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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 성장, 로컬여행(Local travel)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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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 성장, 로컬여행(Local travel)이 있다.

지난 수년간 지역경제 발전에 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들리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정부 부서 이전이나 기업 유치에 나름대로 힘쓰고 있지만, 대도시의 매력에 젖어 있는 사람들을 여러 지역으로 분포시키는 일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관광객 유치’는 이러한 점에서 지역 경제 발전에 매우 좋은 수단이다. 우리가 관광지에서 쓰는 숙박, 식사 비용만 계산해 보아도 그 지역 주민에게 돌아가는 수익은 굉장하다. 하지만 이도 그 지역의 매력을 관광객에게 얼마나 어필 할 수 있느냐에 따라 성패가 달렸다. 요즘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는 축제 개최와 예술 도시를 표방하여 계획 없이 설치되는 작품들이 얼마나 관광객을 끌어 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렇다면 옆 동네에 있을 법한 곳을 관광지로 포장하는 것 대신 그 지역(local)의 매력을 찾아 여행하는 로컬여행자(local traveler)를 맞이해 보는 것은 어떨까?

 

진정한 여행의 묘미, 로컬여행

트렌드인사이트에서 여행의 변화를 예측한 ‘개인 가이드 시장 Ma Tourista‘를 소개한 적이 있다. 여행자가 증가하고 관련 정보가 넘쳐나면서 여행이 점차 획일화되는 것에 실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전문가가 아닌 현지인 가이드를 통해 개성적인 여행을 즐긴다는 것이 글의 요지였다.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은 에펠탑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 속에 있지 않다. 헤매고 다닐 때 만나 길을 가르쳐 주던 사람과 허름한 곳에서 팔던 독특한 맛의 요리들 그리고 그 사람들이 사는 길거리에서 뿜어내는 향기에 여행의 진정한 묘미가 있다. 로컬여행(local travel)이란 현지인들의 삶에 들어가 그곳에서 줄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경험을 얻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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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광주 폴리 프로젝트의 하나로 만들어진 틈새호텔은 말 그대로 ‘틈새’에 들어가는 호텔이다. 차량 위에 지어진 호텔은 여느 호텔방과 다르지 않게 침대, TV, 화장실, 샤워실 등 필요한 시설을 모두 갖추었다. 투숙객을 태운 틈새호텔은 건물과 건물 사이, 공터, 주차장과 같은 공간으로 이동하여 마치 새로운 이웃처럼 그곳에서 하룻밤을 묵는다. 틈새호텔은 다른 호텔과 다르게 그 지역에 녹아들어 가게 함으로써 지역문화를 직간접적으로 느끼게 해주고 일시적인 이웃이 되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로컬여행과 지역경제 살리기 

보령의 머드, 진해의 벚꽃같이 그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상징이 없거나 제주도와 같이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의 관광 팸플릿은 열악하기 그지없다. 일반 관광객이라면 그저 다른 도시들을 따라 급하게 만든 관광지와 맛집이라고 소개된 식당 광고에 실망하고 만다. 반면 로컬여행자들은 보편적인 여행 아이템보다는 지역 사람들과 어울리고 그 지역에서만 얻을 수 있는 숨겨진 보물을 찾고자 한다. 독특한 소재를 가진 현지 가이드를 연결해 주는 Vayable처럼 지역 특색을 살릴 수 있는 로컬여행의 장점이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다. 

1. 숨겨진 보석을 찾아주는 로컬여행

가끔 평소 가던 길을 피해 다른 길로 가거나 의도치 않게 길을 잃을 때면 낯선 장소에서 ‘이런 곳이 있었다니’ 하고 놀라게 된다. 근처 거주자가 아닌 이상 알기 쉽지 않다는 생각과 이들이 특별한 혜택을 누리는 것 같아 부럽기도 하다. 하물며 작은 우리 동네도 이와 같은데 전국을 놓고 생각해보면 우리가 가보지 못한 보석 같은 곳이 얼마나 많을지 상상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짧은 시간에 유명한 명소들을 둘러보고 싶어하는 여행객에게는 이런 소소한 재미를 찾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없다. 이런 면에서 로컬여행자는 그 지역에 녹아들어 가 숨겨진 보석을 찾아준다. 이런 소중한 경험이 인터넷을 통해 퍼져가고 또 다른 관광객을 오게 함으로써 그 지역만의 특색을 상품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즉 수동적으로 관광정보를 받던 기존시스템에서 능동적으로 관광상품을 찾아 줄 수 있는 역할을 로컬여행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2. 로컬여행자가 훌륭한 구매자이다.

유명한 곳, 잘 알려진 곳을 거부하고 지역사람을 만나 지역문화에 젖어들고 싶어하는 로컬 여행자는 지역경제 기여도가 크다. 낯선 곳을 찾아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흔하디흔한 슈퍼마켓 체인이나 프랜차이즈 식당을 찾아갈 일이 사실 없기 때문이다. 지역문화의 매력을 느끼고 싶어하는 이들에게는 지역 사람들이 찾는 구멍가게와 동네 사람들이 모이는 식당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로컬 여행자는 이런 면에서 지역경제에 직접적인 투자를 하는 구매자이다. 

 

로컬 여행을 위한 로컬 정보가 필요하다.

  • 지나가기만 해도 지역정보를 말해 주는 FieldTr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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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구글의 FieldTrip 앱은 백그라운드에서 운영되며 자동으로 지역 역사부터 쇼핑장소까지 관련 정보를 카드로 보여준다. 자신의 관신 분야를 표시하여 두면 원하는 정보를 선택적으로 볼 수 있고 반대로 정보를 제공하는 특정한 출판물이 마음에 안 들면 옵션에서 제거할 수 있다. 이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기능은 차량으로 이동 중에도 그 지역 정보를 보여줄 수 있고 더 나아가 차량 블루투스를 통해 음성지원도 된다는 점이다. 

지역경제 발전이 상대적으로 더딘 지역은 그만큼 그 지역 정보를 노출하기 어렵다. 전국 구석구석을 찾아가는 로컬 여행자라도 아무런 정보가 없다면 지나칠 수밖에 없다. FieldTrip과 같이 차량 이동 간에도 정보를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과 지역문화를 충분히 알릴 수 있는 정보가 업데이트되어 있다면 적은 비용으로 할 수 있는 최고의 홍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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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에 대한 불확실성은 로컬여행자에게 있어 새로운 경험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하지만 동시에 안정성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 로컬여행의 특성상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고 그만큼 정보가 많지 않은 지역을 가는 만큼 어느 정도의 불안한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다. Airbnb에서는 투숙객이 자신과 맞는 지역에서 숙박할 수 있도록 지역정보를 Neighborhoods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해당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사진작가들은 지역의 특색을 최대한 사진에 실어 실제로 한 두 장의 관광 정보가 아니라 그곳에 대해 느낄 수 있도록 풍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20년 동안 구멍가게를 지켜오신 아저씨’, ‘마을 주민의 어머니가 되신 식당 아주머니’ 이렇게 지역주민에 대한 간단한 정보와 사진을 보여주는 서비스는 어떨까? 그 지역에 대한 신뢰도는 물론이고 여행자에게는 친근하게 다가올 것이다. 단순한 지역 설명을 넘어 소이 말하는 사람 사는 냄새는 사진은 더 많은 사람을 유치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다.

 

스스로 성장하는 지역경제

지역경제 발전의 가장 중요한 점은 단순한 자금의 투자가 아니라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관광 자원 개발은 투자 대비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HR&A Advisors에 따르면 Airbnb 게스트는 평균 5.5일 숙박 기간에 음식, 이동수단, 쇼핑을 위해 약 120만 원을 사용한 것으로 연구되었다. 이처럼 로컬여행자들도 관광객으로서 직접 지역경제를 도울 수도 있을뿐더러 더 나아가 새로운 관광지를 찾고 있는 이들에게 콜럼버스가 되고 있다. 지역경제 성장을 관광에서 찾고 있다면 지역 정보를 능동적으로 알려 줄 수 있는 시스템과 풍부한 지역 특색을 살린 정보 제공으로 로컬 여행자를 유치해 보자. 새로운 경험을 찾고 있는 이들에게 그 경험을 손에 쥐여 주기보다는 직접보고 느낄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성장하는 지역경제를 기대해 본다.

조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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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리(Seungri Cho) | Editor / 소수가 주목하고, 다수가 이끌리고 다시 소수가 선도하는 Circle / kathos27@trendinsight.biz | Facebook : fb.com/seungri.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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