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의 국민인식 현황 및 제고방안 / 이 행 순 녹색소비자연대 생태환경팀장 이슈기사
2014/03/07 16:20
http://waterjournal.blog.me/110186673471
“막연한 불안감이 수돗물 안 마시는 이유”
소독냄새·수도관 녹물·물탱크 내 이물질도 불신 원인 … 끓인 수돗물은 선호
정수기·먹는 샘물 이용자 꾸준히 증가 … 수돗물 품질 우수성 확보 급선무
▲ 이 행 순 녹색소비자연대 생태환경팀장 |
우리나라 수돗물 음용률 55%에 불과
외국의 수돗물 음용 현황을 살펴보면, 영국 90%, 미국 82%, 일본 78%가 수돗물을 음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우리나라는 55%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우리나라 수돗물 음용 현황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 정도가 수돗물을 끓여 마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전반적으로 수돗물 음용은 감소하고 있는 추세를 보였다. 음식물 조리에 수돗물을 사용하는 경우는 지난 4년 동안 꾸준히 70% 이상을 기록했으며, 정수기를 설치해 수돗물을 음용하는 비율은 점차 증가세를 보였다. 끓인 수돗물 음용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돗물홍보협의회에서 실시한 ‘2013년 수돗물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수돗물 음용률이 높을 때는 정수기 음용률이 감소했고, 정수기 음용률이 높을 때는 수돗물 음용률이 감소하는 추세를 확인할 수 있었다. 수돗물 음용 하락률을 결국 정수기 음용이 흡수하고 있는 양상인 것이다.
수돗물 음용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기 위한 ‘수돗물이 식수로 적합한가’에 대한 의견 조사에서는, “수돗물이 식수로 적합하다”는 응답이 절반(58.5%)이었지만 “부적합하다”는 의견 또한 40.5%로 무시하지 못할 수치가 나왔다.
불신·우려 등 심리적인 요인에서 기인
수돗물의 불신은 결국 낮은 수돗물 음용의 원인이 되고 있다. 특히 낮은 음용의 원인 중 67%는 물맛이 없거나 이물질 등으로 인한 기술적 요인 보다 막연한 불안감과 수도관 불신 등의 심리적 요인에 기인한 것이었다.
수돗물을 마시지 않는 이유로 31.9%는 “막연함 불안감”을 꼽았다. 그 이유는 “주변에 마시는 사람이 없으니 마시지 않거나 수돗물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모르니 마시기 불안하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수돗물 수질에 대한 불신은 28.5%로, “물탱크와 수도관이 더러울 것 같아서”가 18.3%, “녹물 등 이물질이 나올 것 같아서” 10.2% 등이었다.
수돗물 음용 시 불편사항에 대한 조사 결과로는 냄새와 관련된 불편사항 응답이 과반(50.7%)을 차지했고, 수돗물에서 녹물이 나왔거나 석회가 있어서라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수돗물을 음용하는 대신 먹는 샘물이나 정수기를 사용하는 이유는 대부분 유명업체에서 생산하기 때문이라는 등의 심리적 요인에서 기인했다.
우수한 효능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음용한다는 비율은 2012년 4.2%에 불과했다. 이는 2005년 환경부 자료에서 많은 사람들이 ‘안전과 편리’를 정수기 사용 이유로 꼽은 것과 비교된다.
사회적 비용 증가·환경오염 문제 유발
둘째, 환경오염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 생수 이용은 지하수 고갈을, 정수기 이용은 제조공장의 탄소 발생을 유발한다. 수돗물의 탄소 발생량은 생수의 0.1% 수준으로, 1일 하루 평균 생수 대신 수돗물을 음용할 경우 1년간 엄청난 양의 탄소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다. 이는 1년 동안 어린 소나무 51그루를 심는 효과와 동일하다.
지난 2월 3일, 녹색소비자연대는 전국 10개 아파트의 수도꼭지, 정수기, 저수조를 대상으로 수질검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정수기 물은 조사대상의 절반에 가까운 약 49%가 일반세균 항목에서 먹는 물의 수질기준을 초과했지만 조사대상 수도꼭지 수돗물과 저수조의 수질검사 결과는 모두 음용에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한편, 국립환경과학원 박주현 연구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수돗물에 포함된 잔류염소는 세균의 번식을 막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정수기는 필터링 과정에서 잔류염소까지 완전히 제거하여 수돗물에 비해 세균번식이 쉬운 환경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 만족 수질관리 강화 필요
안전한 수돗물, 대국민 적극 홍보 필요
▲ 소비자가 만족하는 수돗물 수질관리 강화를 위해서는 수돗물 평가위원회 운영 활성화 및 수질검사체계의 구축·운영이 필요하다. |
▲ 소비자 50% 이상이 소독냄새로 수돗물을 음용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를 반영하여 잔류염소 및 냄새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정수장 공정을 최적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사진은 영등포정수장에서 서울시 병물 수돗물인 '아리수' 생산 과정. |
[『워터저널』 2014.3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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