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행정체제개편과 관련한 논의 이야기

2019. 4. 22. 10:26시민, 그리고 마을/지역자치분권운동





지방행정체제개편과 관련한 이론적 논의

1. 지방행정체제의 의의

지방행정체제는 국가, 지방자치단체, 주민과의 관계에서 주민복지증진을 위해 행해지는 일체의 행정이 이루어지는 곳으로 각 요소간의 상호작용과정에서 발생하는 행·재정서비스의 특성을 정의하고 이를 생산·공급하는 체제로 볼 수 있다. 이는 국가의 지방행정수행방식으로서 (주민에게) 행·재정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최적규모인 자치행정구역과 자치단체 계층구조의 논의를 필요로 하게 된다. 풀뿌리민주주의에 근거한 민주행정의 요구는 자치단체의 구역이 기초적이고 소규모일 것을 요구한다. 반면에 규모의 경제와 효율성에 근거한 개발행정의 요구는 그것이 광역적이고 대규모일 것을 요구하게 된다. 따라서 기초자치단체의 구역과 광역자치단체의 구역을 설치하여 2층제로 하거나, 또는 그 이상의 계층을 두게 된다. 또한 지방행정체제는 정치적으로 행정적으로 국가권력과 지방권력을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도 논의하고 있다. 여기서는 우선 단일국가체제와 연방국가, 준연방국가체제를 생각할 수 있다. 더불어 국가·지방권력구조로서 기관분립, 기관통합, 혼합절충형 구조를 생각할 수 있다. 또한 지방행정체제는 구역문제와 관련하여 자치단체의 기능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새로운 행정환경변화에 따라 도시자치단체의 새로운 기능의 요구는 도시규모의 구역을 창출하게 되는 이유이다. 따라서 기능의 재배분은 구역의 변경을 요구할 수밖에 없어 지방행정체제개편은 구역과 기능의 재조정(readjustment of area and services)의 문제라고도 할 수 있다.

2. 지방행정체제 구역설정기준과 이론적 분석틀

1) 적정 규모 기준

지방자치단체의 적정규모(proper or optimum size)를 정하는 기준은 학자에 따라 다양하게 다음과 같이 제시되고 있다(표1 참조).

<표1> 구역설정기준

학 자

기 준

V.D. Lipman

-유사한 크기의 면적과 인구(양적 척도)의 구역을 확보해야 함

-지리적, 경제적, 전통적 요소와 결부해야 함(지리적인 고려, 산업분포, 경제생활의 전국적인 권역, 전통적 구성 및 인구의 역사적 집단)

-중요한 도시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지대로 평준화할 것, 즉 경제적, 사회적 생활의 중심지를 거점으로 구역을 평균화해야 함

A.C. Millspaugh

-공동사회적 요소(community) : 자치단체의 구역을 인위적으로 획정한다 할지라도 자연발생적인 주민의 공동생활권과 일치시켜야 함

-적정서비스단위(service unit) : 능률적인 자치행정의 요구에 적합한 행정단위, 즉 적정한 인구규모와 행정업무를 가져야 하고, 주민이 요구하는 행정수요에 대응하여 최소의 경비로 최대의 행정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정도에 구역을 설정해야 함

-자주적 재원조달단위(self-financing unit)

-행정편의에 의한 구역(area of convenience)

J. W. Fesler

-자연/지리적 조건 -행정능률적 조건

-경제적 조건 -주민통제적 조건

영국 지방자치위원회(Local Government Commission)

-공통의 이해를 가진 공동사회 -장래발전성

-산업/경제적 특성 -재정수요적 측면의 재원

-물리적 특성, 특히 교통/통신수단, 행정관청/직장/중심지구에 대한 접근성

-인구의 규모/분포 및 특성 -지방행정기관의 행정실적

-구역의 규모와 형태 -주민의 소망

UN보고서

-기초자치단체의 관할구역은 공동체의식이 존재하고, 주민의 직접적 행정참여가 가능한 한도 내에서 가장 넓은 구역으로 획정할 것

-광역자치단체의 관할구역은 자체의 행정사무를 가장 능률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최대구역으로 하되, 지방의원들이 자주 회합할 수 있는 정도의 규모로 할 것

和田英夫

-지리적 조건

-면적, 인구, 재정능력

-사회/경제적 권역

-교통/통신수단의 발달단계

-행정의 능률성과 민주통제

정세욱교수

-공동사회,

-주민참여, 민중통제,

-재정수요와 재원조달능력,

-주민의 편의와 행정의 편의

최창호교수

-생활권역 연결성(nodality : 결절성),

-행정의 동질성(homogeneity : 등질성),

-정책적 의도성(intention : 정책성)

이달곤교수

-공동체의 강화

-구역 내의 다양한 이해관계의 균형 확보

-독자적인 정부를 운영할 수 있는 조세기반 구축

-지방정부의 기능이 민주적이며 효율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조정

-지역계획수립이 가능하고 관련정부와 협조체제구축

자료 : 최진혁(2009)에서 보완정리함.


2) 이론적 분석틀

지방행정체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들을 도출한다면 지방행정계층구조, 지방행정구역, 지방자치단체의 규모(인구, 면적), 기능배분(행·재정적 수요), 역사문화적 환경, 행정역량, 지역경제 특성(도시적 산업, 농촌적 산업) 등을 들 수 있다. 따라서 지방행정체제개편은 국가의 민주적, 효율적인 지방행정수행방식으로서의 계층구조, 지방자치단체의 규모, 기능배분(행·재정적 수요), 역사·문화적 환경, 행정역량, 지역경제 특성, 공간지리적 특성(중심지이론, 정주체계이론) 등을 고려하고, 주민들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하여 접근되어야 한다. 요컨대, 지방행정체제개편은 국가의 지방행정수행방식의 효율성을 담보할 수 있는 차원(통합론)과 지역정서를 고려한 주민의 지방행정에의 참여확대(민주성)차원(분절론)에서 논의되어야 한다(그림1 참조).

<그림1> 분석의 틀(지방행정체제개편)

국가지방권력구조

자치계층구조

효율성(통합론)의논리

민주성(분절론)의논리

자치행정구역

규모(인구, 면적)

서비스지향성

국가의 논리

규모의 경제

광역화

고객지향성

지방의 논리

풀뿌리민주주의

공간지리(중심지, 정주체계)

지방행정체제개편

공간지리(중심지, 정주체계)

지역경제특성

행정역량

행재정적 수요

역사문화

지역정서

주민접근성

기능배분

환 경

(역사/문화)


Ⅱ. 한국 지방행정체제 개편

1. 지방행정체제개편의 역사

1) 고려시대

성종14년(995년) 도 밑에 州 府 郡 縣을 설치하였다. 이것이 조선시대 부, 대도호부, 군, 현으로 계승/발전하게 된다. 당시 12牧(州)은 廣州, 楊州, 忠州, 淸州, 公州, 全州, 羅州, 昇州, 晉州, 尙州, 黃州, 海州에 두었다. 고려 제8대 현종(1009-1031) 때는 5道(西海, 京畿, 揚廣, 全羅, 慶尙) 兩界(동계, 북계), 3京(개성(개경), 경주(동경) / 서울(중경), 평양(서경)), 5都護府, 8牧으로 지방행정체제를 구축하였다(표4 참조).

<표4> 고려시대 지방행정체제

1(최상위계층)

2(상위계층)

3(중간계층)

4(하위계층)

고려(995년)

10道

12州

고려(1009년)

京畿

5道

2界

1京

2京/3都護府/8牧

1京/1都護府

1府/1郡

8府/89郡

6府/39郡

12縣

288縣/1鎭

35縣/28鎭


자료 : 김안제(1988).

2) 조선시대

京畿, 忠淸, 全羅, 慶尙, 江原, 黃海, 永安(후에 咸鏡), 平安의 8道로 나누었고(태종13년(1413) 그 아래에 府, 牧, 郡, 縣을 두었다. 유향소(留鄕所)는 鄕廳으로 바뀌어졌으며, 갑오경장(1895년) 때에 8道제 폐지하고 府制를 채택하였다가 1896년 다시 13道제로 환원시켰다(표5 참조).

3) 근대국가성립 이후

① 1949년 7월 지방자치법(법률 제32호) : 우리나라 자치단체의 계층구조는 2층제를 원칙으로 하고 다만 서울특별시에만 대도시인 동시에 수도라는 특성을 고려하여 단층제로 하였다(표6 참조).

-서울특별시 단층제

-기타 도시지역 도-시의 2층제

-농촌지역 도-읍/면 2층제 (국가의 보통지방행정청으로서의 지위/ 도의 하급행정기관으로서의 지위를 갖는 군이 도와 읍/면 사이에 존재)

② 5.16 군사혁명정부 1961년 9월 <지방자치에 관한 임시조치법>을 공포하여 읍면자치제를 폐지하고 읍면을 군의 하부행정조직으로 전환하는 대신 군을 기초자치단체로 함으로써 계층구조는 도-시/군의 2층제가 되었다.

③ 1988년 4월 전문개정된 지방자치법 : 특별시와 광역시의 구를 지방자치단체화 함으로써 지방자치계층구조는 대도시지역과 농촌지역을 막론하고 특별시/광역시/도와 자치구/시/군의 2층제로 하였다(제2조 1항, 2항)(그림2, 표6, 7 참조). 그러나 읍/면/동은 시/군/자치구의 행정구역으로서, 그 행정기구는 시/군/자치구의 하급행정기관으로 계속 존치되고 있으므로, 읍/면의 법인격이 상실되고 그 대신 군에 법인격이 부여되었을 따름이지 중앙정부-특별시/광역시/도-시/군/자치구-읍/면/동의 행정계층구조에는 아무 것도 달라진 바가 없었다.

④ 1995년 1월 경기 남양주시(통합) 등 35개 도농복합형태의 시를 설치하였다.

⑤ 1998년 4월 전남 여수시를 도농복합형태로 설치하였다.

⑥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를 설치하여 단층제(제주특별자치도-행정시)로 하였다.

⑦ 2010년 7월 마산, 창원, 진해시를 경남 창원시(통합)로 설치하였다.

⑧ 2010년 10월 지방행정체제개편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였다.

⑨ 2011년 2월 지방행정체제 개편추진위원회를 발족하였다.

2. 지방행정체제 현황

<그림2> 지방행정체제(계층구조)

국가 (중앙정부)

서울특별시(1)

광역시(6)

도(8)

특별자치도(1)

자치구(25)

자치구(44)

군(5)

시(75)

군(81)

구*(26)

행정시(2)

동(522)

동(692)

읍(10)

읍(81)

읍(114)

읍(7)

면(36)

면(453)

면(712)

면(5)

동(921)

동(31)

통(57,548개)

리(36,072개)

반(481,836개)

* 인구 50만 이상인 시의 구


<표7> 지방행정 기본현황

구분

자치구

행정시

일반구

75

86

69

2

26

212

1,206

2,166

57,548

36,072

481,836

특별시

-

-

26

-

-

-

-

522

13,603

-

103,104

광역시

-

5

44

-

-

10

36

692

17,530

943

105,049

77

81

-

-

26

195

1,165

921

25,934

34,957

268,473

특별자치도

-

-

-

2

-

7

5

31

481

172

5,210


자료 : 행정자치부, 행정자치통계연보(2007)

3. 현 지방행정체제의 문제점과 개편논의

1) 지방행정체제의 문제점

(1) 도/농분리방식의 행정구역개편과 공동생활권의 분할

한 생활권 안에 있는 읍 또는 신도시의 인구가 5만 이상이 되고 도시의 형태를 갖추면 시로 승격시켜 도/농을 분리시키는 구역개편을 행해옴으로써 같은 주민정서와 뿌리를 갖고 있는 공동생활권을 분할시키게 되어 결국 주민생활권과 행정구역이 일치하지 않아 발생하는 주민불편을 야기하였다. 게다가 지역주민간의 공동체의식을 훼손하고 소모적인 지역갈등을 유발하게 하였다.

(2) 지방재정력 취약원인 제공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력은 빈약한 것이 일반적인데, 도에서 시를 분리하여 광역시로, 군에서 읍을 분리하여 시로 각각 승격시키는 바람에 지방자치단체와 공무원 수의 자연히 증가되었고 지방재정을 더욱 열악하게 하였다. 즉, 지방재정력이 빈약하여 지방자치단체의 경영합리화 내지 구조조정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광역시 승격, 시승격을 계속하여 한 구역, 한집살림을 두집살림, 세집살림으로 갈라놓아 주민들의 생활에 불편을 주고 지방행정경비를 증대시키는 꼴이 되었다.

(3) 고비용, 저효율의 자치행정구역과 계층구조

75개 시의 평균면적은 513Km2, 평균인구는 283천명인데, 시간의 인구편차를 보면 수원시 1,068천명, 계룡시는 36천명으로 약 30배 차이가 나고 있다(표9 참조). 소규모 군지역 인구는 감소하고 있는데 인력과 예산은 오히려 증가하는 모습이다. 또한 시군의 규모에 관계없이 일정수준 이상의 조직 및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즉, 인구 3만의 군지역은 인구 30만의 시/군지역에 비하여 인구 1만명당, 공무원 수는 4.1배, 예산규모는 3.3배, 공공시설은 2.1배에 달하는 실정이다.

<표9> 면적, 인구의 평균규모

구분

평균면적(km2)

평균인구(천명)

최고/최저인구(천명)

광역시

792

2,116

부산광역시 : 3,611 울산광역시 : 1,092

10,515

2,901

경기도 : 10,906 제주도 : 558

513

283

수원시 : 1,068 계룡시 : 36

664

56

울주군 : 177 울릉군 : 10

자치구

49

324

서울노원구 : 618 부산중구 : 50

68

19

거제시 신현읍 : 85 영월군 상동읍 : 1,3

62

4

김해시 장유면 : 90 파주시 진동면 : 0,1


자료 : 행정자치부, 행정자치통계연보(2007)

(4) 광역-기초자치단체간의 단위사무의 중복배분

2008년도 국가-지방자치단체 업무배분현황을 보면 국가-시/도-시/군간 공동수행 57건, 시/도-시/군/구간 공동수행 79건, 시/도-시/군/구 자치사무 공동수행 104건 등으로 조사되어 그 중복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 그리고 민선자치 10년 평가차원에서 행정자치부가 조사한 중앙-지방정부간의 기능배분에 대한 인식을 보더라도 권한과 재정, 업무의 배분이 중앙정부에 여전히 치중되어 있어 지방정부에는 부정적 인식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행정자치부, 2005 : 80).

2) 지방행정체제개편 논의

(1) 지방행정제제개편의 필요성

일반적으로 지방행정체제개편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논리는 다음과 같다. 첫째, 현재의 지방행정체제는 100년 전 농경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지금과 같이 첨단의 지식정보화시대(교통, 통신, 인터넷 등의 획기적 발전)에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산업화/도시화는 우리의 생활환경을 바꿔놓았고, 건설사업을 통한 국토공간의 지리적 조건과 경제권/생활권을 크게 변모시켜 놓고 말았다. 따라서 전통적인 지방자치단체 구역은 새로운 국토공간구조에 맞도록 개편되어야 한다는 것이다(정세욱, 2005 : 757). 그리고 향후 100-200년을 맞을 새로운 국가-지방운영의 틀로서 새로운 지방행정체제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둘째, 지방행정계층구조가 다층제(3계층제)로서 비능률성, 비효율성이 증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즉, 다계층제로 인하여 권한과 책임이 불분명하고, 그에 따라 예산, 시간, 인력이 낭비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세째, 교통, 통신, 인터넷 등의 획기적 발전에 따라 주민의 생활권은 확대되었고, 경제권의 불일치현상의 문제가 대두되었다. 지방서비스의 편익과 부담을 일치시키는 재정적 등가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경제권역으로서의 지방행정체제 개편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넷째, 기초자치단체의 협소한 행정구역과 과소한 인구로는 광역화 행정수요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섯째, 자치단체간의 인구, 면적, 재정력 불균형을 조정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역량을 제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섯째, 그동안 고질적인 정치적 지역주의를 타파하기 위해서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곱째, 1991년, 1995년 지방자치 부활 이후 나타난 역기능을 타파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2) 지방행정체제개편의 위험성

그러나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점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첫째, 지금과 같은 기초자치단체의 규모를 더욱 확대하는 꼴이 되기 때문에 주민근접성의 풀뿌리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될 우려가 있고, 이는 중앙집권으로의 회귀로 비판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둘째, 역사성에 근거한 구역을 인위적으로 통폐합할 경우의 부작용으로 주민의 정서에 반할 수 있는 획일적 지방행정체제개편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경제/사회/문화적 특성, 지리적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인구, 면적 대비로 일방적인 획일적인 구역개편을 단행했을 경우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드리고 있다.

셋째,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지역발전의 중추적 기능을 수행해 온 도의 폐지는 지역의 역량을 결집할 매개체를 상실하게 되어 국가발전에 역행하게 된다.

넷째, 행정구역개편논의가 지방선거(민선5기)를 앞둔 시점에서 논의된다는 사실이 정치적 이해관계 속에서 선거구개편문제와 맞물려 왜곡될 여지가 있다.

다섯째, 시군통합에 따른 일부 광역시 창설은 지방교부세의 감소를 가져오게 되어 기존 자치단체의 낮은 재정자립도를 더욱 낮추게 됨으로써 열악한 지방재정운영이 불가피하다.

여섯째, 각 행정구역의 공무원, 주민들의 이해관계로 인한 반대여론이 행정구역개편을 왜곡시킬 가능성이 있다.

3) 지방행정체제 개편 논의 경향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대한 논의는 1960년대 후반 지방자치단체의 적정규모, 지방자치와 구역에 대한 논의를 기초로 1970, 80년대에 지방행정, 도시행정학자들을 중심으로 발전되어 왔다. 그러다가 1990년, 2000년대 정치권과 정부산하 위원회에서 관련 학자들과 함께 논의를 진전시키고 있다. 최근 정치권의 논의에서 학계의 선행연구에 이르기까지 제시된 개편대안들을 종합화해보면 대체적으로 몇 가지 요인으로 요약할 수 있다(표3 참조). 즉, 지방행정계층구조는 자치1계층제로 개편을 주로 하고 있으면서도 자치2계층제에 대한 선호가 학계에서 보다 높게 평가하고 있으며, 지방행정구역은 대체로 규모의 경제와 주민생활권의 편의성을 중심으로 통합적 접근을 선호하고 있으며, 법적 지위 및 특례에서는 대규모도시의 기초자치단체로서 자치구의 준자치단체화 및 시군통합의 대도시의 특례범위를 인정하는 경향을 볼 수 있으며, 기능배분으로서 도-시군간의 기능의 명확한 분리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김병국, 2006 ; 하혜수, 2008 : 6-9).

한편 정치권의 견해를 정리해 보면 제17대 국회에서는 지방행정체제개편의 기본방향을 저비용고효율구조의 다층제구조의 해소, 광역화, 지방자치역량의 강화, 주민의 편익과 참여의 활성화, 지역균형발전을 통한 국가경쟁력강화를 강조하였다. 그런 배경에서 행정계층을 1단계 감축하기 위하여 도를 폐지하고, 시군구를 통합하여 적정한 규모로 광역화를 도모하고, 읍면동을 준자치단체화하며, 현재의 도단위의 영역을 넘는 대권역별로 지방광역행정기구(가칭 국가지방광역행정청)를 설치하고자 한 것이었다. 같은 맥락에서 허태열의원은 행정구역은 현 시/도와 시/군/구를 한데 묶어서 전국을 60-70개 전후의 통합광역시로 재편하고, 자치계층은 현행 2층제를 유지하되 읍/면/동 자치를 부활하여 광역(통합광역시)-기초(읍/면/동)로 조정하고, 국가지방광역행정청을 대권역별로 설치하자고 제안하였다.

<표2> 지방행정체제개편논의의 경향

구분

개편안

학계

1) 김안제(1988) : 24도 46시 196군으로 구역개편제안

2) 이달곤(2000) : 전국 25-26개 광역시체제

3) 박승주 외 3인(2001) : 자치구의 준자치구화와 도 폐지 ; 전국을 59개의 광역시로 재편

4) 한반도선진화재단 : 광역 4-5개, 기초 100여개 ; 자치2계층 유지

5) 신도철(2007) : 도와 광역시 통합하여 4-5개의 광역지방정부 구성(인구 1000만명 이상규모), 시군확대통합(100여개의 기초자치단체)

6) 이기우(2008) : 도의 광역화(광역지방정부) 제시

7) 최영출(2005, 2008) : 지출의 평균비용과 인구규모간의 관계를 통한 적정인구규모산출 : 시군의 경우 최적 인구규모는 인구 60만정도

8) 하혜수(2008) : 기존 대안(6개)의 정리와 지방자치행정체제개편의 추진체계 제시

정치권

1) 이재오의원(96.12) : 시/도 폐지 ; 전국을 100만 규모의 48개 광역시 체제로 개편

2) 임시국회(2000) : 전국을 광역시체제로 개편

3) 임시국회(2004) : 전국을 광역시체제로 개편

4) 임시국회(2005) : ‘지방행정체제 개편촉구 결의안’ 제출(여야의원 32명) ; 전국을 광역시체제로 개편

5) 열린우리당(2005) : 전국을 70여개의 광역시체제로 개편

6) 17대 국회 지방행정체제개편특별위원회(06.2) : 행정계층 1단계 감축 ; 시군구 광역화, 읍면동 준자치단체화 ; 국가지방광역행정청인 지방광역행정청과 준의회성격인 지방광역행정심의회 구성(도 폐지)

7) 한나라당(05) : 도 폐지, 전국을 70여개의 시군으로 통합, 국가지방행정청을 수도권, 중부권, 서남권, 동남권 등 권역별 설치

8) 민주당(08) : 도폐지, 시군구를 65개 전후로 개편 ; 자치1계층(단층제) : 특별시와 광역시는 현행체제를 유지하면서 자치구를 준자치구로 전환하고, 도를 폐지하며, 기존의 시군을 약 60-70여개의 광역시로 재편(제주특별도는 제주특별시로 전환) ; 특별시, 제주특별시, 광역시 등은 1자치계층(단층제)을 유지하고, 읍면동은 준자치단체화되며, 대권역별로 4-6개 정도의 (가칭)국가지방광역행정청과 지방광역행정심의회 설치

9) 자유선진당(08) : 강소국연방제 / 시도를 초월한 5-7개의 초광역지방정부, 시군구 통합으로 광역시 창설

정부

위원회

정책기획위원회 및 새천년준비위원회(1999) : 광역시의 도 편입, 서울시의 자치구 통폐합


그동안 국내외의 경험적 분석에 따르면 통합 이후 행정비용절감의 효과 나타났다는 분석과 그렇지 못한 분석이 상반되어 존재한다(유재원외, 2010 : 66-67). 통합 이후 규모의 경제효과를 인정하는 연구와 부정하는 연구가 있다.

기존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자치계층을 몇 개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구역규모를 어떠한 규모로 책정하는 것이 합리적인지에 대한 확고한 합의가 형성되어 있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최적의 지방정부 규모에 대한 물음은 단일의 정답은 없고 경우에 따라 상황가변적인 ’이 지금까지의 연구의 답변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런 배경에서 지방행정체제개편을 단층제로 하거나 시군 또는 시도광역화와 같이 외형적 골격을 바꾼다고 지방정부의 효율성과 경쟁력이 저절로 향상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밝히고 있다.

공간지리적 차원에서도 행정구역개편을 모색하였는데, 중심지이론에 의하면 정부의 기본적인 임무는 공공재의 공급으로 이는 중심지이론에서 제시하는 중심과 지역을 통합하는 포섭원리에 의해 실현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황명찬, 1993 : 288-289). 중심지와 배후지는 통합된 하나의 행정구역이어야 하고, 공간적 효율성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시장원리에 의한 공간단위를 구역으로 설정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주민의 경제적 활동에 따른 실질적 생활공간이 행정구역의 기본단위가 되어야 하며, 행정구역의 계층구조는 상위지방정부가 관할하는 하위지방정부 행정구역의 수가 7개일 때 가장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금창호, 2011 : 39). 그리고 국토공간상의 취락과 생활권의 계층에 따라 행정구역 계층을 모색한 정주체계이론이 있는데, 이는 취락과 생활권의 계층체계가 주민들의 생활양식의 누적적 표현인 동시에 역사의 산물로서 사회변동을 신속히 반영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인위적인 변화가 용이하지 않음을 밝히고 있다. 따라서 생활권의 범위와 행정구역을 일치시킴으로써 주민 생활양식의 질서와 지방행정을 밀착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보고 있다(금창호, 2011 : 39).

4) 지방행정체제 개편 대안 논의

지방행정체제개편은 국가지방권력구조, 자치계층구조, 자치행정구역/지방자치단체의 규모(인구, 면적), 기능배분(행/재정적 수요), 환경(역사/문화) 등을 고려하고, 주민들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하여 경제적 효율성의 논리와 풀뿌리민주주의의 논리가 조화롭게 접근되는 선에서 모색되어야 한다(표10 참조). 그런 배경에서 지방행정체제 개편의 기본방향과 그에 따른 가능한 대안모색을 다음과 같이 검토해 볼 수 있다.

<표10> 지방행정체제개편의 대안모색 변수

변수

논리

국가지방권력구조

단방제

기관분립, 기관통합, 절충형

연방제

기관분립, 기관통합, 절충형

준연방제

기관분립, 기관통합, 절충형

민주성/효율성

자치계층구조

1층제(단층제)

2층제

혼합(자치1계층+자치2계층)

효율성/민주성

자치행정구역/

자치단체규모(인구, 면적)

광역시(60-70만)

광역(1000만)

기초(5만)

광역(1000만)

기초(도시 : 50만 ; 농촌 : 25만)

효율성/민주성

기능배분(행/재정적 수요)

국가- 광역/ 광역, 기초/ 기초

국가- 광역/ 광역, 기초/ 기초

국가- 광역/ 광역, 기초/ 기초

효율성/민주성

환경(역사/문화)

강/약

강/약

강/약

민주성


(1) 지방행정체제개편의 평가 기준 내지 논거

지방행정체제 개편은 상기의 이론적 논의를 통해 국가/지방권력구조, 자치계층구조, 자치행정구역(인구/면적), 기능배분, 환경(역사/문화) 등의 요건을 충족하고 있는 것인가를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 그럼 맥락에서 다음과 같은 명제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단일국가체제에서의 지방분권논리에 맞는 지방행정체제

우리의 여건상 지방행정체제개편은 우선 단일국가체제 내에서 국가의 통일성과 지방자치단체의 다양성을 함께 추구하려는 지방분권논리에 맞는 방향에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즉,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연계성을 가지고 주민참여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에서 지방행정체제개편이 진행되어야 한다.

기존의 문제점을 해결, 극복, 완화하려는 차원에서의 지방행정체제

향후 지방행정체제개편은 그간 우리가 실시해 왔던 도농분리형 구역개편의 문제점을 검토하고 이를 해결, 완화, 극복하기 위한 방향에서 접근되어야 한다. 이 경우 도농분리형의 단점이 반드시 도농통합형의 장점이 아니며, 우리가 경험한 도농분리형의 폐단이 반드시 도농통합형 구역개편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여야 한다.

우리나라 역사성, 문화성을 고려한 지방행정체제

그동안 오랫동안 주민과 함께 한 지방행정구역은 지역적 유대감, 지역적 정서 등을 공유한 주민자치의 근간을 제공할 수 있는 자원이기 때문에 이를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역사성에 근거한 지방행정체제에 급격한 변화를 주는 구역개편은 오히려 실패할 확률이 클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아니 되는 이유이다.

주민이 선택할 수 있는 지방행정체제

지방행정체제개편은 지방의 일을 주민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 방식을 결정하도록 해 주어야 한다. 따라서 전체적인 제도의 틀은 우리나라의 국가운영체제에 부합하는 지방행정체제개편의 폭을 먼저 설정하고, 이 범위 안에서 가능한 여러 형태의 체제개편 조합을 각각의 장·단점과 함께 제시함으로써 주민들이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국가가 미리 법률로 여러 개의 지방행정체제개편안을 설정해 놓고, 자치단체의 규모(인구 및 면적), 행/재정적 수요, 정치문화, 행정역량, 지역경제 특성(도시적 산업과 농촌적 산업) 등을 감안하여 각 자치단체별로 주민투표에 의하여 주민들이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4. 지방행정체제 개편 대안 논의

지방행정체제개편은 상기의 대안검토 변수를 고려할 때 다양한 조합이 가능할 것이지만, 이의 가능한 대안은 규모의 경제를 근간으로 하는 효율성의 논리와 주민의 접근성을 기초로 풀뿌리민주주의를 강조하는 논리가 반영된 다음과 같은 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1) 자치계층 1계층(단층제)안

(1) 도 폐지와 시군통합 광역시(60-70개)

현행 농촌지역의 광역자치단체인 도를 폐지하고 기초자치단체인 시/군을 통합하여 60-70개 정도의 광역시로 재편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 배경의 중심논리는 도와 기초지방자치단체의 사무중복으로 인하여 권한과 책임소재를 불분명하게 하고, 결국 행정낭비 및 행정비효율을 초래하였다고 보는 것이다. 또한 도를 중심으로 형성된 지역적 유대감 내지 연대/동질의식은 지역간 화합을 어렵게 하고 지역이기주의로 나타나 지역갈등으로 국민통합에 저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이 안은 지방자치단체로 하여금 규모의 경제를 통한 행정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고, 지방정부의 책임성을 명확하게 할 수 있어 지방정부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정치권과 정부가 '규모정치(politics of scale)'의 유혹과 이런 유혹에 이끌리어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할 수 있는 영국의 중앙집권적 자치체제개편사례를 모방하려는 ‘빗나간 제도동형화(aberrant institutional isomorphism)'로서 비판받고 있다(안성호, 2009 : 24). 이 체제개편의 진정한 동기는 정치권에서의 미래의 경쟁자인 시장, 군수, 구청장과 시/도지사를 제거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는 것이다(정세욱, 2009 : 13). 결국 광역도가 폐지됨으로써 그만큼 정치적 위상이 약화될 것이고, 중앙정부의 관여 내지 통제가 광역시에 직접 투입되어 중앙집권으로 회귀할 수 있는, 그리하여 분권국가체제구축에 정면으로 배치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리고 도를 중심으로 형성된 연대의식이 지역갈등을 유발하고 사회통합을 저해한다고 주장하지만 오히려 이 지역공동체의식이 지방자치의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사회자본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이기우, 2008).

또한 도폐지론은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광역주의 추세와도 배치된다고 주장하고 있다(안성호, 2009). 최근의 프랑스의 지방행정체제개편의 논의를 보면 프랑스 본토에 있는 22개 지역(région)을 15개 정도로 재편하려 하고 있고(최진혁, 2011 : 299), 독일도 1990년대 중반 16개의 주를 9개로 재편하고자 하였다(안성호, 2009). 일본도 47개의 광역자치단체인 도도부현(都道府縣)을 9-13개의 도주(道州)로 광역화하는 도주제론 개편이 제시되고 있다(유재원외, 2010 : 65).

요컨대, 이 안은 상기의 비판론에 직면하면서 시도의 강력한 반발로 정부가 정치적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어 정치적 실현성이 낮고 행정효율성과 책임성 등에 중점을 둔 나머지 국가경쟁력 제고 차원에서는 소홀하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다. 따라서 자치단체의 면적, 인구, 재정규모와 역사성을 고려하여 지역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단위공간을 기초자치단체간(시/군)의 자발적 협력과 지원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다.

(2) 특별시/광역시 자치구의 준자치단체화

특별시와 광역시에 존치하였던 자치구제를 폐지하자는 것이다. 이는 자치구제를 폐지하여 행정구제로 할 수 있고, 또 다른 안으로는 준자치구제로 할 수 있는데, 어쨌튼 특별시/광역시와 자치구의 통합을 모색하자는 것이다. 이는 대도시 전체로서 종합행정을 원할히 수행할 수 있고(대도시 행정수요에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하고), 행정의 책임성을 강화할 수 있으며, 광역화를 통한 분권국가체제를 구축할 수 있으며, 단층제에 따른 행정의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서울과 같은 대규모 도시의 경우 25개 자치구를 준자치구제로 하여 주민의 풀뿌리민주주의를 보완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주민이 직접 선출하는 구의회는 그대로 두고, 구의회와 특별시의회와의 종합적 연계성을 고려한 의회운영을 도모할 수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3) 특례시안

인구 50만명 이상의 대도시에 대하여 대도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규모에 상응하는 행·재정 특례 및 국가의 지도감독 특례를 부여할 수 있다. 물론 단층제로 운영한다. 이는 특례분야에 대하여 도로부터 간섭없는 행정추진이 가능하여 대도시 행정수요에 대한 대응력을 제고하고, 보통 규모의 시와는 달리 자치역량에 상응하는 자치권 부여 등으로 효율적인 행정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도의 권한, 지위가 약화되어 도의 강한 반발이 예상되고 특례시로서의 기능수행에 대한 중앙정부의 통제가 그만큼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와 광역시-도의 통합을 이루어 광역행정을 추구하려는 안에 배치될 수 있는 비판이 제기된다.

2) 자치2계층제안

(1) 도와 시·군의 기능분리안(기능배분의 명확화)

현재의 자치2계층제를 유지하면서 기능분리에 초점을 두어 도와 시군의 사무를 명확히 구분하고자 하는 것이다. 도는 광역적·조정적 사무로 한정하고 나머지 주민생활관련 모든 사무는 시·군에서 처리하도록 하며, 도의 시·군에 대한 지도감독 기능을 폐지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는 구조개편 없이도 기능조정을 통해 기능중복을 방지하고 지방행정의 책임성을 명확히 할 수 있고, 도의 반대가 예상되지만 다른 대안에 비해 비교적 수월할 수 있다. 그러나 기능(사무)구분의 명확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시·군에 대한 도의 감독관행이 지속될 수 있으며, 지방행정체제를 개편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행정체제개편의 명분을 확보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2) 도의 국가기관화와 자치단체의 이중적 지위 부여안

도 자치단체를 자치단체인 동시에 국가의 기능을 담당하는 국가기관(행정기관)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안이다. 이 경우 도 아래 시·군을 두어 자치를 운영할 수 있으므로 자치2계층이 된다. 이 경우 도의 기능을 시·군에 대폭 이양하되 특별지방행정기관의 기능을 일부 도에 통합시켜 도를 국가기관화할 수 있는 것이다(프랑스 사례). 이럴 경우 한편으로는 국가업무만을 담당하는 국가기관으로서 도의 지위를 규정해주고, 또 한편으로는 도자치단체로서 주민자치기능을 수행하는 지위도 함께 규정해 주어야 한다(프랑스 사례). 이 안은 자치영역으로서 중간(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간의 지원협력기능이 가능한 협력자치모델을 창출할 수 있고, 국가중심의 논리와 지방자치단체의 지방논리가 적절히 조화를 이룰 수 있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자치행정학자들의 인식상 중앙집권의 논리가 자칫 지방자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3) 초광역지방정부안

이는 기존의 시·도를 초월하는 초광역지방정부를 창설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는 경제권과 생활권에 따라 6개 내지 7개로 구분하고 있다.

① 경제권 중심 : 6개 / 서울, 중부(인천, 경기), 서부(대전, 충남북, 전북), 남부(광주, 전남, 부산, 울산, 경남), 동부(대구, 경북, 강원), 제주권 ---시·군·구 기초자치단체를 200여개의 시로 자율통합

② 생활권중심 : 7개 / 서울, 경기, 충청, 호남, 경상, 강원, 제주권 ---시·군·구 기초자치단체를 120-140개로 점진적으로 개편하고자 함

이는 자원의 집중을 통한 지역경제의 시너지효과, 중앙정부의 권한이양, 주정부에 버금가는 지위와 권한을 부여하여 지방분권체제를 강화할 수 있고, 강력한 지방정부의 창설을 통한 국가경쟁력(인구 500만-1,000만명의 강소국가)을 제고할 수 있다. 그러나 주정부에 버금가는 지위와 권한을 초광역지방정부에게 부여하게 되므로 단방제 국가체제의 기본틀을 초월하는 문제가 생기고, 헌법개정과 이를 통한 국가체제의 개편을 요구하게 됨으로 정치논쟁과 국론분열을 초래할 수 있으며, 지역감정을 고착화시켜 신지역주의를 정당화하여주고 그럼으로써 국가통합성에 크게 훼손할 수 있는 우려가 있다.

3) 자치1계층+자치2계층 혼합안

(1) 광역시와 도의 통합안

그동안 도농분리구역개편에서 오는 문제점을 시정하고자 도농통합구역개편을 모색할 수 있는데, 같은 뿌리의 지리적 특성과 역사성, 광역행정수요에 대한 효과적 대응에 가치를 두어 광역시와 도를 통합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 경우 광역시는 단층제가 되고 도는 자치2계층제로 한다. 통합한 광역시는 도의 관할 안에 두되 행·재정적 특례를 부여하여 관리하게 한다. 이 안은 원래 같은 뿌리의 지역정서를 가지고 있는 자치단체가 통합함으로써 분산투자되고 있는 행·재정적 비용을 줄여 행정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고, 시·도를 초월한 광역행정수요에 순응할 수 있으며, 위상이 강화된 지방자치단체의 등장으로 말미암아 지방정부경쟁력이 제고될 수 있다. 그러나 광역시의 상대적인 위상약화를 초래하게 되고, 대도시 행정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단점이 예상된다.

(2) 대도시는 자치1계층, 농촌지역의 도는 자치2계층

대규모 도시인 서울특별시,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광역시는 자치구를 준자치구로 전환하여 자치1계층제로 하고, 농촌지역인 도는 그 아래 시·군을 두어 자치2계층으로 한다. 이 경우 지역경쟁력과 주민편의성을 고려한 시·군통합을 자발적으로 유도하도록 해야 한다. 시·군통합은 시·군분리 이전의 역사적 동질성을 회복하여 동일한 생활권을 제공하여 주민의 편의를 제고시킬 수 있고, 행정서비스제공에 있어 적정규모가 확보되어 각종 행정비용이 절감되어 규모의 지역경제가 실현되어 자치단체의 경쟁력이 제고될 수 있다. 여기에 도와 시·군통합자치단체의 기능배분이 명확히 이루어진다면 실질적인 자치1계층제의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4) 자치 3계층제안 : 초광역자치단체화안

현행 도자치단체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현재 2-3개 도자치단체를 통합하여 도자치단체의 상급자치단체로서 법적지위를 초광역자치단체로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초광역자치단체1(서울특별시, 경기도, 강원도), 초광역자치단체2(대전시, 충청남도, 충청북도), 초광역자치단체3(광주시, 전라남도, 전라북도, 제주도), 초광역자치단체4(대구시, 경상북도, 부산시, 울산시, 경상남도)가 그것이다. 이 경우 초광역자치단체의 관청은 2-3개 도 중에서 선택받는 도청의 중심지에 두어 해당 도지사가 청장으로 겸임할 수 있게 한다. 이 안은 광역행정의 요구에 부응하여 국가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지만 계층 수가 많아지는 관계로 기능중복과 행정비능률이라는 비판을 받기 쉽다.

그리고 국가균형발전 차원과 초광역자치단체에 의한 광역경제권 활성화 차원에서 지방의 주요도시(11개 정도 :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전주, 청주, 춘천, 제주)를 광역경제권 내의 경제·사회·문화·교육의 중심지로서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는(지역경제경쟁력 극으로 활용) 중추도시권을 형성해 주어야 할 필요가 있다. 즉, 행정구역 경계를 뛰어넘어 중심도시와 주변도시가 하나의 중추도시권으로 기능하게 하는, 그리하여 광역경제권 발전을 견인해 낼 수 있는 핵심 공간으로 육성할 필요성이 있다(지역발전위원회,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