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일 하자센터에서 열린 쿠도 게이 강연회를 다녀왔다. WITH 경윤 지수 연경 승연 강연회는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유자살롱이 주관하여 1부는 유자살롱의 공연으로, 2부는 쿠도 게이의 강연으로, 3부는 유자살롱의 대표인 아키와, 쿠도의 대담형식으로 이루어졌다. 질의응답 시간까지 해서 2시간 반 정도 강연이 이어졌다.
유자살롱의 전조라는 분이 보컬을 하셨는데 정말 느므느므 좋았다 ㅜ.ㅜ 음악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열고,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강연이 시작되었다.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 토크콘서트의 시작을 알리다.
강연에 들어가기에 앞서, 쿠도 게이의 두 번째 책을 홍보하는 시간이 있었다. 그 시간에 출판사에서 나오신 분이 청중에게 이런 말을 했다.
어떤 사회적 기업이 좋은 기업이냐고 묻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좋은 일을 하는 곳이 좋은 사회적 기업이냐. 아니, 저는 그게 아니라고 대답합니다. 저는 그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자기가 먼저 행복하고, 비전을 가질 수 있는 곳이 좋은 사회적 기업이라고 대답합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여러 가지가 떠올랐다. 내가 사회적 기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학년 때 달록이라는 사회적 기업에서 일하는 체험을 하게 된 후이다. 하자센터의 이 곳 저 곳을 기웃거리며 아, 이런 종류의 ‘일’이 있을 수 있구나 하는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 당연하게 이미 정해져있는 큰 생산 목표 아래에 일감을 나누고, 파티션 속에 각자 들어가 자기 몫의 일을 하는, 그런 것이 내가 알고있던 일의 형태였다. 그런데 절대로 파티션을 쳐서는 안되고, 함께 목표를 세워야만 하고, 서로가 직원1 직원2가 아닌, 고유한 개인으로 일 자체에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는 그런 곳이었다. 일단 이런 ‘일’의 형태가 가능하다는 것이 충격이었다. 그리고 자기가 가진 사회에 대한 생각이 일의 출발점이 된다는 것이 또 충격이었다. 자기가 좋아하고, 할 수 있는, 그리고 못하는 것들. 이런 것들이 사회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생각하고 이것을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로 바꾸는 것. 다같이 할 수 있는 어떤 ‘일’의 형태로 문제 의식을 바꾼다는 게 멋졌다.
유자살롱의 아키 (이충한)
쿠도 게이와 함께 강연회를 연 유자살롱은 무중력 청소년들을 지원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무중력 상태에 놓여있다는 건 사회의 중력장에서 벗어나있는 것을 뜻한다고 한다. 학교든 어디든 어떤 집단에 속하게 되면 생기는 ‘당연히 –는 –해야한다.‘라는 중력장에서 벗어나 있는 것이 무중력이다. 이 중력장은 나쁜 것도 좋은 것도 아니고,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게 하고, 땅에 발붙이게 하는 이유가 되는 것인데, 이게 없으면 우리는 외롭고, 힘들고, 방황하게 될 수 있다. 유자살롱이 돕고 있는 무중력 청소년들은 탈학교생, 혹은 은둔형 외톨이가 되어가고 있는 친구들이라고 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커뮤니티가 약한, 중력이 적은 시대라고 아키는 설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가 발붙일 땅을 만드는, 중력을 발휘해줄 만한 어떤 곳이 필요하다. 이런 생각을 자기가 할 수 있는 일, 음악과 연결시켜 어떤 ‘부족’을 만들어나가고, 반경 3m에서부터 좋은 세상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소다테아게넷의 쿠도 게이
쿠도 게이는 유자 살롱보다는 더 넓은 범위에서 청년들을 지원한다. 그는 일본에서 청년,청소년의 취업을 지원하는 NPO법인 소다테아게넷의 대표이다. NPO란 우리나라의 사회적 기업법과 마찬가지로 일본에서 시행되고 있는 사회적 기업 지원법이다. 소다테아게넷은 함께 살아보자? 잘살자?라는 걸 표방하는 네트워크! 라는 뜻이라고 한다. 소다테아게넷에서는 니트족, 히키코모리와 같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 기업에서는, 15-39세의 청년들이 하고 싶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주고 그들의 취업을 지원한다.
본격적으로 강연을 시작하면서, 쿠도 게이는 사진 한 장을 보여주었다. 자신의 귀여운 아들과 아내의 사진이었다. 그는 강연을 다니다보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바로 “그걸 해서 먹고 살 수 있습니까? 대체 가족은 부양할 수 있습니까?”하는 질문이라고 했다. 그는 가족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 사진 한 장이 여러분에게 충분한 대답이 될 거라고 대답했다.
쿠도 게이는 어렸을 적 무중력 청년들과 함께 생활했다고 한다. 그의 아버지는 그런 청년들을 돕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계셨다. 그는 굉장히 다른 성향, 계층의 사람들과 섞여서 그들과 함께 자랐다. 그는 다른 나라 사람들이 ‘일본은 선진국인데 사회 부적응자가 많은 선진국’이라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사회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에서 대학교 2학년 때 다니는 매스컴 전공을 그만 두고 해외로 나간다. 그리고 해외로 나가, 비즈니스 관련 공부를 하다가 중간에 일본으로 돌아와 소다테아게넷을 설립했다. 2007년 쿠도 게이씨의 인터뷰에서 소다테아게넷의 경영 상황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2004년에 회사가 소다테아게넷이 법인화되었습니다. 2004년 매출이 800만 엔, 제 월급이 5만 엔이었습니다. 부모님과 살고 어머니가 도시락 싸주시고, 알바보다 월급이 적었어요. 지금은 대체로 2억 엔 정도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것만 보면 사회에 끼치는 임팩트가 상당히 강하다는 말을 듣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첫직원의 월급은 8만 엔이었습니다. 일본에서 이 돈으로 생활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어려운 시기를 함께 극복하고 지금은 그보다 높은 급료를 받고 있습니다. 처음은 어렵겠지만, 기초가 탄탄해야합니다. 지금 직원은 50여명입니다.
2012년 현재, 그는 직원이 70명으로 늘었다고 한다. 소다테아게넷은 현재 일본 전역에 6개 지부를 갖고 있다.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써, 평소 사회적 기업에 대해 자선 단체 정도의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편견을 깰 만한 본보기이다.
그는 강연에서 사회적 기업을 창업할 때, ‘청년’에 주목한 이유를 세 가지로 들어 설명했다.
Social investment 변화 가능성 블로 오션
그는 청년이 열정과 시간을 투자해서 사회를 바꿀 경우 청년 그들 세대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그 이익이 되돌아옴에 주목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사회의 기둥이 되어야할 청년 세대가 납세자가 아닌 수급자가 되고 있는 현실을 주목해야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이들을 지원해야 함께 사회를 지탱할 수 있으며, 청년 시기는 가장 변화 가능성이 많은 시기로 지원에 대한 결과의 파급력이 가장 큰 시기라고 봤다. 그리고 청년 지원 사업은 ‘아무도 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쉽고, 재밌는 일이 될 거라고 생각하며 창업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는 10년간 소다테아게넷을 경영해오면서, 힘들었지만 재미가 없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는 일을 하면서 ‘정말 사회는 바꾸는 구나’ 느끼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사회적 기업을 경영하는데 필요한 것은 세 가지라고 답했다.
의지 용기 지속성
이 중 지속성에 대한 그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는데, 그는 기업을 유지하는 것은 의지,용기랑 다른 차원이기도 하다는 이야길 했다. 그는 비즈니스 스킬이 관건이라고 했다. 쿠도 게이의 다른 인터뷰를 찾아보니, 이런 생각의 토대를 좀 더 읽어볼 수 있었다.
* 나는 ‘소다테아게넷’을 ‘사회적기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사회에 무엇이 필요한가를 먼저 생각하긴 했지만, 그것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도 같이 생각했다”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사회적기업’을 ‘배고픈 기업’으로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쿠도 게이씨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했다. 그는 사회적기업에 꼭 필요한 세 가지에 대해 설명했다. “사회적기업의 핵심은 열정이다. 두 번째로 필요한 것이 경영 능력이며, 세 번째는 프리젠테이션 능력이다. 어렵고 힘든 사람들의 사정을 아는 것도 물론 중요한 일이지만 다른 한 쪽에서는 ‘숫자’를 가지고 그것에 대해 잘 알고 설ㅁ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열정’과 ‘숫자’가 함께 있는 것이 ‘사회적기업’이다”
* 그는 사회적기업을 발족할 때 필요한 것들로, ‘문제의식’ 못지않게 ‘수익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반면 사회적기업에 대한 한국 정부의 지원은 매우 미약해서 이 때문에 사회적기업을 키우고자 하는 이들은 사회적기업의 중요한 과제로 ‘정부의 지원 확대’를 들기도 한다. 그러나 쿠도 게이씨는 “4만천 개의 사회적 기업이 일본에 있다. 대부분이 1명의 직원조차 고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단지 3퍼센트만이 1년에 100만 엔 정도 수익을 내는 규모의 사회적 기업이다. 현재 일본 정부와 사회적 기업의 관계는 한 사람을 도울 때마다 얼마씩의 지원금이 나오는 상황인데 이는 지속가능하지 않다”라고 말하며 정부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사회적기업 독립적으로 수익성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함을 강조했다. 전문대 신문방송사 김수지 기자
쿠도 게이는 일본의 가장 큰 사회 문제로 ‘빈곤’을 이야기했다. 경제 대국인 일본에 빈곤이라니 왠 말인가 싶었는데, 그는 일본의 청년층은 심각한 빈곤에 빠져있다고 이야기했다. 청년 세대의 1/3이 소위 88만원 세대라고 할 수 있는 계층이라고 한다. 프리터족 (일정한 직업 없이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림), 니트족 (부모님께 기생)의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청년층의 1/4은 저금한 돈이 한 푼도 없으며 매년 1,000명의 청년들이 자살을 하고 있다.
유자살롱의 아키는 한국의 청년들 또한 심각한 빈곤 문제에 빠져있다고 이야기했다. 한국은 노인 자살율, 청년 자살율, 전체 자살율 모두를 통틀어 OECD 국가 중 자살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비율로 따지면 일본보다 30-40퍼센트 정도 높은 수치라고 한다. 한국의 니트족은 150만명으로 추정된다. 한국의 청년 문제 또한 심각한 것이다. 그는 한국의 가장 큰 사회 문제로, ‘배제’를 이야기했다. 기성 세대가 청년 세대를 배제하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시장에 진입하는 단계 자체가 사라지고, 이미 완성된 수준의 능력, 경쟁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강연이 끝나고 돌아오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 내 반경 3m 이내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이 세계적으로 어떤 연결이 있는가 ” 생각해보라는 강연자의 말이었다.
반경 3m. 그런 감각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기사1: 사회적 기업을 사회적 기업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_ 쿠도 게이와 오카베 도모히코 http://www.mycong.com/news/articleView.html?idxno=8006
사회적 기업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다면 기사1
기사2: 희망청 쿠도 게이 인터뷰 http://hopenetwork.tistory.com/128ㅁ
실질적인 창업 팁과 수익 구조에 대해 고민해보고 싶다면 기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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