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2. 9. 23:02ㆍ이런저런 이야기/책 속에 길이 있다
선거로 세상을 바꿀 순 없다
한겨레 입력 2014.02.09 22:00남태현 지음
창비·1만5000원
이 책에는 '선거 만능주의의 함정'이란 부제가 달려 있다. 정치는 누가 하는 것인가에 대한 문답에서 시작한 지은이가 책 밑바탕에서 제기하는 물음은 이렇게 요약된다. 우리는 민주체제에 살고 있는가? 구체적으로 풀면, 5년마다 대통령을, 4년마다 국회의원을 뽑는 나라의 주인인 '민'(대중, 인민)으로서 '나'의 '소중한 한 표', 그 민의는 우리가 살고 있다는 이 민주체제에서 정말로, 제대로 반영되고 있는가?
한 예를 들어보자. 1987년 대선에서 노태우 여당 후보는 36.6%의 표를 얻어, 각각 28%, 27%를 얻은 야당의 김영삼, 김대중 후보를 누르고 대통령이 됐다. 야권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은 탓에 55%를 얻고도 패배했다는 탄식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만, 그 결과는 달리 보면 선거제도 그 자체 때문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 대선이, 과반 득표를 하지 못하면 1·2위 후보가 결선에서 재대결하는 방식이었다면 결과는 사뭇 달랐을 것이다. 노태우·김영삼 결선에서 김대중 지지자들이 김영삼을 찍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002년 프랑스 대선에서 보수당의 자크 시라크 후보는 19.9%를 얻어 극우파 장마리 르펜(16.9%)과 사회당 리오넬 조스팽(16.2%)을 미미하게 앞섰지만, 시라크와 르펜이 맞선 결선에서 사회당을 비롯한 좌파 정당 지지자들이 보수당을 지지함으로써 시라크가 82.2% 대 17.8%로 압승했다.
민의가 무엇이건 그것을 선거로 드러내는 것이 민주체제의 핵심이다. 87년 대선 결과는 다수(55%)의 민의가 그 민의를 드러내기 위한 도구인 선거제도로 말미암아 드러나지 못하고 좌절을 겪은 사례다. 지은이는 대선뿐 아니라, 한국의 현행 국회의원 선거제도가 득표율과 의석수가 비례하기보다는 한 선거구에서 1위 후보만이 이기는 승자 독식 체제인 탓에 소수 정당들의 국회 진출을 가로막고 있음을 적시하면서, 이런 점에서 "선거로 민의를 드러낸다는 민주주의의 기본 가정은 어찌 보면 살짝 코미디인 셈"이라고 말한다.
대의제가 민의 왜곡할 때 많아
다양한 정치참여 제도화 필요
대중의 직접행동이 정치 개혁
요컨대 우리는 '제한된 민주' 체제에 살고 있다. 현행 대의제도는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더욱이 2012년 대선에서 국가정보원과 국가보훈처 등의 불법 개입은 자유롭고 경쟁적이며 공정한 선거라는 민주주의 필요조건을 충족시키지 않음으로써 민주체제 그 자체를 뒤흔든 사건이라고 지은이는 본다. "그런 제한된 민주체제 아래서는 민중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못한다는 점에서 독재체제와 기본적으로 비슷하다." 그렇기에 민주주의, 곧 민의 지배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선거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정치참여를 제도로써 보장해야 한다. 민에게 선거 외 다른 경로의 정치참여를 막아버리면, 이는 선거 외의 더 효과적인 기제(돈, 조직, 사상)를 가진 힘센 이들의 편을 들어주는 셈이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한국에서 정치참여를 막는 큰 걸림돌로 국가보안법과 집시법을 예로 든다. "자본주의로부터의 해방"을 소명으로 밝히고 있는 프랑스 공산당도, 2012년 선거에서 6.2% 득표를 한 일본 공산당도 한국에 있었다면, 2008년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이, 2012년 노동해방실천연대가 줄줄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철퇴를 맞았듯이, 감옥행이었을 것이라고 지은이는 야유한다. 또한 헌법은 민의 집회·결사의 자유를 명시하고 있지만, 현행 집시법은 시위를 하려는 민이 정부의 허락을 구해야 할 뿐 아니라 그마저도 해가 지면(일몰 후 일출 때까지) 그 자유를 아예 포기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지은이는 선거는 민주주의의 한 경로일 뿐이며, 민주주의의 발전, 정치의 발전은 직접행동을 통해서 이뤄질 수 있다고 말한다. 1987년 6월항쟁, 1960년 4·19혁명으로 독재체제를 밀어낸 한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의 현대사가 보여주듯, 세상을 바꾼 것은 시위, 집회, 의견 공표 같은 직접적인 정치참여, 직접행동이었다.
책은 한국의 민주체제 아래서 돈(삼성 이건희 회장)과 종교(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와 한기총)가 어떻게 '숨은 정치'를 하면서 나의 한 표, 1인 1표 원칙을 깨는지를 드러내는 한편으로, 미국과 유럽, 아프간, 이스라엘의 주요 정치 사건을 훑으면서 민주주의와 정치가 어떻게 왜곡되거나 발전하는지를 알려준다.
지은이는 선거에서 한 표를 행사하곤 그걸로 끝, "지금 체제를 그냥 소비하며 사는 개인의 선택은 건전한 정치 발전을 저해한다는 점에서 곤란하다"고 말한다. 정치란 정치인이나 힘센 자들의 소유물이 아니라 민의 정치여야 하기 때문이다. '왜 정치는 우리를 배신하는가'라는 책 제목은 역설적으로, 수많은 개인이 정치적 무관심을 선택하여, 직접행동, 곧 정치를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허미경 기자carmen@hani.co.kr
왜 정치는 우리를 배신하는가-선거 만능주의의 함정ㅣ남태현 지음ㅣ창비
안녕하지 못한’ 우리들이 알아야 ‘숨은 정치’와 ‘다른 정치’
선거만능주의의 함정『왜 정치는 우리를 배신하는가』.이 책은 정치학자 남태현이 정치제도의 한계를 논의하며 정치의 참 얼굴을 보기위해 민주주의에 대한 맹목적인 신념, 선거만능주의의 함정을 직시하고자 집필한 책이다. 저자는 민주주의의 기둥이라 믿고 있는 선거제도가 민의를 왜곡한다고 말한다. 이에 대의민주주의의 제도적 한계 안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진정한 변화는 시민의 직접적인 참여를 통해서만 이루어 질 수 있다 주장하며 세상을 움직일 ‘다른 정치’의 통해 정치의 새로운 희망을 찾아내고자 한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1부의 ‘정치와 선거의 참모습’에선 정치에 대한 일반적 정의를 내리고 외국과 우리나라의 사례를 비교하여 정치의 진정한 의미와 정치인과 정치가 우리를 배신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본다. 2부에선 정치를 움직이는 또 다른 권력인 ‘숨은 정치’ 종교와 돈이라는 권력을 자료를 통해 설명한다. 3부에선 우리의 역사를 이끌어온 시민 정치참여 역사를 되짚어보고 ‘다른정치’를 통해서만 정치 변화를 이루어낼 수 있으며 시민 스스로가 깨어있어야 한국 사회의 미래를 밝힐 수 있음을 주장한다.
안녕하지 못한 당신을 위해 세상을 움직이는 ‘숨은 정치’와 세상을 움직일 ‘다른 정치’를 말한다!
현 한국사회의 정치를 진단하는 도발적인 저서가 출간되었다. 정치학자 남태현(현 솔즈베리대학교 정치학과 교수)은 오랜 시간을 타지에서 살아온 이민자의 눈으로 한국사회의 망국병 영어 광풍을 날카롭게 바라본 『영어 계급사회』를 저술한 바 있다. ‘안녕하지 못한’ 우리는 늘 정치에 배신을 당한다. 국회에는 오늘도 몸싸움이 남발하고 민주주의를 달성하면 ‘시민이 주인이 되는’ 국가가 탄생할 것이라 믿었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 믿음에 배반당한다. 저자는 정치의 참얼굴을 보기 위해서는 민주주의에 대한 맹목적인 신념, 즉 우리 안에 굳게 뿌리내린 선거만능주의의 함정을 직시해야 한다고 명쾌하게 주장한다. 우리가 민주주의의 기둥이라고 믿고 있는 선거제도 자체가 민의를 왜곡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대의민주주의의 제도적 한계 안에서 진정한 변화는 ‘나는 투표했다’라는 자위를 넘어선 시민의 직접적인 참여를 통해서만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하며 근래 한국정치에서 보인 ‘다른 정치’의 증후군들을 점검함으로써 희망의 씨앗을 찾아낸다. 시민들이 민주체제에 대한 환멸이나 환상을 걷어내고 날카롭고도 투명한 인식을 가졌을 때만이 진정한 변화를 일궈낼 수 있다는 것이다.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친근감 있는 문체는 정치에 환멸감을 가진 독자들을 손쉽게 정치의 세계로 인도하면서도 때로는 통념을 뒤집는 문제제기를 통해 읽는 이를 ‘불편’하게 하며 독자들의 정치에 대한 인식을 뒤집어놓을 것이다.
1부 ‘정치와 선거의 참모습’에서는 정치인과 정치가 사람들을 수시로 배신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살핀다. 선거와 민주주의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을 넘어 제도가 때로는 민의를 배반하기도 한다는 점을 이야기하며 이런 믿음이 선거만능주의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한다. 2부 ‘숨은 정치’에서는 ‘한표의 힘’의 미약함과 실제로 한국사회를 움직이는 ‘종교’와 ‘돈’이라는 권력을 다양한 자료를 통해 분석한다. 3부 ‘다른 정치’에서는 그렇다면 진정한 시민의 뜻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변화를 일궈내는 경로는 무엇인지 역사를 돌아보며 되새김하고 변화된 시대상에 걸맞은 정치변화의 길을 탐색한다
왜 정치는 우리를 배신하는가(남태현 지음.창비. 340쪽. 1만5천원) [연합뉴스] 2014.02.06
'대의민주주의 기둥'으로 여겨지는 선거제도가 결코 만능이 아니며, 투표행위만으로는 바람직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없음을 역설한 책이다.
미국 솔즈베리대 정치학과 교수인 저자는 선거가 '민주주의의 꽃'으로 불리긴 하지만 반대로 선거제도가 민의를 배반하기도 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종교와 돈이라는 권력이 한국의 정치와 선거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민주주의에서 '한표의 힘'이란 기만에 가깝다고 그는 주장한다.
게다가 한국처럼 '승자독식' 선거제도를 운용하는 사회에서는 선거로 뽑힌 대의권력에 대해 유권자가 영향을 미칠 방법이 다음 선거까지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저자는 몇 년에 한 번씩 투표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것으로 민주시민으로서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위에 불과하다고 본다.
그는 4·19 혁명이나 6월 항쟁 등 한국 현대사에서 굵직한 정치 변화를 일으킨 사건들은 모두 시민의 직접적 참여로 이뤄졌음을 강조한다.
저자는 비록 사회가 안정화하면서 이전과 같은 '혁명적' 사회 변화는 불가능하더라도 수평적 소통과 연대가 중심이 되는 새로운 운동이 계속 등장한다는 사실에서 희망을 본다.
선거만능주의의 함정 ‘왜 정치는 우리를 배신하는가’ [민중의소리] 2014.02.16
이 책은 통념을 뒤집는 문제제기를 통해 정치에 대한 독자들의 인식을 뒤집어놓을 만한 저작이다.
저자 남태현은 정치의 참얼굴을 보기 위해서는 우리 안에 굳게 뿌리내린 선거만능주의의 함정을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대의민주주의의 제도적 한계 안에서 진정한 변화는 ‘나는 투표했다’라는 자위를 넘어선 시민의 ‘직접적인 참여’를 통해서만 이룰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시민들이 민주체제에 대한 환멸이나 환상을 걷어내고 날카롭고도 투명한 인식을 가졌을 때만이 진정한 변화를 일궈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돼 있다.
1부 ‘정치와 선거의 참모습’에서는 정치인과 정치가 사람들을 수시로 배신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살핀다. 선거와 민주주의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을 넘어 제도가 때로는 민의를 배반하기도 한다는 점을 이야기하며 이런 믿음이 선거만능주의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한다.
2부 ‘숨은 정치’에서는 ‘한표의 힘’의 미약함과 실제로 한국사회를 움직이는 ‘종교’와 ‘돈’이라는 권력을 다양한 자료를 통해 분석한다.
3부 ‘다른 정치’에서는 그렇다면 진정한 시민의 뜻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변화를 일궈내는 경로는 무엇인지 역사를 돌아보며 되새김하고 변화된 시대상에 걸맞은 정치변화의 길을 탐색한다.
왜 정치는 우리를 배신하는가(남태현 지음 |창비) [광주드림] 2014.02.07
정치학자인 저자는 정치의 참얼굴을 보기 위해서는 민주주의에 대한 맹목적인 신념, 즉 우리 안에 굳게 뿌리내린 선거만능주의의 함정을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민주주의의 기둥이라고 믿고 있는 선거제도 자체가 민의를 왜곡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대의민주주의의 제도적 한계 안에서 진정한 변화는 ‘나는 투표했다’라는 자위를 넘어선 시민의 직접적인 참여를 통해서만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하며 근래 한국정치에서 보인 ‘다른 정치’의 증후군들을 점검함으로써 희망의 씨앗을 찾아낸다.
시민들이 민주체제에 대한 환멸이나 환상을 걷어내고 날카롭고도 투명한 인식을 가졌을 때만이 진정한 변화를 일궈낼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신의 한 표가 세상을 바꾸지는 않습니다" [대전일보] 2014.02.07
왜 정치는 우리를 배신하는가, 남태현 지음·창비·340쪽·1만5000원
'당신의 한 표가 세상을 바꿉니다.'
정말? 우리는 뼈저리게 안다. 그간 행사해 온 한 표가 결코 나의 삶을 바꾸지 못했다는 걸. 현재 미국 솔즈베리대학교에서 정치학 교수로 재직중인 저자는 이를 '정치의 배신'이라고 표현한다. '왜 정치는 우리를 배신하는가'를 통해 저자는 선거 만능주의와 현 정치제도의 한계를 논의한다. 결코 가벼운 내용이 아니지만 가볍게 읽을 수 있도록 다양한 사례를 들어 친절하게 설명한다.
정치가 우리를 배신하는 것은 선거제도에 결함이 있는 데서 기인한다.
수많은 공익광고와 언론이 투표할 것을 독려한다. 개인의 표가 모여 민의가 생성, 전달되면 공동체에 이익을 주고 사회를 바꾼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민주사회에서 투표는 신성한 행위다. 하지만 대의민주주의의 실현인 선거는 민의를 100% 대변할 수 없다. 오히려 선거 과정에서 민의가 왜곡되기도 한다. 선거에서 승리한 통치자를 견제할 수단이 없는 것도 문제다. 한국의 대통령은 무소불위의 권한을 갖는다. 법률안을 제출할 수 있고 헌법개정을 제안할 수도 있다. 헌법재판소 소장, 재판관, 대법원장, 대법관을 임명하고 사면권까지 행사한다. 이정도면 행정부의 수반을 넘어서서 사법부 머리 위에 앉아있는 격이다. 그러나 모든 것을 초월한 이 거대권력을 견제할 수단은 마땅치 않다. 국회가 가지고 있는 탄핵권은 이론적으로는 타당한 견제수단 같지만 실제 대통령의 권력을 견제하는 데는 현실적인 한계를 갖는다. 그럼에도 유권자는 투표를 하고 나면 민주시민으로서의 의무를 다했다고 믿는다.
선거를 통해 통치자의 자리에 올랐다고 해서 그 권력이 항상 정당성을 갖는 건 아니다. 공정한 경쟁 속에서 유권자의 자유의지를 통해 선택을 받은 자만이 권력의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무바라크는 선거를 통해 대통령의 자리에 올랐지만 찬반투표에 지나지 않았다. 푸틴은 두 번이나 대통령을 하고 국무총리를 역임한 다음 또 대통령이 됐다. 역시 선거라는 과정을 거쳤지만 정치적, 법적 탄압으로 야당을 압박하고 언론을 손아귀에 넣고 주무른 결과다.
자유롭고 경쟁적인 선거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그 선거는 허울에 지나지 않는다. 저자는 선거가 제대로 치러지기 위해서는 자유로운 언론, 군의 중립, 법치 확립, 인권보호 등의 가치가 전제돼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이 치러온 대선, 총선, 지방선거를 비롯한 각종 선거들은 과연 이 가치들에 기반하여 이뤄졌던가.
불안정한 선거제도에 더해 '숨은 정치'도 진짜 정치를 왜곡시키는 데 일조한다. 저자는 한국사회를 움직이는 핵심권력이 종교와 재벌이라고 지적한다. 보수교회와 목사들의 대중소집 능력과 정치적 메시지의 반복적 발화, 어젠다를 만들어가는 재벌가의 힘이 숨은 정치인 것이다.
민의를 제대로 대변할 수 있는 선거제도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시민들의 직접적인 정치참여다. 저자는 역사가 한 걸음 나아가게 한 정치적 변혁은 4·19혁명이나 6월항쟁처럼 시민의 직접적인 정치참여로 이루어졌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무력을 동원한 혁명을 시도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저자는 '김여진과 날라리 외부세력'을 모델로 제시한다. 수평적 소통과 연대에 기반해 재미난 활동을 하며 사회변화를 주도하는 시민사회운동 방법이 대안이라는 것이다.
정치는 서로 다른 욕망을 가진 주체들의 대립이 만들어지는 장이기에 필연적으로 사회의 긴장을 유발한다. 권력을 획득하려 싸움판을 벌이는 모습이 정치의 자연스러운 모습임을 이해해야 한다. 정치판의 이전투구가 정신적 피곤을 불러일으킬수 있다. 그럼에도 소수의 정치인이 만드는 법이 나의 생명과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정치는 국회에서만 이뤄지는 게 아니다. 권력의 쟁투가 몇몇의 통치자들 사이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민중의 참여가 이루어질 때만 정치가 배신하는 일을 멈출 것이다.
유권자의 `한 표` 론 절대 세상 못바꾼다 [매일경제] 2014.02.07
저자인 남태현 미국 솔즈베리대학 정치학과 교수는 묻는다. "혹시 투표를 빼먹으신 적이 있나요? 당신이 투표하지 않았을 때 어떤 일이 벌어졌습니까? 민주주의가 퇴보하던가요? 당신이 투표하지 않아서 당신이 지지하지 않던 사람이 대통령이 됐습니까? 조국의 미래가 수렁으로 빠졌습니까? 하지만 사실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습니다."
남 교수는 선거가 민주주의의 핵심이라고 보는 '선거만능주의'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선거가 모든 걸 담보해주는 것은 아니며, 때로는 선거제도 자체가 민의를 배반하기도 한다. 민의가 똑같아도, 어떤 제도를 택하느냐에 따라서 선거 결과가 뒤바뀌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승자독식도 문제지만, 대표를 선출한 후에 시민들이 대표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방법은 전혀 없다. 따라서 유권자의 '한 표'로는 절대 세상을 바꿀 수 없다.
유권자가 행사한 표들이 세상을 바꾸는 게 아니라면, 정말 한국사회를 움직이는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저자는 그 '숨은 정치'의 핵심은 종교와 돈이라고 지적한다. 보수교회 목사들의 대중 소집 능력과 재벌들이 한국사회 어젠더를 조작하는 힘을 생각하면 '한 표의 정치'는 우스워진다.
그렇다고 혁명을 할 수는 없다. 사회가 안정될수록 혁명 가능성은 낮아진다. 이를 위해 저자는 정치학자 마크 리시바크가 제시한 '정치참여의 딜레마' 개념을 원용한다. 시위 같은 정치활동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홀로 해내기엔 엄청난 비용이 들지만, 타인이 하는 행위에 대해선 '무임승차'할 수 있다. 굳이 개인이 정치활동에 직접 나설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투표로 세상을 바꿀 수 없고, 개인이 정치활동에 나설 유인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면, 진짜 민주주의는 과연 가능할까. 저자는 그 대안으로 홍익대 청소노동자 파업 등을 예로 들며, "시대변화에 발맞춘 사회운동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흥미롭고 재미있는 활동으로 시민들 관심을 끌고, 수평적인 소통과 연대를 통해 정치참여 비용은 낮추고 이득은 높여야 한다는 얘기다.
우리의 ‘한 표’는 왜 중요한 걸까 [경향신문] 2014.02.07
▲ 왜 정치는 우리를 배신하는가…남태현 지음 | 창비 | 340쪽 | 1만5000원
삼척동자도 아는 얘기, 즉 우리는 늘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힌다는 게 이 책의 요지다. 미국의 한 대학에서 정치학을 가르치는 저자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권력자들의 진짜 속내를 까발리며 정치를 정의한다.
주제는 무겁다. 하지만 최근의 안녕하지 못한 국내외 정치 상황을 쉬운 말투로 풀어내고 있다. 다수가 싫어함에도 청와대 안방을 차지하게 만드는 선거제도를 꼬집으며 선거 만능주의의 함정을 논한다. 민의에 반하는 자가 절대 권력을 휘두르다 보니 민의가 권력자에 의해 자의적으로 왜곡될 수 있다고 한다. 선거와 민주주의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에서 벗어나라는 것이다.
한국의 숨은 정치를 파헤친 대목은 생생하다. 한국을 움직이는 종교와 돈이 바로 그것이다. 보수 교회가 주도하는 대규모 집회에서 반공친미의 찬가가 울려퍼지고 목사의 메시지는 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돈으로 무장한 재벌 총수는 국정 운영과 국가 공권력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우리의 한 표는 이런 숨은 정치에 비하면 힘이 미약하다고 저자는 꼬집는다.
한국에서 투표란 무엇일까. “민주주의의 중요한 한 통로이자 기제일 뿐, 모든 것을 대신하고 대변하기에는 한계가 많은 제도임을 인정해야 한다.” 선거제도는 민주체제의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얘기다. 선거 후 민중이 대표자에게 영향력을 끼칠 방법은 거의 없다. 현 정권이 대놓고 밀어붙이는 ‘공약(公約)의 공약(空約)화’가 가능한 이유다.
홍익대 청소노동자 파업과 ‘김여진과 날라리 외부세력’ 등이 보여준 시민들의 적극적인 연대와 소통으로 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게 저자의 결론이다. 선거공학에 휘둘리지 않는 ‘깨어있는 시민 의식’을 강조한 이 책은 정치의 계절, 한 표의 의미를 곱씹게 한다.
왜 정치는 우리를 배신하는가-선거만능주의의 함정(남태현 지음, 창비, 1만5000원) [세계일보] 2014.02.07
선거에서 1표를 행사하면 깨어있는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다한 것일까. 저자는 “우리가 민주주의의 기둥이라고 믿는 선거제도 자체가 민의를 왜곡하기도 한다”며 “민주주의에 대한 맹목적인 신념, 즉 우리 안에 굳게 뿌리내린 선거만능주의의 함정을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승자독식 선거제도를 통해 선출된 권력을 일반 시민들이 견제하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왜 정치는 우리를 배신하는가(남태현 지음) [국제신문] 2014.02.07
저자는 우리가 민주주의의 기둥이라고 믿는 선거제도의 허점과 한계를 들춰내며 실제 정치의 숨은 핵심은 종교와 돈이라고 주장한다. 선거만능주의의 함정을 직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흥미롭다. 〈창비·1만5000원〉
왜 정치는 우리를 배신하는가 [강원일보] 2014.02.08
`대의민주주의의 기둥'으로 여겨지는 선거제도가 결코 만능이 아니며, 투표행위만으로는 바람직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없음을 역설한 책이다. 저자인 미국 솔즈베리대 정치학과 남태현 교수는 선거가 `민주주의의 꽃'으로 불리긴 하지만 반대로 선거제도가 민의를 배반하기도 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창비 刊. 340쪽. 1만5,000원
왜 정치는 우리를 배신하는가(남태현 지음, 창비 펴냄) [서울신문] 2014.02.08
민주주의의 꽃으로 불리는 선거는 결과를 놓고 보면 우리 사회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반영하지 못한다. 심지어 선거제도 자체가 민의를 배반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워싱턴 DC 근교 솔즈베리대학의 정치학과 교수인 저자는 책에서 정치인과 정치가 사람들을 수시로 배신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 정치제도의 한계가 무엇인지를 한국현대사의 사례를 통해 심도 있게 논의한다. 이어 ‘한 표의 힘’이 얼마나 미약한지, 반면 ‘종교’와 ‘돈’은 얼마나 큰 힘을 지녔는지를 구체적인 자료를 통해 논의한다. 저자는 정치의 참 얼굴을 보기 위해서는 민주주의에 대한 맹목적인 신념, 즉 선거만능주의의 함정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혁명이 불가능한 시대, 대의민주주의의 제도적 한계 안에서 진정한 변화는 시민의 직접적인 참여를 통해서만 이룰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친다. 민주주의와 정치의 정의에서 출발해 현실정치에서 어떻게 발현되는지를 한국의 사례로 풀어냈다. 340쪽. 1만 5000원.
왜 정치는 우리를 배신하는가(남태현 지음/ 창비/ 340쪽/ 1만5천원) [영남일보] 2014.02.08
정치학자인 저자는 정치의 참얼굴을 보기 위해서는 민주주의에 대한 맹목적인 신념, 즉 우리 안에 굳게 뿌리내린 선거만능주의의 함정을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민주주의의 기둥이라고 믿는 선거제도 자체가 민의를 왜곡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시민들이 민주체제에 대한 환멸이나 환상을 걷어내고 날카롭고도 투명한 인식을 가졌을 때만이 진정한 변화를 일궈낼 수 있음을 이 책에서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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