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왜 그렇게 감정적이야?"-강준만의 감정독재
2014. 2. 9. 21:19ㆍ이런저런 이야기/책 속에 길이 있다
너 왜 그렇게 감정적이야?"시사INLive 김정희 입력 2014.02.07 09:11 수정 2014.02.07 12:26
"너 왜 그렇게 감정적이야?" 이 말은 어떤 일에 맞닥뜨리게 되었을 때 사건의 전후나 인과관계, 그 일이 나와 주변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따져보지 않고 '좋아, 싫어, 마음에 안 들어, 무서워, 부끄러워, 짜증나' 따위 반응을 즉흥적으로 내뱉을 때 듣게 되는 평가다. 그래서 '감정적'이라는 말은 '사적(私的)'이라는 말과 함께 부정적으로 사용되었고 감정을 적당히 숨길 줄 모르는 사람은 교양 수준이 낮은 것으로 치부되었다.
그러나 최근 감정의 힘을 강조한 행동경제학의 영향으로 인간은 '합리적 존재'라기보다는 즉흥적인 자신의 감정을 '합리화하는 존재'라는 걸 상식으로 받아들이는 추세다. 일례로 미국 행동학자 댄 애리얼리는 "경제학은 종교입니다. 경제학은 사람들이 이성적으로 행동하며 자신에게 가장 이익이 되도록 행동하리라고 가정하죠. 하지만 이것은 믿음일 뿐 증거는 없어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인간의 감정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은 출판에도 반영되었다. < 감정의 인문학 > (소영현·이하나·최기숙 지음, 봄아필 펴냄), < 감정수업 > (강신주 지음, 민음사 펴냄) 등, 분노·슬픔·두려움·즐거움·사랑 따위 감정이 무엇이고 그 감정에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현명한지를 인문학적 뷰파인더로 조망한 책들이 출간되었다. 지난해 12월에 출간된 < 감정 독재 > (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 펴냄) 역시 감정의 문제를 다루긴 했지만 기존 책들과 관점을 달리하는 지점이 있어 흥미롭다.
"감정은 한마디로 말해 '행동하려는 충동'이다"라고 일갈하는 강준만 교수는 '속도가 생명인 인터넷과 SNS로 대변되는 커뮤니케이션 혁명'하에 감정이 더욱 요구받는 지금에 대해 말한다. 즉각적인 피드백이 오가야 커뮤니케이션의 힘이 생기는 요즘, 행동하려는 충동인 감정이 사람들의 행동패턴을 더욱 견고하게 지배하는 '감정 독재' 사회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 아래 강 교수는 "왜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은가" "왜 '옛 애인'과 '옛 직장'이 그리워질까?" "왜 인터넷에 '충격' '경악' '결국' '헉!' 같은 낚시질이 난무하는가?" "왜 취업에 성공하면 '내 실력 때문'이고 실패하면 '세상 탓'을 하는가?" 따위 '감정 독재'라고 판단되는 50가지 사항을 늘어놓고, 여기에 "왜?"라는 질문을 던져, 그 답을 여러 학자들의 이론을 통해 도출해내는 것이다.
강 교수는 '감정 독재'에 대한 일련의 탐구가 감정을 나쁘게 보기 때문이 아니라고 말한다. '큰일을 이룰 수 있는 동기와 정열'을 담당하는 감정을 이성의 동료로 바라보며, 타협 가능한 것들을 시의적절하게 판단해 긍정적으로 살려나가길 바란다고 한다. 아이러니한 점은, 이렇게 어떤 사안에 대한 우리들의 즉각적인 반응은 감정의 영역이지만, 그것이 어떻게 작동되는지 이해하는 것은 이성의 영역이라는 것. 감정적 판단이 생존에는 유리할지는 모르나, 잘사는 데 필요한 것은 이성적 판단이다.
김정희 (콘텐츠 디자이너) / webmaste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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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 감정의 힘을 강조한 행동경제학의 영향으로 인간은 '합리적 존재'라기보다는 즉흥적인 자신의 감정을 '합리화하는 존재'라는 걸 상식으로 받아들이는 추세다. 일례로 미국 행동학자 댄 애리얼리는 "경제학은 종교입니다. 경제학은 사람들이 이성적으로 행동하며 자신에게 가장 이익이 되도록 행동하리라고 가정하죠. 하지만 이것은 믿음일 뿐 증거는 없어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마이뉴스 강준만 교수(위)의 < 감정 독재 > 는 감정에 관한 질문 50개를 던진다. |
"감정은 한마디로 말해 '행동하려는 충동'이다"라고 일갈하는 강준만 교수는 '속도가 생명인 인터넷과 SNS로 대변되는 커뮤니케이션 혁명'하에 감정이 더욱 요구받는 지금에 대해 말한다. 즉각적인 피드백이 오가야 커뮤니케이션의 힘이 생기는 요즘, 행동하려는 충동인 감정이 사람들의 행동패턴을 더욱 견고하게 지배하는 '감정 독재' 사회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 아래 강 교수는 "왜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은가" "왜 '옛 애인'과 '옛 직장'이 그리워질까?" "왜 인터넷에 '충격' '경악' '결국' '헉!' 같은 낚시질이 난무하는가?" "왜 취업에 성공하면 '내 실력 때문'이고 실패하면 '세상 탓'을 하는가?" 따위 '감정 독재'라고 판단되는 50가지 사항을 늘어놓고, 여기에 "왜?"라는 질문을 던져, 그 답을 여러 학자들의 이론을 통해 도출해내는 것이다.
강 교수는 '감정 독재'에 대한 일련의 탐구가 감정을 나쁘게 보기 때문이 아니라고 말한다. '큰일을 이룰 수 있는 동기와 정열'을 담당하는 감정을 이성의 동료로 바라보며, 타협 가능한 것들을 시의적절하게 판단해 긍정적으로 살려나가길 바란다고 한다. 아이러니한 점은, 이렇게 어떤 사안에 대한 우리들의 즉각적인 반응은 감정의 영역이지만, 그것이 어떻게 작동되는지 이해하는 것은 이성의 영역이라는 것. 감정적 판단이 생존에는 유리할지는 모르나, 잘사는 데 필요한 것은 이성적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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