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수돗물의 국민인식 현황 및 제고방안 / 이 행 순 녹색소비자연대 생태환경팀장

강과 하천/강, 하천, 도랑살리기

by 소나무맨 2014. 3. 15. 18:03

본문

수돗물의 국민인식 현황 및 제고방안 / 이 행 순 녹색소비자연대 생태환경팀장 이슈기사

2014/03/07 16:20

복사 http://waterjournal.blog.me/110186673471

전용뷰어 보기

“막연한 불안감이 수돗물 안 마시는 이유”


소독냄새·수도관 녹물·물탱크 내 이물질도 불신 원인 … 끓인 수돗물은 선호
정수기·먹는 샘물 이용자 꾸준히 증가 … 수돗물 품질 우수성 확보 급선무

 

   
▲ 이 행 순
녹색소비자연대 생태환경팀장

 

 

우리나라 수돗물 음용률 55%에 불과 
 
외국의 수돗물 음용 현황을 살펴보면, 영국 90%, 미국 82%, 일본 78%가 수돗물을 음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우리나라는 55%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우리나라 수돗물 음용 현황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 정도가 수돗물을 끓여 마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전반적으로 수돗물 음용은 감소하고 있는 추세를 보였다. 음식물 조리에 수돗물을 사용하는 경우는 지난 4년 동안 꾸준히 70% 이상을 기록했으며, 정수기를 설치해 수돗물을 음용하는 비율은 점차 증가세를 보였다. 끓인 수돗물 음용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돗물홍보협의회에서 실시한 ‘2013년 수돗물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수돗물 음용률이 높을 때는 정수기 음용률이 감소했고, 정수기 음용률이 높을 때는 수돗물 음용률이 감소하는 추세를 확인할 수 있었다. 수돗물 음용 하락률을 결국 정수기 음용이 흡수하고 있는 양상인 것이다.

 

 


 

   
 

수돗물 음용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기 위한 ‘수돗물이 식수로 적합한가’에 대한 의견 조사에서는, “수돗물이 식수로 적합하다”는 응답이 절반(58.5%)이었지만 “부적합하다”는 의견 또한 40.5%로 무시하지 못할 수치가 나왔다. 

 

 

불신·우려 등 심리적인 요인에서 기인

 

수돗물의 불신은 결국 낮은 수돗물 음용의 원인이 되고 있다. 특히 낮은 음용의 원인 중 67%는 물맛이 없거나 이물질 등으로 인한 기술적 요인 보다 막연한 불안감과 수도관 불신 등의 심리적 요인에 기인한 것이었다.

수돗물을 마시지 않는 이유로 31.9%는 “막연함 불안감”을 꼽았다. 그 이유는 “주변에 마시는 사람이 없으니 마시지 않거나 수돗물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모르니 마시기 불안하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수돗물 수질에 대한 불신은 28.5%로, “물탱크와 수도관이 더러울 것 같아서”가 18.3%, “녹물 등 이물질이 나올 것 같아서” 10.2% 등이었다.

수돗물 음용 시 불편사항에 대한 조사 결과로는 냄새와 관련된 불편사항 응답이 과반(50.7%)을 차지했고, 수돗물에서 녹물이 나왔거나 석회가 있어서라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수돗물을 음용하는 대신 먹는 샘물이나 정수기를 사용하는 이유는 대부분 유명업체에서 생산하기 때문이라는 등의 심리적 요인에서 기인했다.

우수한 효능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음용한다는 비율은 2012년 4.2%에 불과했다. 이는 2005년 환경부 자료에서 많은 사람들이 ‘안전과 편리’를 정수기 사용 이유로 꼽은 것과 비교된다.

 

   
 
   
 
사회적 비용 증가·환경오염 문제 유발

 

전반적인 수돗물의 국민인식 현황을 종합하면, 끓인 물을 포함해 수돗물을 음용하는 비율은 55%로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이다. 음식물 조리에 수돗물을 사용하는 비율은 77%로, 정수기 보급률 증가와 상관 관계를 보였다.

   
 
   
 
수돗물이 “식수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58%로 나타났는데, 막연한 불안감 등 심리적 요인과 냄새에 대한 현실적 요인, 정수기에 대한 신뢰가 식수 부적합 요인으로 꼽혔다.

한편, 낮은 수돗물 음용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유발한다. 첫째,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한다. 생수, 정수기 등의 수돗물을 대신하는 소비제품의 이용자 급증으로, 생수 페트병 쓰레기 처리비용과 정수기 대기전력이 낭비된다. 또한 K-water 자료에 따르면, 1.5L 또는 2L 생수병당 가격 기준으로 수돗물이 생수보다 최소 380배 이상 저렴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둘째, 환경오염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 생수 이용은 지하수 고갈을, 정수기 이용은 제조공장의 탄소 발생을 유발한다. 수돗물의 탄소 발생량은 생수의 0.1% 수준으로, 1일 하루 평균 생수 대신 수돗물을 음용할 경우 1년간 엄청난 양의 탄소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다. 이는 1년 동안 어린 소나무 51그루를 심는 효과와 동일하다.

지난 2월 3일, 녹색소비자연대는 전국 10개 아파트의 수도꼭지, 정수기, 저수조를 대상으로 수질검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정수기 물은 조사대상의 절반에 가까운 약 49%가 일반세균 항목에서 먹는 물의 수질기준을 초과했지만 조사대상 수도꼭지 수돗물과 저수조의 수질검사 결과는 모두 음용에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한편, 국립환경과학원 박주현 연구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수돗물에 포함된 잔류염소는 세균의 번식을 막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정수기는 필터링 과정에서 잔류염소까지 완전히 제거하여 수돗물에 비해 세균번식이 쉬운 환경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 만족 수질관리 강화 필요

 

수돗물 음용을 제고하기 위해서 국민들의 눈높이 변화에 집중해야 한다. 과거에는 질병 우려와 소독 처리를 중심으로 위생적인 물을 강조했다면, 이제는 수질기준을 강화한 안전한 물은 물론 맛있고 건강한 물로 수돗물 음용을 높여야 한다.

인식의 변화도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환경부에서 수돗물 신뢰성 확보를 위한 과제를 조사한 결과, 2005년에 비해서 2008년에 가장 눈에 띄는 과제로 꼽힌 것은 노후 수도관 교체 등 급수·배수시설 개선이었다. 반면, 상수원 이전은 신뢰성 확보를 위한 과제로서의 역할이 크게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국민들의 신뢰성 증대를 위한 수돗물 인식 변화 과제를 적절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정책방향의 변화가 필요하다. 소비자가 만족하는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수질관리를 강화하고, 마을 상수도와 소규모 급수시설의 관리를 엄격히 해야 한다. 수질관리 강화를 위한 연구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과 겨울철 및 갈수기 수질관리를 강화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안전한 수돗물, 대국민 적극 홍보 필요

 

특히, 소비자가 만족하는 수돗물 수질관리 강화를 위해서는 △시민 참여 및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수돗물 평가위원회 운영 활성화 △수질검사체계를 구축·운영하고 수질기준을 초과할 경우 주민공지 실시 △정수장 운영실태 견학, 수돗물 시민 평가단 운영 등 수돗물의 불신 해소를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시행 △주민의식조사 실시 △주요 행사와 회의 시에 페트병 수돗물 사용의 활성화 △수돗물 품질보고서를 발간 및 제공하는 것 등이 필요하다.

   
▲ 소비자가 만족하는 수돗물 수질관리 강화를 위해서는 수돗물 평가위원회 운영 활성화 및 수질검사체계의 구축·운영이 필요하다.
향후 수돗물 음용률을 높일 수 있는 과제는 크게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시설 및 품질관리의 우수성을 확보하는 것과 정보에 대한 적극적인 대국민 홍보·캠페인이다.

시설 및 품질관리의 우수성을 확보하는 방안으로는 첫째, 정수처리 공정별 미네랄 거동, 보존 및 개선방안을 조사해 맛있고 건강한 물에 대한 국민의 요구를 충족시켜야 한다. 둘째, 깨끗하고 안전한, 그리고 맛있고 건강한 물 공급을 위한 시범사업을 실시해 대상 주민들에 대한 수돗물 인식도의 변화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

셋째, 50% 이상이 냄새로 수돗물을 음용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를 반영하여, 잔류염소 및 냄새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정수장의 공정을 최적화하는 것이다. 넷째, 가정 내 수도꼭지를 통해 공급되는 배관에 대한 불신을 불식시키기 위해, 수돗물 급수·배수 과정의 노후관을 개량하고 낡은 옥내 급수관·저수조를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이다.

   
▲ 소비자 50% 이상이 소독냄새로 수돗물을 음용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를 반영하여 잔류염소 및 냄새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정수장 공정을 최적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사진은 영등포정수장에서 서울시 병물 수돗물인 '아리수' 생산 과정.
수돗물 정보에 대한 적극적인 대국민 홍보·캠페인을 위해서는 수돗물, 국내외 생수, 약수, 정수기와의 비교 분석을 포함한 수돗물 품질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해야 하며, 상시적인 수돗물 불신 사유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를 실시하여 변화 추이를 점검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워터저널』 2014.3월호에 게재]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