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서울시 사회적경제인의 과제

2014. 2. 19. 07:44경제/대안사회경제, 협동조합

2014, 서울시 사회적경제인의 과제

 

 

  존경하는 서울의 사회적경제인 여러분!!

 올 한해도 서울시민의 생활문제 해결과 경제조직으로서의 치열한 생존전쟁을 감내하시느라 정말 노고가 많으셨습니다.  사회적경제 조직의 지속가능한 생태계 조성을 위해 함께 수고해주신 공공 및 자원개발 조직에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희 센터도 올해 411일 개소식을 전후로 사업비 계약심사제도라는 긴 관문을 거쳐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지원업무 수행에 동참해오고 있습니다.

 

비평 그룹이 아닌 정책 주체가 된 사회적경제계

 

 요즘처럼 골목경제가 위축되고 사회통합의 수요는 증폭하는 시기가 우리 사회적경제 조직에게는 위기이자 동시에 미션실현의 적기(기회)이기도 하죠. 이에 좀 더 많은 시민들이 체감 가능한 규모와 방식으로 사회적·경제적 혁신가치를 창출해 줄 것을 요구받는 한 해였으리라 봅니다.

 

 그리고 2014, 우리를 향한 사회적 기대는 계속될 뿐 아니라 6월 지방선거를 전후로 사회적경제의 유용성 및 성과 평가를 놓고 논쟁도 거세지리라 전망됩니다. 더 이상 사회적경제계는 정책 비평그룹이 될 수 없으며, 오히려 시민들로부터 평가를 받는 사회책임의 일 주체가 된 것입니다.

 

'서울 선언'으로 물꼬 튼 사회적경제 국제 교류 이어가야

 

 위안을 얻는 것은, 지난 11월 5~7일 '국제 사회적경제 포럼'에 참여했던 캐나다, 영국, 이탈리아, 일본 등의 도시들이 이미 이러한 위기에 어떻게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경제 민주화를 확장시키며 도시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주체로서 성장하였는지 실증을 마쳤을 뿐 아니라, 상설적인 국제협력기구를 만들어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지구적 차원에서 협동할 것을 합의했다는 점입니다.

 

 이에 서울시와 서울의 사회적경제 조직들은 국제 사회적경제 포럼 마지막 날 함께 선언한 서울 선언을 함께 실천하며 업종별 국제교류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센터의 지원업무를 강화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국내는 물론 세계 각지에서 사회적경제가 성장 중인 도시들의 참여와 연대가 확장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현장이 적극 참여하는 진정한 '민관 협치'를 위해

 

 현재 서울의 사회적경제는 진화 중’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2009년 시작된 서울형 사회적기업 육성과는 달리 좀 더 자발적이고 광범위한 계층의 시민들이 등장했던 협동조합의 급성장이나 마을의 수요와 주민출자에 기반한 지역화 강화등이 현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충청남도 등에서 시작된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을 위한 민관 협치의 노력들이 인구 천만의 수도서울로 이어지면서 벌써 2년째 서울시 사회적경제 민관협의체를 운영하는 가운데 서울시 사회적경제의 비전과 구체적 정책개발에 대한 공동 정책생산, 공동책임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이에 민관협의체를 이끌고 있는 사회적기업협동조합마을기업자활기업 부문협의체의 회원 확대와 이를 기반한 상시적 정책제언 기능이 강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몇 년간은 당사자 협의체의 조직역량 및 자조 활동 강화를 위한 기반 조성에 지원이 필요하리라 봅니다.

 

'주민 참여형 지역 개발 트러스트' 조성 기대

 

 특히 서울에서는 유휴 공공자산을 이용한 자치구별 사회적경제 클러스터조성하고 사회적경제협의체 및 지원조직에서 자치관리함으로써 사회적경제가 기반한 커뮤니티의 공유자산 형성을 돕는 새로운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향후로는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임대보증금을 공동투자하여 낙후지역 내에 부지나 노후건물을 확보할 경우에 리모델링비나 건축비를 지원하고 기부체납을 전제로 한 장기 사용권을 보장하므로써 여유공간을 활용한 사회적 임대사업을 추진하고 임대수익을 사회적 가치창출에 재투자하도록 보장하여 사회적경제의 딜레마=내부 비용이전 장치 부재문제를 해결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러한 실험이 1980년대 유럽과 미국에서 시작되어 성공적 지역재생으로 이어진 주민참여형 지역 개발 트러스트사회적경제 활동유형으로 이어지리라 확신합니다.

 

공공조달, 상호 거래, 시장 개척 내년 더 성과 내야

 

  또한 올 초 본격화되기 시작한 사회적경제 조직의 간접 지원도 계속 정비, 확대될 전망입니다. 올해 서울시는 사회적경제 조직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조달 목표액으로 최소 507억 원을 설정하였고 무난히 양적목표를 달성할 전망입니다.

  그러나 추가 과제로 제기되고 있는 사회서비스 민간위탁을 포함하는 담대한 목표수립으로의 전환과 이를 가능케 할 부서별 협력 강화, 공공조달 목표액에 버금가는 사회적경제 조직들 간의 상호거래 활성화, 민간시장 개척을 위한 기반조성 등이 내년에는 좀 더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서울시에서 전국 최초로 시행하여 주목을 받고 있는 사회투자기금의 추가과제인 장기투자가 가능한 인내자본화, 자치구별 지역기금 및 기금전문가 육성을 위한 투자 등과 함께 사회적경제 당사자 조직들의 수익금 여수신을 통한 민간 투자기금 조성 확대도 꼭 실현해가야 할 것입니다.

 

질 높은 고용, 자율 공시 등 현장이 먼저 나서자

 

  이에 2014년도 초에 있을 사회적경제 조직들과 협의체, 지원조직의 회원총회에서 다음과 같은 공동안건을 부의해 주실 것을 감히 제안드립니다. 이는 바로 사회적경제 조직간 상호거래비중 연간 10% 확대, 서울시 사회적경제 지역/업종 사회투자기금 공동조성, 동종업종 영리기업/복지사업장과 비교해 질 높은 고용보장, 투명경영 실현을 위한 자율경영공시제 참여입니다

  이러한 사회적경제계의 모범적인 약속과 실천이 가시화될 때 비로소 천만 시민들도 우리 사회가 고립과 불안을 넘어 협동사회로 전환이 가능하다는 신뢰를 형성하기 시작할 것이며, 사회적경제를 통해 지역순환경제 구축이 가능하다는 믿음 하에 우리의 평가자로서 뿐이 아니라 윤리적이고 건강한 생산자이자 소비자로, 나아가 시민투자자로서 더 굳건히 우리를 지지하리라 봅니다. 늘 그랬듯이 현장의 혜안과 지도력을 믿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이은애 서울특별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