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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인천 혁신교육으로 균형을

교육, 도서 정보/교육혁신 자치의 길

by 소나무맨 2013. 7. 6.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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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구 인천교육 칼럼]기울어진 인천 혁신교육으로 균형을 인천교육

2012/12/14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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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인천, 혁신교육으로 균형을

 

임병구(인천교육연구소장, 인천해양과학고등학교)

 

 인천이 심하게 기울고 있다. 시민들은 이름만 같을 뿐, 다른 인천에서 산다. 경제자유구역을 중심으로 한 신개발 지역과 원도심이 두 개의 인천이 될 위기를 맞고 있다. 시민들은 송도가 기관차가 되어 인천 전체를 끌고 나갈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에 기댄 개발 전략은 파국 직전이다. 인천시는 무분별하게 벌인 개발 사업을 뒷감당하지 못해 재정이 빈사 상태다. 노른자위 자산을 민간에 매각해 급한 빚을 꺼나가는 딱한 형편이 호전될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일찍이 터뜨린 아시안게임 축배는 쓴 잔이 되어 있고, GCF 유치를 기화로 반전을 꾀하려 해 보지만 경제효과 부풀리기는 양치기 소년의 말처럼 들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시정부의 편애는 식지 않는다. 원도심에 있던 박문여중고가 송도로 옮겨 간다. 송도는 교육국제화특구라는 이름도 쓸 수 있게 되었다. 실효성이 있는 정책이 될지는 검증이 필요하지만 포장만으로도 타지역과 차별화되고 있다. 포스코는 자율형사립고를 설립할 예정이고, 교과부가 지정한 과학예술영재학교도 들어서기로 했다. 연세대학교를 비롯 대학들이 앞다퉈 캠퍼스를 설립하고 있고 글로벌캠퍼스에는 외국의 유수 대학들이 분교를 둘 계획이다. 국제학교도 자리를 잡은 지 오래다.

 

 특구 전략은 한정된 자원을 집중해 효과를 거두려는 정책이다. 하지만 송도에 집중하고 있는 교육적 자원은 목적이 불분명하다. 아파트 입주를 촉진하기 위해 필요한 학교 수요를 이전이라는 방식으로 해결하면서 박문여중고의 정체성은 희미해졌다. 교육이 선교의 한 방법이라면 기울어진 사회적 균형을 보정해 주려는 정신은 기본이다. 박문이 송도로 가면서 인천의 기울어진 균형추는 한 쪽으로 더 쏠리고 있다.

 

 교육은 정보를 교류하거나 연구 개발 역량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경제특구에 기여할 수 있다. 중등교육보다는 대학교육이나 연구소가 잘 할 수 있다. 특수목적고는 경제특구가 원하는 전반적인 경제 활성화를 지원하기 어렵다. 그런데 송도에 특수목적고를 배치하는 이유는 불순하다. 경제 전반과 중등 교육과의 접점을 고민하기 보다는 일시적 부동산 경기 부양을 노리는 것이다. 아파트 광고 전단에는 국제학교와 특목고가 송도를 대표하는 ‘교육상품’으로 등장한다. 교육국제화특구는 외국어학원이 선호하는 홍보메뉴다. 교육을 부동산의 부속품쯤으로 취급해 학교를 배치할수록 인천은 더 가파르게 한 쪽으로 기울어 갈 것이다.

 

 시소오가 한 쪽으로 기울어 요지부동인데 인천시정부가 선택할 정책 수단은 별로 없다. 인천이 지닌 사회적 재원은 바닥이 드러났다. 원도심을 지원해 지역 균형을 맞추려면 역차별 재원투여가 필요하다. 송도에 하나를 주면 원도심에 세 개, 네 개를 줘야 할 텐데, 그런 재원도 없을뿐더러 그렇게 쓰자고 시민들이 합의해 줄 리 만무다. 사람에게서 답을 찾는 수밖에 없다. 재원 없이 혁신에 성공하려면 사람의 열정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혁신교육은 학교의 제 역할을 되찾으려는 노력을 집약화한 표현이다. 교사들이 열정을 되살려 일궈낸 학교 혁신 사례들이 새로운 교육변화의 상징이 되고 있다.

 

 교육을 제쳐놓고 원도심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만들어 내기 어렵다. 어찌어찌 만들어 낸다 해도 주민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 중‧동구를 예로 들면, 현재의 학교들이 타지역으로 가겠다고 들썩거리면 원도심 활성화 대책은 백약이 무효다. 시와 교육청, 자치단체가 협의해 교육혁신특구 지정을 검토해 볼 때다. 교육혁신지구는 경기도와 서울시에서 시행중인 사업이다. 사례 축적이 되어 있으므로 적용하기도 쉽다.

 

 교육혁신특구에는 파격적인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학교 안으로부터 혁신이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중․동구처럼 학생수가 줄어 학급이 줄면 학급당 학생수부터 대폭 줄일 수 있다. 과학예술영재학교는 학급당 15명이 공부할 예정이다. 특목고는 20명으로 학급을 편성한다. 교육혁신특구에 있는 학교들도 20명씩 학급을 편성하고 남는 교실을 특별실로 바꿔 특성에 맞게 교육과정을 운영하면 된다. 새로운 리더십과 의욕을 지닌 학교장을 뽑으려면 기존의 승진제도와 다른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 지원하는 교사를 우선 발령해 주는 인사제도를 만들어 내야 한다. 학교와 지역사회를 연계해 복지망을 확충하는 방안은 교육복지우선투자지역사업의 경험에서 배우면 된다.

 

 구체적인 사업 내용은 경기와 서울의 교육혁신지구 사례를 검토해 볼 수 있다. 광명시의 경우를 보자. 광명교육혁신지구는 ①위기학생 상담 돌봄, ②향기 나는 문화예술교육사업, ③사교육절감을 위한 실력향상, ④초․중․고를 잇는 혁신학교 벨트화 사업으로 4개의 테마를 구성했다. 구체적으로 진행한 사업을 보면 학교도서관 바닥을 따뜻하게 해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주었다. 전문사서를 지원해 주거나 행정코디네이터를 배치해 교사들의 업무 부담을 줄여주었다. 교사는 수업에 전념하면서 자기수업분석실에서 스스로 모니터링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학생들이 직접 가꿀 수 있는 학교 텃밭과 자기주도학습센터를 만들어 주었다. 구체적인 사업을 펼쳤고 일회적인 사업이 아니라 5개년 계획을 세워 꾸준하게 추진하고 있다.

 

 때마침 인천시가 원도심활성화추진단을 구성했다. 기울어진 인천에 균형추를 바로 세우려면 교육 분야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한다. 교육은 공평하게 기회를 배분하는 사회적 장치다. 자신의 뜻이 아니라 부모의 경제력에 의해 불평등을 경험한 세대에게 공동체를 존중하라고 말하기 어렵다.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동등한 교육조건과 기회를 보장하는 도시에 미래가 있다. 안정된 복지 체계를 갖춰 인류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북유럽 국가들은 하나같이 평등 교육을 강조한다. 평등한 교육이 다양한 재능을 찾아내게 하고 살아가면서 제2, 제3의 기회를 만들게 돕는다는 것이다. 자신의 재능을 제대로 발휘하는 시민들의 역량이 모여야 나라도 힘이 생긴다.

 

 인천이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이 되겠다고 경제자유구역에서만 길을 찾아선 안 된다. 기울어진 도시에서는 한 쪽의 성장이 다른 쪽의 저성장에 잠식당한다. 이미 기울어져 가는 인천을 수평적 기회의 도시로 재구성해야 한다. 그 수평점을 잡는 데 가장 중요한 기제는 교육이다. 교육혁신특구에서 인천의 미래를 준비하는 성장 활력을 사람 속에서 만들어 내자!

 

         * 임병구의 칼럼은 인천in에서도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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