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사회와 분권국가의 전망--[협동의 경제학],[바꿔야 이긴다]

2013. 6. 7. 10:28시민, 그리고 마을/시민사회운동과 사회혁신

[책][균형사회와 분권국가의 전망]- [협동의 경제학],[바꿔야 이긴다]

자치분권연구소  |  webmaster@selfgo.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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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4.29  15:2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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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사회와 분권국가의 전망]

노무현시대와 다음 시대를 잇는 가교

오늘날 한국 사회는 다차원적 위기에 처해 있으며, 이러한 위기의 중심에는 극단적 수준의 지역불평등이 있다. 이 책은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중앙집권주의와 지역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역대 정부가 들인 노력을 비교·분석하면서 앞으로 어떤 새로운 대안이 필요한지, 또 지역에서는 어떤 혁신과 노력이 필요한지를 논의한다.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은 빠른 경제성장을 위해 국가 주도의 불균형 발전전략을 선택했고 이를 통해 유례없는 고속성장을 달성했지만, 지역불평등은 극심해졌다. 점증하는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지역의 역할이 더욱 더 강조되는 오늘날, 지역불평등은 한국 사회의 위기를 부르는 한 요소로서 극복해야 할 문제다. 이 책의 저자는 역대 정부 중 지역불평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참여정부에서 국가균형발전위원장, 청와대 정책실장 등으로 활동했다. 저자는 그러한 경험과 학문적 기반을 바탕으로 한국의 지역정책을 살펴보고 중앙집권주의와 지역불평등, 불균형발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한다. 균형사회와 분권국가의 실현을 위해 실제 국정 운영에 참여했던 저자의 경험과 전망이 녹아 있는 이 책을 통해 한국의 각 지역이 서로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미래 디자인을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박정희는 불균형-지속불능으로 가는 위험한 노선

저자 성경륭 교수(한림대, 사회학)는 참여정부 시절에 국가균형발전위원장으로 일한 4년 반 동안의 기록을 토대로 이 책을 집필하였다. 저자는 대학교수의 신분으로 상당히 긴 시간 동안 국정과제 위원장을 맡아 균형발전 정책 전반의 기획과 집행을 담당한 뒤 다시 대학으로 돌아와 당시의 경험을 학문적으로 재정리하여 이 책을 출판하였다. 이론과 실천이 폭넓게 융복합된 셈이다.

내용면에서 볼 때, 이 책은 박정희 시대에 대한 강렬한 문제의식을 토대로 집필되었다. 세간에서는 박정희 정부의 등장으로 한강의 기적이 일어나고 한국이 선진국에 진입하는 기초가 만들어졌다는 주장이 광범위하게 확산되어 있다. 그러나 박정희 정부의 빛이 강한 것 이상으로 그 그림자는 더욱 짙다는 것이 필자의 인식이다.

무엇보다도 강력한 중앙집권체제를 바탕으로 고속성장을 이루기 위해 선성장·후분배를 외치며 대기업과 영남권·수도권을 육성한 것이 결과적으로 되돌리기 힘든 모순과 갈등을 초래하였고, 그로 인해 중앙·지방의 불균형, 대중소기업간 불균형, 계층간 불균형, 영남권·수도권과 여타 지역 사이의 불균형이라는 네 가지의 천형과도 같은 거대한 불균형이 한국사회에 구조화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참여정부의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은 이 네 가지 모순 구조에서 첫 번째와 네 번째의 불균형을 극복하고자 한 국가기획이었다고 한다. 이 중 저자는 지역불균형의 문제를 해소하고 모든 지역이 특화발전과 연계발전의 새로운 틀 속에서 공동발전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공공기관의 지방이전과 혁신도시 건설, 1·2·3차 산업의 융복합화와 6차산업화를 통한 낙후지역 발전, 지역전략산업 육성, 지역별 혁신클러스터 조성, 생태문화적 발전을 위한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지역혁신을 위한 지방대학 육성, 수도권의 질적 발전 및 창조적 발전, 동북아 시대를 열기 위한 신국토구상 등 다양한 정책을 기획하고 추진하였다.

이러한 정책들은 선성장·후분배론, 불균형발전론, 양적·모방적 발전론을 추구한 박정희 모델에 대한 반명제로 기획된 것이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참여정부가 끝나고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가 등장하면서 참여정부가 추진했던 성장과 분배 병행론, 균형발전론, 질적·창조적 발전론은 폐기되거나 중대하게 훼손되고 말았다.

우려스러운 것은 박근혜 정부에 들어와 박정희 시대의 사고와 전략으로 회귀하는 듯한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그 결과는 지역불균형의 심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사이의 권한과 재정불균형의 심화, 나아가 대중소기업간 불균형과 계층간 불균형의 심화로 나타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박근혜 정부는 박정희 시대부터 양산되기 시작한 불균형과 불평등의 문제를 해소하기는커녕 한층 악화시키는 최악의 정부로 기록될 가능성이 있다. 저자는 박근혜 정부의 등장이 역설적으로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정책적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입증할 것으로 예고한다.

경제위기를 극복한다는 명분으로 너무나 쉽게 불균형발전론으로 회귀하고 창조경제를 주장하면서도 정부주도의 새마을운동을 부활시키겠다는 것을 보면 결국 앞으로 대중소기업간·계층간·지역간 분배불평등은 더욱 심화될 것이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사이의 권력불평등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저자는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참여정부의 균형발전과 지방분권 정책은 분배와 복지의 증진을 위한 <비전 2030>과 더불어 다음 시대에 더욱 빛을 발휘할 것임이 분명하다고 본다.

정책노선의 흐름으로 볼 때, 한국의 현대사는 크게 국가주도의 불균형발전을 추구한 박정희 노선과 지방주도의 균형발전을 추구한 노무현 노선으로 대별해 볼 수 있는데, 과거나 지금이나 박정희 노선은 과잉을 넘어서 한국사회를 위태로운 불균형과 지속불가능의 수렁으로 몰아가는 매우 위험한 노선이라는 것이다.

이런 역사인식을 기초로 노무현을 계승하고자 하는 민주진보세력의 창조적 구상과 새로운 정책설계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런 점을 감안하여 저자는 이 책에 대해 “노무현 시대와 다음 시대를 잇는 가교”라고 적극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목차>

제1부 지역불평등과 국가균형발전정책

제1장| 지역불평등의 정치동학과 지역정책 분석: 참여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비교
제2장| 참여정부의 국가균형발전정책: 정책설계와 성과
제3장| 한국의 산업화·도시화와 낙후지역 발전의 과제
제4장| 생태문화적 발전전략으로서의 살기 좋은 국토공간 만들기 정책
제5장| 지역혁신을 위한 지역인재육성 정책: 누리사업을 중심으로
제6장| 참여정부의 공공갈등 관리 전략: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을 중심으로

제2부 균형발전과 한국의 미래설계

제7장| 한국의 미래발전 구상: 창조국가전략과 균형발전전략
제8장| 창조적 지역발전전략과 수도권의 미래: 지역 공동번영의 조건과 과제
제9장| 수도권규제완화를 둘러싼 갈등과 상생의 조건
제10장| 한반도 균형발전과 분권형 통일국가 구상
제11장| 지방을 살리는 미래 디자인: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
제12장| 균형사회와 분권국가를 위한 미래 과제

  

   
 
[협동의 경제학]


주류 경제학은 지난 300년 동안 인간은 이기적이고, 시장은 효율적이며, 모든 경제 문제는 시장이 ‘보이지 않는 손’을 통해 해결해줄 것이라고 설명해 왔다. 그러나 정태인 등 『협동의 경제학』의 저자들은 이는 거짓말이며, 기존의 경제학은 죽었다고 선언한다. 저자는 말한다. “장구한 인류 역사에서 시장이 인간관계를 대변한 건 지난 300년뿐이다. 뿐만 아니라 논리적으로도 인간이 서로 관계를 맺는 수많은 방법 중 시장이 제일 먼저 나와야 하는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왜 사랑이 먼저 나오면 안 되는가?”

저자는 행동경제학의 가장 최근의 이론적 성과를 바탕으로 인간 본성이 이기적인 것만이 아니라 협동적이라는 사실을 ‘증명’한다. 게임이론 등을 통해 시장 실패 또는 사회적 딜레마를 탈출하는 대안도 함께 모색하고 있다. 그리고 저자들은 시장경제는 사회를 이루는 일부분에 지나지 않고, 경제학 제국주의 시대와 시장경제 유일사상을 모두 극복해야 하며, ‘시장경제’와 ‘공공경제’ 그리고 ‘사회경제’와 ‘생태경제’라는 ‘네 박자’ 경제가 사회 운용의 기본 원리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장경제가 갖는 긍정적 의미는 제한적으로 인정돼야 하며, 기존 경제학이 ‘실증’이라는 이름으로 내다버린 ‘정의’의 가치를 복원시킨 공공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이타적 경제학, 협동의 경제학 출현 가능성을 예고하는 사회경제가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의 대안으로 떠올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특히 모든 생산과 소비는 쓰레기를 생산하는 자연의 훼손이라는 점을 환기시키면서, 엔트로피 법칙이 반영된 생태경제는 전 인류가 처해 있는 공공의 재앙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경제학이라고 말한다.


주류경제학에 대한 입체적 비판

첫 번째는 애덤 스미스 이후 주류경제학의 기본 전제였던 인간의 이기심과 이를 바탕으로 한 경제적/합리적 선택이 사회적 공리를 증진시킨다는 주장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 제기를 한다. 저자들은 행동경제학의 가장 최근의 이론적 성과를 바탕으로 인간의 본성이 이기적인 것만이 아니라, 오히려 더 협동적이었다는 점을 밝힌다.

저자들은 인간의 무한 이기주의적 경쟁을 독려하고, 그것이 인간의 본성이자 진실인 양 말해온 것은 자본주의 역사 300년 동안에만 해당되는 것으로, 인류 역사에서는 오히려 예외적인 상태를 일반화한 것이라는 입장을 옹호한다. 저자들은 이와 함께 이기심을 바탕으로 하는 경쟁은 인간 본성이 아니라 자본주의적 인간의 속성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두 번째는 시장의 효율성에 대한 이견이다. 시장의 효율성은 수요와 공급 법칙에 따른 합리적 자원 배분, 개인의 이기심과 사회적 공익의 선순환을 중심 논리로 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경제학에서도 인정하는 시장실패는, 단지 시장경제의 예외적 상황이 아니라 자본주의 경제학의 필연적 결과이며, 따라서 시장이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작동한다는 주장 역시 제한적인 범위 안에서 인정돼야 한다.

오히려 개인의 이기적 욕망과 사회적 수준의 공익이 충돌하는 사회적 딜레마 현상이 보다 보편적이며, 이 같은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인류가 오랜 시간 어떤 노력을 해 왔는지 구체적 사례를 소개한다.

이 과정에서 이기심을 바탕으로 한 호모 에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 경제적 인간) 간의 경쟁보다는 호모 레시프로칸(Homo Reciprocan 상호적 인간)으로서의 협동이 개인과 공동체를 유지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는 사실을 밝힌다. 저자들은 또 경제학이 자랑하는 효율성이라는 가치가 평등이나 우애와 같은 다른 가치보다 중요하다는 근거도 없다고 말한다.

정의를 내다버린 경제학 비판

세 번째 저자들은 자본주의 시장경제 내부에서 싹이 트고 있는 다양한 사회적 경제와 협동조합 운동이 자본주의를 극복하는 대안 경제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유럽연합(EU)은 지난 2009년 유럽 의회의 압도적 찬성으로 ‘사회적 경제에 관한 결의’를 채택했다.

유럽 의회는 결의문을 통해 현재 자본주의의 위기적 상황은 새로운 경제적 사회적 모델을 요구한다면서 “사회적 경제는 산업민주주의와 경제민주주의를 강화하는 데 상징적인 의미에서, 그리고 실제 성과라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하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저자들은 사회적 경제는 상호성과 연대, 신뢰와 협동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런 가치들은 자본주의의 원리, 주류경제학의 원리, 시장경제의 원리만으로 사회를 일원화할 때 발생할 수밖에 없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 형성되고 발전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어 사회적 경제의 대표적 사례이자, 한국에서도 관련법이 제정되면서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협동조합 운동에 대한 이탈리아와 캐나다의 사례를 현지 방문 결과를 토대로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네 번째 저자들은 경제학계가 ‘실증’이라는 이름으로, 수학을 동원하면서 쌓아올린 이론적 결과를 놓고 이를 ‘사회과학의 보석’이라며 스스로에게 훈장을 달아주는 행위를 비판한다. 이런 학문적 입장은 경제학에서 ‘정의(justice)’를 내다버린 결과일 뿐으로, 주류경제학 이론의 현실 설명력에 대한 본질적인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저자들은 경제학이 이제는 ‘정의’의 가치를 복원시켜야 하며, 공공경제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강조돼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들은 공공경제에서 중요시 하는 공공성을 사회적으로 결정하는 이론적 자원으로 ‘정의론’을 차용하고 있다.

자연권적 자유지상주의, 경험적 자유지상주의, 평등적 자유주의, 공동체적 자유주의, 마르크스주의에서 얘기하는 각각의 정의론을 재산권 위상에 대한 견해 차이, 재분배에 대한 입장 차이라는 스펙트럼을 통해 설명하고, 바람직한 공공경제의 모습을 제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특히 모든 생산과 소비는 쓰레기를 생산하는 자연의 훼손과 동시에 진행된다는 점을 환기시키면서, 엔트로피 법칙이 반영된 생태경제는 전 인류가 처해 있는 공공의 재앙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경제학이라고 말한다. 시장경제의 한 분파로 자리 잡고 있는 환경경제학과는 질적으로 다른 생태경제학을 튼튼하게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저자들은 이 책을 통해, 시장경제의 한계와 사회적 경제의 가능성, 공공경제와 생태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동시에 인간의 이기적 속성에 기반하고 있는 ‘경쟁과 효율의 경제학’에서 인간의 상호성과 연대, 사회적 정의를 중요하게 바라보는 ‘협동의 경제학’이 가능하며, 또 시급한 과제라는 점을 책 전편에 걸쳐 강조하고 있다.

저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먼저 동네에서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인지 살펴서 주민들과 해법을 모색하라. 지방정부나 중앙정부의 사업 중에 해당 항목을 찾아서 담당 부서와 의논하라. 정부가 하는 일 중 우리가 할 수 없는 일은 없다. 무엇보다도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절대로 정부 공무원의 머릿속에서는 나올 수 없는 사업들도 수없이 튀어 나올 것이다. 우리의 꿈이 주민들 스스로의 에너지로 실현되는 곳이 바로 사회적 경제다. 바글바글한 에너지야말로 우리의 가장 큰 자랑이 아닌가?”


<목차>

박원순 추천사
프롤로그 - 변명

1부 시장경제와 사회적 딜레마
- 인간은 이기적이지 않고, 시장은 효율적이지 않다.

1장 우리에게는 다른 경제학이 필요하다.
2장 인간은 이기적인가?
3장 시장실패는 숙명이다
4장 개인과 전체의 충돌, 사회적 딜레마
5장 사슴사냥게임, 딜레마 탈출의 실마리

2부 협동의 경제학
- 협동, 신뢰, 그리고 사회적 자본

6장 인간 협동의 다섯 가지 조건
7장 협동을 택하게 하는 방법
8장 협동의 선순환을 가져오는 신뢰
9장 신뢰의 네트워크, 사회적 자본
10장 네 박자로 가는 경제

3부 사회적 경제
-밀과 마르크스가 예찬한 협동조합

11장 사회적 경제란 무엇인가?
12장 협동조합은 대안이 될 수 있는가?
13장 협동조합의 도시, 에밀리아로마냐
14장 에밀리아로마냐의 성공 요인
15장 차별과 위기를 극복한 퀘벡의 사회경제
16장 퀘벡의 협동조합들

4부 공공경제
-보편적 복지국가와 평등의 달성

17장 공공성과 정의의 경제학
18장 보편적 복지국가의 길
19장 보편적 복지국가의 길, 한국의 선택

5부 생태경제
-우리의 최종 목표,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하여

20장 경제도 결국 자연 속에 존재한다
부록 : “녹색혁명당 선언”

에필로그 - 협동조합을 꿈꾸는 그대들에게 
 

   
 
[바꿔야 이긴다]


우리의 정치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거대한 변화의 시대에 새로운 정치의 조건을 묻는다.

이 책은 정치평론가 이철희, SNS 전문가 유승찬, 정치학자 안병진 세 사람이 다양한 관점에서 지난 대선 패배의 원인을 진단하고 야권의 혁신과 재편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된 책이다. 필자들 각자의 입장에서 문제를 진단하고 서둘러 합의된 결론을 이끌어내기보다는 선거 과정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고 거기에서 드러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찬찬히 생각해보는 평가서이자 한국 정치의 바람직한 밑그림을 어떻게 그리는 것이 좋을까에 대한 기획서다.

그동안 범진보 진영에 대해서 평소에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논객 세 명이 솔직한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철희, 유승찬, 안병진 세 사람은 진보 진영이 만일 여기서 대선의 결과에 대한 평가에 열정적으로 임하지 않고 또한 새로운 시대를 위한 정치 개혁 프로그램을 내놓지 않는다면, 더 이상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세력으로 남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선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거대한 변화를 위한 치열한 논의를 시작해 보자고 제안한다.

이 책에 담긴 이철희, 유승찬, 그리고 안병진의 목소리는 자신만의 고유한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그럼에도 이들의 입장은 하나의 공통분모를 가진다. 즉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은 이길 수 있는 선거에서 패배했다는 것, 어떤 잘못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것, 장래 정치개혁의 방향은 이 평가를 바탕으로 모색되어야 한다는 것, 그래서 이런 반성과 평가와 모색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소위 정치적 진보의 입장에 선 정치 세력에게는 여전히 희망이 살아 있으리라는 것이다. 제목처럼 “바꿔야 이긴다”는 것이다. 일독을 권한다.


▣ 각 장 요약정리

1. 2012년 대선 패배, 민주당의 개혁과제 -이철희

2012년 민주당의 대선 패배는 유난히 아프다. 이길 수 있는 선거에서 졌기 때문만이 아니라 민주당의 전략대로 선거가 치러졌고, 기대했던 투표율이 나왔는데도 졌기 때문이다. 패배에 기여했다고 보이는 요인은 세 가지. 후보요인, 전략, 정당이다.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는 국정을 운영하고 한 시대를 경영하는 리더로서의 모습을 확실하게 보여주지 못했다. 민주당은 세대별 인구구성이 달라진 점을 전략에 반영하지 못했고, 지역전략에서도 지역 특화의 이슈전략을 세우지 못해 충청과 강원에서 참패했다. 그리고 민주당은 4.11 총선에서 복지 등의 의제주도권을 새누리당에 빼앗기고도 대선까지 새로운 의제를 만들어내지 못한 채 내내 새누리당에 밀렸고, 그동안 지속적으로 당의 기층조직인 당원을 소외시킨 나머지 이들을 선거 운동에 끌어들이지도 못했다.

정치에서는 누구나 동등하다. 모두가 1표를 행사하기 때문이다.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 소수의 엘리트와 다수의 약자 간의 정치적 대결에서 정치가 세상을 바꾸지 못할 거라는 패배의식이나 자포자기식 정치혐오증은 결코 도움이 되질 않는다.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라는 홉스봄의 말처럼, 정치를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고 오히려 사회를 변화시키는데 정치만큼 효과적이고 비용이 적게 드는 수단은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에 관심을 갖고 자신들의 이해를 대변할 수 있는 정당을 통해 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그렇게 확보한 권력으로 새로운 복지국가를 건설하겠다는 비전을 가져야 한다. 동시에 정당은 자신들이 어떤 사회계층을 대표할 것인지를 결정하고 그들의 차별화된 이해와 요구를 책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2012년 대선에서 민주당은 정책 혁신과 인물 혁신에 실패함으로써 다음 시대를 감당 할 수 있는 세력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민주당이 사회적 약자들을 대변하는 정당임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그들은 오히려 보수적인 선택을 했던 것이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이다. 문제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가이다. 민주당이 살 길은 모름지기 정당이라면 갖추어야 할 기본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유권자들로부터 신뢰를 받는 정당, 선출직 공직자로서 인정받는 정당, 리더십이 살아있는 정당 조직이 되어야 한다. 반사 이익이나 그런 흐름에 편승해 이기려고 하기 보다는 이제는 좋은 정당을 만들고 그 속에서 갈등과 경쟁을 통해 새로운 리더십이 생겨날 수 있도록 혁신할 때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이다.

2. 빅데이터와 SNS 선거전략 - 유승찬

지금 우리는 과거의 이론이나 분석틀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빠르고 복잡한 시대에 살고 있다. 선거도 마찬가지다. 엄청나게 쏟아지는 정보로 인해 유권자들의 마음이 복잡해지고 그들의 다양한 요구를 보수와 진보로만 분류해서는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것을 2012년 미국 대선에서 확인되었다. 지난 미국대선을 한마디로 압축하면 ‘빅데이터 분석과 마이크로타기팅’이다. 즉 오바마 대선 캠프에서는 SNS로 표출된 유권자들의 요구를 분석하여 유권자 맞춤형 캠페인을 통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유권자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마음을 표현하고, 리트윗과 ‘좋아요’를 누르면서 공감을 확산시킨다. 따라서 SNS 분석은 바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읽는 것이며 이것을 통해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이번 선거에서 절실히 필요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번 대선에서 이와 같은 핵심 무기를 던져버렸다. 동시에 새누리당의 3대 프레임 전략(민생 정책 세력 대 이념 정치 세력, 박정희 대 노무현, 준비된 여성 대통령)에 말려들어 밀리고 있었음에도 투표율 70퍼센트만 넘으면 이길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선거에 지고도 패배의 원인을 50대의 결집과 이들의 보수화라고 단정 지었지만 이를 뒷받침할 명확한 근거(데이터)도 없는 상황이다.

미국 민주당은 세 번의 연속된 패배이후 이른바 데이터 정치, 데이터 선거를 기치로 당을 재정비했다. 2~6퍼센트 포인트 차이로 승부가 결정되는 현대 선거에서 유권자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는 그만큼 절실하기 때문이다. 하루에 한국어로 된 트윗만 500~700만 개 정도이고 한 달이면 2억 개가 넘는다. 기업이 이것을 분석하여 마케팅에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처럼 정부기관이나 공공부처에서 역시 빅데이터 분석은 무척 중요하다.

선거 캠페인에서 SNS의 역할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은 2012년 미국 대선을 통해 확실히 알려졌고, 앞으로 SNS를 통한 선거 캠페인 전략은 급속히 진화할 것이다. 물론 빅데이터와 SNS만으로 선거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현대사회는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공존하면서 빠르게 변화하는 대전환기이다. 한국의 민주당은 국민의 마음을 읽어 낼 데이터 기반의 싱크탱크를 만들고 당의 조직과 문화를 이에 맞게 바꿔야 한다.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정치적 상상력이 필요하다. 이번 대선에서 새누리당은 상대적으로 다양한 판세 분석과 데이터에 기초해 수립한 프레임 전략, 메시지 전략에서 일관성을 보여준 반면 야권은 그렇지 못했다. 이제 감에 의한 정치 시대는 끝이 났다. 민주당을 비롯한 시민사회 세력의 플랫폼 전략은 데이터와 전문성에 기반한 과학화, 현대화를 통해서만 실현가능하다.

3. 진보와 보수의 정치 질서, 미국 민주당의 경우 - 안병진

‘박정희 대 노무현’ 선거 프레임의 한계, 친노 패권주의, 당의 무능과 혁신의 실패, 의제주도권 상실, 고령화 구조에 의한 보수 우위의 구조환경 등 2012년 대선에 대한 평가들은 각각 나름대로 야권 패배의 다양한 원인을 드러내주었다. 그런데 이번 선거 흐름에는 이 외에도 상식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기이한 사실들도 존재한다. 즉 2007년 대선,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야권은 이른바 성찰 없는 집단 사고의 전형적 행태를 보이며 현실 인식을 완고히 거부하는 패턴을 기이하게 반복해왔다. 이렇듯 반복되는 패턴의 근본 원인을 기존의 정치적 질서인 민주화 운동 체제의 퇴조 혹은 부패에서 찾을 수 있다.

마키아벨리에 의해 처음 사용된 정치적 질서란 개념은 상당기간 일관된 특징을 나타내는 특정 가치, 담론, 문화, 제도, 정책, 주요 정치행위자의 전반적 패턴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접근법을 통해 볼 때, 한국은 민주화 이후 김대중 정부 수립으로 그간 민주화 운동을 주도해온 세력들이 본격적으로 집권, 노무현 정부를 거치면서 보다 성숙하고 발전했지만 그 이후 마치 자연의 질서처럼 퇴조의 과정이 형성되었다. 특히 김대중, 노무현이라는 혁신적인 정치 지도자의 부재 속에서 이러한 양상이 더욱 두드러져, 야권의 사고체계는 (당 내외부를 떠나) 구체적 현실에 근거한 부단한 성찰과 혁신이 아니라 주관적 이념과 진영 논리에 뿌리 깊게 근거하고 있다. 이것은 결국 유권자의 복합적 특성에 대한 극단적 무지와 무관심, 특권 의식과 학연, 운동권 서클의 연고주의, 상대 정치 진영에 대한 무지와 과소 평가, 이념적 관성과 21세기 특성에 대한 무지와 문화적 부적응 등등 수많은 부작용을 낳았다.

1968년 미국의 민주당은 한물간 패배자로 간주되었던 닉슨후보에게 패배하리라고는 꿈에도 예상치 못했다. 마틴 루터 킹 목사와 케네디 대통령의 피살사건은 곧 민주당이 승리할 수밖에 없다는 낙관주의가 팽배하게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닉슨은 복지국가의 확대를 주장하며 민생을 아는 서민 대통령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케네디나 매카시 등 귀족 혹은 엘리트 이미지를 비난 하며 대중적 보수주의 소구를 시도했고 결국 그는 예상을 뒤엎고 승리했다.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는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 정치질서의 강점과 한계를 잘 이해하여 탁월한 전략을 보여주었다. 정치적 민주화만이 아니라, 복지와 경제 민주화, 문화적 진보를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전면에 내세웠다. 복지와 경제 민주와 여성 후보라는 프레임으로 인해 과거 시대의 계승자라는 박 후보의 불리한 이미지를 새로운 시대의 후보 이미지로 바꿀 수 있었다. 반면 이러한 박근혜 후보의 강점을 과소평가한 야권의 대응은 시대착오적이었다.

야권은 이제 새로운 정치적 질서를 수립해야 한다. 최소한 구체적 현실 데이터에 근거한 실사구시의 정신을 회복하려고 시도해야 할 것이다. 지난 선거 과정에 대한 전례 없는 심층적 탐구를 통해 그동안 자신들이 내세웠던 이념적 어젠더 대신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며 국민 일반과 소통 가능한, 그리고 국민 다수가 간절히 원하는 새로운 정치 질서를 만들어 내야 할 것이다.


<목차>

머리말

1 2012년 대선 패배, 민주당의 개혁 과제 ________ 이철희

1. 왜 패배했나? 15
2. 정치와 정당에 대한 이해 24
3. 민주당이 승리하려 했다면 35
4. 필요했던 승리 전략은? 43
5. 승리 전략의 수립을 위한 기본 전제 52
6. 문제는 정당이다 66
7. 이제는 결단할 때 75

2 빅데이터와 SNS 선거 전략 ________________ 유승찬

1. 세상을 뒤흔든 빅데이터 83
2. ‘공감의 시대’를 역주행한 민주당의 낡은 정치 90
3. SNS 위력 무시한 2012 한국 대선 100
4. 진화하는 SNS 선거 캠페인 전략 114
5. 스토리텔링과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138
6. 빅데이터와 마이크로타기팅 145
7. 전통적 캠페인과 디지털 캠페인의 대융합 157
8. 승리를 위한 거대한 변화 174

3 진보와 보수의 정치질서, 미국 민주당의 경우 ___ 안병진

1. 한국과 미국의 대선을 돌아보며 185
2. 미국 1968년 선거의 시사점 202
3.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자의 한계 214
4. 대안적 제3후보들의 한계 222
5. 이후 정치 질서의 전망 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