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2일 대구 동구 신서동의 혁신도시 건설 현장.
한낮 최고기온이 섭씨 34도를 넘는 찜통 더위 속에서도 포클레인이 바삐 움직였다. 뜨거운 태양 아래 목에 수건을 두른 인부들이 연신 땀을 닦으며 공사장을 오가는 모습도 간간이 보였다.
대구공항과 KTX 동대구역 8킬로미터 이내에 위치한 대구혁신도시는 420만평방미터 면적에 조성되고 있다. 2014년 말까지 한국가스공사, 신용보증기금을 비롯한 11개 공공기관과 대구일과학고 등 5개 초·중·고교가 들어설 예정이다.
중앙 119구조단은 응급 헬기 착륙 등의 부지가 조성돼야 하는 이유로 달성군 구지면 대구국가과학산업단지에 개별 입주한다. 11개 공공기관 중 중앙신체검사소가 지난해 12월 입주했으며 한국감정원과 한국교육학술정보원, 한국산업단지공단 등이 올해 입주를 완료할 예정이다.
혁신도시 공사 현장에는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곳과 이미 멋들어진 디자인으로 외관을 갖춘 건물들이 혼재돼 있었다.
올해 9월 이전을 목표로 한 한국감정원 건물은 최신식 외관을 갖추고 마무리 작업이 진행 중이었고, 내년 8월 832명이 들어오게 될 한국가스공사 건물은 한창 외벽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이미 업무가 시작된 중앙신체검사소 건물 로비에는 재검이나 정밀검사를 받기 위해 전국에서 모여든 신병들이 눈에 띄었다. 중앙신체검사소의 한 직원은 “지난해 말 이곳으로 출근을 했는데 아직 혁신도시 내에 식당이나 편의점 등이 갖춰지지 않아 불편한 점이 없지 않다”며 “하루빨리 공공기관들이 입주해 도시의 형태를 갖춘 인프라 시설이 갖춰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혁신도시가 다른 9개의 혁신도시와 다른 점은 주거와 공공기관 지방 이전의 개념을 넘어 첨단의료복합단지와 연구개발특구가 같이 입지한다는 점이다. 의료기기 연구개발 활성화와 연구성과의 상품화 촉진을 위해 조성되는 첨단의료복합단지는 2038년 완공을 목표로 혁신도시 내에 1,030평방미터 규모로 조성된다. 전체 혁신도시 공간의 24.4퍼센트를 차지하는 이곳에는 연구기관 50개와 연구원 600명을 유치할 예정이다. 올해 1월 착공될 한국뇌연구원 건물에만 박사급 연구원 1천명 이상이 입주한다. 정부는 이들 입주기관의 세제 지원과 재정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이 밖에 신약개발 및 임상실험지원센터를 비롯한 지원시설과 연구원 숙소 및 편의시설 등이 들어오는 커뮤니케이션센터는 이미 외관을 갖추고 내부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11개 공공기관 입주로 2조5천억원 생산유발효과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에 포함된 연구개발특구는 약 1,087평방미터 규모로 2011년 공사가 시작돼 2015년 1단계 개발이 끝난다.
첨단의료복합단지 내 연구소 및 지역대학과 연계해 IT융·복합기술 사업화의 시너지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전체 혁신도시 공간의 25.8퍼센트를 차지하는 이 연구개발특구에는 이미 연구소 설치 의사를 밝힌 메디센서를 비롯해 11개 기업체가 부지 매각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1960년대 섬유·신발 등 경공업 중심지였던 대구가 첨단의료복합단지로 거듭나기 위한 본격적인 시동을 건 셈이다.
수용 인구 2만3천여 명이 입주할 예정인 공동주택 분양은 올해 5월 분양한 350세대가 12월 입주를 시작하고, 9월 분양하는 448세대는 내년 10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지자체에서도 혁신도시가 대구지역 경제성장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구시는 혁신도시 기대 효과로 ‘공공기관 3,200여 명의 임직원이 이전해오게 됨에 따라 인건비, 사업비, 지방세, 건설비 등 2조5천억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또한 연간 51조원의 이전공공기관 예산이 집행되고, 공공기관에 연간 30만명 이상의 타 지역 방문객이 대구를 찾을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대구지역경제에 직접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대구시청 혁신도시지원단의 이은섭 주무관은 “대형 국책사업인 첨단의료복합단지에 향후 30년간 4조6천억원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이전 공공기관과 유기적으로 결합하게 되면 대구 경제를 재도약시키는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고, 대구 지역 청년층의 고급일자리 창출효과도 클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글·박미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