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의 어른들께서는 마을 앞 하천을 도랑이라 부릅니다.
행정용어로는 하천의 크고 작음에 따라 실개천, 소하천, 지방하천, 국가하천이라 불리지만, 큰 하천이 없는 농촌의 소하천은 모두들 도랑이라 불렀습니다. 그만큼 도랑이라는 말은 우리 어르신네들께는 옛 추억을 떠올리는 매개체입니다.
큰 강이 문명을 만들고 큰 하천이 도시를 만들었다면, 아마도 마을 앞 도랑은 마을의 역사와 문화, 주민들을 정착시킨 삶의 근간일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 농촌의 도랑은 그 기능을 잃고 있습니다. 도시가 형성되면서, 몸의 실핏줄 같은 도랑은 그 형태가 사라지고, 그나마 남아있는 농촌의 도랑은 물고기 대신 쓰레기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집단화된 마을의 오폐수와 가축분뇨는 도랑의 맑은 물을 더럽히고, 논과 밭의 농약과 비료는 도랑의 생명체를 죽이고 있습니다. 복개된 도랑은 햇빛한번 보지 못하고 악취만 납니다. 그 옛날 도랑에서 물장구치고 빨래하던 모습은 이젠 완전히 사라지고, 사람들의 먹는 물마저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도랑을 살려야 합니다.
하천의 근원이 되는 작은 도랑을 모두의 힘으로 살려야 합니다. 물이 오염되어 사라졌던 가재가 다시 돌아오는 도랑, 깨끗한 도랑을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야 합니다.
도랑이 살아나면 마을이 아름다워집니다. 도랑이 살아나면 강이 깨끗해집니다. 도랑이 살아나면 먹는 물이 안전해집니다. 생명의 근원인 물, 강의 근원인 도랑을 함께 살려야 합니다.
지금, 물포럼코리아와 환경부, 지방자치단체, 기업, 전국의 시민환경단체가 나서고 있습니다. 강과 하천의 근원이 되는 도랑과 실개천을 살리기 위해 국민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도랑 살리기 운동에 전국민의 참여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