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비비정과 신천습지

2021. 12. 4. 00:57강과 하천/강하천 활동

 

경작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꼬리명주나비…

 현재 멸종위기종이다.

먹이식물인 쥐방울덩굴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만경강 신천습지에는 쥐방울덩굴과 꼬리명주나비가 자생한다.

 

 

만경강 신천습지, '이곳만은 꼭 지키자'에 선정

손안나 입력 2017. 11. 07. 12:06 댓글 0

[오마이뉴스 손안나 기자]

만경강 신천습지 전경
ⓒ 손안나
꼬리명주나비 알
ⓒ 전정일
한국환경기자클럽과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주최하고 환경부와 문화재청이 후원하는 제15회 '이곳만은 꼭 지키자!' 시민공모전에서 '만경강 신천습지'가 선정되었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매년 시민공모전을 통해 보전가치가 높고 훼손될 위험이 있는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을 선정 발표 하고 있는데, 올해는 만경강 신천습지를 비롯 8개가 선정되었다. '이곳만은 꼭 지키자!'에 선정된 곳은 만경강 신천습지외에 대전 월평공원, 부산 소막사, 수락산장, 인천북성포구, 제주 금오름, 청주시청사, 해남 옥매광산 및 광물 창고이다.

내셔널트러스트는 1895년 영국에서 시작된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한 시민운동으로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 30여 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곳만은 꼭 지키자!' 시민공모에 신천습지가 선정되었다는 것은 보존가치가 있는 반면 그만큼 훼손 위험이 크다는 뜻이다. 신천습지는 '만경강 사랑지킴이'가 시민공모전에 응모하여 1차 서류심사와 2차 현장실사를 거쳐 꼭 지켜야 할 자연·문화유산으로 최종 선정 되었다.

신천습지는 소양천과 고산천이 만나는 완주군 삼례읍 구와리 회포대교에서 하리교까지 2km에 걸쳐있다. 이곳은 하천의 폭이 넓어지면서 유속이 느려져 자갈과 모래가 쌓여 하중도가 형성 되어 있다. 또한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만든 수중보가 있어서 물이 4계절 넉넉하다. 이 때문에 겨울철 많은 철새들이 찾아와 겨울을 나고 가는 철새 도래지로도 알려져 있다.

2008년 이곳에서 멸종위기종인 가시연꽃이 관찰되었고 고유종인 긴흑삼릉, 흑삼릉, 자라풀, 수염마름, 왜개연꽃, 질경이택사 등이 관찰 보고 되었다. 특히 북방식물인 개쇠뜨기 자연군락과 꼬리명주나비와 먹이식물인 쥐방울넝쿨 자연군락이 만경강사랑지킴이의 모니터링으로 확인되었다.

꼬리명주나비 수컷 여름형
ⓒ 전정일
꼬리명주나비 암컷
ⓒ 전정일
꼬리명주나비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3급'으로 나비박사 석주명이 이름을 붙였다. 제비꼬리처럼 가늘고 긴 꼬리를 가졌고 날개가 명주의 색과 무늬를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나는 모습이 아름답고 우아하여 나비 수집가들이 무척 탐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꼬리명주나비는 한때 우리나라 어느곳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환경오염과 제초제 등 농약 때문에 먹이식물인 쥐방울 넝쿨이 사라지고 있어 현재 환경부에서 지정한 적색목록에 '취약' 종으로 분류돼 있다. 꼬리명주나비 애벌레는 쥐방울넝쿨만 먹기 때문에 쥐방울넝쿨이 사라지면서 꼬리명주나비도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신천습지엔 쥐방울넝쿨이 자생하고 있어서 만경강 사랑지킴이는 곳곳에서 꼬리명주나비의 알과 애벌레를 관찰 하였다고 한다. 최근 꼬리명주 나비의 복원을 위해 여러 곳에서 쥐방울넝쿨을 재배하기 시작하였는데 신천습지에서는 자연군락이 관찰 되었다는 것은 인위적으로 복원하고 재배된 쥐방울넝쿨이 아니기에 더 의미가 있다는 뜻이다. 만경강 사랑지킴이는 쥐방울넝쿨이 훼손되지 않도록 관리만 잘한다면 신천습지는 꼬리명주나비의 메카 가 될 것이라는 희망을 이야기 한다.

그러나 상황은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다. 현재 하천도로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어서 공사로 인한 습지 파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더구나 이곳에 사는 주민들도 습지의 가치를 알지 못해 개발을 희망하고 있다. 여름에는 물 놀이터로 이용되고 있고, 4계절 낚시꾼들이 찾아와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습지에는 귀화식물인 개망초와 기생초 그리고 가시박이 자리를 잡고 있어 고유종의 피해도 심각하다. 환삼넝쿨과 나팔꽃, 딸기넝쿨 때문에 쥐방울넝쿨의 생태가 위협 받고 있으며 가시박과 돼지풀의 확산으로 고유생태계의 훼손이 진행되고 있다.

꼬리명주나비 먹이식물인 쥐방울넝쿨
ⓒ 전정일
한국내셔널트러스트 관계자는 "생태 및 자연경관적으로 뛰어난 신천습지가 각종 하천 정비사업 및 공사로 인해 훼손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면서 "외래식물의 확산으로 신천습지만의 고유생태계가 교란되는 심각한 상황이라는 점, 이러한 상황에서 낚시꾼과 행락객들까지 신천습지의 오염과 훼손을 가중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주민들까지 참여하는 환경보전운동으로 성장하지 않지만, 뜻있는 분들이 자발적으로 신천습지 해설사 및 환경보전운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미래적 가능성을 평가하여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덧붙였다.

만경강사랑지킴이 이호연 대표는 "매달 모니터링과 주변 청소를 실시하고 보존가치를 알리기 위한 주민 설명회, 그리고 학교와 유치원,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만경강 탐방 생태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내셔널트러스트에 의해 생태적 보존가치가 뛰어난 곳으로 인정받은 신천습지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 하기 위해 주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하였다. 더 나아가 람사르습지에 등재 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역설하였다.

 

신천습지는 소양천과 고산천이 만나는 완주군 삼례읍 구와리 회포대교에서 하리교까지 약 2km에 걸쳐 있다.

지난 2008년 이곳에서 멸종위기종인 가시연꽃을 비롯 긴흑삼릉, 흑삼릉, 자라풀, 수염마름, 왜개연꽃, 질경이택사 등이 관찰 보고됐는데, 국내에서 흔하지 않은 하천습지다.

나는 만경강 생태 아카데미 수업 중에 꼬리명주나비와 먹이식물인 쥐방울넝쿨을 만났다. 꼬리명주나비는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종 3급으로, 개체수가 급감한 이유는 먹이식물인 쥐방울넝쿨이 각종 개발과 농약으로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쥐방울넝쿨은 꼬리명주나비의 애벌레가 먹는 유일한 식물이라 쥐방울넝쿨이 없으면 꼬리명주나비의 애벌레가 자랄 수 없다. 즉 쥐방울넝쿨만 있으면 꼬리명주나비를 지켜낼 수 있다.

꼬리명주나비는 긴 꼬리로 우아하게 날기 때문에 나비 가운데 아름답기로 소문났다. 이 나비가 잘 보호돼 신천습지를 가득 메워 날아다닌다면, 신천습지는 꼬리명주나비의 메카뿐 아니라 꼬리명주나비 축제를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현실은 매우 비관적이다. 현재 하천도로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공사로 인한 습지 파괴가 우려되고 있다.

그래서 만경강생태아카데미팀은 신천습지를 보호하기 위해 시민운동에 도움을 요청 했고, 이후 내셔널트러스트에서 주관하는 ‘제15회 이것만은 꼭 지키자’ 시민공모에 참여했다. 1차 서류심사에 통과, 2차 현장실사까지 마치고, 11월에 있을 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심사결과에 관계없이 만경강생태아카데미팀은 주민들에게 신천습지의 중요성과 보존 가치를 알리고 더 잘 관리되고 보존될 수 있도록 모니터링 하기 위해 ‘만경강사랑지킴이’라는 동아리를 만들었다.

아카데미 과정이 끝나도 지속적으로 신천습지를 청소하고, 모니터링 하면서 지켜나갈 예정이다.

또한 신천습지를 람사르습지에도 등재, 창녕의 우포늪처럼 완주군을 대표하는 습지로, 더 나아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습지로 보존해 후손들에게 아름다운 습지를 물려주는 게 꿈이다. 한사람이 꾸는 꿈은 이상이지만 여러 사람이 꾸는 꿈은 현실이 될 것이다.

지난 달 21일 만경강 생태 아카데미팀은 평생학습 축제인 북적북적 페스티벌에 참여 했다. 아이들과 청소년들에게 나무를 비롯 자연 환경, 만경강과 신천습지의 중요성을 홍보하기 위해 체험부스를 만들었다.

이 체험부스에서는 완주군의회 앞 공원에 있는 나무들을 찾아가 나무에 대한 설명을 듣고, 미션을 수행한 후 화분에 반려식물을 심어서 집으로 가져가는 프로그램으로 꾸몄다.

봉동에서 왔다는 한 가족은 느티나무가 완주군의 군목인 것과 목련이 봄에 가장 먼저 꽃을 피우기 위해 겨우내 준비하는 것을 처음 알았다고 했다.

 

 

비비정과 삼례문화예술촌

 

2021년 11월 13일

일제강점기 그 시대의 아픔을 간직한 또 한 곳, 일본이 빼앗은 곡식을 저장하기 위해 지은 삼례읍의 양곡창고이다. 이곳은 역사를 증명하듯 100년 넘게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건물은, 쌀 대신 지역의 이야기와 작가들의 작품들로 채워지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2013년 6월경, 삼례지역 문화 공간으로 새롭게 문을 열고 ‘삼례문화예술촌’이라는 예술촌으로 변화하였다. 오늘은 삼례문화예술촌과 비비정 주변을 걸어 본다.

 

삼례문화예술촌주차장에 차량을 주차하고 약 1.3km떨어져 있는 비비정으로 가본다.

 

비비정은 전라북도 완주군 삼례읍 후정리의 남쪽 언덕 위에 세운 정자이다. 완산지(完山誌)에 의하면 이 정자는 1573년(선조 6)에 무인(武人) 최영길(崔永吉)이 건립하였으며 그후 철거되었다가 1752년(영조 28)에 관찰사 서명구(徐命九)가 중건하였다고 한다. 다시 오랜 세월이 흘러 정자가 없어졌다가 1998년에 복원되었다. 예로부터 이곳은 기러기가 쉬어가는 곳이라 하여 `비비낙안`이라 하였고 완산8경 중의 하나이다.

 

비비정 옆으로는 완주에서 시작해 드넓은 곡창지대를 적시며 서해로 흘러드는 호남의 젖줄, 만경강. 이맘때면 은빛 물결이 장관을 이루는 억새 명소로 꼽히지만 한때 이곳은 수탈의 통로가 되기도 했다. 만경강의 지류인 고산천과 전주천이 만나는 삼례천 위에 남은 만경강 철교와 4량의 열차가 그 증거. 일제강점기, 호남평야의 쌀을 일본으로 실어 나르기 위해 만들어진 만경강 철교는 2011년 열차 운행을 마치고 멈춰서있다. 수탈의 아픔이 서린 철교를 바라보며 기억해야 할 역사를 되새기고 평화를 되찾은 만경강의 가을을 누려본다.
지금은 그 위에 비비정예술열차가 멋진 풍경을 자랑하며 과거와 현재를 잇고 있는 것이다. 현재는 철교 위에 폐기차를 활용해 만든 카페, 레스토랑, 기념품 샵이 운영중이다.
현재 운용되고 있는 전라선 철교
비비정 옆에는 호산서원이 자리하고 있다. 1805년(순조 5)에 지방유림의 공의로 정몽주(鄭夢周). 송시열(宋時烈). 김수항(金壽恒)의 절의와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송시열이 거주하였던 비비정(飛飛亭) 곁에 서원을 창건하여 위패를 모셨다.
경내의 건물로는 3칸의 사우(祠宇), 신문(神門), 4칸의 산앙재(山仰齋), 고사(雇舍) 등이 있다.완주 구 삼례 양곡 창고. 현재는 삼례문화예술촌이다.
현재 코로나19로 일부 전시관은 휴관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