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씨앗은 아름다움으로: Saught 사회적 기업
2013. 12. 31. 20:38ㆍ경제/대안사회경제, 협동조합
전쟁의 씨앗은 아름다움으로: Saught 사회적 기업
2013/01/28 14:51
http://blog.naver.com/benefitmag/140179036446
70년대의 캄보디아를 혼돈으로 몰아넣었던, 극좌무장단체 크메르루즈와 정부군 사이의 내전은 지금까지도 그 어두운 공명을 이어가고 있다. 싼값에 전쟁을 치르기 위해 전쟁 당시 캄보디아 전역에 심어둔 천 만 개의 지뢰는 국가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제거 중이지만, 상당수는 여태껏 살아남아 그들의 땅에 깊게 뿌리박았다.
언제 어디에서 폭발해 제 발목을 앗아갈지 모르는 지뢰 때문에 주민들은 개간도 쉽게 하지 못한다. 심지어 숲에 발을 들이는 것조차 두려운 일이 되어 경제발전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우기가 오면 빗물에 지뢰가 쓸려 내려가 그 피해는 더 커진다. 캄보디아 지뢰 피해자 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지뢰·불발탄에 의한 사고 수는 185건이고 그 중 사망자는 43명에 달한다.캄보디아 정부 당국과 NGO들의 지원으로 사고 수는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지뢰의 나라’라는 오명은 떨치지 못한 상태다.
중세 영어단어로 평화라는 뜻을 가진 캄보디아의 사회적기업, ‘Saught’는 그 지뢰로 아름다운 보석 장신구를 만든다. 캄보디아 지뢰 행동센터(CMAC)에서 캄보디아 전역에서 추출한 무기에서 쓸만한 금속을 이들에게 제공하고,Saught는 보석 디자인과 함께 그 금속을 ‘Rajana and Fileo’라는 캄보디아NPO에 전달한다. 이 NPO는 지역주민에게 보석세공을 훈련해 능숙한 장인을 만드는 활동을 하는데 이곳에서 만들어진 완제품을 Saught가 다시 구매하는 것이다.
캄보디아를 여행하던 중에 현지 사람들이 고철로 손 그릇을 만들어 쓰는 모습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Ng Sook Zhen. 그녀는 싱가포르의 ‘선데이 타임스’에서 “우리는 정말로 우리 스스로 디자인을 하고 싶었지만 잘 안됐다. 우린 도움이 필요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싱가포르의 대학생 21명에게 캄보디아 여행비를 지원해, 이들이 직접 보석세공을 통해 각자의 청사진을 그려나가는 현지인을 만나도록 했고 그들을 설득했다.
직접 실상을 마주하고 이들을 돕기 시작한 학생들의 디자인에는 사연이 묻어 있었다. 한 조각 한 조각의 반지와 목걸이와 귀걸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캄보디아의 상황을 느낀다. 세 개의 컬렉션(전쟁으로부터의 자유, 빈곤으로부터의 자유, 두려움으로부터의 자유)으로 이루어진 Saught의 쥬얼리 상품은 지뢰 속에서 탄생했다고 말하기 민망할만큼 아름답다. 이들 상품의 가격은 60-120$ 사이다.
처음에는 지뢰에서 추출한 금속을 재활용하기도 쉽지는 않았다. 자금난이 심한 곳에서는 민간에서 지뢰를 주워다가 녹여서 되파는 일이 종종 있는데,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이 다치거나 죽는 통에 캄보디아에서는 그것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Saught는 CMAC와 협력을 맺고 이 곳에서 관리하는 제거된 지뢰 중 처리할 수 없는 고철들을 제공받는 대가로 수익금 일부를 지뢰 제거작업에 지원하기로 했다. 이제 Saught의 목표는 그들만의 직업훈련센터와 가게를 여는 것이다.
전쟁이 뿌린 씨앗은 캄보디아를 아끼는 많은 이들의 손에 거두어져 아름다운 보석이 되고, 이 보석은 그 땅에 희망의 씨앗을 심는다. 과거에는 분명 누군가를 잔인하게 죽이고자 존재했을 이 무기가 이제는 여러 생명을 진정으로 살아가게 하는 것이다. 이 아이러니한 관계는 캄보디아의 전 국토가 안전히 밟을 수 있는 땅이 될 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즈음에는 ‘지뢰의 나라’가 아니라 ‘보석의 나라’로 불리우지 않으려나.
에디터 이지혜
Photo (CC) by saught.com.sg
[출처] 전쟁의 씨앗은 아름다움으로: Saught|작성자 베네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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