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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女惟)정치포럼 독일 연수

정치, 정책/미래정책과 정치 전략

by 소나무맨 2013. 5. 27.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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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女惟)정치포럼 독일 연수

류경민  |  selfgo98@selfgo.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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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10.03  00:5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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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광역시의원 류경민(민노당)

1일차

≪ 연수를 시작하며... ≫

   
▲ 류경민의원
2010년 6.2지방선거로 당선된 지 1년 2개월 만에 처음으로 연수를 왔다.
의원들의 연수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들이 많기에 연수를 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고 또 나 스스로 제대로 준비하지 않는 연수가 무엇을 얼마나 남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인해 지난 해는 연수에 참가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3월 일본 후쿠시마에서 원자력 폭발사고가 발생하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원자력 발전소로 둘러싸여 있는 울산에서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원자력 발전소 만큼은 시민들에게 제대로 알려내고 정책을 전환시켜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우리나라 전력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원자력을 폐기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던 중 오히려 일본에서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멀리에 있는 나라 독일에서 일본 후쿠시마 사고로 인해 원자력정책을 전면 폐기한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또한 후쿠시마 사고 이후 환경운동을 오래 동안 주장해온 녹색당이 독일의 가장 보수적인 바덴-뷔르텐베르크주에서 주지사가 당선됐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독일의 원전포기정책과 에너지정책, 그리고 세계적으로 친환경도시로 이름나 있는 프라이부르크를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그 때부터 연수를 준비하였다.

마침 전국에 나와 같이 에너지, 환경, 여성정책에 관심을 갖고 있는 여성의원들이 있어 민주노동당 여성위원회에서 연수프로그램을 마련하게 돼 독일의 친환경수도, 여성정책을 살펴보는 연수를 갖게 됐다.

이번 연수는 민주노동당 여성위원장인 이영순 전 국회의원, 이은주 울산시의회 환경복지위원장과 전남, 제주, 광주에서 활동하는 지방의원 등을 포함한 민주노동당 여성정치인 12명이 함께하는 연수이다.
참가자들은 방문할 지역과 기관에 대한 사전 조사와 질문 준비 등에 대한 역할을 나누고 전문가를 초청해 워크숍을 여는 사전 준비를 꼼꼼히 진행했다.

인천공항에서 장장 11시간 비행을 하여 프랑크푸르트 공항도착, 또 다시 환승을 통해 한 시간 이상 걸려 도착한 곳은 베를린이었다.

베를린에서 가장 먼저 만난 분은 우리를 안내해 줄 염광희 씨다. 그는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로 일을 하다가 반핵 운동을 전문적으로 하기 위해 현재 독일 베를린자유대학 환경운동연구소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유학생이다.

안내에 따라 우리가 묵게 될 숙소로 도착했는데 한국 여행객들이 묶는 자그마한 펜션 ‘아베르나’이다. 의회에서 왔다면 의례히 호텔에서 묵겠지만 이 자그마한 펜션은 독일의 우리나라 유학생들에게 꽤나 알려져 있는 곳으로 우리나라 교포가 운영해 아침을 한식으로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정 많은 주인 분들의 배려가 있어 호텔보다 편안했다.


2일차

≪ 소피 헤벨 포츠담 시민태양에너지조합 대표를 만나다 ≫

다음날, 시차적응도 제대로 되지 않는 우리를 안내해 준 곳은 베를린 장벽이었다. 독일은 우리가 모두 알다시피 1945년 패전이후 동독과 서독으로 분할통치 되다가 지난 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며 통일이 되었다.

알렉산더 광장은 독일 민중 10만 명이 운집하여 통일 독일을 외친 곳이다. 또 베를린을 가로 지르는 슈프레강을 지나 베를린 장벽을 전 세계 예술가들이 모여 그림을 그린 ‘이스트갤러리’도 관람하였다.



   
▲ 분단의 아품을 예술로 승화시킨 ‘이스트갤러리’
그리고 베를린의 상징 부라덴부르크문으로 향하였다. 부라덴부르크문은 원래 우리나라 4대문처럼 베를린 시내로 들어오기 위한 관문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통일을 외치던 독일 민중들이 이곳으로 몰려들어 장벽을 허물면서 이 문은 통일독일의 상징이 되었다.

   
▲ 시민들이 깨뜨린 장벽이 고스란히 남아 이제는 관광지가 되어 있다
이곳에는 무너진 장벽들의 터가 남아있으며 베를린을 상징하는 랜드마크가 되어 우리나라 국가 원수들도 독일을 방문하면 기념사진을 찍었다. 고 노무현 대통령도 이 곳에서 사진을 찍었으며, 이명박 대통령도 얼마 전 이곳을 방문했을 때 독일에 있는 유학생들과 교포들이 시위를 한 장소라고 한다.

독일의 통일을 상징하는 곳 중 체크포인트도 방문하였다. 체크포인트는 독일이 45년 패전이후 61년 장벽을 세우기 전까지 동서독을 왕래하는 사람들이 거쳐 가는 검문소이며, 장벽을 깨뜨리는 장면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독일 역사를 그대로 보존해 놓은 장소였다.

독일의 환경을 얘기할 때 교통정책을 빼 놓고는 얘기 할 수 없을 것 같다.
프라이부르크에 가면 더욱 구체적인 얘기를 하겠지만 첫 날 독일 방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대중교통이었다.

우리는 첫 일정인 베를린 장벽을 보러가기 위해 몇 가지의 교통수단을 이용하였다.

지하철과 기차, 버스, 노면 전철 등 독일의 교통수단을 다 이용하였는데, 환승시스템이 너무나 잘 돼 있어 한 장의 티켓으로 하루 종일 이용할 수 있었다. 또 장애인의 휠체어, 유모차등도 탈 수 있도록 저상버스가 매우 잘 되어 있었다는 것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독일의 첫 일정인 통일독일의 현주소를 방문한 뒤 본격적으로 우리의 주제인 환경과 에너지를 공부하기 위해 ‘포츠담시민태양에너지조합’의 대표를 만나기 위해 포츠담으로 향하였다.

‘포츠담시민태양에너지조합’은 독일의 재생에너지 법에 의해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시민 조합으로 태양에너지 발전소를 기존의 몬테소리 학교 지붕을 태양광 에너지 발전소로 만든 모델이다.

그 곳으로 버스를 타고 지나가는 길에 우리 눈에 띈 것은 곳곳에 펼쳐져 있는 주말농장들이었다. 몬테소리 학교 근처에도 광대한 주말농장이 있었다. 이 주말농장은 독일의 아주 큰 특징 중 하나로 독일의 시민들이 동호회를 만들어 도심근처에 몇 평씩의 땅을 임대해 주말농장을 가꾸는 곳이었다.

그 주말농장은 우리나라 주말농장보다 굉장히 넓었으며, 단순한 논밭의 형태가 아니라 농장 속에서 작은 별장이 함께 있는 것이 우리나라와 사뭇 달랐다. 그런데 이 농장을 사용하는 이용료가 1년에 우리나라 돈으로 40만원 수준으로 매우 저렴했다. 다만 이곳에서 거주할 수 없도록 전기 등 에너지를 차단, 쓸 수 없게 돼 있었다.

도시 인근의 농촌지역에 별장 같이 집이나 정원을 꾸밀 수 있지만 거주는 할 수 없도록 정책을 만들면서 퇴직자와 가족의 휴양개념으로 자리 잡아 독일 시민들의 여가활용정책으로 정착이 되어 있었다.

아주 인상적으로 본 주말농장을 지나 포츠담 시민태양에너지 조합의 대표인 소피헤벨을 몬테소리 학교에서 만났다.

   
▲ 포츠담 시민태양에너지 조합 소피 헤벨 여사와 함께
소피헤벨은 화학을 전공한 화학자로 몇 년 전까지 화학자로 일을 하다 기후변화, 석유, 석탄문제에 관심을 돌리게 되어 지금은 독일연방정부에서 에너지 관련 일을 하고 있으며, 시민태양에너지조합을 이끌고 있는 시민운동가이기도 하다.

그가 이 일에 대해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독일의 녹색당과 사민당이 연립정부를 구성할 때 만들어진 ‘재생에너지법’을 떼어놓고 이야기 할 수가 없다. 이 법에서는 재생에너지를 만들어서 일반 에너지보다 비싸게 판매할 수 있도록 규정해 놓았고 그는 이것을 시민들에게 투자할 수 있는 상품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6년 전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지어 시민들이 소유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기 위해 조합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재생에너지 사업을 하겠다고 결심한 뒤 가장 큰 난관은 발전소 부지를 물색하는 일이었다. 재생에너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발전소가 필요한데 부지를 찾는 일이 어려워 그녀는 공공기관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공무원들의 인식이 부족하고, 기관에서도 선뜻 부지를 내 놓지 않아 어려움을 겪던 중 지금의 몬테소리 학교와 협상을 통해 학교지붕을 수리해 주는 조건으로 임대해 부지를 마련했다.

그 뒤 그는 이 사업을 함께하기로 한 시민 7명과 먼저 조합을 설립하였다. 그리고 학교지붕에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을 모았다. 사람들의 호응이 높아 28만유로(4억원)를 모으는 것은 신문기고 등을 통해 어렵지 않게 모았다다. 그 과정에 조합원들이 늘려나갔다.

사람을 모으고 돈까지 모아 공사를 시작했는데 또 다시 난관에 봉착했다. 학교가 너무 낡아 전기를 내 보낼 수가 없고, 이를 위한 공사비용이 더 들게 됐다. 하지만 그는 이 난관을 조합원의 힘으로 극복했다. 태양광 에너지 발전소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인력을 조합원들과 함께 만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인건비가 줄었을 뿐만 아니라 조합원들이 함께 태양광 에너지 발전소를 만들어가는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공사를 몇 달에 걸쳐 한 뒤 1월에 준공식을 갖게 됐다. 이 때 포츠담시장 등 주요 내빈들이 참석하였고, 언론에 보도가 되자 더 많은 시민들이 조합원으로 참가하게 되고, 2차 발전소를 만들기 위한 비용도 마련하게 됐다.

60kw를 생산하는 몬테소리 학교 발전소의 건설 비용은 28만 유로였다. 그리고 현재 경찰청 지붕에 건설 중인 2차 발전소는 몬테소리 학교의 발전소의 3배 규모인 180kw를 생산하는데 비용은 50만 유로에 지나지 않는다.

이처럼 가격이 내려간 이유는 바로 태양광 에너지 생산량이 1차 때 만들어졌을 때보다 몇 백배 늘어났기 때문이다. 소피 헤벨은 “생산량이 늘어나다보니 당연히 발전소를 건설하는데 드는 비용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독일은 재생에너지법을 시행하면서 재생가능한 에너지를 이용하는 사람에게 지원하였고, 발전소가 많이 지어질수록 당연히 발전단가가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재생에너지법이 만들어지면서 처음 엄청나게 비쌌던 재생에너지 비용이 지금은 일반에너지와 비용이 비슷해지는 효과가 만들어지고 있다.

독일이 지난 2000년 이 법을 만들던 때 태양광에너지를 살펴보면 42메가와트를 생산하던 수준에서 2010년에는 7,400메가와트를 생산하는 수준으로 발전하였다. 7,400메가와트는 원자력발전소 8기를 운행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라고 한다.


   
 
그럼, 이렇게 생산되는 태양광 에너지를 어떻게 판매하고 수익은 어떻게 발생하는지 궁금해졌다. 독일의 재생에너지법에는 그 지역의 송전망을 운영하는 회사는 재생에너지를 무조건 사주도록 명시되어 있으며, 다시 송전망을 운영하는 회사는 이 시민조합의 에너지를 사서 또 다시 전력회사에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이 수익금으로 조합원들은 1년에 한 번씩 배당금에 의한 수익이 발생하여 분배받고 있다고 한다. 소피 헤벨은 “작년 한해 조합은 1.4%정도의 수익률을 올렸으며, 앞으로 시중 은행이자보다 이율을 높게 조합원들에게 수익을 배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하였다.

6년 전 처음 태양에너지조합을 만들기로 결심한 뒤 3년 동안 부지 선정과정을 거쳐 학교에 발전소를 만든 데 이어 2기 발전소 건설을 준비하기까지 7명의 조합원은 80명으로 늘어났다. 또 ‘포츠담시민태양에너지조합’과 같은 형태의 시민조합이 독일 전역에서 100여개로 확산됐다.

그 100여개 조합 중 당연히 포츠담 조합이 선도적이라고 자랑스럽게 얘기하는 소피 헤벨에게서 태양에너지조합에 대한 열정과 자긍심을 느낄 수 있었다.

지난 몇 년간 유럽연합과 독일연방정부는 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해 투자비용을 대폭 삭감하였다. 이와 관련해 그는 “당연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다소 의아해하자, 그는 “정부에서 처음에 지원할 때의 상황과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라며“42메가와트를 생산할 때와 7,400메가와트를 생산할 때의 지원이 어떻게 같을 수 있냐”며 반문했다.

사실 현재 독일에서는 정부의 지원이 줄어들면서 조합원의 수도 주춤하고, 재생에너지 생산률도 주춤하고 있다. 그러나 그녀는 당연히 겪어야 될 과정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독일은 비싼 재생에너지 비용과 원자력에너지 사용에서의 격차를 국민의 세금에서 충당하고 있다. 독일국민들이 재생에너지를 사용함으로 내야 하는 전력사용비를 한 가구당 3.5센트가량 더 부담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소득층에서의 불만이 없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모든 국민들이 에너지로부터 소외당하지 않기 위해 저소득층에 대해서는 에너지 비용을 지원해 주고 있다”고 했다.
사실 보수집권당인 메르켈 총리가 원자력정책을 전면 폐기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도 독일 국민들이 3.5센트의 에너지 비용을 더 내겠다는 결심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독일국민들에게 원자력을 사용하지 않고 재생에너지를 사용함으로 더 내야하는 전기비용이 아깝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3.5센트를 더 냄으로 후쿠시마 같은 사고를 안 당할 수 있다면 충분히 낼 수 있다”며 “이것이 독일인의 시민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소피 헤벨은 조합의 대표를 맡으며 1년에 70만원 정도의 활동비를 받는다고 한다. 그는 “올해 수익금이 더 생기면 활동비를 좀 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 이유는 누군가는 그를 대신해 조합 대표로 일을 해야 하니 좀 더 매력적인 자리로 만들기 위해서라고 했다.

동서를 막론하고 시민단체 활동가들의 열악함은 어디가나 똑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러나 그녀가 처음 가졌던 발상의 전환으로부터 재생에너지 사용이 시민운동, 조합운동으로 발전하였고 독일에서는 이제 조합의 개념이 재생에너지조합으로 인식될 만큼 조합운동의 또 다른 붐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재생에너지사업이 될 수밖에 없고, 성공할 수밖에 없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또한 처음 방문한 곳에서 조그마한 한 조합의 얘기가 아니라 독일의 재생에너지 법과 관련된 정책전반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자리였던 것 같다.

이후 일정은 에너지 분야에서는 베를린 에너지 청을 방문하여 오래된 주택단지의 리노베이션을 통한 에너지 정책, 윤데마을 , 프라이부르그 등 독일의 유명한 친환경도시들을 방문하게 된다.

원전에 둘러싸여 있는 울산, 이웃나라 일본에서 그토록 큰 재앙이 났으며 지구 반대편의 독일에서는 원전폐기정책을 선언하는 데도 또 다시 신고리 5, 6호기 건설소식이 들려온다.

보다 많은 것을 배워 돌아가 원자력이 아닌 대안에너지, 안전하고 새로운 에너지로 정책전환을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첫 날의 긴 일정을 마무리했다.

3 일차

≪ 베를린시와 의회를 방문하여.... ≫

숙소주변을 산책하니 여기저기 선거포스터들이 붙어있다.
9월 독일에서는 지방선거가 열리기 때문이다.
베를린 곳곳에 각 정당의 시장, 구청장들의 포스터와 선거탑들이 있다.

독일의 정치제도는 이미 알려져 있는 바와 같이 매우 선진적이다.
독일은 정당명부제를 도입하여 비례대표와 지역구의원이 1:1의 비율로 국회의원을 선출한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지역구의원 수에 맞춰 비례대표를 뽑는 것이 아니라 정당득표율에 맞춰 지역구의원수를 결정한다.

현재 독일에는 5개의 원내정당이 있는데, 기민당이 가장 많은 수며, 다음으로 사민당, 자민당, 좌파당, 녹색당의 순이며, 가장 지지율이 높은 정당에서 총리가 선출돼, 지금은 기민당의 메르켈 총리가 독일의 내각을 이끌고 있다.
독일의 정치제도 중 또 재밌는 것은 지지율을 50% 넘지 못하면 독자적으로 정권을 이끌 수 없어 연립정부를 구성하여야 한다. 그래서 현재는 보수적인 기민당과 자민당이 연립하여 정부를 구성하고 있다.

지방정부도 그 성격은 비슷하여 지방의회선거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정당이 시장이 된다. 현재 베를린시는 사민당이 선거에서 최다득표를 차지하여 사민당이 집권을 하고 있으며, 녹색당, 좌파당이 함께 진보적인 정당이 베를린 주정부를 이끌고 있다.

오늘의 일정은 베를린시청의 여성정책 담당자를 만나 베를린시에서
추진중인 여성정책에 대한 간담회를 진행하고, 국회의사당을 방문하여
좌파당의원을 만나는 것이다.

먼저 베를린 시청의 기술경제여성부의 ‘다니엘’씨와 ‘만스뵐트’씨와 면담하였다.
다니엘은 양성평등, 교육을 맡고 있는 팀장이며, 만스뵐트는 학교교육, 한부모가족, 여성폭력을 담당하고 있었다.
원래 여성부서는 종전에는 사회복지, 문화체육 등의 부서와 함께 하였으나 사민당과 좌파당이 연립정부를 구성하며 여성의 경제활동률을 높이고, 강화하기 위해 기술경제부서로 재편하였다.

독일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사회인식을 갖고 있어 남성은 가정경제를 책임지고, 여성은 육아와 가사를 책임지며 경제활동은 보조적인 수단으로 인식한다.

그런 이유로 여성의 고학력비중이 높은데도 여성들은 사회복지, 돌봄노동에 종사하다 보니 남성의 여성의 임금차가 높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여성들은 일을 하면서도, 가정생활을 양립해야 한다는 우리나라와 아주 비슷한 인식으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또한 베를린은 현재 이혼가족이 증가하며, 한부모가족이 매우 증가하고 있다. 또한 1인가구의 확대, 이혼가족간의 결합, 동거가족, 동성애자가족 등 다양한 가족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한부모 가족은 아이를 혼자 키워야 하기 때문에 직업전선에 뛰어들기 어려워 정부에서 지원을 받아야 가족이 41%나 된다.
독일은 91년 70%의 결혼률에서 2009년 현재 52%로 떨어지는 반면, 전체 가족의 19%, 베를린에서는 32%가 한부모 가족이다.

   
 
독일은 연방정부와 지방정부의 정책이 달라 보육정책, 여성정책도 각 주마다 다르다. 통일이 되기 전 동독은 여성의 경제활동과 아이를 보육시설에 맡기는 것이 당연시 되는 문화였다면, 서독은 여성이 아이를 가지면 일을 하지 않고, 가정에서 육아와 가사를 책임지는 것이 당연시되는 문화였다.

통일이 된지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뿌리 깊은 문화적 차이로 인해 현재 독일의 보육시설에 맡기는 아이가 10%에 머문다. 전체 독일에 비해 베를린은 보육 시설률이 높아 30%에 이른다.

베를린시는 최근 30년만에 처음으로 출산률이 상승했다.
또한 독일연방정부에 비해서도 매우 높은 출산률을 나타내고 있다.
베를린시는 여성들의 경제활동률을 올리고, 출산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여성들의 육아와 교육을 국가와 사회가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보육시설인프라를 구축하고, 온종일 학교 시행을 하고 있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통일 전 동독과 서독의 문화적 차이가 크다보니 서독에서는 아이들은 엄마들이 키워야 한다는 인식이 워낙 강해 3세이전의 보육시설은 전무하다.

그래서 의식있는 여성들이 만든것이 현재 전 세계적으로 700개에 이르는 ‘마더센터’인것이다.
독일의 교육제도는 10년간 의무교육이며, 모든 보육이 무상이며, 학교 교육 또한 무료이다. 물론 우리처럼 학원이나 사교육은 없다.

더욱 놀라운 것은 베를린에서는 아이 1명당 부모에게 월 30만원의 수당을 주고 있다. 이는 소득수준에 관계없으며, 아이의 숫자에 관계없다.
또한 여성이 아이를 출산하면 부모가 합쳐서 14개월의 휴가를 낼 수 있으며, 이 중 남편이 2개월 이상의 휴가를 의무적으로 휴가를 써야 한다..
또한 베를린시는 가족들과 아이들을 위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도심중심에 가족들이 함께 즐길수 있는 여가시설을 만들었다.

이러다 보니 베를린에 한부모가족, 동성애가족, 1인가구 뿐만 아니라 젊은
가족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현재 베를린은 인구가 350만명이 넘어서고 있다.(독일은 대부분의 도시가 20만이 되지 않으며 큰 도시가 60만정도 되었다.)
비정규직 여성들에 대해 물어보니, 독일 또한 여성경제활동에 대한 사회적인식, 보육인프라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여성들이 파트타임을 많이 한다고 한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여성 또는 아이가 아플 때 고용주가 임금을 주지 않고, 건강보험에서 지급을 한다고 한다. 베를린 시청의 공무원을 만나면서 시종일관 느낀 것은 마치 우리가 행정을 책임지는 공무원을 만나는 것이 아닌 여성단체의 활동가를 만난다는 느낌이었다.

현재 독일사회의 여성의 문제, 출산의 문제에 대한 정확한 문제의식과 방향성을 가지고 정책을 제시하는 이들을 만나며, 동지애를 느꼈다면 좀 과한 얘기일까?

행정에서 이러한 문제의식을 갖고 집행을 해 가니 30년만에 처음으로 출산율이 올라가고, 베를린으로 인구가 밀집되는 결과를 가지고 오는 것이다.
울산시는 지난해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미혼남녀 미팅 페스티발을 개최하고, 태교음악회를 열었다.

이 얼마나 기본적인 철학의 부재와 차이가 드러나는 것인가?
가슴 한구석에 씁쓸함을 느끼며 좌파당 여성의원을 만나기 위해 독일의 국회의사당으로 향했다.

독일의 국회의사당은 베를린에 있는 굉장히 오래된 건축물로 제국주의 시대부터 쓰던 건물로 베를린의 전망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수많은 관광객들로 붐볐다.

 

   
 
우리는 좌파당 당직자들의 도움으로 삼엄한 경계를 거쳐 의사당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현재 독일에는 기민당, 사민당, 자민당, 좌파당, 녹색당 이렇게 5개의 원내정당이 있으며, 모두 620명의 국회의원이 있다.
그런데 너무 신기한 것은 국회의사당 본회의장에 620석의 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독일은 모든 국회의원들이 모여 회의를 하는 것이 아니라 발언을 할 의원들을 중심으로 모여 회의를 진행하며, 중요한 의결이 있을 때는 시간을 정해놓고 투표를 통해 결정한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정해진 의원석이 없다. 우리나라 같이 권위적인 국회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들었다.

더욱 우리나라같이 권위적인 국회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은 본회의장이 모두 투명한 유리로 공개되어 있으며, 365일 개방되어 있어, 관광을 오는 모든 시민들이 본회의장을 언제라도 볼수 있게 되어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좌파당의원을 만나기 위해 좌파당 원내 사무실로 향했다.
좌파당은 동독의 집권당이었던 SED를 계승하는 정당으로 현재 78명의 국회의원을 배출한 독일 제4당이다.

독일에서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과 가장 비슷한 정책을 가지고 있는 정당이라 더욱 궁금한 마음을 갖고 좌파당 사무실로 향했다.
우리는 좌파당 사무실에서 좌파당 국회의원인 ‘바바라회리’의원을 만났다.

 ‘바바라회리’는 57년 동독출신으로 5선의 중진의원이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 독일은 한참 선거운동 시기라 매우 바쁨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점심시간을 양보하며 우리와 함께 빵한조각으로 점심을 함께하는 애정을 보여주었다.
‘바바라회리’는 먼저 좌파당을 소개하며 여성 정치강화를 위해 좌파당은 당대표중 1인을 무조건 여성으로 두게 되어 있으며, 현재 국회에 녹색당과 좌파당만이 여성이 50%가 넘는다고 소개하였다.

현재 좌파당은 76명의 의원중 42명이 여성, 34명이 남성의원으로 구성되어있다(비례 60명, 지역구 16명)

그녀는 현재 독일의 여성문제에 대한 현실을 얘기하며 현재 법적으로 남성과 여성이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받게 되어 있지만 현실을 그렇지 않는 문제에 대해 강하게 성토했다.

그것은 여성 특유의 직업(보육교사, 미용사, 고학력 출신의 학교 교사)이 기계, 건설에 종사하는 남성노동자의 임금보다 턱없이 낮은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성주류화, 성인지예산 정책 등 추상적인 정책보다는 실질적인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만들어가기 위한 강력한 법을 만드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고 하였다.

또한, 그녀는 정부에서는 양성평등을 지지하지만 기업에서 자진해서 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하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을 얘기했다.
좌파당은 기업의 자발적 참여가 아닌 구체적 정책을 통해 양성평등을 실현하여야 한다고 이를 위해 좌파당은 먼저 독일 연방 모든 주에서 보육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고, 6세까지 무상보육을 실시, 온종일학교를 실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또한 독일은 직업별 임금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있는데 남녀간의 임금격차를 줄이기 위해 인상분의 법적 효력을 가질 수 있게 차별금지법을 만들고 있다고 하였다.

독일의 여성정책을 들으며, 참 우리나라의 현실과 닮아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경제활동의 주체는 남성이고, 여성은 경제활동의 보조수단이며, 결혼을 하면 출산육아와 동시에 경제활동을 접고 가사노동과 육아에만 전념해야 한다는 인식이 어쩜 이렇게 비슷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분단이라는 아픔을 우리와 함께 겪었으며 한쪽은 사회주의, 한쪽은 자본주의라는 체제자체도 우리와 닮아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다른점이 있다면 그들은 이미 통일을 해서 뿌리깊은 다른 문화를 어떻게 통일시켜 나갈 것인가 고민하고 있으며, 행정을 책임지는 사람들이 여성문제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철학으로 개선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제도적으로 만들어가고 있으며, 좌파당의 정책 또한 매우 구체적인 것이다.
이런 정책적 내용을 토대로 이번 독일방문에서 각 도시의 마더센터, 여성의 집을 방문하게 된다.

시차적응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입맛도 맞지 않는, 게다가 일정 또한 빡빡한 연수이지만 매일 매일 배워가는 재미가 느껴지는 하루이다.
내일은 베를린을 떠나 괴팅겐으로 떠난다.

베를린은 참 많은 의미가 있는 도시이다.
통일독일을 얘기하지 않고는 아무것도 정책을 얘기할 수 없는 그런 도시
그리고 많은 진보주의자들이 꿈꾸는 사회복지가 보장되어 있는 매력적인 도시라는 것이 새삼 느껴진다.


4일차

≪ 오래된 주택단지의 리노베이션을 통한 에너지 절약 ≫

오늘 우리가 찾은 곳은 독일의 아주 오래된 주택단지를 리노베이션(건축의 증축, 개축, 재축, 이전, 대수선, 용도 변경 등을 말함)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3분의 1로 줄인 곳으로, 이 주택단지는 독일의 명성 있는 ‘게조바우’라는 건축회사가 임대하는 지구이며, 우리는 그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후스만’의 안내를 받았다.

독일은 전쟁 후 50년대에 다 무너진 전쟁의 폐허속에 베를린 시민들을 위해 집을 지어주는 사업을 시작했다. ‘빌리브란트’ 총리가 베를린 시장이였을 당시 시민들을 위해 집을 제공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1963부터 1974년까지 지구지정을 통해 7만 가구를 조성하였다.

그러나 당시 61년 동서베를린의 장벽이 들어서 집을 지어주는 사업은 난관도 있었다.
40년 동안 주택단지만 있고, 기반시설을 짓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40년이 지나보니 학교, 도로 등의 기반시설은 주택을 중심으로 완성이 되었는데, 주택단지가 너무 노후화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노후화된 주택단지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우리 같으면 건축회사에서 당연히 노후화된 주택을 허물고 새롭게 지어 분양가를 높이겠지만 독일에서의 고민은 그렇지 않았다.
독일은 오래된 건축물일수록 문화재로서의 가치를 가져 처음 집을 지을때부터 100년을 살집을 짓고, 100년이 지나면 문화재 가치가 높아져 유리창조차 함부로 바꾸지 못하게 하고 있다.

독일의 주거정책을 잠깐 살펴보면 주택의 자가소유는 50%이며 나머지 50%는 임대 주택이다. 자가 소유율이 높지 않은 것은 우리나라처럼 집값의 변동이 심하지 않기 때문이다.

독일의 주택 임대료는 ‘칼트미테'(kaltmiete)라는 차가운 임대료와 ’암미테‘(warmmiete)라는 따뜻한 임대료가 있다.
‘칼트미테’는 전기세, ,수도세, 난방비 등을 모두 제외한 기본 방세, 흔히 우리가 말하는 주택임대료이며 ‘암미테’는 관리비(난방비, 수도세, 쓰레기등)이다.
그런데 이 주택들이 지어진지 40년이 되어 에너지 가격이 높아지고 효율성은 떨어지다 보니 암비테의 가격이 자꾸 상승하게 되었다. 40년 전 집을 지을 때 내부시설이나 에너지의 효율성보다 외관을 꾸미는데 중점을 두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이 주거단지의 소유주인 건축회사 ‘게조바우’는 아파트 전체를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전체 건물에 대해 열이 새는 것을 방지하는 단열, 창문을 이중삼중 창으로 바꾸고 ,중앙난방에서 개별난방으로 바꾸는 시스템을 교체하는 리노베이션을 하게된 것이다.
40년전 독일은 목재틀의 아주 얇은 창이였으며 아파트의 입구 현관이 개방되어 있어 에너지 열 효율면에서 아주 낮았다.

또한 중앙난방식으로 되어있었던 것을 개별 난방으로 바꾸면서 집집마다 계량기를 달아 에너지 비용을 낮추도록 유도하였다.

에너지원을 무엇으로 쓰냐는 우리들의 질문에 현재는 천연가스를 쓰고 있지만 2012년부터 바이오 메스 등의 재생에너지를 쓸 예정이라고 답하였다.
‘바이오 메스가 훨씬 더 비용이 높지 않냐’는 우리들의 질문에 후스만은 ‘그 비용이 원자력 에너지의 위험성만큼 높지는 않다’고 답하였다.

우리는 이 공사에 들어가는 예산과 누가 부담하는지 궁금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전체 1만 3천가구가 대상이며 입주민을 대상으로 리노베이션후의 모델하우스를 보여주고 반듯이 입주자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공사기간 2주간동안 집에 거주할 수 있으며 혹시 다른 곳에 거주하고 싶다면 그 비용을 책임진다고 한다.

이 공사의 총 비용은 6,000억이며 이 회사는 이 사업을 위해 에너지 효율화 사업 대 프로그램으로 국책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다.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부담이 크지 않을까 물었더니 ‘암미테’가 열효율화 사업을 통해 101유로에서 49유로로 떨어지며 공사금액을 입주자가 부담하여 전체 18유로 즉 우리돈으로 월 2만 7천원정도의 임대료(집세, 운영비)가 상승될 뿐이다. 우리가 주택들 리모델링할 때 1~2천만원 정도의 부담을 하는 것에 비하면 아주 저렴한 비용이다.

이 프로젝트를 방문하여 돌아보면 우리나라의 오래된 주택단지가 생각이 난다.
우리는 아파트가 25-30년이 지나면 모든 아파트를 헐어버리고 새로 재건축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다 보니 세입자가 쫓겨나가는 상황이 발생하고 용산 화재 사건 같은 안타까운 사건도 발생한다.

그러나 독일에서는 처음부터 집을 지을 때 100년 이상 살 수 있는 건물을 짓는다. 또한 오래된 주택에 대해선 아예 문화재로 지정을 하고 개인의 소유라도 함부로 허물 수 없도록 정해져 있다.
한국에서는 아파트가 오래되면 허물고 새로 짓는데 왜 독일에서는 이렇게 리노베이션을 하냐는 질문에 후스만은 ‘새로 지으면 돈이 많이 드니까’ 라고 답을 하였다.

이렇게 명쾌한 대답에 대해 우리는 끊임없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뉴타운을 계속 추진하고 세입자들을 쫓아내는 재개발 재건축을 못바꾸는지 부끄러울 뿐이었다.

우리나라에도 한국주택공사나 지자체가 시민들에게 공급한 임대 아파트들이 많이 있다.

일반건설회사가 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오래된 주공아파트나 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하는 것이 답이 아니라 독일의 이런 방식의 사업을 추진해 보는 것도 매우 경제적일 것이라 생각해보게 되었다.
누구나 집이라는 공간은 쾌적하고 아늑하길 바란다. 게다가 비용도 저렴하다면 얼마나 멋진 일인가?

이 사업에 대해 베를린 에너지 청은 에너지 효율화 사업에 있어 매우 모범적인 사업으로 선정하고 적극 홍보하고 있다.
뉴타운으로 시름에 겨워하고 쫓겨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살아가는 세입자들에게 너무나 멋진 모델을 보여주는 예일 것이다.


5일차


≪ 주민들 스스로가 함께 만들어 간 에너지 자립마을 윤데마을을 찾아서 ≫

오늘은 베를린을 떠나 독일 남부의 교육도시 괴팅겐에서의 일정이다.
괴팅겐은 인구 13만의 작은 도시인데, 이중 3만명이 괴팅겐 대학의 학생이며, 2만명이 교직원으로 학생과 교직원, 그리고 학교와 관련된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 대부분인 도시로. 괴팅겐대학과 뗄레야 뗄수 없는 도시이다.
괴팅겐 대학은 헨젤과 그레텔, 백성공주 등을 지은 유명한 동화작가 그림형제를 배출했으며, 노벨상 수상자를 40명 넘게 배출한 의미깊은 대학이다.
괴팅겐에서 처음 방문한 곳은 마더센터이다.
독일은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아이의 양육을 여성이 도맡아 하고 있으며, 0세부터 3세까지는 대부분의 양육을 보육시설이 아닌 개별 엄마에게 맡겨져 있다.
현재 독일전체의 보육시설은 아이의 10%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마더센터는 92년 이런 현실에 문제의식을 가진 괴팅겐지역의 여성5명이 여성들도 아이를 놓고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만든 0세부터 3세까지를 보육하는 일종의 영아전담 어린이집이다.

현재 아이들은 30명이 정원인데, 일하는 여성들은 임신 했을때 부터 대기를 해야 할 만큼 지역사회에서 자리 잡고 있었다.
우리가 마더센터를 방문했을때 엄마들이 아이들과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삼삼오오 몰려오고 있었다.

이 시설에는 당시 기획했던 5명의 여성과 2반을 운영하는 교사4명이 함께 운영하였으며, 지자체로부터의 지원은 교사인건비의 일부를 지원받고 있다.
특이한 것은, 우리나라의 어린이집은 아이들의 보육만을 전담한다면, 이곳은 여성들과 소통할 수 있는 카페도 운영하고, 엄마와 아이들의 프로그램도 운영하는 열린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보육문제는 독일이나 우리나 공통의 문제라는 생각을 가지며, 서로 연대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우리가 방문한 곳은 괴팅겐에서 남부로 더 내려와 윤데라는 에너지 자립마을이다.

이 마을은 우리나라 언론매체에도 에너지 자립마을로 소개되었으며, 가축분뇨와 농업부산물을 이용하여 바이오가스를 생산하여, 독일의 재생에너지 법에 의해 바이오가스에서 생산되는 전기를 판매하고, 남아있는 열을 이용하여 마을의 난방을 공동으로 사용하여 마을의 수익을 올리고, 친환경적인 에너지 마을이 되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이 마을이 에너지 자립마을이 된 계기는 괴팅겐대학의 연구소가 재생에너지만으로 마을의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모델을 연구하면서 시작했다.
연구소는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시민참여형의 모델을 만들고, 농촌지역에서 재생에너지만으로 에너지 자립과 이를 통한 인식개선이라는 목적을 가졌다.

2001년 연구소가 이 사업을 제안했을 때, 에너지 자립마을이라는 것에 대한 개념조차 주민들이 알지 못했다. 그래서 주민들에게 이 사업을 설명하고, 이 과정에서 다양한 소규모 프로젝트 팀이 만들어졌다. 어떤팀은 농부들로 구성되어 가축들의 부산물을 내어 놓을 팀, 또 지역난방을 함께 쓸 팀 등을 만들며, 주민들 스스로가 팀을 만들어 이 프로젝트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당시 연구소가 각 마을에 에너지 자립마을을 신청 받았으며, 당시 20개의 마을이 신청했다. 당시 연구소가 에너지마을을 선정한 기준은 주민들이 가축분뇨와 농업부산물 제공과 개별난방을 지역공동난방으로 쓸것에 주민들 70%이상이 동의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윤데마을 주민들은 70%에 동의하여 연구소가 이 사업을 제안한지 10개월 만에 이 사업에 선정되었다.

이 시설에서는 현재 30톤의 가축분뇨와 35톤의 농업부산물을 이용하여 바이오가스를 생산, 전력시장에 판매하고 있으며, 나머지 열을 이용하여 지역 주민들에게 난방을 이용하고 있다.

몇년전 울산에서는 음식물 쓰레기자원화 시설을 만드는 과정에서 주민들과 큰 갈등이 있었고, 그로인한 주민들과 행정의 골이 깊어지고, 주민들은 엄청난 상처를 받았다.

비단 이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곳곳에서 환경시설을 만들 때 늘 주민들과의 갈등, 그리고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감수한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의 경우 처음부터 목적을 주민들의 자발적인 에너지 자립을 위한 참여로 설정하고, 주민들과 함께 소규모 그룹을 만들어가고, 주민들의 70% 이상의 동의를 받아 석유나 석탄, 원자력의 도움없이 재생가능한 에너지만으로 자립할 수 있는 마을을 만들어내었다.

독일에서 며칠동안 에너지시설을 돌아보며, 독일인들이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나 원자력이 아닌 재생에너지를 쓰기 위한 노력들이 오랫동안 되어 왔다는 것이 느껴지며, 만나는 사람들마다 원자력이 갖고있는 폐해에 대해 너무도 절실히 느낀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이것이 바로 원자력정책을 폐기할 수 있는 힘이었던 것이다.

6일차

≪ 독일 저항의 중심 슈투트가르트21 반대운동을 만나다 ≫

하루하루가 무리한 일정속에 오늘은 다시 괴팅겐에서 5시간 이상 떨어진
슈투트가르트에서 일정이다.
슈투트가르트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벤츠, 포르쉐, BMW등 자동차 공장이 있는 울산과 비슷한 공업도시이며,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도 빚이 없는 도시로 독일에서 뮌헨과 함께 가장 경제력이 높은 도시이며 바덴-뷔르템베르크의 수도이다.

또한 우리에게 발레리나 강수진이 있는 곳으로 알려져있다.
이런 슈투트가르트에서 연일 시위가 끊이지 않는다.
바로 슈투트가르트 21 때문이다.

슈트트가르트21은 슈투트가르트의 중앙역을 선로를 지하에 건설해 파리에서 울름까지 바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대형 건설프로젝트이다.
우리는 슈투트가르트21 반대운동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있는 클라우스 겝하드씨의 안내를 받았다.

슈투트가르트 21은 지난 97년 주정부와 철도공사가 이미 합의해놓은 상태로 지난 10여 년간은 조용히 진행되어왔다.
그러나 그때 환경단체들을 중심으로 반대하는 주민들의 6만 7천명이 주정부에 청원을 제출했지만 주지사가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하며 주민들의 엄청난 반대에 부딪히게 되었다.

여기서부터 겝하드씨가 우리에게 몇 가지 조언을 주었다.
첫 번째, 이 프로젝트로 인해 생겨나는 시민의 심리적인 부분을 찾아라
슈투트가르트는 2차 세계대전에 폭격을 많이 받아 남아 있는 유적지가 거의 없고 남아 있는 건물은 두 개밖에 없다. 그 하나가 이 중앙역사 인 것이다.
또한 슈투트가르트 시민들은 이 중앙역이 사라지면서 공원이 사라지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반대운동진영에서는 그것을 알리는 활동을 함께 하면서 단체 이름도 ‘공원지킴이’로 바꾸었다.
슈투트 가운데 녹지가 있으며, 이 녹지 안에 주택지가 있다. 처음 공원 지킴이 운동을 하기 전 사람들의 관심사는 교통량과 오래된 건물 보존에만 관심이 있었다.

그러나 공원지킴이 사람들은 시민들에게 물었다. 무엇이 과연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냐?
새로운 역사가 생기고, 교통이 조금 빨라지는 것이냐, 옛 역사를 지키면서 녹지를 지키는 것이냐?

슈트트가르트는 자동차의 왕국이다 . 그래서 기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일부이고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였는데 기차를 이용하든, 하지않든 숲에 대한 이야기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실제 이 공사를 하면 200년이상된 나무가 282그루가 잘려나가야 한다. 또한 기차역 지하로 만들면서 콘크리크 공사를 하고 하면 나무가 살 수 없다.
공원지킴이 웹사이트는 공원을 지키자는 서명을 받으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받게 되었고 순식간에 불법집회라도 무조건 참석하겠다는 회원 4만명이 만들어지게 됐다 .

둘째, 시각적효과를 극대화하라
공원지킴이는 사진과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하여 시민들에게 주정부에서 마련한 프로젝트에 대해 반박하며 시민들의 마음을 얻어나갔다.
사진을 적극 활동하여 심리적으로 사람들에게 호소를 일으켜 내기 위해 엽서를 만들어 기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다.

슈투트가르트는 주변 경관이 너무나도 아름다운 도시이다. 하지만 슈투트가르트 21이 완성되면 기차가 지하로 들어가기 때문에 기차를 타도 슈투트가르트를 볼수 없다

기차를 타고 넘어오는 산길은 슈트트가르트를 한 눈에 볼 수 있지만 슈21이 완성이 되면 지하의 깜깜함만 남게 된다.
우리는 이 운동을 진행하며 한번도 기술적인 정보에 대해 치우치지 않고 프로젝트 전후를 비교해 감정적 동의를 구했다.
사람들이 읽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려운 말을 쓰지 말고 하루에 2,400대대의 공사차량이 왔다갔다 하는데 이것도 글보다는 그림이나 표로 보여준다.
셋째, 반대만 말고 우리의 대안을 제시하라
언론에서는 끊임없이 반대운동단체를 공격한다. 너희는 왜 반대만 하냐 그럼 너희 대안은 뭐냐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대안을 제시하였다.

우리도 지금의 중앙역이 더럽고 지저분해 새로 변화된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2차세계대전 이후에 돈이 없으니까 대충대충 만들어 60년이 지난 지금 많이 지저분하기 때문이다. 예전 것을 보존하면서 리노베이션하자! 새로운 건물이 아닌 예전것을 보존하고 현재의 것을 함께 쓰는 것이 우리에겐 행복이다.

시민들에게 제안하는 두 번째 조감도 - 태양광 발전으로 지붕을 만들자.
우리는 태양광발전지붕으로 만들고 우리가 설계한 이미지 작업의 엽서를 시민들에게 나누어 줬다. 엽서를 배포하는 것이 상상할 수 없이 사람들의 의식을 바꿀 수 있고 사람은 감성이 있기 때문에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운동의 중요한 지점이다.

슈투트가르트는 엄청난 지하수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를 수로가 단절되게 되고, 이를 위해 최소 17km 공사수로를 만들어야 하며 흉측스런 수도관을 10년 이상 도심중앙에 세워둬야 한다.
몇가지의 조언만으로도 우리는 이 운동을 진행해 온 공원지킴이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겝하드씨의 열정을 온몸 고스란히 느낄수 있었다.

실제 겝하드씨도 환경운동가도 단체 상근자도 아니었지만 처음 6만 7천명 서명을 주 정부에서 무시했을때 이건 해도 해도 너무한다 싶어 이 운동에 뛰어들게 된 사람이다.

공원지킴이는 이런 활동을 통해 지난해 10월 슈투트가르트 50만 시민중 15만명이 모이는 대규모집회를 열었으며, 올해 3월에 열린 주지사 선거에서 이 운동을 함께 해 온 녹색당이 주지사를 하게 되는 쾌거를 거뒀다.

결국 이 선거로 인해 기민당의 메르켈 총리가 원자력 정책을 폐기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현재 공원지킴이는 홈페이지를 통해 회원을 관리하는데 1등급회원은 서명만 동참하는 사람, 2등급회원은 10만명이 열리는 집회에 참여할 사람, 3등급회원은 어느때라도 메시지를 받으면 합법적 집회에 참여할 사람, 4등급회원은 불법집회라도 경찰에게 끌려갈 각오를 하고 집회에 참여할 사람으로 구분하여 관리한다고 한다. (이 대목에서 우리가 많이 웃었음)
그런데 회원이 현재 3만8천명인데 4등급 회원이 이미 3만을 넘어 섰다고 하니 우리가 정말 배울 바가 너무나도 많은 투쟁임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현재 녹색당이 집권한 상황에서 이 상황이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너무나도 궁금했다.

겝하드씨도 이 부분은 참 안타까워 했는데, 녹색당이 혼자의 힘으로 정권을 잡지 못하고 사민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였는데, 사민당이 연립정부의 조건으로 슈투트가르트21공사를 강행할것을 강력하게 요구하였고, 녹색당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현재 사민당이 발의를 하여 올해 11월 주민투표를 하게 되어 있다. (어쩜 우리나라의 사정과 이렇게도 비슷한지..)

그런데 이 주민투표가 슈투트가르트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전체를 대상으로 하다 보니 공원지킴이로서는 역부족인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녹색당이 정권을 잡고 있어 예전처럼 강행을 하거나, 시민들과의 마찰이 클거라고 예상하지는 않는것 같았다. 현재 회원들의 활동은 어떠냐는 질문에 지금도 자기도 모르는 자원활동가들이 너무 많이 생겨 중앙역근처에서 시민들의 모금을 받고, 유인물과 엽서를 뿌리는 이들이 너무 많다고 얘기를 한다. 몇시간을 들어도 지겹지 않고, 감동있는 시간이었다. 반지하사무실을 얻어 곳곳에 플랜카드와 피켓이 있는 그곳 사무실이 우리 운동하는 단체들과 어쩜 이리 비슷할까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을 줘야 한다는 그의 메시지는 오래도록 깊이 남을것 같다.


7일차

≪ 세계적인 친환경도시 프라이부르그를 찾아서 ≫

드디어 오늘 프라이부르그를 만난다.
화면을 통해, 책을 통해 봐오던 것들을 직접 만나게 된다고 생각하니 참
설레인다.

프라이부르그는 인구 21만명의 작은 도시로 독일사람들이 가장 살고 싶어하는 아름다운 도시이다.
프라이부르크는 또한 대학도시로 인구의 10% 2만 2천명이 대학에 다니고 있다.
또한 슈바르츠발트라는 검은 숲(흑림)이 유명하여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헨젤과 그레텔을 숨긴 장소이자 뻐꾸기시계로 유명한 곳이 바로 이 슈바르츠발트이다.

또한 프라이부르그는 1968년부터 환경운동과 시민운동이 발달해 베트남전쟁반대 ,남녀동등한권리와 성의 자유를 외쳤으며, 1970년대 반전,반핵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난 도시이다.

이러한 역사를 배경으로 1972년 시가지 중심부로의 차량진입 금지, 자전거교통및 노면전차의 확장이 정책에 도입이 되었고, 태양열 에너지,대중교통및 자전거 교통정책,도시계획,녹지보호조례등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인 환경도시로 알려졌다.

오늘은 프라이부르그 중에서도 그 유명한 보봉마을을 방문한다.
보봉마을의 유래는 프랑스군이 주둔하던 마을로 16세기 요새를 지었던 사람의 이름이 보봉이다.
프랑스 군 철군이후 대학이 있어 학생이 많고 집이 없어 군대가 나간 집에 점거하면서 살았다.

보봉마을은 크게 두군데로 나뉜다.
태양건축가로 유명한 롤프디쉬가 설계하여 만든 슐리어베르크 태양광 주거단지와 보봉포럼에서 만든 주택지역이다.

   
주차장위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해 사용되는 모든 전력을 충당하고 있는 주차장
우리는 먼저 롤프디쉬가 제안하여 만든 슐리어베르크 태양광 주거단지부터 찾았다. 마을 입구에는 친환경마을 답게 생태연구소 본부, 에코은행 GLS가 있는 존넨쉽건물이 있고 마을안으로 들어가니 아이들 보행이라는 푯말이 그려져 있다.
또한 에너지플러스하우스 지역 답게 모든 지붕위에 태양광발전기가 있다.

에너지는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에너지 소비자체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독일은 이를 위해 단열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여 창을 이중, 삼중창으로 만들어 열이 빠져나가지 않게 한다. 또한 벽면과 지붕에 태양열과 태양광을 사용하여 자기집에서 소비하는 에너지는 자기집에서 생산하도록 한다.

물론 재생에너지법에 의해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되는 에너지는
정부가 모두 높은 가격에서 사들인다. 마을 가장 안쪽 구석에 태양광주택의 대표적 건물 헬리오트롭(Heliotrop)이 보인다.

   
 
마을위쪽에 위치한 헬리오트롭, 태양광 주택의 대표적인 건축물이며, 헬리오트롭이란 그리스어로 '태양을 향한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태양건축가'라고 불리는 롤프 디슈(Rolf Disch)씨가 1994년 설계해서 현재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집이기도 하다. 이 집은 생산된 태양광 에너지는 재생에너지법에 의해 판매한다.

다음 찾아간 곳은 큰 대로를 건너 보봉포럼 주민들이 직접 만든 보봉마을이다
보봉마을은 90년대 초 프라이부르그 카 세어링 협동조합의 설립자 뤼프케가 자동차 교통을 우선하는 정책에 반대하는 새로운 교통개념을 모색하여 차없는 주택지를 구상하였다.

그러나 시외로 빠졌던 젊은 세대, 교외로 인구가 유출됨으로서 새로운 교통량이 발생하였고 94년 12월 7명의 발기인을 내세우고 주민참여를 유도하는 주민에 의한 협동조합조직되어 포럼 보방 설립, 이후 시민들이 60명이나 모여들고 그 회원수는 250명까지 늘었다

보봉마을은 60인의 주민이 만든 “소셜 에콜로지 주택지”이다.
녹지, 생태적인 건물, 빗물 재이용, 차없는 주택지, 쓰레기없는 생태마을을 표방하며 만든 마을이며, 주민들이 각자 개성에 맞게 집을 디자인 하여 집이 모두 다르게 생긴것이 특징이다.

이곳 주민들은 공동주차장을 만들어 주택가 안으로는 차가 들어오지 않게 하고, 대신 집앞까지 노면절차가 들어오게 하여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한겨울에도 난방을 하지 않고도 살 수 있도록 단열을 잘 해놓았다. 집안에 공기와 밖에서 들어오는 공기가 서로 작용을 통해 뜨거운 열이 빠지지 않도록 열 교환기를 만들고, 어린이 놀이터를 친환경적으로 만들었으며, 옥상 녹화와 빗물사용을 주민들 모두가 인식하고 하는 말 그대로의 친환경마을인 것이다.

프라이부르그시는 요즘 점점 인구가 확대되고 있다고 한다.
친환경도시이자 아름다운 도시로 유명세를 떨치면서 많은 인구가 유입되고 있고 우리가 방문한 날에도 우리일행이외에도 일본, 미국 등 세계 각국에서 보봉마을을 견학하기 위한 팀들이 몇 팀이나 더 있었다.

생태도시라는 타이틀 하나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가 되고, 독일인들에게 사랑받는 도시가 되고있는 것이다.


8~9일차


≪ 프라이부르크 → 하이델베르그 이동 ≫
≪ 하이델베르그 시청 방문 ≫

긴 일주일의 여정이 마무리되었다.
마지막날은 하이델베르그 시청을 방문하여 중소도시에서 기후변화를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가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 하이델베르그시는 시청에 환경청을 만들어 기후, 자연보호, 기업단속, 물관리, 대기오염단속, 지역의제사업을 펼치고 있었다. 또한 연방정부보다 훨씬 더 강력하게 환경을 보호하고 규제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었다.

특히 기후에너지 관련 연구소가 함께 기후보호를 위한 프로젝트를 만들어 교통, 택시, 항공, 버스, 배 등의 에너지 소비와 현황을 조사하고, 교통이외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조사하여 보고서를 만들고, 각 분야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할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이러한 현황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여 시 전체적으로 인구수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안정화시키고 인구증가율에 비해 감축하는 효과를 낳았다고 한다.


   
하이델베르그시의 에너지후부팀장 랄프 베르미흐(Ralf bermich)와 진행을 맡은 이은주의원

≪ 하이델베르그 → 프랑크프르트 ≫

10일차
귀국
 

Ⅳ. 연수후기

연수를 마무리하며

독일에 오게 된 것은 2025년 원자력 정책을 폐기한 후 독일은 과연 어떻게 에너지를 준비하고 있는가 였다. 독일은 이미 원자력을 뛰어넘어 에너지 자립을 준비하고 있는 나라라는 확신이 들었다.먼저 독일은 기후변화에 맞춰 이미 도쿄의정서에서 내세운 목표를 달성하였다.

독일은 우리나라와 참 비슷한 조건을 갖춘 나라이다.분단이라는 아픔을 겪었고, 지하자원이 매우 빈약하고, 석유 등 에너지 수입이 많은 나라이다. 독일은 천연가스를 러시아에서 수입하는데 2007년 러시아가 천연가스 수출을 중단하자 보수정당인 기민당의 메르켈도 에너지자립을 통한 에너지안보에 대해 심각성을 느끼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97%를 수입하고 있다. 해외의존이 너무 강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에너지 소비량은 너무나 심각하다. 전 세계 어딜가도 우리나라처럼 화려한 밤거리가 없으며, 에너지를 아껴쓰지 않는 나라가 없다

하지만 정부에서 에너지를 아껴쓰자는 캠페인은 너무 진부하다.
독일에서 가장 많이 느낀것은 시민들의 에너지와 환경에 대한 의식이다.

독일은 연방주차원에서 환경교육을 의무적으로 학교교육에서 실시하는 곳이 있으며, 프라이부르그와 같이 에코스테이션 등을 통해 일상적으로 환경교육을 받고 자라고 있었다.

에너지 소비를 절반으로 줄이는 것에서 그 절반은 재생에너지로 살겠다는 것이 독일의 에너지 정책이다. 독일은 18개의 원자력 발전소 중 반은 이미 폐쇄하였다.

독일의 에너지정책의 기본은 2가지이다.
하나는 2025년까지 원자력발전소를 완전 폐쇄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것이다. 이 중 재생에너지법은 모든 사람이 생산한 재생에너지에 대해 전력회사가 높은 값에 사 들이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포츠담시민태양조합처럼 조합을 만들어 에너지를 팔아 수익을 남기기도 하고, 윤데마을처럼 에너지자립마을이 생겨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비슷한 제도가 있는데 바로 발전차액지원제도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발전차액제도에 적극적이지 않았고 대규모 전력회사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제도 도입(RPS)으로 오히려 지역주민과의 마찰만 가중시키고 있다. 게다가 RPS도입으로 내년부터 발전차액제도가 없어져 재생에너지는 더욱 공급자 위주의 정책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일본 후쿠시마 핵폭발 사고 이후 지구 반대편의 독일에서 몇 십만 군중이 모여 핵반대 시위가 열리고, 일본 바로 옆 우리나라에서는 또 다시 신고리 5, 6호기를 짓겠다고 하는데, 독일에서는 핵정책을 모두 폐기한다고 한다.

이 글을 쓰는 지금 뉴스에서 프랑스에서 핵폭발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당하는 사고가 났다고 한다. 다항해 방사물 폐기장이라 방사능피해는 없었다고 하지만 IAEA의 조사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다. 독일인들이 반핵운동을 하게 된 건 바로 체르노빌 폭발사고 때문이었다. 당시 체르노빌 폭발사고 때 날라온 방사능으로 인해 독일인들이 피폭을 당하고 그로 인한 피해를 심각하게 입어 지금도 핵반대운동을 열심히 하고 끝내 원전을 모두 폐쇄시키는 힘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당시 바로 옆의 프랑스는 알프스로 인해 전혀 피해를 입지 않았고 지금도 세계 최대의 원전의존국가로 남아있다. 일본, 프랑스 이런 원전 강국들에서 사고가 터지니 전 세계인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특히 우리가 살고 있는 울산은 원자력 발전소로 둘러싸여 있는 가장 불안한 지역이다. 하지만 또 다시 곧 신고리 5, 6호기가 들어선다. 그러나 이것을 반대할 수 있는 주민들이 조직되어 있지 않고, 반핵을 외치는 단체와 정치인의 힘은 약한 것이 현실이다. 나부터 먼저 힘을 내 다시 신고리 5, 6호기 반대, 원자력발전소 반대운동을 시작해야겠다.

독일의 가정 집 곳곳에 붙어 있던 플랭카드가 생각난다.
NEIN DANKE, AUTOMIC ENERGY(원자력 됐거든)

 

본 연수보고서는 울산광역시의회에 제출된 것을 게제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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