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와 백화점에 밀려 점점 잊혀져 가던 전통시장이 상인들과 정부, 지자체, 시장경영지원센터의 힘이 합쳐지면서 조금씩 활기를 되찾고 있는데요, 정책공감에서는 매주 잘 되는 전통시장의 노하우를 살펴보고, 경제 회복의 힘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한동안 전통시장은 가격, 시설, 마케팅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대형마트와 백화점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전통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사실,
'경제를 살리는 힘, 전통시장이 사는 법(12.4)'을 통해 알려드렸는데요,
점차 '서민경제의 중심'으로 옛 명성을 되찾아가고 있는 전통시장의 두 번째 비밀은 바로 이겁니다.
현금이 없으면 물건 사기가 영 팍팍했던 전통시장에 종이가 통용되고 있는데요,
다름아닌 '상품권'과 '할인 쿠폰'입니다.
전통시장은 그동안 손님이 찾기 전까진 어떤 홍보도 하지 않았었죠.
시장 활성화를 위한 상인들의 새로운 마케팅이 바로 시장의 이름을 건 상품권과 쿠폰 제도입니다.
시장 안 개별 점포가 아닌,
같은 지붕 아래 공동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잘 되는 전통시장'을 찾아가 볼까요?
◆ 대전 중앙시장활성화구역
대전시 동구 중동 28-53번지 TEL 042-226-0319
원동4가에서 대흥교를 거쳐 대전역까지 이어지는 중앙시장은 한국전쟁 이후 대전역 주변에 사람이 모여들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는데요, 7,80년대 중부권 최대 전통시장으로 지역경제 발전의 중심축이 될 만큼 번성했지만 대형마트가 등장하면서 상권을 잃어갔죠.
2006년까지 각각의 시장이 개별적으로 운영되었던 중앙시장은 2007년, 등록시장과 무등록시장을 하나로 통합하고 대전 중앙시장활성화구역을 만들어 7개의 활성화 구역으로 분할해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 아닌 인정이 오가는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예술시장'으로의 변신을 꾀했는데요, 설치미술, 조각, 회화 작가들이 시장에서 전시회를 여는 등 '시장미술'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도 상단을 통한 공동구매 및 상품 트랜드화 등을 통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죠.
▲ 시장과 예술의 만남, '시장미술제' : 시장을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바꾸기 위해 2007년,
시장미술 프로젝트 'SHOWS'라는 명칭으로 전시회를 열였습니다. 상인들의 일상사가 담긴 작품들이 전시돼 삶의 터전인 시장의 모습을 보여주고, 인간적이며 따뜻한 재미를 주었는데요, 시장미술제에 대한 호응이 높아지면서 2008년엔 '시장보고, 미술보고'라는 두 번쩨 시장미술제를 열었죠. 앞으로 정기적인 전시회를 통해 상인들 스스로 상품과 시장에 대한 자부심을 키워나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 중앙시장 전문 브랜드 : 중앙시장의 큰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상품별 '전문 브랜드'인데요,
품에 따라 상단이 구성되어 공동구매를 하기 때문입니다. 공동구매를 하게 되면 단가는 낮아지고
품질은 좋아져 상인과 고객, 모두에게 이득이죠. 위의 제품은 중앙시장 최초로 형성된 건어물 상단에서 선보인 브랜드 '보들보들 오징어'입니다.
▲ 자유도매시장의 그릇상가도 상단을 구성해 상인들이 원하는 디자인의 제품을 직접 주문제작해 공동구매하고 있습니다. 고객의 취향을 파악한 상인들이 물건 제작에 관여하기 때문에 고객들은 쉽게 원하는 제품을 찾을 수 있죠. 또한 '혼수를 준비하려면 중앙시장에 가면 된다'는 옛말처럼 결혼예식부터 신혼 물품까지 모두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답니다.
▲ 고객지원센터와 택배 서비스 : 고객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고객지원센터를 만들고, 전국 최초로 우체국과 자매결연을 해 택배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중앙시장에서는 더 이상 무거운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겠죠? ^^
▲ 테마별 거리 조성: 중앙시장은 앞으로 편리하고, 즐거운 시장을 만들기 위해 테마별 거리 특화사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걷고 싶은 거리', '휴식공간', '깨끗한 골목'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이야기가 있는 시장을 만들어 가는 거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중앙시장의 변화, 보는 것만으로 정말 즐거운 걸요~^^
◆ 포항 죽도시장활성화구역
경북 포항시 북구 죽도동 2-587번지 TEL 054-248-1791
1954년 남부상설시장으로 개장, 1971년 현재의 이름으로 바꾼 포항 죽도시장은 수산물과 건어물, 공산품, 생활용품을 두루 취급하고 있습니다. 7,80년대에는 포항은 물론 영덕, 울진 등의 동해안과 청송, 영천, 경주 등 내륙지역에서도 찾아 올 만큼 큰 거대 도매시장이었는데요, 90년대 말 대형마트와 백화점이 속속 생겨나면서 활기를 잃어가기 시작했죠.
죽도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건 2007년 말인데요,
시장이 죽어가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던 포항시는 죽도시장과 죽도어시장, 죽도농산물시장을 묶어 죽도시장활성화구역으로 지정하고 예산을 지원했습니다. 물론 상인회도 죽도시장연합회를 구성, 힘을 보탰죠.
▲ 죽도시장 쇼핑몰 'JD MARKET' : 빠르게 현대화되어 가고 있는 죽도시장활성화구역은 2008년 온라인 쇼핑몰을 말들어 시장 홍보는 물론 쇼핑의 편리함을 높였는데요, 시장의 역사에서부터 현재의 변화된 모습, 지역 특산품, 관광정 보 등 죽도 시장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죽도시장
쇼핑몰인 'JD MARKET'을 통해 농,수,축산물을 비롯해 건강식품, 제수, 혼수음식 등 다양한 상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각 상점들이 직접 블로그도 운영한다고 하니, 인터넷 죽도시장으로 한번 놀러가 볼까요
▲ 전통시장 투어 & 원스톱 쇼핑 : 중앙시장활성화구역은 포항시와 협력해 매년 100회의 전통시장 투어를 실시하고 있는데요, 호미곶, 보경사, 경북도수목원 등과 같은 포항 관광지와 연계해 관관형 장보기 프로그램으로 성공적인 본보기가 되고 있습니다. 또한 포항 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활어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데다 건어물, 과일과 채소, 공산품 등을 한자리에서 구매할 수 있는 과일, 농산물, 회 타운이 구성되어 있어 원스톱 쇼핑이 가능합니다.
▲ 기업과의 협력 : 죽도시장활성화구역에서는 2000원, 3000원, 5000원, 10000원권 상품권이 발행되고 있는데요, 횟집, 건어물, 농산물 등 전 저모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포항시의 기업체 및 여성단체 등의 협조를 얻어 매년 5억원 이상의 상품권을 발행하고 있는데요, 포스코 건설의 경우 2004년 죽도시장과 정식으로 자매결연을 맺은 이후 매달 7~8백만원 상당의 상품권과 특산품을 구매하고 있습니다. 또한 포스코를 방문하는방문객들에게 주는 기념품을 죽도시장에서 구매하는 등 시장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습니다.
기업과 시장이 상생하는 좋은 선례를 만들어가는 중이죠!
◆ 인천 신기시장
인천시 남구 주안7동 1341번지 TEL 032-865-5424
1980년대 모 회사 직원들을 상대로 채소, 과일을 파는 것으로 시작된 신기시장은 한때 인천시 전통시장 중에서 점포당 방문 고객 수가 가장 많은 시장으로 선정될 정도로 활성화됐었죠.
하지만 2000년대 초, 반경 5km 이내에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줄지어 입점하면서 쇠락하게 되는데요,
신기시장이 위기극복 방안, 그것은 정부의 지원과 상인회의 단합이었습니다.
시장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상인조합을 설립한 상인들은 이후 시설현대화에 필요한 자금을 모으고,
전국의 시장은 물론 영국, 일본, 동남아시아의 해외 시장을 견학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시장 활성화를 이끌어 낸 것이죠.
▲ 공동 포장지 & 적립식 카드 : 대형마트의 마케팅에서 힌트를 얻은 신기시장은 시장을 홍보할 수 있는 로고를 개발해 공동 포장봉투와 포장상자를 제작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통시장 최초로 적립식 카드를 발행하고 있는데요, 구매 금액의 3%로 1만원짜리 상품을 구매하며 일정금액의 포인트가 쌓이는 방식입니다.
▲ 상품진열선(황색선)을 준수하시오! : 신기시장 통로 바닥에는 황색 선이 그어져 있습니다.
이 황색선은 다름아닌 상품진열선인데요, 고객들이 편안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통로를 확보하기 위한 거죠. 옛 전통시장은 점포마다 물건을 마구 진열해 놓고 노점들이 시장의 통로를 막아 물건을 사기가 불편했기 때문인데요, 이젠 '황색선은 생명선'이라는 구호 아래 모든 상인들이 철저하게 지키고 있답니다.
▲ 특화상품 개발 : 녹차와 뽕잎, 시금치 등 채소를 갈아 넣은 두부에 검은 깨와 검은 쌀을 갈아 넣어 무지개떡 같이 생긴 3색두부는 신기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두부인데요, 늦은 시간에는 품절이 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합니다, 젊은 맞벌이 부부를 위해 밑반찬을 낱개 포장해 파는 천원반찬 등 신기시장에서만 살 수 있는 특화상품은 시장 활성화의 원동력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또한 앞으로 순대를 특화하여 순대먹자골목을 조성할 예정입니다.
◆ 서울 자양골목시장
서울시 광진구 자양1동 612-28번지 TEL 02-458-1624
주택, 상점가를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생겨난 자양골목시장은 유통환경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2003년 위기를 맞게 됩니다. 그때부터 자생하기 위한 상인들의 노력이 이어졌는데요, 2007년 대형마트가 들어서면서 또 한번 타격을 받죠. 하지만 2008년 서울시의 전통시장 육성계획의 일환인 '하이서울마켓(Hi Seoul Market)으로 선정되면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죠.
▲ '하이서울마켓' 선정 : 2008년 '하이서울마켓'으로 선정된 자양시장은 앞으로 2년간 최대 1억원의 사업비를 지원받게 됩니다. 또한 공동 유니폼 착용, 월1회 정기 청소와 방역, 공동쿠폰 발행과 활용 등 정기적으로 고객만족 평가도 받게 되죠. 현재 자양시장은 고객 편의시설을 확충하고 판매대 및 상품용기를개선하는 등 하이서울마켓으로 거듭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 관내 공용쿠폰과 상품권: 시장 내에서는 현금처럼 사용되는 공용쿠폰과 상품권은 광진구 내에서 상품권을 통용하는 모든 전통시장에서 사용가능 합니다. 특히 광진구청에서는 명절에서 저소득 주문 위문품 등을 관내 전통시장 상품권을 지급하고 있어 지역 경제 활성화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죠.
▲ 대형마트 벤치마킹 : 불과 500m 거리에 대형마트가 생기면서 타격을 입은 상인들은 '대형마트에서 배우자'라는 발상의 전환으로 위기를 극복했는데요, 수시로 대형마트를 방문해 채소 등을 비롯한 주력 상품을 대형마트보다 싸게 파는 거죠. 또한 대형마트의 고객 응대방법, 소포장 등의 전략을 벤치마킹해 점포 경영에 접목시켰습니다. 그 결과 30%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고 하네요.
아무리 시대가 변하고, 환경이 바뀐다 하더라도 역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옛말이
틀리지 않았음을 '전통시장의 변화'를 통해 느낄 수 있는데요, 함께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전통시장. 앞으로의 변화가 더욱 기대되는 건 이러한 노력때문이겠죠?^^
'잘 되는 전통시장'의 성공 노하우, 앞으로 소개해드릴 마지막 이야기 '전통시장, 문화를 만나다'도 기대해주세요.
전통시장의 변화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시장경영지원센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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