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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e by Citizen” 브랜딩으로 도시의 본색을 드러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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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e by Citizen” 브랜딩으로 도시의 본색을 드러내다.

서울에 있는 많은 번화가 중 하나인 홍대와 인사동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무엇일까. 홍대는 ‘인디밴드, 서브컬쳐, 클럽, 젊음, 자유로움’의 느낌이, 인사동은 ‘전통 찻집, 골동품, 갤러리, 한국적인’ 인상을 주로 떠올릴 것이다. 홍대와 인사동이라는 지역의 이름을 듣고, 그 곳의 풍경을 떠올릴 때의 느낌들은 과연 어디에서부터 오는 것일까.

이제는 국가브랜딩을 거쳐 도시브랜딩이 하나의 트렌드로 이미 자리 잡아가고 있다. 메가트랜드로 자리매김한 도시브랜딩의 방향성은 지금까지 거의 위에서 아래를 향한 흐름이었다. 이는 다시 말해 도시 혹은 국가의 주체 하에서 도시의 이미지가 만들어지고, 그렇게 만들어진 의도적인 이미지를 통해서 타지민들에게 홍보가 되어 자연스럽게 ‘도시브랜딩화’ 되었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위에서 예를 든 홍대와 인사동은 아래에서 위로 ‘도시브랜딩화’되었다. 홍대와 인사동에 대해서 타지민인 ‘우리’가 느끼는 그 곳의 이미지는 어떤 주체자에 의해서 형성된 것이 아니다. 우리는 홍대 길거리에서 자유롭게 노래를 부르는 인디밴드들을 보았고, 인사동 거리에 즐비한 전통 찻집들과 한국적인 소품들을 줄곧 마주하였다. 이러한 홍대와 인사동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 풍경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홍대와 인사동이 개성있는 도시로 ‘브랜딩화’된 것이다.

 

왜 ‘Made by Citizen’ Branding이어야 하는가?

특정 도시에 대해서 사람들이 떠올리는 느낌과 이미지는 그렇게 반응하도록 유도한 결과가 아니다. 홍대와 인사동에 있는 도시민들의 생활상과 그로 인해 형성된 풍경들이 다른 도시들과는 차별화되어 있고, 이 차별화된 것들이 사람들에게 ‘개성있는 도시의 한 면모’로 다가가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저런 인상들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홍대와 인사동이 서울의 번화가 중 그 일부분으로 자리잡게 된 이유는 다시 말해 ‘국가’에서 주도하여 만들어진 번화가가 아닌 ‘도시민’들이 모여 그들의 새로운 공간을 창출해 내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흔히 번화가라고 불리는 서울의 종로, 신촌, 홍대, 신사동, 압구정 등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미묘하게 다르고, 그 분위기에 따라 모이는 사람들의 성향도 제각각이다. 하지만 이 도시들의 공통점은 국가 혹은 대형 단체의 어떠한 목적의식에 의해서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번화가가 아닌,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그 곳에 모이게 한 각자의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메이드 바이 시티즌 (Made by Citizen)’ Branding 이란?

하나의 브랜드화 된 도시가 멋지게 포장되어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데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그룹은 바로 그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다. 그 도시 속에 사는 사람들만이 가지고 있는 나름의 문화와 가치관을 기본 틀로 삼아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물들이나 관광 장소, 페스티벌 등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브랜드화 되어 성장한 도시를 찾아오는 관광객 혹은 타지민들을 위한 서비스는 점점 메가트랜드의 일부로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반면에 기본적으로 그 도시를 지탱해 온 일반 시민들의 일상들은 화려한 도시 브랜딩 아래에 가려져 있다. 도시민들이 일궈놓은 그 곳의 독특한 풍경과 개성있는 문화들은 도시의 색을 밝혀주지만, 기존의 도시브랜딩 방향성은 그 색을 흐릿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도시가 단순히 하나의 상품으로 전락해버리는 위험성을 미리 방지하기 위해서는 그 도시를 만들어 낸 도시민들에 주목해야 한다. 특이할 거 없어보이는 도시민들의 일상이 새로운 도시 이미지를 창출해 내는 과정은 아이러니하지만 분명한 사실이다. 메이드 바이 시티즌 (Made by Citizem) Branding은 그 사실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형식의 도시브랜딩이다. 즉 도시민들의 이야기, 풍경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도시의 이미지가 형성되는 과정을 일컫는다.

도시 안의 흐름은 포착하기 힘들 정도로 시시각각 빠르게 변한다. 뉴스와 신문에서 마주치는 기사들도 실시간으로 올라오기 때문에 어느 장소에서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금방 알 수 있다. 모바일 휴대기기와 함께 Instapaper, Pocket과 같은 앱을 통해서 그 시간, 그 장소에 내가 존재하지 않아도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다시 과거 혹은 현재의 상황을 모바일 기기를 통해 눈 앞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를 통해서 사람들은 그들 자신의 방식으로 웹 상의 컨텐츠들을 소비하기 시작하였다. 결과적으로 흥미로운 뉴스 속보들, 사건과 관련된 일련의 과정들을 상세하게 알아낼 수 있게 되었는데 이러한 과정들은 국가의 틀 안에서 이루어질 뿐 어느 지방에서 큰 사건이 터지지 않는 이상 지역적인 소식들을 전해 듣기에는 한계가 있다.

우리나라를 예로 들면 서울에 관련된 특징적인 보도들이 웹상에서 실시간으로 올라오지만 그러한 이야기들이 실제적으로 서울 도시민들과 직접적으로 연관되기에는 어려웠고, 그 때문에 도시민들과 기자들 간에, 아니면 도시민들 사이에서 쌍방향 소통이 이루어지기 힘들었다. 과연 뉴스 속보, 미디어를 통해서 이야기되는 것들이 그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전부 드러내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인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Narrative.ly는 그러한 도시민들 안에서의 쌍방향 소통을 증폭시키기 위해서 ‘알려지지 않은 도시 안의 생활상’들을 보여주는 다차원적인 뉴욕을 기반으로 하는 멀티미디어 매거진이다. 주요 대형 미디어를 통해서 뉴욕에 대한 특징적인 보도가 실시간으로 빠르게 이루지고 있기는 했지만, 이는 뉴욕의 본질적인 부분을 다루고 있지 못했다. 따라서 Narrative.ly의 설립자인 Noah Rosenberg은 진짜 뉴욕은 무엇인지, 어떻게 구성이 되어있는지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을 차근차근 짚어주는 기존의 미디어가 가졌던 신속성을 잠시 뒤로 접어둔 채 느린 접근을 시도하였다.

Narrative.ly의 보도 자료는 형식보다는 도시민들의 스토리텔링에 입각하였다는 점에서 뉴욕이라는 도시의 진짜 모습을 더 잘 드러내주고 있다. 한 주에 하나의 주제를 설정하여 그에 관한 정보들을 일주일 동안 하루에 하나씩 보도하는 형식으로 구성을 하였다. 이러한 형식을 Narrative.ly에서는 ‘longform article’이라고 일컬으면서 월요일에는 인물 사진들을, 화요일에는 그 인물과 관련된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를, 이어서 사진 에세이를, 음성으로만 구성되어 있는 짧은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여주는 것 등 다양한 형식을 이용해서 하나의 주제를 심층적으로 파고들고자 하였다.

Fourist도 도시브랜딩의 트랜드에 발 맞추어 도시민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웹사이트이다. Instagram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Fourist는 ‘당신의 주말은 어떠했습니까.’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다. 이 부제만 본다면 Fourist는 마치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이미지를 기반으로 한 웹사이트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Fourist에 올라오는 주말 활동들의 사진은 전세계의 도시를 카테고리로 하여 업로드가 된다. 때문에 샌프란시스코, 뉴욕, 도쿄, 서울에 이르기까지 전세계의 다양한 대도시에 거주하고 있거나 잠시 여행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일상들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다.

Fourist의 이용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Instagram에 사진을 업로드할 때에 #Fourist로 태그를 건다면 저절로 Fourist 웹사이트에 그들의 사진이 도시에 따라 구분되어 올라온다. 도시별로 올라오는 사진들의 나열 순서는 Instagram에서 공감해준 사람들의 수에 의해서 결정된다. Fourist의 사진들은 주요 미디어에서 볼 수 없는 일상 사진들 위주이기 때문에 각 도시의 분위기와 특색들을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그 도시민들의 사람들이 주말에 여가 생활을 주로 어떻게 즐기는지, 좋아하는 장소는 어디인지, 관심있는 것은 무엇인지 이미지를 통해서 타지역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다. Fourist의 이미지들은 일상적이기 때문에 도시의 고유한 색깔을 더 잘 드러내 준다. 이러한 Fourist의 매력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Fourist로 태그하게 한다.

 

‘Made by Citizen’ Branding의 새로운 방향성

도시민들로부터 만들어진 도시의 이미지야말로 그 도시의 특색을 분명하게 드러내 준다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과연 어떠한 방향으로 ‘Made by Citizen’ Branding을 이끌어야 할 것인가 고민해 보아야 할 때이다.

1. 도시민들의 일상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그 도시에 대해서 가장 잘 알고 있고, 도시의 문화를 몸소 체험하고 있는 도시민들의 이야기야말로 도시 브랜딩의 가장 기본적인 토대가 된다. 성공적인 도시 브랜딩을 위해서 꼭 큰 건축물을 세우거나,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등 위에서 아래로 향하는 기존의 방향성을 고수할 필요는 없다. Narrative.ly Fourist는 아래(도시민)에서 위로 향하는 방향성을 기본으로 타지역 사람들이 쉽게 그 도시의 일상을 엿볼 수 있도록 하였다. 실제로 서울이라는 도시 곳곳에서는 서울 시민도 잘 모르는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그들의 일상 공유로 새로운 도시 이미지를 생성해가는 일은 보통의 나날들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해내는 즐거움 또한 선사할 것이다.

도시민들의 일상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면, 도시민들의 일상을 어떻게 타지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까?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그 도시를 방문하여 일상의 풍경을 직접 접하는 것일 것이다. Narrative.lyFourist는 지역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웹 상에서 다양한 매체들을 이용하여 도시민들의 일상을 보여주었다. 더불어 청각적인 정보를 이용해 도시민들의 일상을 알 수 있는 Social Radio의 경우처럼 ‘도시의 소식통’인 라디오를 만들어보는 것은 또다른 매력을 선사할 것이다. SNS를 이용해서 지금 현재 내가 있는 도시의 날씨는 어떻고, 오늘은 무엇을 하고 지낼 예정이며, 앞으로 예정된 축제들의 일정들을 알려주는 등 일상의 이야기들을 마음껏 이야기하는 공간말이다. 꼭 내용이 있어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도시의 한 단면인 어떤 상황에 대한 ‘소리’만을 들려주는 것도 도시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흥미를 유발해 낼 것이다.

2. 도시에 관한 고정관념을 바꾸는 방향으로

외국인들에게 물어본 ‘서울’의 이미지는 ‘빠름, 바쁜 사람들, 복잡한 도로, 다이나믹함, 활기찬 등’ 이었다. 하지만 과연 서울 안의 곳곳이 모두 바쁘고, 복잡한 장소만 있었던가? 서울 번화가 속 작은 골목들은 마치 서울에서 외딴 곳으로 떨어진 다른 지역같은 느낌을 주는데, 이러한 숨은 골목들이 꽤나 많이 존재한다. 서울의 고정적인 이미지와 상반되는 매력을 가진 이러한 공간들은 타지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을 만한 곳이지만, 그 존재 자체가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묻혀버리고 마는 경우가 허다하다. 서울은 오직 ‘시끄럽고 바쁜 도시’라는 고정관념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Made by Citizen’ Branding이 주축이 되어야 한다. 그 특별한 장소에 있는 도시민들의 일상을 통해서 도시의 다른 면을 자연스럽게 파악하는 것이다.

3. 도시의 이미지를 카테고라이즈(Categorize)하고, 오픈(Open)하다.

도시민들에 의해서 하나의 도시를 브랜딩화하는 것에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은 ‘도시민들의 참여’이다. 자연스러운 일상과 풍경들을 이들에게 의도적으로 강요하는 것은 전혀 일상적이지 않으며, 더불어 도시의 특색을 살릴 수 없다. 도시민들의 자연스러운 참여 유도는 Fourist와 같이 평소에 그들이 이용하는 SNS를 이용하여 쉽게 가능케 하여야 한다. 이를 참고하여 ‘Made by Citizen’ Branding에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홍보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미지의 단순한 분류와 함께 소셜화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어떤 특정 카테고리에서는 그 도시에 살고있는 아이의 모습만 올리도록 하거나, 또다른 카테고리에서는 도시에 있는 길고양이의 사진들만 올리도록 하는 것이다. SNS를 하면서 간단하게 이미지를 업로드하고, 단순하게 분류하였지만 이는 도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효과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아이들 사진만 올라와 있는 페이지, 길고양이의 사진들만 올라와 있는 페이지는 SNS 상에서 오픈하였기 때문에 타지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고, 즉각적인 피드백 또한 원활하게 이루어 질 것이다.

 

‘다이나믹 코리아’ 안에 숨겨져 있는 도시들의 매력

도시의 행정청과 관광청에 의해서 주도되었던 도시브랜딩이 지금까지의 방법이었다면, 이제는 도시민들에 의해서 주도되는 도시브랜딩의 가능성을 엿볼 때이다. 외국인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한국을 소개하는 비디오 블로그 잇유어김치(eat your kimchi)는 외국인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냄으로써 그 가능성을 입증하였다. 이제는 직접 우리들이 나서야 할 때이다. 시민들의 일상과 풍경에 대한 스토리텔링으로 만들어지는 도시의 인상은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결과물로 기존 도시브랜딩의 정체를 극복해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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