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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직원들이 당신에게 반란을 일으켰다! 어떻게 할까

리더쉽

by 소나무맨 2013. 5. 28.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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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하직원들이 당신에게 반란을 일으켰다! 어떻게 할까

 

충직하기만 했던 직원들이 반란을 일으켰다. 연판장을 들고 최고경영자(CEO)를 찾아왔다. 임금을 올려주지 않으면 단체로 회사를 떠나겠다고 한다. 이런 경우에 보통의 CEO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요구사항을 받아들이더라도 `직원들이 괘씸하다`고 생각할 것 같다. 회사가 안정이 되면 주동자들을 찾아내 보복인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CEO가 반응하면 직원과 경영진 간에 불신의 골만 깊어진다. 회사의 장기적 성과를 갉아 먹는다. 그렇다면 직원들의 반란에 CEO는 어떻게 대처하는 게 옳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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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의 신 이나모리 가즈오



일본에서 경영의 신이라는 칭송을 받는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명예회장은 보통의 CEO들과는 전혀 다르게 반응했다. 오히려 그는 직원들의 위협을 받고서야 비로소 직원들을 이해하게 됐다. 2012년 2월초 서울의 한 호텔에서 `이나모리 가즈오의 경영`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연판장을 들고 온 직원들과 제 집에서 사흘 밤낮으로 대화를 했어요. 이를 통해 기업 경영의 근간을 깨달았습니다. 종업원들은 가족까지 포함한 자신들의 앞날을 회사가 보장해주기를 원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으니까요. 그래서 기업을 경영하는 진정한 목적은 `종업원의 행복추구`라는 경영철학을 세우게 됐지요. 경영자가 부자가 되는 게 목적이어서는 안됩니다." 가즈오 회장은 자신에게 반기를 든 직원들과의 소통을 통해 `직원의 행복 추구`라는 철학을 세웠다는 뜻이다. 반기를 든 직원들의 행복을 추구하겠다니 평범한 사람이라면 쉽게 할 수 없는 결정이었다. 진정으로 직원들과 소통하고 직원들의 마음을 이해했기에 가능했다. 그렇다고 가즈오 회장이 당시 직원들의 요구를 수용한 것도 아니었다. 어려운 회사 형편 때문이었다. 대신 그는 자신의 진심을 믿어달라고 직원들을 설득했다. "나는 목숨을 걸고 이 회사를 지킬 것이다. 만일 내가 방만하게 경영하고 사리사욕을 채운다면 나를 죽여도 좋다." 가즈오 회장의 진심을 믿게 된 직원들은 요구사항을 철회했다. 더욱 몸을 아끼지 않고 일했으며 교세라의 훌륭한 경영진으로 성장했다. 이후 교세라는 사세를 크게 확장했고 직원들도 큰 보상을 받았다.

한국인 CEO 중에서도 자신에게 반기를 들었던 직원을 설득하고 중용한 사례들이 가끔씩 있다. 하나금융지주의 임모 상무는 윤병철 전 하나은행장이 그랬다고 말한다. "하나은행의 전신인 한국투자금융에서 입사 2년만에 노조 사무국장이 됐어요. 노조 일을 하면서 윤병철 당시 사장은 물러나라고 격문을 쓰고 발표까지 했지요. 나중에 선배 직원들이 저에게 `다른 회사 알아봐라. 너는 이직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실제로 이직도 고민했지요." 그러나 한국투자금융이 하나은행으로 전환한 직후에 윤병철 당시 행장은 30대 초반이던 임 상무를 불렀다. "홍보팀을 행장 직속으로 두고 중요한 업무를 맡길 생각이니 홍보팀장을 맡아라"는 얘기였다. 당시 임 상무는 윤 행장의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행장의 퇴진을 요구한데다 아직은 젊은 자신에게 중책을 맡기겠다고 하니까 말이다. 그래서 임 상무는 윤 행장에게 "저는 할 수 없으니 다른 사람을 찾아보는게 좋겠다"고 정중히 거절했다. 이 말에 윤 행장은 화를 내며 "네가 그 정도 그릇 밖에 되지 않느냐"며 질타했다. 윤 행장은 "네가 노조하는 것을 보니까, 추진력이 있더라. 은행으로 전환한 지금 회사는 그런 추진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내가 너에게 일을 맡기려 한다"고 설명하는 게 아닌가. 이 말에 설득 당한 임 상무는 8년간 홍보팀장을 맡으며 윤 행장을 보필했다. 임 상무는 "윤 행장은 직원에 대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로 판단하는 분이었다"며 "자신에게 반기를 들었다고 해서 미워하는 사람이 아니었다"고 회상한다.

진심으로 직원과 소통하는 CEO는 결국에는 반란을 일으킨 직원들의 마음까지도 얻는다. 직원과 경영진의 신뢰 관계는 굳건해지고 회사의 비전을 위해 함께 열정을 쏟아 붓는다. 당연히 회사의 성과는 올라간다. 당신을 비난했다는 이유로 부하 직원을 좌천시키지 말라. 그렇게 하면 당신은 더욱 외로운 보스가 되고 당신 주변에는 `예스맨`만 남게 될 것이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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