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 맨해튼 중심에 있는 세계 최고의 공원 ‘센트럴파크’. 총면적이 3.4㎢ 에 이르며 숲·연못·잔디·정원·동물원·시립미술관 등이 들어서 있는 뉴욕 시민들의 쉼터이다. 초기 계획 당시 ‘도시 한가운데에 웬 공원이냐, 이는 심각한 공간낭비다!’라며 거센 반대에 부딪혔었지만, 1857년 개장이래 150년이 넘은 지금 ‘센트럴파크’는 세계 최고의 공원으로 뉴욕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1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뉴욕시와 역사를 함께하며 뉴욕의 중심을 든든하게 지킨 것이다. 그런데, 센트럴파크가 도심에 인위적으로 나무를 심고 녹지를 조성한 사례라면, 최근 뉴욕에서는 뉴욕을 둘러싸고 있는 강을 활용하고자 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http://www.newyork101.net/new-york-map/
뉴욕주민이 함께 바꾸는 뉴욕시 공공 프로젝트
뉴욕시 주변은 Hudson River, East River, Harlem River로 둘러싸여 있는 섬 모양의 도시이다. 도시 전체가 강으로 둘러싸여 있는 만큼, 뉴욕시의 가장 커다란 자원은 ‘강’이다. 하지만 유람선으로 강을 오가거나 강 근처 공원 잔디밭에서 강을 바라보며 일광욕을 하는 등 뉴욕 시민들은 ‘강’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도심 속에서 ‘강’을 바라보고 있다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무엇일까? 바로 ‘뛰어들어 수영하고 싶다!’는 생각일 것이다. 숨 막힐 듯한 더위에 지친 사람들은 한 번씩 물속으로 뛰어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특히, 고층빌딩으로 둘러싸인 도심에서 잔디밭에 앉아 한강을 바라보고 있다면, 이는 너무도 당연한 상상일 것이다. 그러나 왜 강물에 뛰어들지 못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더러워서!’ 그렇다면 ‘강물을 정화하여 수영한다면 어떨까?’ 이러한 간단한 의문에서 시작한 대규모 프로젝트가 있다. 뉴욕 시민들의 시원한 여름을 위한 일명 ‘강 위에 수영장 짓기’ 프로젝트, +POOL 프로젝트이다.
- + POOL 프로젝트 ; Too dirty to swim! , ‘더러운 강물을 정화하여 뉴욕 시민들을 위한 수영장으로 만들자’
‘뉴욕을 둘러싸고 있는 강, 조금 더 새롭게 이용하는 방법은 없을까?’ 에서 시작한 의문이 거대한 프로젝트를 만들어냈다. +POOL 프로젝트의 목표는 간단하다. 뉴욕을 둘러싸고 있는 강 곳곳에 모두가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형태의 수영장을 만드는 것.
‘children’s, sports, lap and lounge’ 총 4개의 풀로 구분된 수영장을 뉴욕 주변 강 위에 짓는다. 4개의 풀은 사용 용도에 따라 분리하여 쓸 수도 있지만, 필요에 따라서 2개 혹은 하나로 합쳐서 사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디자인이다.
강물 위에서 수영하기 위해서는 ‘오염된 강물을 어떻게 정화하느냐?’ 가 가장 큰 문제일 것이다. +POOL은 강물과 수영장의 벽 사이에 3단 여과장치(Primary Screening, Secondary Filtration, and Disinfection)를 설치하여 오염된 강물을 수영할 수 있는 깨끗한 물로 정화한다. 3단계의 정화단계를 거치게 되면 강물 속에 남아있던 각종 오염물질이 걸러지고 수영할 수 있는 수준의 물로 재탄생한다.
+POOL은 2015년 5월 25일 개장을 목표로 현재 진행형인 프로젝트이다. 강물 위에 수영장을 짓는다는 발상 자체는 다양한 산업과의 협력과 기술개발, 막대한 투자 비용이 필요한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단계별로 필요 자금을 설정하여 마련하고 있다. 이를 위해 +POOL 프로젝트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Kickstarter를 통해 후원자들을 모집하고 있다. 하나의 +POOL을 만들기 위한 최종 자금을 $500,000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현재에는 the filtering mechanism 테스트를 위한 자금을 모금하여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
+POOL 프로젝트는 다양한 형태로 자금을 마련하고 있는데, 주목할 점은 +POOL에 사용되는 타일을 판매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타일을 일정 금액을 주고 삼으로써 +POOL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자신의 이름을 하나의 타일에 온전히 새길 수 있는 POOL Tile, 여러 명의 친구와 함께 타일에 이름을 새기는 Friend Tile, 파란색의 타일에 이름을 새기는 Blue tile, +POOL이 완공된 후 처음으로 수영할 수 있는 ‘First Dips’ 등 여러 종류의 옵션을 설정하여 그에 따라 다양한 금액을 후원할 수 있도록 기금 시스템을 다양하게 만들었다.
단순한 호기심에서 출발한 이 프로젝트는, 예상외로 많은 뉴욕시민의 지지를 이끌어내며 한 단계씩 나아가고 있다. 더러운 강물을 정화하여 새로운 용도를 창출한다는 환경적인 이점 외에도, 뉴욕 시민들을 위한 장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지지를 얻고 있다. 또한, ‘센트럴파크’가 뉴욕을 상징하는 랜드마크가 되었듯이, 뉴욕을 감싸고 있는 강 위에 Floating Pool을 설치함으로써 새로운 랜드마크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POOL 프로젝트가 특별한 이유, 시민이 시작하고 시민들이 끝맺는다!
아마 ‘+POOL 프로젝트’를 처음 접하게 된 사람들은, ‘뉴욕시가 센트럴파크를 잇는 새로운 랜드마크를 만들기 위해서 거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과는 다르게 ‘+POOL 프로젝트’는 뉴욕시가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아니다. 뉴욕을 가장 잘 알고, 뉴욕을 사랑하는 뉴욕시민이 주체가 되어 시작된 프로젝트이다. 3명의 뉴욕시민은 뉴욕을 둘러싸고 있는 강을 보며, ‘+POOL 프로젝트’를 구상하게 되었고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을 시의 도움 없이 뉴욕시민들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뉴욕시가 하는 일은 ‘+POOL 프로젝트’가 실현되었을 때 절차상 필요한 허가 문제에 대한 조언을 주는 것이 전부였다. 3명의 시민이 시작한 프로젝트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Kickstarter를 통해 뉴욕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냈고, 수많은 뉴욕시민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그야말로 시민이 시작하고, 시민들로 끝맺는 프로젝트이다.
이제는 Urban Planning 2.0의 시대!
그동안 Urban planning(도시계획)은 지자체나 정부에 의해서 수직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보편적인 방식이었다. 이는 정작 도시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의견은 제대로 반영될 수 없는 구조였다. 최근에는 수직적 Urban Planning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하려는 움직임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도시의 공간 활용이나 시설 계획 단계에서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서 이를 토대로 의사 결정에 참고하는 방식이다. SNS나 홈페이지를 통해서 시민들의 Needs를 파악하고 이를 반영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의 Urban Planning은 Urban Planning 2.0시대로 가기 위한 과도기에 불과하다. 시민들의 참여가 이뤄지고 있긴 하지만 이는 지자체가 정한 여러 가지의 계획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의견을 보태는 식의 수동적 상태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시민들은 Urban Planning의 주체가 될 수 없으며 과정상의 참고인일 뿐이다. 반면에 Urban Planning 2.0의 시대에서는 시민이 모든 과정의 주체가 된다.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도시 공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필요한 공간이나 시설 등을 제안하고 이를 현실화시키는 것이다. 계획 수립부터 다른 시민들의 의견 수립, 자금 마련, 실행 등 모든 단계를 시민이 독자적으로 진행한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이용하여 자발적으로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소수 시민으로 시작한 프로젝트를 다수의 시민이 함께하는 프로젝트로 발전시킬 수 있다. 간단히 말해, Urban Planning 2.0은 Urban Planning의 처음부터 끝까지 전 과정이 시민들에 의해 진행되는 새로운 차원의 Urban Planning이다. 도시의 형태와 시민들의 Needs에 따라서 Urban Planning의 방식은 다양한 변화를 맞이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이 과정에서 ‘시민’이 주체가 되는 Urban Planning 2.0이 주요한 모습으로 등장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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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현
남들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저만의 통찰력으로 트렌드를 꿰뚫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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