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스즈키의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세상을 물려줄 것인가'

2014. 2. 10. 13:30이런저런 이야기/책 속에 길이 있다

 

 

 

30,000,000 종의 미래를 쥐고 있는 '이기적 인간'
데이비드 스즈키의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세상을 물려줄 것인가'
이한중 옮김 / 나무와숲 발행ㆍ432쪽ㆍ1만6,000원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그린랜드의 빙하가 녹아 내리고 있다. 지구 생태계를 파괴한 주범은 바로 인간이다.

2002년 인간 게놈의 염기 가운데 98% 이상이 밝혀졌을 때 사람들은 두 가지 점에 주목했다. 하나는 유전병의 치료 가능성이었고 ,다른 하나는 인간의 유전자 염기 배열이 조류 곤충 식물 심지어 박테리아의 그것과 같다는 사실이었다.

캐나다의 유전학자이자 환경 운동가 데이비드 스즈키는 이 중 두 번째, 즉 인간과 다른 생물의 유전자 염기 배열이 같다는 점을 특히 강조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 인간은 지구상의 다른 생명체와 유사하며 서로 매우 깊이 연관돼 있다.”

그러나 인간은 그렇게 깊이 연관된 타 생명체를 파괴하느라 여념이 없다. 집을 짓고 도로를 내고 도시를 만들겠다며 숲을 파헤치고 그곳의 동식물을 쫓아냈다. 지금은 그 정도가 아니라, 화석 연료의 사용과 소비를 부추기는 사회 시스템으로 기상 이변을 야기하고 지구를 위험에 몰아넣고 있다.

이 책은 그 같은 인간의 행위가 “스스로를 더 이상 자연 세계의 일부로 보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하나의 생물 종으로서 인간은 다양한 환경에서 살아 온 데다, 이제는 도시 환경에서 주로 살면서 자연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환상에 젖었다는 것이다.

사실 지금의 인간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다른 3,000여만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거의 하루 밤에 생태계 전체를 파괴할 수 있을 정도다.

그런데도 그런 위험을 걱정하기 보다는 개발과 경제 성장을 우선시한다. 자기 자신밖에 모르는, 종 중심주의적 경제 제도에 젖었기 때문이다. 인간을 위한 효용만이 세상의 모든 존재에 대한 평가의 잣대다. 이용할 수 있으면 가치가 있고 그렇지 않으면 가치가 없다는 단순 논리다.

이 책이 가치 있는 것은, 환경 파괴의 현장을 고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듯 자연과 인간의 밀접한 관계, 그리고 경제학 등 인간 중심의 생각이 갖는 위험성에 대해 숙고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생명 공학의 빛과 그림자를 살피고, 우리에게 생물을 착취할 권리가 있는지 질문하는 등 환경과 관련한 다양한 생각과 통찰을 담고 있다.

저자가 캐나다에서 자연과 함께 보낸 어린 시절은 지금 독자의 눈으로 볼 때 참 부러운 추억이다. 저자 자신의 체험과 거기에서 비롯된 단상에 근거한 이 책은 덕분에 허황하거나 관념적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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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자녀의 미래가 걱정스럽다면 지구를 위해 실천하라!

오늘날 우리가 처한 지구 생태 위기에 대한 놀라운 통찰을 엿볼 수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세상을 물려줄 것인가』. 저자는 우리나라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미에서는 유명한 방송진행자이자 환경운동가다.세계적인 유전학자로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의 교수였던 저자가 정년이 보장된 교수 생활을 정리하고, 환경운동가가 된 것은 위기에 빠져드는 지구를 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이 책은 인간과 자연 등이 서로 연결되어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그것을 잊고, 개발과 경제 성장에만 매달린다. 세계화된 경제가 우리에게 부와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신념을 품고 있다. 그래서 세계화된 경제의 치명적인 결함을 외면한다. 저자는 그러한 개발과 경제 성장이 우리에게 궁극적으로 파괴를 가져다 줄 것을 역설하고 있다. 아울러 유전학 분야의 오류를 지적하며 그것에 따른 과학과 윤리의 문제도 다룬다.

또한 텔레비전에서 벗어날 것을 권한다. 오늘날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우리가 자연 등과 서로 연결되어 있고, 서로 의존하고 있으며, 서로 사랑해야 한다는 감각을 회복하는 것이다. 그러한 감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직접 경험이 필요하다. 하지만 텔레비전이 직접 경험을 막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이 책은 우리의 미래가 암울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지구를 위한 우리의 실천 하나, 하나가 모여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도 선사하고 있다.

저자소개

저자 데이비드 스즈키

저서 (총 13권)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과학자이자 환경운동가, 유네스코 과학상, 유엔 환경보호상 수상, 캐나다 CBC방송의 유명 프로그램인 '만물의 본성'의 진행자이며 데이비드 스즈키 재단의 의장, 현재 캐나다 밴쿠버에 살고 있다. 저서로는 '우리가 바로 지구입니다', '연어가 사는 숲', '재미있는 환경보호' 등이 있다. 우리나라에 소개된 책으로는 『나무와 숲의 연대기(Tree: a life story)』, 『나쁜 뉴스에 절망한 사람들을 위한 굿 뉴스 Good News For A Chance』,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세상을 물려줄 것인가 The David Suzuki Reader』 등이 있으며, 그 밖에도 『The Secret of Life』『The Sacred Balance』 등 40권이 넘는 책을 펴냈다. 데이비드 스즈키 재단(http://www.davidsuzuki.org)의 창립자이자 이사장이며,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 명예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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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글 | 빌 맥키븐
머리말

1.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인간의 오만과 무지를 깨닫던 날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외계인이 되어 버린 인류
생태계의 홀로코스트
생태 관광지가 돼버린 갈라파고스
우리가 알기도 전에 사라지는 생물들
바다코끼리의 놀라운 생명력
지구의 풍요에 대한 환상
'지구의 허파' 열대우림지대
초대형 댐이 초래한 재앙
우리는 왜 지구 온난화에 대해 행동해야 하는가
늑대의 밤
속도를 늦추고 장미 향기를 맡자

2. 불가능한 꿈 꾸는 세계화 경제

세계화 경제의 오만
생태학자와 경제학자는 단결하라!
자동차 사고가 날 때마다 GNP는 올라간다
경제성장은 미래의 자원을 빌린 것
불가능한 꿈, 무한한 성장
경제학의 위험한 가정
카나리아의 경보
소비를 부추기는 사회
공기나 물은 수치화할 수 없다
경제의 패러다임 바꾸기
숲과 바다와 인간이 다함께 사는 길
황금알을 낳는 거위, 숲
살육의 바다
위험한 '종 우월주의'
인류 발생지에서 얻은 교훈
진정한 부

3. 생명공학의 빛과 그림자

과학 기술의 근거 없는 낙관주의
한 유전학자가 본 생명공학
두 가지 선택의 기로에서 | 유전학에 매료되다 | 유전학의 어두운 역사 | 과학으로 정당화된 인종주의 | 생물학적 결정론 | 유전이냐 환경이냐
분자유전학의 함정 | 유전공학의 급속한 성장 | 기득권 집단의 편견에서 벗어나 | 신뢰할 수 있는 논객으로 남기 | 생명공학의 현주소
생명공학의 잔인한 기만 | 과학 지식의 참본질 | 생명공학, 아직 멀었다 | 과학은 일직선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 DDT로 본 과학의 맹점
우주는 단순한 기계 장치가 아니다 | 부분에 집중하다 전체 잃어버리다 | 무지몽매한 실험 | 생명과학에 매달리는 정부와 기업들 | 생명공학의 미래
반드시 대가는 치르게 마련
자동차 오일 교환에 숨겨진 비밀
식탁에 오른 방사선 처리 식품
학계의 매춘 행위
바보상자에 살고 바보상자에 죽는다
무엇이 진실인가
텔레비전의 진짜 메시지

4. 우리에게 생물을 착취할 권리가 있는가

아우슈비츠 이후의 유전학
인종주의 무덤에서 추는 마지막 춤
물고기들도 고통을 느낀다
의료과학의 슬픈 딜레마

5. 아이들에게 어떤 세상을 남겨줄 것인가

인간중심주의와 생물중심주의
우리 아이들을 생각하자
생명은 다 소중하다
방아깨비 알이, 연필이 돼보라
황무지가 돼버린 학교 운동장
보이지 않는 문명
아이들에게 어떤 세상을 남겨줄 것인가

6.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새로운 리더들
인도의 한 마을이 보여 준 희망의 씨앗
생태 영웅, 스위스 양치기
풀뿌리 환경운동
새로운 눈으로 세상 보는 여성 과학자
어린이의 작은 실천이 세상을 바꾼다
몬테베르데와 '아이들의 숲'
미래를 위해 행동하는 아이들
지속 가능한 사회로 나아가는 독일
수질오염과 데이비드 쉰들러
생태계가 그대로 살아 있는 어느 벌목꾼의 숲
환경을 생각하는 정치 지도자
바다를 약탈하지 않는 어업
땅과 정말 가까이 사는 농부

에필로그
참고문헌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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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이들을 정말로 사랑한다면....

올해 고온·집중호우·대형 태풍 우려, 엘니뇨로 지구촌 겨울 기상 이변, 기상 관측 100년만 '가장 따뜻한 겨울', 인도네시아, 2030년 해수면 상승으로 섬 2000곳 수몰, 에펠탑, 지구 온난화 경고 위해 5분간 소등, 빙하,1980년대보다 3배 빨리 녹는다.....

최근 들어 하루가 멀다 하고 들리는 지구의 기상이변 소식이 예사롭지 않다. 나무들을 마구잡이로 베어내고, 산을 깎아내고, 물길을 억지로 바꾸고, 땅과 물과 공기를 오염시킨 결과다. 그야말로 천재(天災)가 아닌 인재(人災)인 것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가뭄과 홍수, 폭설과 폭염, 태풍 등 기상이변으로 지구가 멸망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설령 그렇게까지 되지 않더라도 우리 아이들은 우리가 바라보는 것과 같은 세상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가 아이들을 정말로 사랑한다면 그들에게 과연 어떤 세상을 물려주어야 할까.

대학 실험실 박차고 나와 환경운동가 된 데이비드 스즈키

이번에 나무와숲에서 펴낸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세상을 물려줄 것인가』는 한마디로 오늘날 우리가 처한 지구 생태 위기에 대한 놀라운 통찰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쓴 데이비드 스즈키는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미에서는 대중적으로도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방송 진행자이자 환경운동가이다. 그러나 그는 애초에 저명한 유전학자로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 교수였다. 그런 그가 정년이 보장된 대학의 실험실 생활을 박차고 생명공학 문제뿐만 아니라 현대 사회의 과학기술 만능주의와 경제성장 위주의 세계화 경제에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하는 활동가가 된 것은 더 이상 위기의 나락으로 빠져드는 지구를 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는 여느 환경운동가들과 달리 좀더 심오한 질문들을 잇따라 던진다. 만물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일깨우는 것은 물론, 학계의 매춘 행위를 비판하고, 자신을 사람들에게 알린 미디어-텔레비전-를 문제삼으며,경제성장 일변도의 글로벌 경제 시스템의 한계와 약점을 파고든다. 그는 끝없는 성장이란 불가능하다면서 정말 중요한 것은 가치를 매길 수 없다고 말한다.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저 벌레 좀 봐!" 할머니가 길가에 움직이고 않고 누워 있는 딱정벌레를 가리키며 말했다."어, 배터리가 다 떨어졌나 보네!" 꼬마의 대답이었다. 1994년 일본을 방문했다가 저자가 들었다는 이 이야기는 현대인들이 얼마나 자연과 단절된 삶을 살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 준다. 그 꼬마에게는 곤충이 사람들이 공장에서 만든 물건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것은 인간의 지각과 가치가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떤 환경에서 사는가에 따라 다르게 형성된다는 것을 보여 주는 방증이기도 하다.
해충을 죽이려고 뿌린 살충제가 뜻하지 않게 물고기와 새와 인간에게도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만물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런데도 인간이 자연을 약탈하고 파괴하는 것은 우리의 경제제도가 인간밖에 모르는 종 중심주의라는 치명적인 결함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학자들은 세상의 모든 것을 인간만을 위한 효용이라는 잣대를 가지고 평가한다. 이용할 수 있으면 가치가 있고, 그럴 수 없으면 무가치하다는 것이다. 그런 시스템에서는 정신적 가치의 중요성과 실재에 대한 인정 따윈 없다.

개발과 경제성장이라는 성배에 목매달고 있는 지구

인류학자인 헬레나 노르베리-호지는 20년 전 라다크에 도착했을 때 받은 첫인상이 극도의 가난과 궁핍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녀가 한 소년에게 마을에서 제일 가난한 집이 어디냐고 물어 봤더니 아이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이렇게 답하더라는 것이다.
"여긴 가난한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요."
하지만 산업화된 국가의 자극을 이기지 못하고 정부가'개발'결정을 내리고 돈과 상품과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히말라야 산 일대에 도로가 건설되면서 젊은이들은 도시 생활과 상품의 유혹을 좇아 고향을 떠났다. 그리하여 공동체는 해체되고, 이제 청년이 된 그 소년은 수도에 살면서 관광객들에게 돈을 구걸하고 있었다. 이유는 가난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오늘날 지구는 개발과 경제성장이라는 성배(聖杯)에 목매달고 있다. 세계화된 시장과 경제가 삶의 수준을 향상시켜 부와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신념을 주문처럼 외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계화 경제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파괴적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전세계 모든 사람이 미국이나 캐나다와 같은 소비 생활을 할 수도 없다.
경제학은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하지 않으며, 공기나 물이나 흙이나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인정하지도 않는다. 개발에 따르는 장기적 환경 비용이나 인간의 이해를 넘어서는 가치 따위는 고려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서 있는 나무 한 그루는 지구를 위해 많은 생태적 '서비스'를 하지만 그 중 어떤 것도 경제적 가치를 갖고 있는 것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맹목적 성장이 치명적이라는 사실 인식해야

인간은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대부분 환경으로부터 '자원'을 별 생각 없이 뽑아 쓰고도 별 탈 없이 살 수 있었다. 그만큼 자연계가 풍요롭고 다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엔 기술 문명에서 비롯된 배설물의 규모나 다양성 때문에 그런 일이 불가능해져 버렸다. 우리가 지구의 현실과 다시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계산과 가치 체계가 필요하다. 그 출발점은 암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그칠 줄 모르는 맹목적 성장이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글로벌 경제는 거위를 죽여 당장 구할 수 있는 황금알을 얻겠다는 근시안적 사고에 사로잡혀 있다.

과학의 최신 아이디어들 대부분 불확실

이밖에도 저자는 유전공학 분야에서의 숱한 오류들을 지적하며 과학과 윤리의 문제를 짚는다. 특히 20세기 들어 급속히 발전하기 시작한 생명공학 분야에서의 발견을 신상품에 이용하려는 행동은 성급할 뿐 아니라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과학자라면 누구나 새로 생겨난 혁명적 학문에서 최신 아이디어들의 대부분이 불확실할뿐더러 장기적 시험을 통과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DDT와 CFC(염화불화탄소)의 예를 보더라도 유전자 조작 생명체나 생산물이 그와 같이 예상치 못한 파장을 일으키지 않으리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터무니없다.

바보상자 통해서가 아닌 실제의 썰물과 밀물 즐겨야

뿐만 아니라 그는 이제 우리 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게 된 텔레비전의 문제 또한 지적한다. 우리가 실재 대신 텔레비전 화면을 즐겨 봄으로써 자연으로부터 너무나 멀어져 버렸다는 것이다.
오늘날 인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우리가 다른 종들과 서로 연결되어 있고, 의존하고 있으며, 그들을 사랑해야 한다는 감각을 회복하는 것이다. 그런 일은 우리 주변과 저 밖에 있는 세계의 광활함을 우리 몸으로 직접 경험할 때만이 가능하다. 바보상자를 통해 우리의 감각을 공격하는 파편화하고 단절되고 가속되어 있는 화면들이 아니라 실제의 썰물과 밀물을 즐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리더들은 제3세계와 여성, 청소년, 토착민들

저자는 우리가 생태계 맞서 싸우고 있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고 본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에게 희망과 리더십을 보여 주고 있는 사람들은 다름아닌 지금까지 힘없고 권리를 박탈당했던 집단 출신이다. 제3세계와 여성, 청소년, 노인, 토착민들이 바로 그들이다. 그는 다른 문제와 달리 환경 문제에서 특히 어린 세대의 역할을 강조한다. 그들이야말로 정부나 기업의 결정에 따라 가장 큰 위협을 받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청소년들은 선거권을 가질 때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다. 1999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데이비드 스즈키의 딸 세번 스즈키(당시 13세)가 했던 연설은 그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저는 지금 오존층에 난 구멍 때문에 햇볕 속으로 나가기가 두렵습니다.
저는 공기 안에 무슨 화학물질이 들어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숨을 쉬기가 두렵습니다.
전에는 아빠와 함께 고향인 밴쿠버에서 낚시하는 걸 즐겼는데 몇 년 전 그 물고기들이 온통 암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날마다 동물과 식물이 영원히 사라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저는 엄청난 야생동물들과 새들과 나비들이 가득한 정글과 열대숲들을 보길 꿈꾸어 왔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제 아이들이 볼 수 있을 때까지 남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도 제 나이 때 그런 걱정을 하셨는지요?
이 모든 일들이 지금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데도 우리는 충분한 시간과 해결책이 있다는 듯
행동하고 있습니다. 저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해결책을 전부 갖고 있지 못합니다만,
여러분도 저와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아시면 좋겠습니다.
고칠 방법을 모르면 제발 망가뜨리지 말아 주세요!
우리는 여러분의 자녀들입니다.
여러분은 우리가 어떤 세상에서 자랄 것인지를 결정합니다.

미래는 암울하지만 작은 실천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으로 한 발 한 발 내딛다 보면 잿빛 미래가 푸르게 바뀔 날이 오지 않을까. 지구의 앞날이 걱정스러워서 2세를 낳지 못하겠다는 말이 나오는 일만은 없었으면 좋겠다. 이 세상 모든 어른, 특히 자녀를 둔 부모라면 반드시 읽어 보아야 할 소중한 책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