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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의 안정적인 리더십 유지의 핵심, ‘승계계획(Succession Plan)’

경제/경제와 경영, 관리

by 소나무맨 2013. 6. 2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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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당시 미국 상무성 장관 론 브라운을 태우고 보스니아 상공을 날던 비행기가 추락해서 탑승자 전원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당시 탑승자에는 미국 상무성 장관 외에 다수 기업체의 최고 경영진이 있었습니다. 뜻밖의 사고로 CEO를 잃은 이들 기업들은 주가가 하락하고 내부적으로 CEO 승계를 둘러싼 혼란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반면, 같은 비행기 사고로 CEO를 잃은 엔지니어링 기업 포스터 휠러(Foster Wheeler)는 사전에 준비해 둔 CEO 승계 프로그램에 맞춰 부사장을 즉시 새 CEO로 임명하여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기업 규모에 관계없이 오래된 기업들도 예상치 못한 CEO 부재로 어려움을 겪은 사례가 적지 않으며 기업의 존속을 좌우할 정도로 CEO 승계 계획은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승계 계획(Succession Plan)이란 조직의 핵심적인 직책에 있어서 리더십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후임자를 사전에 선정하고 필요한 자질을 육성하는 체계적인 활동을 의미합니다. 체계적이고 의도적인 활동이 동반된다는 점에서 후임자를 지명해 놓았다가 유사시에 전임자를 대신해 직책을 맡게 되는 대체 계획(Replacement Plan)과는 차별화되는 개념입니다.


 

 

국내 경제 전문 주간지 <이코노믹 리뷰>와 CEO 전문 교육기관 세계경제연구원(IGM)이 2009년 2월 국내 CEO 100여명을 대상(매출규모 300억 미만부터 2조원까지 매우 다양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 실시)으로 ‘CEO 승계 계획’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96%가 ‘우리 기업은 CEO 승계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이렇듯 기업 규모에 관계없이 많은 국내 기업들이 CEO 승계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기업이 성장궤도에 있다고 해도 기업은 예측 불가능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늘 새로운 경영자를 준비해야 합니다. 앞서 1996년 비행기 사고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업별로 후임 경영자 승계 계획(Succession Plan)의 존재 여부에 따라 경영의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이렇듯 기업 경영에 있어 유사시를 대비한 승계 계획은 기업의 안정적인 리더십 유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GE의 승계계획은 차기 경영자 후보 개발에서 출발……

GE 승계 계획의 핵심은 CEO 후보를 선발하는 것이나 중요 직책의 임원에 대한 승계 계획 역시 장기적으로 경영 리더를 길러내는 인재 육성 과정의 일부에 해당합니다.

1970년대 중반 다양한 사업을 구상할 수 있는 경험이 풍부하고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인재 선발에 초점을 두고 시작된 GE의 승계 계획은 경영자의 불가피한 부재와 퇴임, 재난과 유도 등 돌발 사태를 사전에 대비하고 차세대 경영자 후보 군을 체계적이고 장기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내부 경쟁과 검증 과정을 통해 실시되고 있습니다.

GE는 모든 사업부의 매니저와 리더 급 이상을 대상으로 2~3명의 후계자를 선정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즉시 직책을 승계할 수 있는 사람과 1년 간의 준비 후 승계할 수 있는 사람으로 구분해 후계자를 준비하며 여기에 들어가는 인재들은 집중 관리 대상으로 분류되어 체계적인 지도를 받습니다. 후계자 선정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1) GE의 가치 적합도 2) 리더십 역량 3) 직무 전문성이 크게 고려됩니다.

본사의 주요 임원과 인사담당 임원은 승계 후보자들과 개인별 코칭과 정기적 면담을 통해 이들의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또한 개인별로 후계자가 처한 상황, 조직 특성 및 도전과제 등을 감안해 현실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멘토(Mentor)를 지정, 세심한 관찰과 지도가 이루어집니다. 멘토는 자신이 맡은 멘티(Mentee)의 후견인으로서 경력 전반에 걸쳐 다양한 조언을 제공하고 성장을 돕는 책임을 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내용은 자세히 기록되며 내부 EMS(Employee Management System, 직원 인사종합관리시스템)에 보관됩니다.

▲ GE의 승계계획은 CEO 등 중요 직책의 임원을 포함하여
장기적으로 경영 리더를 육성하기 위한 인재 육성을 목표로 합니다.

 


GE 승계계획의 핵심, ‘Session C’

GE의 승계 계획은 다양한 피드백을 반영해 가장 합리적인 평가를 도출하는 인사평가제도와 긴밀히 연관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핵심은 GE의 ‘세션C(Session C, 이하 세션C)’ 입니다. GE는 세션C라는 인사조직 검토 프로세스를 통해 직원의 능력과 업적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급여 인상, 승진, 리더십 교육,파견, 직무와 직책 부여, 승계 가능성 등을 검토합니다.

GE는 일년 내내 세션C를 진행한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정교한 과정을 연중 운영하고 있습니다. 세션C 프로세스의 주요 과정은 360도 평가, EMS(Employee Management System), Session C Review, Session C Wrap-Up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 360도 평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다양한 관계망의 사람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아 해당 직원의 리더십 개발계획에 활용하는 인사관리 도구입니다. 사내 동료와 상사는 물론, 외부 고객사나 파트너로부터 GE의 성장가치 기준에 대한 피드백을 익명으로 받아 코칭하는 방식입니다.
 
(2) EMS(Employee Management System)

EMS는 직원들의 인사와 성과 정보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분기 또는 반기에 걸친 중간평가 결과를 토대로 연말에 최종적으로 평가를 실시합니다, EMS 평가는 연간 업무 목표에 대한 달성 정도와 업무 목표 달성을 GE 성장 가치에 맞게 추진했는지를 평가하게 됩니다.

(3) Session C Review

EMS 결과를 토대로 이루어지는 세션C리뷰는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두 달에 걸쳐 진행됩니다. 인사책임자는 EMS 보고서를 토대로 우수한 평가를 받은 직원에 대한 특별관리 계획안을 사장단에 보고하고 후계자에 대한 심도 있는 토의가 이루어 집니다.

(4) Session C Wrap-Up

세션C 결과를 최종 분석한 후 차세대 리더를 위한 육성 계획의 틀을 확정합니다. GE이사회 중 독립적인 사외이사로 구성된 경영개발 및 보상위원회(MDCC, Management Development & Compensation Committee)에서 세션C에서 제시된 결과를 분석하고 경영자의 후계자 선정 계획을 최종 수립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GE는 장기적으로 핵심인재와 리더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최적의 승계 풀을 구축해 안정적인 승계계획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GE 승계계획은 장기간에 걸친 엄정하고 공정한 작업……

GE는 성공적인 승계를 위한 후계자를 선발, 양성하는데 있어 장기간에 걸쳐 엄정한 평가를 통해 후보들 간 공정한 경쟁을 이어갈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후계자 리스트에 오른 이들은 다양한 직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적절한 시련과 도전 과제를 부여 받게 됩니다. 적절한 시련을 통해 상위 직급 후보자들의 후계자로서의 자질을 확인하고 개발할 수 있게 됩니다.

제프리 이멜트 현 회장도 2001년 9월 45세의 나이에 GE의 새로운 회장으로 오를 수 있었던 것도 최종 경쟁한 2명의 다른 후보자와의 승계 경쟁에서 최종 승리한 경쟁자였기에 가능했습니다.

 



제도 못지 않게 중요한 조직문화의 토대……

GE의 승계 프로그램에 있어 ‘세션C’라는 제도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그 제도를 운영하는 과정 속에 작용하는 기업의 조직문화적 측면입니다. GE의 경우 ‘성장가치’라고 하는 모든 임직원이 공유하는 가치를 근간으로 움직이는 조직문화와 경영의 최우선을 ‘사람’에 두고 실천하는 리더십이 승계 계획과 세션C를 살아 움직이게 하는 근본 토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멜트 회장은 업무시간의 3분의 1 이상을 인재육성과 개발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멜트 회장은 물론 GE 임원들은 인재를 길러내고 개발시켜 더 큰 리더를 만드는 것을 공동의 임무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멜트 회장은 세션C에서 선택된 핵심 리더와 후계자들을 대상으로 직접 강의하며 토론을 이끌고 휴식 시간에도 임원들과 만나 대화하며 이들의 리더십을 개발하는 데 전력을 기울입니다.


정교한 프로세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프로세스를 책임 있게 진행하는 리더들의 시간과 노력에 대한 투자에 달려 있습니다.

 

▲ GE의 인사평가의 핵심기준인 GE Growth Values(성장가치)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변화된 세계 경제 환경은 기업의 경쟁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21세기 기업 경영환경에서 성공적인 CEO와 리더의 승계 계획은 기업 성장을 위한 핵심 경쟁력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승계 계획을 포함하여 인사관리 전반에 걸친 혁신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CEO의 의지와 직원 개발에 대한 투자, 그리고 실력 있는 인사 전문가의 육성일 것입니다.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기업을 만들어 가는 데 있어 ‘사람’을 키우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 2001년 초 후계자로 지명된 이멜트 현 GE회장과 잭 웰치 전 GE 회장이 나란히 앉아
GE의 안정적인 후계자 선정 과정을 설명하며
GE의 지속적인 성장에 대한 투자자와 고객의 신뢰를 재확인했다.


 

☞ 본 내용은 GE코리아 인사총괄 정태희 전무가 DBR(동아 비즈니스 리뷰)에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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