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르지 드라둘 협동조합국장 |
드라둘 부탄 농림부 협동조합국장
“우리 부탄에서 국민총행복(GNH·그로스 내셔널 해피니스) 정책을 추진하잖아요. 그게 협동조합의 7대 원칙과도 딱 부합해요. 지난해 12월 부탄에서 연 협동조합 국제콘퍼런스에서 ‘행복’을 협동조합의 8대 원칙으로 추가하자고 제안했습니다.”신협중앙회의 초청을 받아 한국에 온 부탄 농림부의 도르지 드라둘(사진) 협동조합국장은 “부탄 농민들이 가난을 극복하고 행복을 증진하는 데 협동조합이 아주 적절한 도구”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인도의 한 출판사를 통해 부탄의 문화와 행복을 그린 장편소설을 펴낸 작가이기도 하다. 신협중앙회는 지난 1~6일 드라둘 국장과 캄보디아·동티모르·네팔·몽골의 신협 지도자들을 초청해 아시아신협경영인연수회를 열었다.
“2009년에 협동조합법을 개정하고 이듬해 3월 협동조합국을 설치했습니다. 아직은 부탄 농민들이 협동조합을 잘 몰라요. 그래서 협동조합이 제 발로 설 수 있을 때까지 정부가 이끌어주는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지난 3년 사이 부탄에는 20개의 협동조합이 생겨났다. 낙농·감자·종자·쌀 등 모두 농업 분야다. 가장 큰 쌀 협동조합은 200명의 조합원을 확보했으며, 생산부터 마케팅, 구매에 이르기까지 공동사업을 벌인다.
드라둘 국장의 다음 목표는 신용협동조합 설립이다. “부탄에는 상업은행만 5개 있는데 문턱이 높아요. 농민들이 부담 없이 자금을 빌릴 수 있는 신협이 꼭 필요해요.” 기존의 농협들이 모두 힘을 합치면 부탄에서도 신협을 만들 수 있다고 그는 자신한다. “부탄에서 협동조합 시작한 지 이제 겨우 3년 됐어요. 솔직히 말해 아직 신협을 설립할 만한 기반은 약해요. 하지만 20개 농협 조합원들이 똘똘 뭉치면 하나의 신협쯤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드라둘 국장은 인터뷰를 마치면서 “한국 신협중앙회에서 부탄을 꼭 방문해 신협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현대 선임기자 koala5@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