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이란 무엇인가?
한홍 / '거인들의 발자국' 저자
'리더십이 무엇이냐'를 생각하기 전에 먼저 중요한 것은 '무엇이 리더십이 아니냐'를 분명히 하는 일이다. 우리가 리더십이라고 생각하지만, 엄밀하게 따져서 리더십이라고 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첫째, 힘을 가졌다고 해서 그에게 리더십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가령, 가게에 권총을 든 강도가 들어와서 그 자리를 장악했다고 그 누구도 그가 가게 안에 있는 사람들의 리더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역사 속의 많은 독재자들은 자신들에게 폭력적인 힘이 있다고 해서 그것이 곧 리더십을 정당화시킨다고 착각했다. 하지만 힘은 공포와 억지성 영향력을 끼칠 뿐, 그것을 가리켜 진정한 리더십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둘째, 직위가 반드시 리더십은 아니다. 대통령이나 사장 같은 직함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사람들이 언제나 그를 자신의 리더로 존중하고 따르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우리는 자기 능력이나 인격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자리에 앉아 철 지난 권위주의를 내세우는 이들을 제일 혐오하지 않는가?
셋째, 전문성이 곧 리더십은 아니다. 물론 어떤 특정 분야에 대해서 리더가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은 도움이 되겠지만, 그것을 모른다고 해서 반드시 그의 리더십이 죽은 것은 아니다. 옛날 중국의 한신은 한고조 유방에게, 전쟁터에서 몇 만의 군사들을 지휘하여 승리하는 데는 자신이 유방보다 탁월하지만 그 몇 만의 군사들을 이끄는 장수들을 다루는 데는 유방이 자신보다 훨씬 탁월하기 때문에 자신이 유방의 리더십에 굴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자, 그렇다면 리더십이란 과연 무엇일까? 무엇보다 먼저 리더십에 대한 균형 잡힌 정의가 필요하다. 나는 미 공군사관학교의 리더십 강사인 리처드 휴즈가 내린 리더십의 정의를 가장 좋아한다.
"리더십이란 한 조직체에 끼치는 영향력으로서, 그 단체로 하여금 하나의 목표에 도달하게 하는 과정이다. 이것은 그 조직체의 모든 구성원이 공유하는 것으로, 어떤 특정한 위치에 있는 한 사람만의 독점물이 아니다. 따르는 이(follower)들도 분명히 리더십의 중요한 일부분이다."
리더십은 말 그대로 리더(leader)와 십(ship), 즉 배라는 말로 나눌 수 있다. 리더십은 결국 배를 이끌고 목적지에 도달하게 하는 능력이다. 항해를 할 때는 폭풍도 지나야 하고 암초도 지나야 하고 바람이 없는 바다도 지나야 한다. 리더십이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때로는 아무 변화도 없는 그 단체를 이끌고 가야 한다. 때로는 폭풍처럼 다가오는 어려움도 이기고 달려야 한다. 순풍이 올 때는 순풍을 100퍼센트 이용해서 달려야 한다. 암초가 있으면 피해서 가야 하고, 탈진이 되려 할 때는 적당히 리듬을 늦춰가면서도 목표에는 눈을 떼지 않고 계속 달려야 한다. 이것이 바로 리더십이다.
배를 움직이는 데는 선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하지만 선장이 아무리 탁월하다 해도 조타수가 졸다가 키를 놓치면 타이타닉의 침몰이 재현되고 만다. 한 명의 선원이 제대로 따라주지 않으면 그 배 전체가 라라앉을 수 있다. 결국 리더십을 배가 어떤 목적지에 도달하게 하는 영향력이라고 정의할 때 리더, 즉 선장의 역할은 중요하지만 그 리더십의 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너무 선장에게만 집중한다. 모두다 선장만 되려고 한다. 그러나 선장은 한 명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배가 제대로 가려면 절대 다수를 이루는 따르는 사람들, 즉 팔로워(follower)들이 잘해야 한다. 또 선장과 팔로워가 아무리 잘해도 바람이 불지 않고 폭풍이 어느 정도 견제되지 않으면 결코 제대로 갈 수 없다. 즉 적당한 상황이 맞아 떨어져야 한다. 리더와 팔로워와 상황이 잘 조화되어야 비로소 완성된 리더십의 가공할 만한 영향력이 나오게 된다.
직장내 악질 중 70%가 보스인 까닭은 (0) | 2013.05.28 |
---|---|
내성적인 리더가 성공한다 (0) | 2013.05.28 |
이순신을 통해서 본 지도자의 길 (0) | 2013.05.06 |
칭기스칸은 적의 예상보다 훨씬 강했다 (0) | 2013.05.06 |
소통이 안된다는 그분들께 드리는 선물 " 거버넌스 리더쉽 " (0) | 2013.03.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