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NH의 내용은 ‘지속가능하고 공정한 사회 및 경제 발전’ ‘문화 보존 및 진흥’ ‘환경보호’ ‘굿거버넌스’ 등 4개 축을 중심으로 9개 부문 33개 지표로 구체화해 있다. 그러나 이 지표가 정말 행복을 대변하는지는 검증되지 않았다. 1998년 영국 런던정경대의 조사에서 방글라데시, 2004년 미국 미시간대학교의 조사에서는 중남미의 푸에르토리코가 1위였다. 2010년 영국 데이비드 캐머런 정부는 새로운 웰빙 지수인 GDH(Gross Domestic Happiness)를 개발하고 있다.
부탄은 정말 행복한 나라일까? 혹시 가난한 나라가 자기 합리화를 통해 변명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는 오늘도 책을 읽었다’의 저자 최성각 풀꽃평화연구소장은 여행 작가 김남희와 함께 ‘삶의 속도, 행복의 방향’을, 문화인류학자 쓰지 신이치가 ‘행복의 경제학’에서 부탄의 현실 등을 외면하거나 보려고 하지도 않은 것들이 불편하다고 한다. 모든 매체에서 행복한 나라 부탄을 강조하다 보니 가난과 문맹 등 많은 어두운 사회적 문제들이 감춰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부탄에서 온갖 궂은일은 인도 비하르 지역에서 온 불가촉천민들에게 의존하고 있다고 한다. 또 부탄 정부가 20여 년 전 교육비와 의료비를 무상으로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힌두교를 믿는 10만여 명의 네팔계 부탄인 대부분을 강제로 추방했다. 국민 6분의 1에 달하는 이들 가운데 현재까지 총 7만 8000명이 네팔에 체류하다가 서방국가로 이주했다고 유엔난민고등판무관사무소(UNHCR)는 밝혔다. 물론 부탄에 아직도 남아 있는 일부 힌두교도들에게는 총선에서 선거권조차도 주어지지 않았다. 물론 이들의 GNH는 조사조차 되지 않았다. 부탄에서 태어난 힌두교도들은 GNH는 절대로 높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부탄은 여행자로서도 불자로서도 가고 싶은 나라임에는 변함이 없다.
6월 12일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은 현재 주라오스 한국 대사관에서 신병을 관리 중인 탈북자 20여 명은 조만간 한국 소환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6월 13일 동아시아-라틴아메리카 협력포럼(FEALAC)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인도네시아를 방문 중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 역시 지난 5월 28일 탈북 청소년 9명이 북한으로 강제 송환된 일을 언급하면서 탈북민 관련 업무에 대한 라오스 측의 협조를 당부했다.
대부분 북한 이탈 주민은 삼엄한 감시를 뚫고 북한을 탈출한 뒤 중국이나 태국, 베트남, 라오스 등을 오랫동안 전전하다 남한에 들어오는 사례가 많다. 북한 주민, 그리고 탈출에 성공해 우리나라에 들어온 새터민들의 GNH는 어떨까? 박근혜 대통령은 6월 6일 “한반도 행복시대를 열어가는 큰길에 북한 당국의 적극적 동참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6월 11일 시진핑에게 등 떠밀려 회담장을 향하던 북한은 보란 듯이 오바마와 시진핑의 미·중 정상회담 이후에 남북당국회담을 무산시켰다. 북한의 핵보유국 불인정과 비핵화에 대한 미·중 양국의 합의가 매우 불쾌했을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6월 27일부터 베이징에서 열리는 한중정상회담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북 핵에 문제에 대해서 미국과의 합의서가 채 마르지도 않은 상황에서 중국의 말에 북한이 얼마나 영향을 받을지가 미지수이다. 국민행복시대에 남북 이산가족과 새터민 나아가 북한주민 등이 잘 먹고 잘살면서 정말로 행복해하는 그날이 빨리 오기를 바란다.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 dogyeom.h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