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내성적인 리더가 성공한다

리더쉽

by 소나무맨 2013. 5. 28. 22:36

본문

                 내성적인 리더가 성공한다

세계 최고의 혁신 기업이라는 구글(Google)의 최고경영자(CEO)가 2011년 4월에 바뀌었다. 구글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Larry Page)가 전문경영인인 에릭 슈미트(Eric Schmidt)로부터 CEO 자리를 넘겨 받았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래리 페이지가 CEO에 적합하지 않다며 염려하기 시작했다. 래리 페이지의 성격 때문이었다.

 기사의 0번째 이미지

래리 페이지, 구글CEO

그는 매우 내성적인 사람으로 정평이 나 있다. 수줍음이 많고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싫어한다. 직원들을 이끌고 회사를 대표하는 CEO 자리는 활동적이고 외향적인 사람이 맡아야 한다는 고정관념과는 배치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실제 연구에 따르면 내성적인 리더가 외향적인 리더보다 훨씬 좋은 성과를 내는 경우도 많다. 특히 구글처럼 직원들이 업무에 적극적인 조직에서는 내성적인 리더가 훨씬 탁월한 성과를 낸다는 것이다.

애덤 그랜트 와튼 경영대학원 교수가 130개의 가맹점을 보유한 피자 회사를 조사한 결과는 매우 흥미롭다. 그랜트 교수는 점포별로 리더의 성격이 얼마나 외향적인지, 직원들이 업무에 얼마나 적극적인지 점수를 매겼다. 그런 다음 각 점포 별로 수익을 따져 리더의 성과를 평가했다. 그 결과, 직원들이 업무에 적극적인 점포에서는 외향적인 성격의 리더가 평균보다 무려 14%나 성과가 낮았다. 반대로 직원들이 소극적인 성향의 점포에서는 외향적 리더가 평균보다 16% 정도 수익이 높았다. 결국,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는 등 자발적인 업무 참여도가 높을수록 내성적인 리더가 외향적인 리더보다 높은 성과를 낸다는 뜻이다.

그랜트 교수가 163명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티셔츠 접기` 실험에서도 똑 같은 결과가 나왔다. 실험에서 그랜트 교수는 대학생들을 여러 그룹으로 나누었다. 각 그룹은 1명의 리더와 4명의 직원들로 구성됐다. 그룹마다 10분 동안 얼마나 많은 수의 티셔츠를 접는지를 테스트했다. 그 결과, 직원들이 업무에 적극적인 그룹은 내성적인 리더 밑에서 훨씬 성과가 높았다. 평균보다 28%나 높은 실적을 보인 것이다.

그렇다면 부하 직원들이 적극적인 경우에는 왜 내성적인 리더가 외향적인 리더보다 더욱 높은 성과를 올리는 것일까? 그랜트 교수는 `조용한 보스의 숨겨진 잇점`이라는 글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외향적인 리더들은 적극적인 성격의 직원들에게 위협을 느낍니다. 부하 직원들이 내놓는 아이디어의 수용도가 떨어집니다. 반대로 내성적인 리더들은 직원의 목소리에 주의 깊게 귀를 기울입니다. 직원들은 자신의 가치가 인정받는다고 느끼는 것이죠. 그래서 직원들은 더욱 열심히 일할 동기를 부여 받기 때문입니다."

그랜트 교수의 연구 결과가 맞다면, 래리 페이지는 구글의 CEO로 매우 적합한 사람이다. 구글의 직원들은 창의적이고 아이디어를 내놓는데 적극적이다. 따라서 그들에게는 래리 페이지처럼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내성적인 성격의 CEO가 필요할 것 같다. 직원들을 자기 뜻대로 부리고 싶은 외향적인 리더는 구글에는 맞지 않을 것 같다.

찾아보면 내성적인 성격이지만 탁월한 성과를 올린 CEO가 매우 많다. 짐 콜린스는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라는 책에서 놀라운 성과를 올린 최고 단계의 CEO들은 겸손하며 수줍음을 타는 성격이라고 썼다. 하지만 현실에서 탁월한 실적을 올린 내성적인 CEO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들은 남들 앞에 나서기를 싫어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언론이나 일반인들에게는 외향적인 성격의 CEO가 훨씬 많이 알려져 있다. GE의 전설적인 CEO로 꼽히는 잭 웰치나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 결과, 일반인들에게는 `내성적인 성격은 리더에 맞지 않다`는 잘못된 고정관념이 더욱 굳어지게 된 것이다.

당신이 만약 내성적인 성격 탓에 스스로 리더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큰 실수를 하는 것이다. 당신 스스로에게 맞는 리더십 스타일을 개발한다면 얼마든지 탁월한 경영자가 될 수 있다. 억지로 자신의 성격을 변화시키려 들 필요는 없다. 물론 내성적인 성격에도 단점은 있다. 누구에게나 강점이 있듯이, 누구에게나 약점이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다만 내성적인 성격의 강점은 극대화하고, 단점은 주변의 도움을 받아 극복하면 된다. 리더가 되고 안 되고는 자기 하기 나름이다.

[김인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