다.

하승우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연구위원
정치학을 전공한 것은 우연이었다. 시험 성적에 맞춰 지원했을 뿐 정치에 관심은 없었다. 대학원에 진학한 것은 학문에 대한 뒤늦은 관심 탓이었지만, 대학원의 교육 과정은 그 관심을 채워 주지 못했다. 그러다 아나키즘과 풀뿌리운동을 만났고, 그때부터 연구와 활동의 경계를 넘나들며 참 공부를 시작했다. 삶이 받쳐 주니 생각의 힘이 부쩍 강해졌다. 자치와 자급의 삶을 고민하면서 수도권을 떠나 충북 옥천에 자리를 잡았다. 공공성과 자치, 자급, 공간, 사회적 경제에 관심이 많다. 경희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채윤
성적소수자를 위한 한국 최초의 재단인 ‘비온뒤무지개재단’에서 일하는 즐거운 워커홀릭. 하지만 내일 죽어도 후회 없도록 사랑하고 맛있는 것 먹으며 노는 것도 중요하다고 믿는 어설픈 워커홀릭이기도 하다.
1972년 부산에서 태어났으며, 어릴 때 공상하다가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사람은 언젠가는 죽으며 살아서 무얼 했든지 간에 죽고 나면 남는 건 똑같은 무덤이라는 것을. 이 무서운 진리는 동성애자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고민할 때 오히려 힘이 되어주었다. 지금 행복하게, 지금 솔직하게, 지금을 누리면서 살아야겠다고.
1998년에 한국 최초의 동성애 전문지 [BUDDY]를 창간했고 2001년부터 퀴어문화축제(kqcf.org) 기획에 참여했으며 2002년에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kscrc.org)를 조직하였다.

목차

서문 | 미지의 만남은 흥미롭다ㆍ하승우 4

마을 모임 1. 누구를 위한 마을인가? 14

무시되어온 일터, 삶터, 무엇이 문제일까? 17
세상이 위험한데 마을은 안전할까? 35
하나된 마을, 과연 가능할까? 47
정치 없는 마을, 지속될 수 있을까? 54

마을 모임 2. 마을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71

누가 마을을 짓밟았을까? 72
마을의 탈정치화, 무엇이 문제일까? 78
누구를 위한 마을인가? 90
마을의 소소한 일들, 정말 제대로 알고 있을까? 94
주민으로 대우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마을? 105
마을에는 무엇이 필요할까? 111
모두를 위한 마을은 없다? 116

마을 모임 3. 마을의 관계망은 잘 만들어지고 있을까? 125

풀뿌리는 보수인가? 126
체제와 생활세계는 구분이 될까? 133
지역 활동가,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까? 147
마을 단위의 공론장은 가능한가? 151
우리는 마을에서 서로 만나고 있는가? 169

마을 모임 4. 우리가 생각하는 마을이란 무엇인가? 187

생산과 소비가 만나야 삶을 지킬 수 있다! 188
정치가 있어야 마을이 산다! 192
씨줄과 날줄이 엮여야 한다! 201
다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203
마을의 공공성이 중요하다! 208
소수자에게로 다가서는 연대가 중요하다! 219
공론장을 만들어라! 232

 

 

마을 만들기는 개발이 아니다
마을 만들기는 사업이 아니다
자치하고 자급하는 마을을 위한 7인의 대담


사회적 관계망이 파괴되어가는 우리 사회에서 대안으로 일어나기 시작한 마을에 대한 논의가 오래 지속되었다. 그러면서 공동체 운동으로 시작되었던 마을 ‘만들기’는 어느덧 지방 행정 기관의 마을 ‘사업’으로 불리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현상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현재 ‘마을 만들기’는 올바른 방향을 향해 가고 있는가? 우리가 왜 처음 국가가 아닌 지역이나 마을을 고민했을까? 기관들이 제시하는 상처럼 마을은 정말 아름답기만 할까? 마을을 유지하는 노동과 정치, 그것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자리는 과연 존중되어지고 있는가?
이 논의를 기획하고 모임을 구성한 하승우는 “마을은 자치와 자금을 가능케 하는 삶의 중요한 기반”이라고 전제하면서 ‘마을’이란 이름으로 진행되는 다양한 활동들이 한국 사회의 대안을 만들고 있는지 묻고 있다. 또 그러한 활동들이 그 마을의 성격에 맞게, 그 지역 주민들과 함께 진행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점검해보자고 제안하고 있다.
이러한 논의에 참여한 사람들은 실제 마을 만들기 운동의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이거나 다양한 영역에서 소수자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전문가적 이론을 근거로 마을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경험된 내용을 토대로 자유롭게 이야기를 전개하고 문제를 공유하고 있다. 즉 공론장을 통해 현 단계 마을 만들기 사업에 대한 비판적 성찰과 앞으로 전개할 올바른 마을 만들기의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공동체에 대한 논의와 성찰을 공동체적으로 접근한 것이다.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논의된 바는 바로 다양성이다. 아이 하나가 온전히 자라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듯이, 마을이 제대로 서려면 다양한 운동이 필요하고 다양한 힘들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저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그리하여 다시, 우리가 꿈꾸었던 마을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제시하고 있다. 생산과 소비가 만나는 건강한 마을, 정치적 논의가 자유롭게 펼쳐지는 마을, 다름이 인정되는 마을, 공공성의 가치를 존중하는 마을, 소수자에게 다가가 연대하는 마을, 공론의 장에서 만들어지는 마을…….

마을공동체를 만들고자 하는 운동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우리 세상에 대한 대안으로 시작되었다. 하지만 최근 마을공동체운동은 정부의 재정 지원을 동반한 정책이 되었고, 이에 의존하는 경향이 커져가고 있다. 그러면서 애초 ‘운동’이었던 것이 점차 ‘사업’으로 변질되는 것은 아닌지 충분히 의심해볼 필요와 동기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 책은 그러한 성찰 ‘꺼리’를 우리에게 제공한다. 더구나 이 책은 한 전문가의 어려운 이론을 근거로 한 비판적 성찰을 담지 않았다. 여럿이 함께 모여 자유롭게 나누고 공유한 내용, 즉 공론장(共論場)을 통해 만든 결과물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이 점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공동체에 대한 논의와 성찰을 공동체적으로 접근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이호(‘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상근연구위원)

책 소개

‘한 명의 아이를 온전히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의 속담이 있다. 사회적 관계망이 파괴되어가는 우리 사회에서 대안으로 일어나기 시작한 마을에 대한 논의가 오래 지속되었다. 그러면서 공동체 운동으로 시작되었던 마을 ‘만들기’는 어느덧 지방 행정 기관의 마을 ‘사업’으로 불리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현상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현재 ‘마을 만들기’는 올바른 방향을 향해 가고 있는가? 우리가 왜 처음 국가가 아닌 지역이나 마을을 고민했을까? 기관들이 제시하는 상처럼 마을은 정말 아름답기만 할까? 마을을 유지하는 노동과 정치, 그것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자리는 과연 존중되어지고 있는가?
이 논의를 기획하고 모임을 구성한 하승우는 “마을은 자치와 자금을 가능케 하는 삶의 중요한 기반”이라고 전제하면서 ‘마을’이란 이름으로 진행되는 다양한 활동들이 한국 사회의 대안을 만들고 있는지 묻고 있다. 또 그러한 활동들이 그 마을의 성격에 맞게, 그 지역 주민들과 함께 진행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점검해보자고 제안하고 있다.

이러한 논의에 참여한 사람들은 실제 마을 만들기 운동의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이거나 다양한 영역에서 소수자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전문가적 이론을 근거로 마을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경험된 내용을 토대로 자유롭게 이야기를 전개하고 문제를 공유하고 있다. 즉 공론장을 통해 현 단계 마을 만들기 사업에 대한 비판적 성찰과 앞으로 전개할 올바른 마을 만들기의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공동체에 대한 논의와 성찰을 공동체적으로 접근한 것이다.
마을 이야기를 공유하며 논의를 전개해나간 사람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 책의 성격을 알 수 있다. 먼저 <옥천신문> 기자로 입사한 뒤 ‘옥천살림’, ‘옥천순환경제공동체’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권단은 지역의 먹거리와 주민 자치에 힘쓰고 있다. 그는 어느새 우리 사회의 모든 것이 국가와 시장, 체제와 자본으로 해석되고 있음을 문제 제기한다. 그러면서 씨줄인 공동체와 날줄인 결사체들이 공론장을 통해 자치와 자급, 순환과 공생하는 지역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진보정당운동을 하고 있는 김상철은 도시계획이나 주택정책, 문화예술정책에 관심을 두고 있다. 그는 마을 만들기가 새마을운동처럼 자치와 자급력을 고사시키거나 ‘세계로 수출하는 상품’으로 언급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지역사회운동이 정치와 어떻게 관계를 맺을 수 있을지, 올바른 상을 제시하고 있다.
노동자의 건강권과 작업환경에 관심을 두고 ‘노동환경건강연구소’에서 일하는 김신범은 마을을 구성하는 노동하는 사람들의 문제를 되짚는다. 그는 생산과 소비가 서로 만나야 안전한 사회가 될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 마을도 생활과 경제와 환경의 공동체로서 관계 회복이 이루어질 때 안전한 삶의 공간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종로를 중심으로 모인 여러 단체들의 네트워크 ‘품애’에서 활동하는 김정찬은 거대한 콘크리트 벽에 막혀 관계망이 무너진 도시 공간에서 새로운 소통의 장을 만드는 데 힘쓰고 있다. 그는 마을을 구성하고 있는 여러 다양한 사람들을 다양한 활동과 모임들을 통해 삶의 관계망을 회복하자고 제안한다.
‘생활교육공동체 공룡’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영길은 오랫동안 지역사회운동에 몸담았다. 노동과 인권, 경제와 노동, 대안금융운동, 도시 연구 등 정형화되지 않는 다양한 활동들을 해온 그는 공동체가 이상과 소속감을 강조하면 거대한 감옥이 되거나 소외와 배척이 당연시되는 사회가 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 그는 마을 안에 다양한 차이들이 끊임없이 다투고 타협하는 일상의 각축장임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성적소수자를 위한 한국 최초의 재단인 ‘비온뒤무지개재단’에서 일하는 한채윤은 소수자의 관점에서 마을을 진단한다. ‘모두를 위하는’이라든지, ‘함께 어울려’라든지와 같은 말에 은연중 포함되지 않길 바라는 사람들이 존재한다고 지적하면서, 문화적 다양성과 창조성을 수용하는 마을을 강조한다.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논의된 바는 바로 다양성이다. 아이 하나가 온전히 자라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듯이, 마을이 제대로 서려면 다양한 운동이 필요하고 다양한 힘들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저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그리하여 다시, 우리가 꿈꾸었던 마을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제시하고 있다.
생산과 소비가 만나는 건강한 마을, 정치적 논의가 자유롭게 펼쳐지는 마을, 다름이 인정되는 마을, 공공성의 가치를 존중하는 마을, 소수자에게 다가가 연대하는 마을, 공론의 장에서 만들어지는 마을…….

책속으로

‘마을’이라는 말이 여기저기 등장하는 것을 볼 때마다 반갑기도 했지만 마음이 불편했다. 전국이 마을로 힐링을 하려는 건가. 마을로 풀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을 텐데, 왜 마을만 얘기할까. 어느 순간 마을은 정부의 정책에도 등장하고 기업의 광고에도 등장하는 무채색의 개념이 되어버렸다.
물론 마을은 자치와 자급을 가능케 하는 삶의 중요한 기반이다. 하지만 한국처럼 기본적인 인권이 존중받지 못하고 노동자와 농민의 권리가 짓밟히며 성소수자와 청소년의 정체성이 부정당하는 사회에서 마을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 그 정도의 능력을 마을이 정말 가지고 있나? 그리고 마을의 이름으로 진행되는 다양한 활동들이 그 마을에 걸맞게 주민들과 함께 진행되며 한국 사회를 바꾸고 있나? 마을 ‘만들기’, 마을 ‘공동체’라는 말이 ‘사업’으로 얘기되는 것을 볼 때마다 이런 물음이 생겼다.
―「서문 : 미지(未知)의 만남은 흥미롭다」 중에서

마을을 마을답게 하는 것은 역시 사람이다. 마을의 정체성은 그 마을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다. 그래서 마을은 가상의 어떤 것, 혹은 어떤 마을에 맞는 계층의 것이 아니다. 구체적으로 지금-여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어야 한다. 서울은 세계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일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게다가 2명 중 1명은 2년마다 사는 곳을 옮겨 다니는 신세다. 한마디로 서울 사람들은 서울이라는 대도시의 표면을 타고 흐르는 존재다. 우리가 생각하는 마을의 이미지는 대개가 ‘오랜’ 관계의 숙성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그 ‘오래됨’이라는 조건 자체가 가상의 이쪽과 저쪽을 가른다. 그래서 마을은 모든 것을 담는 그릇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정치를 품은 마을, 울퉁불퉁한 마을을 꿈꾼다」 중에서

밥을 먹고 나서 공유할 이야기가 있으면 토론도 하고 그러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모임에 참여하게 됐고, 우리도 지역의 다른 주민들과도 만나는 지점을 조금씩 넓혀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와서 첫 번째 버스 광고를 기획했어요. 마포구를 도는 마을버스 내부에 광고를 내는 거죠. 광고 문구는, 약간 암호 같았지만, 알아들을 사람은 이해하는 문구였어요. 가령 이런 식이죠. “안녕하세요? 우리 어제도 망원시장에서 만났잖아요. 다음에 만나면 꼭 인사 나눠요” 그 옆에 여섯 가지 색깔 무지개와 마레연 다음 카페 웹주소를 쓴 거죠. 광고를 보고 더 많은 사람들이 가입을 했어요.
―「소수자에게로 다가서는 연대가 중요하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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