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시민포럼(가칭) 발족식, 출범 토론회 개최>
지난 11일(목) 시민사회 대표자와 활동가들이 모여 정동 성프란치스코 교육관에서 ‘새정치 시민포럼(가칭)’ 발족식을 갖고, 포럼 출범기념 토론회를 개최했다.
‘새정치 시민포럼’은 앞으로 정치개혁, 정당혁신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과 대안 제시, 실천을 통하여 평화, 정의, 인권, 생명, 복지가 실현되는 민주사회 건설을 목표로 시민정치의 다양한 방법론과 내용을 집약하여, 이를 기존 정당정치의 새로운 혁신 방안으로 제시해 나갈 계획이다.
이날 발족식 이후 열린 토론회는 <한국사회, 새로운 정치로 나아가고 있는가?>를 주제로 새로운 정치의 의미와 주요 논점 그리고 방향을 공유하고 가늠해보는 자리였다.
토론회는 김민영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의 사회로, 김정훈 성공회대 민주주의연구소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부총장, 유창선 정치평론가, 문용식 민주통합당 혁신위원이 토론자로 나섰다.
다음은 김정훈 교수의 발제문과 토론자들의 발표 요지이다.
[새로운 정치, 새로운 미래]
1. 새정치란 무엇인가?
○ 새로운 정치의 두 가지 의미 - 정치불신의 극복 - 새로운 사회적 요구의 실현
○ ‘안철수 현상’의 핵심은 정치불신 - 87년 체제 하 정당체제의 위기 - 대표의 위기, 참여의 위기 - 2000년대 이후 한국의 정당은 ‘비대위 체제’, 2012년 5월 15일은 당시 주요정당이던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이 모두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였던 날. - 이러한 정치불신이 지속적인 제3후보 출현의 근거 - 대중들의 정치불신을 정치인, 혹은 정치에 대한 혐오로 제한하려는 시도, 예를 들어 의 원정수 축소, 면책특권 축소 등과 같은 시도는 정치의 효능감을 약화시킴으로서 기존 정 치질서를 재생산. - 이러한 정치구조는 상대적으로 정당일체감이 높은 보수정당에 유리한 구조
○ ‘안철수 현상’은 새로운 제3후보의 재판이 아니다 - 정치불신이 한국 정치의 고질적인 문제라면, ‘안철수 현상’은 이러한 문제를 반영하면서 동시에 급격한 사회변동에 따른 새로운 요구 및 정체성에 반영 - 2000년대 이후 민주화, 정보화로 인해 새로운 가치관 및 정체성을 가진 새로운 세력이 등장, 세대갈등으로 표출 - 이 새로운 세력은 정보화로 인해 스스로의 정체성을 형성할 도구를 가짐과 동시에 그들 의 요구를 사회적으로 확산할 수 있는 매체를 가짐 - 안철수 현상은 이러한 새로운 세력의 요구를 반영, 따라서 단순히 정치개혁으로 제한될 수 없는 근본적인 사회변화를 요구 - 안철수는 ‘안철수 현상’을 좁은 의미의 정치개혁, 즉 ‘정치제도 개혁’으로 한정함으로써 대선에서 실패. - 안철수는 ‘안철수 현상’을 정치불신으로만 독해함으로써 새정치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함. 과거의 요구를 새로운 정치로 제시하는 딜레마에 봉착.
○ 새정치의 이중적 과제 - 새정치는 과거의 정치관행과 단정하는 동시에 새로운 시대적 요구를 정치적으로 대변해 야 하는 이중적 과제를 가짐 - 현재의 문제는 새로운 정치의 대중적 지지세력은 있으나 이 이중적 과제를 실현할 정치 세력이 부재하다는 점 - 새정치의 ‘제도개혁’ 혹은 ‘부패청산’으로의 축소는 기존 구조의 재생한 혹은 악화를 낳 을 수 있음(예, 이탈리아의 ‘깨끄한 손’ 운동의 의도하지 않은 결과는 베를루스코니의 장 기집권)
2. 변화된 사회, 변화된 요구
○ 진보는 아직도 과거형이다 - 아직도 80년대시 민주/반민주 구도의 지속, 이것은 선/악 구도 재현되어 민주당의 윤리 적 우월성(?)으로 나타남. - 보다 급진적인 세력들도 여전히 80년대식 자본/노동, 분단/통일의 구도에 갇혀 있음. - 가장 근본적인 한계는 모든 정치세력이 ‘연고주의’에 갇힘. 즉 패거리 정치의 만연 - 운동세력들은 ‘사회운동논리’와 ‘정치의 논리’를 구별하지 못함.
○ 사회의 갈등은 변화하며 복잡하다 - 민주화, 세계화, 정보화, 신자유주의화 등 한국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로 인해 사회의 2000년대 이후 이익 및 정체성의 다원화가 나타남. - 문제는 이러한 복수적 이익 및 정체성이 정치적으로 수렴되지 못한다는 점.
○ 한국 사회의 새로운 갈등 구조 - 정치 : 권위주의/자유주의, 분단/탈분단 - 경제 : 신자유주의/보편적 복지, 불공정경쟁/공정경쟁 - 사회문화 : 연고주의적 정체성/네트워크적 정체성
○ 정치적 진보 - 이명박 정권 이후 선거민주주의는 지켜지는 가운데 ‘민간인 사찰’, ‘미네르바 사건’과 같 은 시민적 자유에 대한 광범위한 침해현상이 나타남. - 박근혜 정권의 ‘불통’이미지는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 예측됨 - 이는 정치적으로 권위주의/자유주의의 갈등구조가 핵심적인 갈등요소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줌. - 이 갈등은 민주주의에 대한 상이한 관점의 차이, 즉 민주주의에 대한 ‘도구적 관점/본질 적 관점’의 차이를 반영. - 민주화 정보화로 인해 민주주의에 대한 ‘본질적 관점’을 갖는 새로운 세력이 등장. ‘소통 /불통’은 이러한 세력의 등장을 반영함. - 분단/탈분단의 갈등은 두 가지 문제를 함축, 첫째, 종북주의로 나타나는 상식/비상식의 문제와 둘째, 북한에 대한 관점에서 나타나는 붕괴/관리의 문제. - 민주화와 정보화의 효과로 ‘빨갱이담론=종북주의’를 합리적으로 해체하고, 감정적 통일 론이 아니라 북한에 대한 효율적 관리를 생각하는 세력들의 등장 - 자유주의 및 상식적 관리론자들의 대중적 등장은 민주/반민주, 분다/통일 담론의 근본적 인 변화를 요구. 예를 들면, 실명제와 같은 개인적 자유에 대한 보다 철저한 옹호와 북 한인권문제등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
○ 경제적 진보 - 신자유주의/보편적 복지는 선별적 복지/보편적 복지, 노동시자의 자유/규제된 노동시장 이라는 이중적 갈등을 내포 - 200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나타난 양극화의 심화, 비정규직의 양산, 청년실업문제 등은 이러한 갈등을 사회적으로 확산했고, 박원순을 당선시킨 서울시장 보선은 이러한 갈등을 정치적으로 전면화 - 신자유주의/ 보편적 복지가 전세계적인 문제라면, 공정/불공정 경쟁의 문제는 한국적 특 수성, 예를 들어 애플은 햄버거 가게를 하지 않는다. - 이 문제는 재벌의 골목상권 침투로 본격적인 대중화 - 민주화 정보화로 인해 정치적, 사회문화적 진보성을 획득한 세력들은 이명박 정권 이후 경제적 진보 정체성을 보다 본격화. - 민주당이 노무현의 ‘좌파 신자유주의’이후 이 문제에 대한 명확한 자기노선을 정립하지 못하고 있는 반면, 보다 급진적인 세력들은 정규직에 의존하는 과거의 전략 지속
○ 사회문화적 진보 - 연고주의적 주체/네트워크적 주체의 갈등은 한국 사회에서 이중적 정체성의 갈등, 즉 전 근대적 상식/근대적 상식, 그리고 생존적 가치/자기표현적 가치라는 이중적 갈등 - 전근대적 상식/근대적 상식, 즉 상식/몰상식의 대립은 연고주의적 귀속주의/능력주의간 의 갈등, 예) 공/사의 미분리를 보여주는 영혼없는 관료, 연고주의적 인사정책, 패거리 정치 - 생존적 가치/자기표현적 가치의 갈등은 외재적 동기/내재적 동기, 경제적 합리성/소통적 가치 및 자율성의 대립, 예) 촛불시위의 경제적 가치 대 탈물질적 가치의 대립. - 4대강 사업은 이 두 가지가 결합된 최악의 사례, 경제적 합리성도 부재하면서 탈물질적 가치도 없는 전적으로 비상식적이고 반환경적인 정책. - 민주화 정보화 이후 내재적 동기를 보다 중시하는 세력들이 등장하고, 이들의 가치 및 정체성을 실현할 도구가 등장 - 진보정치세력들은 패거리 정치에 머뭄으로써 새로운 사회문화적 정체성을 담아내지 못 함. 대중은 과거의 패쇄적, 대면적 연대에서 점차 개방적, 선택적 연대로 변화.
3. 새정치의 가치 및 전략
○ 세대전략에 대한 오해 - 진보는 세대전략에 올인했기 때문에 진 것이 아니라 세대전략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 기 때문에 졌다. - 투표율을 올리는 것이 세대전략인가? 민주당이 쓴 세대전략이 과연 무엇인가? - 20대와 50대의 경제적 요구는 다른가? 20대의 문제인 등록금을 책임지는 사람들은 50 대인 부모. -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이 45%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데 왜 노인층은 보수세력에 투표하는가?
○ 50대 보수화론의 한계 - 특정 시기의 세대의식은 세가지 요인에 의해 결정, 즉 동기집단효과(cohort effect), 생 애주기효과(life-cycle effect), 시기효과(period effect) - 현재의 50대 보수화론의 핵심, 즉 인구의 노령화에 따른 보수세력 필승론은 위 요인 중 생애주기효과에만 집중 - 대선에서 5060세대의 선택, 특히 50대의 선택은 생애주기효과라기 보다는 동기집단효과 와 시기효과의 결과, 동기집단효과는 정보화 이용율을 통해, 시기효과는 경기침체와 선 거담론(박정희 대 노무현)에 의해. - 세대의식에 대한 연구결과는 동기집단효과가 생애주기효과보다 큰 것으로 나옴.
○ 세대갈등은 경제적 갈등이 아니라 사회문화적 갈등 - 현재 한국의 보수/진보 갈등은 세대갈등으로 나타나고 있음 - 위에서 언급한 갈등구조에서 보면 2040세대가 보다 진보적인 정체성을 보여주고 있음. - 2040세대는 2000년대를 전후하여 정치적, 사회문화적으로 진보적 정체성을 획득하였고, 이명박 정권을 통과하면서 경제적 진보성을 획득 - 보수세력은 그 정치적 대표와 지지세력 간의 사회문화적 정체성에 있어 일체감이 있지 만, 진보세력은 두 세력간의 일치성이 상대적으로 낮음. - 보수는 정치적으로 대변되나 진보는 정치적으로 대표되지 못하는 한계. 안철수가 진보의 대변세력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 - 다양한 매체전략과 새로운 공론장 창출노력의 필요성
○ 새정치의 핵심은 대중적인 보편복지연대의 구축 - 보편복지연대는 세대간 연대이며, 계급간 연대, 즉 동일한 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는 전 세대를 하나로 묶으면서 동시에 하층의 계급배반 투표를 계급투표로 전환하는 전략 - 이 전략은 뉴딜연대, 혹은 보우사 파밀리아와 같이 진보세력의 대중적 토대를 확산하고 장기화하는 효과 - 이를 위해 ‘경제민주화’프레임은 지속되어야할 유용한 프레임
○ 새정치의 가치로서의 상식, 정의, 공유 - 상식은 현대적 상식, 합리성, 자유주의, 능력주의 등의 현대적 상식은 비상식적인 ‘빨갱 이담론’, ‘종북주의’, 연고주의적인 ‘부패정치’, ‘패거리정치’를 극복하는 가치 - 정의는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에 대한 담론임과 동시에 현재적인 불공정 경쟁에 대한 극복가치 - 공유는 혈연, 학연, 지연에 의한 재관정엘리트 카르텔, 그 정점으로서의 재벌체제, 조폭 국가의 독점으로부터 자원과 권력의 다원화를 의미하는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새롭게 부 상하고 있는 정보화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참여, 공유, 개방의 정신을 담는 새로운 시대적 가치.
4. 새로운 정치적 리더쉽
○ 권위적 리더쉽의 해체 - 정보화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권위의 해체’시대 - 사람들은 기존의 정당, 노조와 같은 조직보다는 ‘선택’에 의한 조직 선호 - 정당의 위기 - 한국 정치의 위기는 전세계적인 권위의 해체의 반영이며 동시에 87년형 정당체계의 위 기 -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권위적 리더쉽은 여전
○ 수평적 리더쉽의 부상 - 정보화 이후 수평적 리더쉽에 대한 관심 집중 - 사회운동에서 ‘조직’에서 ‘조직없는 조직화’로 운동유형의 변화 - 경제에서는 삼성의 ‘수직적 리더쉽’에서 애플의 ‘수평적 리더쉽’으로의 변화 - 정보화로 인해 내재적 동기에 의한 수많은 선택적 관계가 발생.
○ 수평적 리더쉽에서 혁신적 리더쉽으로 - ‘조직없는 조직화’는 확산형과 신속성에서 대단히 뛰어나지만 지속성과 제도화에 있어 한계, 예) ‘촛불시위’, ‘occupy wall street' - 대중의 자발성이 스스로 결합할 수 있는 혁신적 가치, 정책, 조직을 제시하는 새로운 리 더쉽이 요구 - 운동논리와 정치논리는 다른 것 - 정당은 혁신적인 ‘플랫폼’을 제공하고 대중은 이 플랫폼을 자발적으로 이용 - 혁신적 리더쉽의 핵심은 혁신적 가치, 정책, 조직을 형성될 수 있는 플랫폼을 제시하는 것
○ 혁신적 리더쉽의 핵심은 콘텐츠, 즉 가치 및 정책 - 권위의 해체시대, 다매체 시대에는 ‘권위의 형태’가 아니라, ‘권위의 내용’, 즉 콘텐츠가 중요. - 혁신적 리더쉽은 대중이 내재적 동기를 가지고 놀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 - 다양한 정책집단의 형성, 특히 ‘think tank'의 구성이 핵심적 - 정당내의 정책연구소 강화와 새로운 민간 씽크탱크의 구성 - 콘텐츠의 확산을 위한 다양한 매체전략과 교육전략 - 특히 정당의 교육정당화는 정당의 재생산과 확산에 핵심적, 20대 정치인의 기반
5. 다시 새로운 정치
○ 진보에게 정치는 선/악의 이분법이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정의를 실현하는 것 - 정의는 항상 승리하지는 않지만 반드시 승리한다. - 정책적 ‘중도’는 없지만, 전략적 ‘중도’는 가능하다. - 시대적 올바름,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숙고 필요.
[토론자 발표 요지]
유창선
새정치에서 논의 될 내용은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새로운 정치세력이
어떻게 형성되고, 새로운 정치질서는 어떻게 만들어 갈 수 있는 지 하는 것이다. 지금 논의 되는 새정치의 내용이 빈약하다. 90년대에 나왔던 내용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소박한 새정치의 수준을 넘어서서 새정치의 내용을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맞게 채워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은 기본적으로 진보 보수의 이분법을 넘어서 새로운 정치질서 제도를 어떻게 만들어 낼 수 있는가가 가장 관건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민주당의 상황을 짚어보면, 대선평가 보고서가 나와서 논란이 되고 있는데 대선패배 결과에 대해서 아무도 제대로 반성을 하지 않고 책임지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결과가 어떻게 되든 간에 민주당의 재건에 회의적이다. 민주당이 내부적인 동력을 통해서 혁신할 수 있는 토대를 상당부분 상실했다고 본다. 우려하는 것은 정치세력이 잘못한 것에 대해서 명확하게 반성을 하고 책임을 지지 않고 그대로 지나갔을 때 그 같은 잘못이 앞으로도 반복이 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중심의 질서 보다 새로운 정치질서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야권질서가 전반적으로 재편이 되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일지는 상황에 따라서 유동적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 선택지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지금의 민주당 중심의 질서를 전제로 하고 여기에 플러스 알파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혁명적인 수준에 준하는 근본적인 질서의 재편이 있어야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새로운 세력과 새로운 질서가 어떻게 만들어져야 하는 지는 앞으로 열린 가능성으로 남아 있다고 본다.
안철수 신당이 실패할지 성공할지 예단 할 수는 없다. 그들의 정치적 능력, 리더십 이런 것에 따라서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야권은 민주당과 신당이 공존하는 관계에 들어갈 것이다. 그러한 공존의 과정이 진흙탕 싸움이 되는 것을 막고 포지티브한 과정이 되기를 바란다. 그러한 과정이 자연스럽고 민주주의 원칙에도 맞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새로운 정치는 경쟁과 연대의 정신 속에서 모색해 나가야 한다. 새정치는 이러한 새로운 정치질서를 만들어 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안병진
현재 민주당 중심의 정치질서 재건은 안 될 것이다.
민주화 운동가가 주도했던 정치질서는 완전히 끝났다. 안철수 신당이 의미 있게 발전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대단히 회의적이다. 새로운 정치세력은 자신이 내거는 새로운 정치의 목표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현재의 정치활동 양식 자체가 새로운 문제의식이 녹아있느냐가 중요하다. 현재 새로운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어야 새로운 정치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안철수 후보가 새로운 정치양식, 문화, 감수성 이런 것을 보여 줬느냐, 대단히 회의적이다. 21세기적 캠페인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앞으로 한국정치는 안되는 역량이지만 민주당과 안철수당과 진보정당이 상호 경쟁하면서 끊임없이 혁신하고 비틀거리면서 누더기처럼 진화해나갈 것이다. 그 과정에서 대선 후보는 다른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시민정치세력의 역할이 클 것이다. 시민정치세력은 새로운 변화의 혁신적 동력을 제공해야 한다.
여기서 강조해야 할 것은 컨텐츠가 아니라 컨텐츠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그 과정이 과연 새로운 방식이냐가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떻게 시민정치가 새로운 정당의 모델, 새로운 협업의 모델을 실제로 만들어서 보여주느냐, 그리고 정당은 거기서 영감을 받아서 혁신해 나가고 변화해나가는 일들이 일어나야 된다.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시민정치가 영감을 주어야 한다. 직접 몸으로 플랫폼을 구현하면서 그것을 보여 주어야 한다. 그것의 핵심은 협업이다. 예를 들면 하버드FX, 스탠포드, 구글과 같이 오픈 플랫폼을 구현하고 교육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해서 실제 몸으로 보여줘야 한다.
문용식
현재 새로운 정치는 대중적 지지는 있으나 그 과제를
실현할 정치세력이 부재하다는 딜레마에 빠져있다. 진보개혁세력이 새로운 사회적 시대적 요구를 대변하고 있지 못하다.
발제문 중에서 ‘보편적복지연대’를 이야기 하고 있는데, 경제민주화라는 프레임은 핵심적으로 중요하지만 보편적 복지가 반드시 전략 전술적으로 추구해야할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아야 한다. 보편적 복지의 정신은 지킬지라도 때에 따라서는 선택적 복지의 수단을 채택해서 유연하게 대처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지난 대선에서 과연 2040세대와 여타 세대와의 세대간 대결이었는지에 대해서 회의적이다. 강도의 차이는 있지만 민생문제에 있어서는 모두 불안하고 공통적이다. 50대에 대한 전략적 정책 개발에 실패한 것이 아닌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아야한다.
민주당의 문제는 민주당 지도부는 계파담합에 빠져있고, 조직기반은 풀뿌리가 너무 허약하고, 당이 운영되는 행태는 낡아 빠졌다. 그래서 민주당 혁신의 과제는 위로는 계파담합을 해체해야하고 아래로는 조직기반을 강화해야 하며, 정당운영의 시스템을 현대적으로 새롭게 혁신해야 된다. 그런데 민주당의 이번 전당대회는 이것을 더욱 왜곡하고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계파 담합에 의해 만들어지고 그것도 80~90%가 호남에 지역기반이 있는 대의원들이 혁신지도부를 제대로 구성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대선평가 보고서도 팩트(fact)는 없고 일방적인 관점만 있다. 공당의 평가보고서라는 하기에는 술자리 뒷담화 거리로 논의될 내용이다. 교훈을 이끌어 내기보다 오히려 분열시키고 약화시키고 어떤 교훈도 찾을 수 없는 자해행위와 같은 그런 평가보고서를 왜 내놓는 지 답답하다.
안철수 신당이 잘 되기를 바라지만 지난 대선 때 보여준 공약, 리더십으로는 잘 안될 것 같다. 여전히 양비론적인 시야에서 중도보수신당을 만들어내게 되면 자칫하면 일본 자민당의 장기집권 독재체제를 대한민국에서 만들어 내는 데 기여하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정당을 만들면서 새로운 정치활동의 모델, 전범(典範), best practice를 만들고 국민, 서민들이 원하는 구체적인 정책 생산 능력을 갖출 수 있을 지 의문이라서 걱정이 많다.
발제자의 달리 2040세대의 새로운 진보적 사회 정치문화에 부합하는 정치활동을 하는 것이 새로운 정치세력의 새로운 정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 떠있는 광범위한 서민들, 50대, 여성, 비정규직, 청년실업으로 고통 받는 20대의 삶을 개선시켜 줄 수 있는 구체적인 프레임을 짤 때만이 새로운 정치는 된다. 그러한 큰 프레임, 세력간 동맹 속에서 작지만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서민들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대안, 아이디어를 끄집어내고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 하나하나 성취해가는 것이 새로운 정치의 출발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것을 기존 정당들이 하지 못하고 한계가 있을 때 시민정치 세력들이 역할을 해야 된다. 독자적인 힘을 가져야 하고 기존 정당을 압박하고 추동해야하며 플랫폼을 만들어서 그것한 힘을 모아나가는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 그것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 인지는 좀 더 토론이 필요할 것이다.
김민영
오늘은 본격적인 이야기를 나누기 보다는 향후 어떤 이
야기를 나눠야 할 지 쟁점이나 주제들을 가려내고 지금의 상황인식을 공유 하는데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늘 공히 말씀하시는 것이 민주당의 미래가 암담하고 야권이 재편되어야 할 텐데, 그렇다고 해서 아직 실체가 모호한 안철수 신당이 잘 될 거라고 기대하기 어려운 답답한 국면에 속해있다고 보고, 그러다 우리가 꺼내 것이 시민정치라고 생각한다. 이건 뭐냐면 민주당이나 안철수에 의탁하는 정치, 특정한 집단을 중심으로 하는 정치가 아니라 보통의 시민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가지고 어떻게 정치에 개입해 들어갈 것인가 함께 모색하고 힘을 키워나가는 것이 시민정치라고 할 때, 그런 시민정치의 정신을 굳건히 하고, 일종의 베이스캠프를 어떻게 만들어 나가고 어떻게 많은 시민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해서 연대를 할 것이냐 하는 과제들이 있는 것 같다. 오늘 그런 방향이나 과제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인식들을 공유한 것이 큰 소득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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