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 포럼에서 바라본 세계...“미국이 없다”--2019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2019. 1. 30. 17:07경제/다보스포럼 (세계경제포럼)






다보스 포럼에서 바라본 세계...“미국이 없다”

서구지도자 등 포럼 불참하고
국제질서 떠받치는 나라 없어
자기이익과 충돌의 파열음에
세계가 목표없이 표류 위기로

  • 2019-01-28 16:59:28
  • 사외칼럼


파리드 자카리아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CNN ‘GPS’ 호스트

[해외칼럼] 다보스 포럼에서 바라본 세계...“미국이 없다”

2019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의 분위기는 과거 수년간의 그 어느 때보다 훨씬 진지하게 세계의 모습을 드러내 보여주지만, 거기서 나온 그림은 그다지 아름답지 않다.

포럼의 분위기는 침울하고 조심스러우며 불안하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얘기가 자주 나오지는 않지만 성장 스토리를 자신하는 사람들 역시 눈에 띄지 않는다.  

세계에 심각한 정치적 위기가 발생한 것도 아닌데 사람들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민주주의의 현 상태, 개방사회와 국제질서에 관해 얘기한다.  

백악관은 미국 공식 대표단의 2019 다보스포럼 참석 계획을 폐기했다. 의회와 대통령 간의 입씨름이 빚은 결과다.  

그리고 이 같은 조치는 미국이 세계 무대에서 발을 빼고 있다는, 보다 폭 넓은 관점에 완벽한 메타포를 제공한다.  

한편 유럽은 주의가 산만하고 분열돼 있으며 실의에 빠져 있다.

유럽의 3대 지도자들 가운데 오직 독일의 레임덕 총리인 앙겔라 메르켈만이 다보스에 모습을 드러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를 둘러싼 혼란으로 이번 포럼에 참석할 수 없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국내 좌파와 우파가 합작한 포퓰리스트 시위를 이유로 다보스포럼 불참을 선택했다.  

이런 환경 탓인지 평소 자유민주주의와 룰에 기반한 국제질서의 수호자를 자처하던 지도자들의 불참이 어느 때보다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렇다고 새로운 글로벌 지도자들이 이들이 남긴 공백을 채운 것도 아니다.

일부 추측과 반대로 중국은 과거에 비해 이번 포럼에서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존경받는 원로정치인인 왕치산 국가부주석을 다보스포럼에 파견했다. 그가 들고 온 메시지에는 중국이 ‘상생’ 해법과 글로벌 협력을 추구한다는 온건한 내용이 담겼다. 세계를 안심시키기 위한 메시지다.  

이는 중국 역시 경제성장 둔화로 국내적으로 도전에 직면한 상태이고 시진핑은 중국이라는 거대한 사회를 장악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현실을 반영한다. 

다가오는 총선에서 예상보다 어려운 싸움을 치러야 하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역시 포럼에 불참한다. 

그렇다고 올해 다보스포럼이 독재자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자리가 되지도 않았다. 우선 포럼에 참석하는 독재자 수가 소수에 불과했다. 아마도 아직은 독재자들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글로벌 규범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구 민주주의가 힘을 잃어가고 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도 예전에 비해 상당히 약화된 상태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함께 푸틴과 에르도안 역시 포럼에 오지 않는다.

새로 선출된 자이르 보우소나르 브라질 대통령은 포럼에 참석해 기대를 모았던 연설을 했지만, 이는 고작 6분 만에 끝났고 평가도 크게 엇갈렸다.

그나마 참석자들이 지속적인 낙관론을 보인 분야는 테크놀로지였다.

노바티스와 카길 같은 다국적기업 중역들은 앞으로 인공지능(AI)이 효율성과 생산성을 제고하는 데 현저히 기여할 것이라며 미래의 위대한 기술적 기회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들은 이를 멈출 수 없는 추세로 본다. 여기에 적응하지 않으면 경쟁 심화를 지켜봐야 한다.

중역들과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일상적인 분석 기술을 요구하는 직종을 비롯해 또 다른 화이트칼라 일자리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러나 다보스포럼에 참가한 최고경영자(CEO)들은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릴 것이라는 낙관론을 피력했다.  

사업가들과 회사 중역들은 무역에 관해서는 드러내놓을 정도로 비관적이다.

그들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세계 전체로 번져갈 것으로 우려한다.

진짜 그런 일이 벌어지든 아니든, 세계화의 거대한 확장은 이미 끝장난 것이 분명해 보인다.

지난 15년간 무역에 관한 중대한 진전은 이뤄지지 않았고 사소하지만 숱한 차질이 발생했다. 아직은 대규모 보호주의와 관세전쟁으로 이어지지 않았으나 새로운 침체인 것은 분명하다.

서구가 분열된 것처럼 다른 지역의 사정도 비슷하다. 

지난주 말 레바논의 베이루트에서 열린 아랍연맹 회의에 아랍 지도자들은 거의 참석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정상회의의 위상은 더욱 약화됐다. 

중남미는 우익에 속한 보우소나르와 새로 선출된 멕시코의 좌파 대통령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등과 같은 지도자들 사이에서 두 갈래로 갈라진 상태다.

포럼에서 만난 여러 군소국가 지도자들은 전 세계가 집단적인 목적을 상실한 채 표류하고 있으며 여기저기서 편협한 자기 이익과 충돌의 파열음만 들려올 뿐이라고 말했다(이들은 하나같이 익명을 요구했다). 

그들 중 한 명은 “미국이 개입해야 우리가 방향감각을 갖게 된다”며 “물론 일부 이슈에 대해 의견 불일치가 없지 않지만 적어도 큰 틀에서의 대화와 협력을 위한 노력이 전개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뒤로 빠진 지금 경기후퇴,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 등 부정적인 에너지만 분출되고 있다”면서 “이런 세계에서 우리는 쉽게 전진할 수 없다. 우리 모두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로 이것이 국제무대의 중심에서 미국이 발을 뺀 포스트 아메리카의 세계다. 이는 중국의 지배 혹은 아시아의 오만으로 점철된 세계가 아니다.  

노골적 반미감정이 기승을 부리는 세계는 아니지만 많은 사람이 보다 강력한 미국의 존재감을 갈망하는 세계다.  

국가들이 각각 제멋대로 행동하고 자국의 편협한 이익을 추구하면서도 국제질서의 틀이 합리적 수준의 안정을 유지하기를 원하는 어그러진 세계다. 

그러나 국제질서를 적극적으로 떠받치려는 나라가 전무한 상황이기에 심각한 질문은 여전히 남는다. 지도자들이 없는 세계에서 이 같은 시스템은 시간이 지나면서 약화되고 결국 붕괴하지 않을까.



출처 : https://www.sedaily.com/NewsView/1VE7OXPCXL



[다보스포럼]"트럼프 사임하라" 다보스 달군 말, 말, 말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지난 22~25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WEFㆍ다보스포럼)가 미국발 보호무역, 차이나리스크에 따른 글로벌 경제하강 우려와 부상하는 포퓰리즘 속의 세계화라는 숙제만 남긴채 쓸쓸히 막을 내렸다. '1%를 위한 공허한 말잔치'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다보스포럼은 올해 주요국 정상들마저 줄줄이 불참키로 하며 반쪽짜리 포럼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럼 기간 다보스를 달군 주요 발언들을 소개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메르켈, 포퓰리즘·자국우선주의 맞서=다자주의 수호자로 평가되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올해도 스위스 다보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으로 대표되는 자국우선주의를 강하게 비판했다.


메르켈 총리는 23일 포럼 연설을 통해 "각국은 편협한 국가 이해관계를 넘어서 다른 국가의 이익도 고려해야 한다"며 "이후 다자주의의 전제조건인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디지털화, 기후변화, 난민·이민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해 다자주의적 접근법을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의 이날 발언은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대통령과 최근 세력을 확대하고 있는 포퓰리즘 세력에 맞선 메시지로 읽힌다. 유로뉴스는 "메르켈 총리가 다보스에서 포퓰리즘에 맞서 다자주의를 외쳤다"며 "국제질서를 지지하며 포퓰리스트와 민족주의 운동에 대항할 것이라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부유세 저격한 헤지펀드 대부 "무시무시한 일"= ‘헤지펀드 대부’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창립자를 비롯한 억만장자들은 미국 민주당 20대 초선 연방하원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테즈(29)가 제안한 초고세율의 부유세가 경제침체시킬 것이라고 비판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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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오 창립자는 “무시무시한 일”이라면서 “최고세율을 70%까지 높이면 미국의 자본유출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파격적인 증세는 경제에 부정적”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앞서 코테즈 의원이 CBS 시사프로그램에서 “소득이 1000만 달러(약 110억원)를 넘으면 때때로 60~70% 세율을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제안한 따른 답변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달리오 창립자를 비롯한 다른 참석자들의 발언을 소개하며 "억만장자들이 부유세에 떨고 있다. 세계 인구 1%가 지난해 전 세계 모든 부의 82%에 달한다"며 1%를 위한 잔치로 비판받아온 다보스포럼에서의 부유세 논란을 비꼬았다. 


달리오 창립자는 또 다른 세션에서는 2020년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을 경고하며 "금리가 더 빨리 오른다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존 케리 전 미국 국무부 장관(오른쪽)과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독일 국방부 장관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존 케리 전 미국 국무부 장관(오른쪽)과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독일 국방부 장관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에게 남기고 싶은 메시지는 "사임"=존 케리 전 미국 국무부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로 “사임(resign)”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22일 포럼 패널로 참석한 자리에서 질문을 받은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답변을 주저하다 이 같이 말했다.


케리 전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 결정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파리협정 탈퇴에 따른 “비용을 치러야 할 것”이라며 “대통령의 결정으로 인해 사람들이 죽게 된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2017년 6월 협정 탈퇴를 선언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협정으로 인해 미국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그것은 거짓말”이라며 “나는 미국 대통령이 거짓말을 하는 것에 실망했다”라고 꼬집었다.  


◆미·중 무역전쟁 속 왕치산 "타국 내정 간섭안돼" 불만 표출=미국과 중국이 무역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협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대신해 다보스를 찾은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은 미국의 압박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왕 부주석은 "각국의 정책이 내부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추세가 명확해지고, 국제 무역 및 투자 분야에서 장벽이 높아지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일방주의, 보호주의, 포퓰리즘이 점진적으로 만연하는 속에서 다자주의가 도전을 맞이했다"고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파이를 만드는 것을 멈추고 나누는 방법을 놓고 싸움에만 골몰하는 것은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며 미국이 대중압박의 이유로 미중 무역불균형을 내세운 것을 꼬집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 "각국의 주권을 존중하는 가운데 기술 패권을 추구하거나 타국의 내정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며 미국이 '중국제조 2025' 등 자국의 기술굴기에 대해 노골적으로 압박하고 있는 것을 '내정 간섭'으로 평가했다.


◆조지 소로스 "시진핑, 열린 사회의 가장 위험한 적"=억만장자 투자가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회장은 시 주석을 '열린 사회의 가장 위험한 적'으로 꼽으며 맹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개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해 사회적 등급을 부여하는 중국의 사회신용시스템(Social Credit System)을 언급하며 "무섭고 혐오스럽다. 시 주석이 국민들을 완전히 통제하게 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중국은 세계에서 유일한 권위주의 국가이자, 가장 부유하고 강하고 기술적으로도 진보된 국가 중 하나"라며 "인공지능(AI) 등을 이용한 이 같은 시스템이 시 주석을 열린 사회의 가장 위험한 적으로 만든다"고 꼬집었다. 중국 국무원이 2014년 공개한 이 시스템은 사실상 모든 개인의 생활을 기록하고 점수화해 불이익을 주는 일종의 감시체계로 인권침해 등 비판을 받아왔다. 


소로스 회장은 중국 주도의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과 지식재산권 침해ㆍ스파이 논란도 '중국의 위협'으로 간주하기도 했다. 그는 "일대일로는 수혜국보다 중국의 이익을 늘리기 위한 것"이라며 일대일로 사업 참여 후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차관을 들였다가 국가부도 위기에 직면한 파키스탄, 스리랑카, 말레이시아 등을 예로 들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親시장, 새 브라질' 선언한 극우 포퓰리즘 대통령=취임 후 첫 해외공식행사로 다보스포럼을 택한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감세, 외국인투자유치 등 친(親)시장 조치를 통한 '새로운 브라질'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남미 트럼프'라는 별명이 붙은 극우 성향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22일 다보스포럼 개막 기조연설에서 "브라질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국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파울루 게지스 경제장관이 이끄는 우리 경제팀이 임기를 마칠 때 브라질이 세계에서 가장 기업활동하기 좋은 50개국 순위에 자리 잡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감세와 공기업 민영화 등 대선공약으로 내건 개혁을 단행해나가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이날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연설은 이례적으로 짧은 6분안에 끝났다고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연설 내용도 친시장 조치에 초점을 맞추며 자신의 경제정책을 국내외에 어필하고 새정부 출범 후 기반을 공고히하려는 의도가 읽혔다. 


◆라가르드, 中 경제둔화 "적당한 수준" 진단=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에 대해 괜찮은 수준, 적당한 수준이라는 답변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이 같은 발언은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가 실질경제에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 주요 지표로 확인되면서 올해 중국의 경기둔화가 심화할 것이라는 이른바 '차이나 리스크'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6.6%로 28년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최근 중국의 성장률 둔화가 "중국 당국에 의해 관리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중국 경제가 둔화되는 것은 괜찮다(fine). 적당하다(legitimate)"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하락세가 가속화할 경우 국내적으로도, 시스템기반 측면에서도 모두 실질적인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개막 전 세계경제전망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글로벌 경제 성장의 급격한 하락 위험은 확실히 커지고 있다"며 미국 주도의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면서 대응이 쉽지 않아졌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IMF는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10월 전망보다 0.2%포인트 하향조정하면서 중국의 성장률 전망은 6.2%로 유지했다. 

[다보스포럼]"트럼프 사임하라" 다보스 달군 말, 말, 말 


2019 다보스포럼, ‘4차 산업혁명 시대 과제’ 논의
기술혁명 가속화…‘4차 산업혁명’이 한국 경제에 남긴 과제는?
기사입력: 2019/01/29 [21:35]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문윤홍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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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1월25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2019 다보스포럼은 미·중(美中) 무역갈등 등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국제 갈등 완화, 4차 산업혁명시대를 반영하는 새로운 경제발전 모델 구축 등 공동번영을 모색하는 의미를 가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과 기업가들이 참석한 다보스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WEF 개막연설에서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 다보스포럼 회장은 "세계화 4.0은 훨씬 더 인간 중심이어야 한다"며 인간과 환경, 청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올해 다보스포럼의 주제는 '세계화 4.0,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세계화 구조'였다. 이번 포럼에선 인공지능(AI)과 로봇 등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생할 수 있는 대량실업과 인간소외, 환경 이슈에 대한 대응 전략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 환경 속에 열린 이번 다보스포럼은 우리 경제가 맞닥뜨려야 할 과제를 던졌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4차 산업혁명시대의 가속화와 함께 제기되는 미래 일자리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최근 고용대란을 겪고 있는 한국경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련)은 최근 발표한 ‘2019 다보스 포럼의 주요 내용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은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을 낮춰주는 효과와 경제성장의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기술혁명으로 노동의 대체 및 보완이 예상되고 이에 따라 일부 일자리의 소멸, 새로운 직업군 탄생 등 노동시장의 변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AI 사용이 증가해 현재 자본력과 노동력을 끌어올려 경제성장이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또 스마트공장 확산으로 향후 5년간 연간 최대 1조5000억 달러의 글로벌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다. 이에 따른 일자리 축소도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WEF의 2018년 보고서를 보면, 오는 2022년을 기준으로 인간과 기계의 근무시간 변화를 따졌을 때 ‘정보 및 데이터 가공’의 경우 기계의 근무 비중이 47%에서 62%까지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정보 검색 및 획득’은 36%에서 55%로, ‘신체노동’은 31%에서 44%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일자리를 AI와 기계가 대체하는 속도가 갈수록 빨라진다는 의미이다. 한경련은 “이번 다보스포럼을 통해 이미 산업구조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앞으로 경제ㆍ산업구조 변화를 예측해야 한다”며 “미래 노동시장 변화, 소득과 기술격차 확대 등으로 우려되는 사회적 갈등 확대 등 부정적 측면을 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다보스포럼서 수소경제 로드맵소개…보호무역 대응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을 계기로 주요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대응방안을 모색했다. 산자부는 김 본부장이 1월22~25일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급변하는 통상환경에 대응한 활발한 양자·다자 활동을 전개했다고 27일 밝혔다.     

김 본부장은 다보스포럼 수소경제 세션에서 한국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고, 글로벌 수소경제 협력 플랫폼 구축을 위한 한국의 활동계획을 소개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경제기획부장관을 만나 양국의 산업협력 강화 필요성에 공감하고, 추텅화(邱騰華) 홍콩 상무부 경제개발 장관,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 등과 세계경제 전망, 4차 산업혁명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김 본부장은 또 리엄 폭스 영국 국제통상부 장관과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한 임시조치를 신속히 진행하기로 했다.
▲ 김현종(오른쪽)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월23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포럼 참석을 계기로 리암 폭스 영국 국제통상부 장관과 한·영(韓英) 통상장관회담을 마친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유럽연합(EU)과 캐나다의 철강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로 인한 기업피해 최소화를 위해 양측을 면담하고, 세이프가드에서 한국산 철강을 제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추진 중인 자유무역협정(FTA)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브라질과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을, 러시아와 한·러 서비스·투자 FTA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김 본부장은 다보스포럼을 계기로 연이어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회의에 참석, 상소위원 공석으로 기능이 정지될 위험에 처한 상소기구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WTO 개혁을 주요 의제로 다룬 비공식 통상장관회의에서 올해가 WTO 체제가 유지될 수 있는지 검증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다자체제 복원에 대한 회원국 관심을 촉구했다. 또 전자상거래 협상 출범을 위한 WTO 전자상거래 회의에서 디지털 경제가 가져온 도전과 기회를 언급하고 이번 협상에 대한 회원국들의 건설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최태원 SK 회장, ‘사회적 가치 추구 경영’ 강조 

이번 다보스포럼에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한 ‘사회적 가치 추구 경영’이 참가자들의 호응을 얻었는가 하면, 태양광 발전 등 미래 신사업 동력 구상에 주목한 김동관 한화큐셀 상무,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등 젊은 국내 기업인들의 행보가 관심을 끌었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 두번째)이 1월24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 벨베데르 호텔에서 ‘기업 가치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란 주제로 열린 세션에서 사회적 가치추구 경영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사진 = SK   

“기업이 보유한 유·무형 자산을 이해관계자와 공유하거나 혁신기술로 부가가치를 키우는 시도가 더 많아져야 ‘사회적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 SK와 함께 많은 기업이 동참하길 바란다."(최태원 SK그룹 회장)

SK그룹이 다보스포럼 사흘째인 1월24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 벨베데레 호텔에서 ‘사회적 가치: 숨은 기업가치 조명(Social Value: Shedding Light on the Hidden Value of Business)’을 주제로 오찬 행사를 개최했다. 한스 파울 뷔르크너 보스턴컨설팅그룹(BCG) 회장, 조 케저 지멘스 최고경영자(CEO), 조지 세라핌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 케빈 루 파트너스그룹 아시아대표 등이 연사로 참여했고, 다보스포럼 참석자 100여 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이날 행사 주최자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4년간 190여개 사회적 기업에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만큼 성과급 150억원을 지급했는데 이같은 현금 지원액보다 더 큰 사회적·경제적 성과를 만들어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런 효과에 주목해 SK그룹은 올 1분기에 17개 계열사가 재무적 성과와 사회적 가치창출 성과를 함께 표기한 이중결산(Double Bottom Line·DBL) 자료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계열사의 사회적 가치 창출 사례로 SK 주유소를 ‘공유 인프라’로 개방한 것을 예로 들었다. 주유소가 유통물류 이륜차들을 위한 정비나 개인택배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황창규 KT 회장, '5G 돌풍' 일으켜…"5G 美中이 아닌 한국 주도 각인“
아베 日총리·팀 쿡 애플 CEO 만나 협력제안…스카이십 활용 의약품운송 프로젝트도 발표


"5G는 세상을 바꾸는 플랫폼이 될 것이다."    

2019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황창규 KT 회장이 글로벌 리더들에게 5G 서비스를 선도할 한국에 대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KT는 1월22∼25일(현지시간) 2019 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 황창규 회장 등 KT 주요 임원들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2018년에 이어 2년 연속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황 회장은 클라우스 슈밥 WEF 회장으로부터 다보스포럼 국제비즈니스위원회(IBC)에 직접 초청을 받았다. 한국 기업인으로 다보스포럼 IBC 정기모임(Winter Meeting)에 초청된 것은 황 회장이 처음이다.    

◆5G 강조하며 각국 협력 요청    

KT에 따르면 1월22일 오후 열린 다보스포럼 IBC 정기모임에서 황 회장은 대한민국 5G의 우수성을 알리는 한편 적극적인 설명을 통해 5G에 대한 글로벌 기업 CEO들의 편견을 바꿔 놓았다. 또 5G는 그냥 빠르기만 한 네트워크가 아니라 지능형 플랫폼으로서 사회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해 공감을 얻었다.        
▲ 1월22일(현지시간) 다보스포럼 IBC 윈터미팅에서 만난 KT 황창규(오른쪽) 회장과 팀 쿡(Tim Cook) 애플 CEO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T  

황 회장은 KT가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를 선보인 데 이어 그해 12월 5G 주파수를 발사하고, 2019년 1분기 본격적인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 회장은 5G는 빠른 속도와 함께 초연결성, 초저지연성을 가져 인류의 복지증진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5G의 초연결성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혜택을 공정하게 분배하는 밑바탕이 될 것이고, 초저지연성은 자율주행·원격진료 등을 실현시켜 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생활을 만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5G는 네트워크가 아니라 지능형 플랫폼으로서 사회문제 해결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4G까지는 B2C(기업-소비자) 중심으로 서비스가 제공됐지만, 5G에서 B2C는 5%에 불과하고 B2B(기업-기업) 및 B2G(기업-공공) 중심 서비스가 95%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업 및 공공 협력으로 제공되는 서비스는 의료, 보안, 안전, 에너지 등 공공 분야의 수준을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또 황 회장은 다보스포럼 기간 IBC에서 만난 글로벌 100대 기업의 CEO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리더들에게 5G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5G와 관련 다양한 요청을 받았다.     

22일 슈밥 회장은 황창규 회장에게 "2020년은 다보스포럼이 50주년이 되는 해인데 KT의 5G 상용화 성과를 토대로 내년 다보스포럼에서 5G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같은 날 황 회장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를 만나 "5G를 빨리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고, 이에 팀 쿡 CEO는 "5G 중요성에 공감하고, KT의 5G를 살펴보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거나 미국에 초청하겠다"고 답했다.     

라파엘 리프(Rafael Rief)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총장은 "5G에 대한 황창규 회장의 열정적 설명에 깊은 인상을 받았고 KT가 5G 표준을 주도했다는 것에 대해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황창규 회장이 KT의 5G 성공 스토리를 MIT 학생들에게 강의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이번 다보스포럼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 등 국가정상들과도 만남을 가졌다. 23일 일본 총리 초청 오찬에서 슈밥 회장을 비롯, 글로벌 대표 IT기업 CEO들과 자리를 함께했다. 황 회장은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NTT도코모와 긴밀히 협력해 성공적인 올림픽이 되도록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KT가 보유한 5G 테스트베드인 5G 오픈랩을 중심으로 NTT도코모와 5G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황 회장은 오는 3월14~15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B20 도쿄 서밋'에 참가해 5G 성과를 공유하고, 감염병 확산방지 프로젝트에 동참을 호소할 예정이다.     

황 회장은 24일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를 만나 KT의 앞선 5G 기술을 소개하고, 베트남이 동남아에서 가장 먼저 5G 상용화하는 국가가 되는데 협력하기로 했다. 또 같은 날 황 회장은 각국 국왕, 장관 등이 참석하는 슈밥 WEF 회장의 초청 오찬에 강경화 외무부 장관과 함께 한국 기업인 가운데 유일하게 참석했다.     

그밖에도 황 회장은 이번 다보스포럼에서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마츠 그란리드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사무총장 등 글로벌 리더들과 만나 5G 추진상황을 설명하고 앞으로 역할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감염병 확산방지·의약품 운동 프로젝트도 

황창규 KT 회장은 이번 다보스포럼에서 5G 글로벌 협력뿐 아니라 글로벌 감염병 확산방지 프로젝트에서도 주목할 성과를 남겼다고 KT는 밝혔다.     

황 회장은 2018년 다보스포럼에서 ICT에 기반한 글로벌 감염병 확산방지 플랫폼(GEPP, Global Epidemics Prevention Platform)을 제안한 데 이어 2019년에는 실질적으로 이뤄진 GEPP 활동성과를 공유하고 공감대를 확대했다. 특히 감염병 사전 차단을 위해 스카이십을 백신 운송에 활용하는 방안을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KT는 2016년부터 ICT를 활용한 감염병 확산방지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추진해 국제사회의 관심을 받고 있다.     

23일 오전 공공-민간 데이터 협업(Trustworthy Data: New Approaches for Public-Private Collaboration)을 주제로 열린 세션에 패널로 참여한 황 회장은 로밍 데이터에 기반한 감염병 확산 차단, 무선·카드결제 데이터를 활용한 지역관광 활성화 등 민관 데이터 협력사례를 소개했다.     

아울러 재난안전 솔루션 스카이십을 활용해 의약품을 운송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KT는 국제백신연구소(IVI)와 협력해 교통여건이 좋지 않은 개발도상국에 의약품을 공급하는데 스카이십을 활용하는 방안을 진행하고 있다. 헬륨 기반의 비행선 형태의 드론인 스카이십은 기존 백신 운송에 사용되는 드론에 비해 운항거리, 적재한도, 비행시간 등에서 비교우위를 갖고 있다. KT는 스카이십을 의약품(백신) 운송용으로 활용하기 위해 GPS기반의 자율비행으로 변경하고, 냉장 기능 등을 추가하고 있다.    

황 회장은 "이번 다보스포럼에서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들은 한국의 5G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깊은 인상을 받고 많은 자극을 받았다"며 "KT는 20년 전 한국이 IT강국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던 것처럼 2020년 대한민국이 세계가 부러워하는 5G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다보스서 만난 美中… ‘무역협상’ 장외격돌 
폼페이오 "中국가중심 경제모델이 세계위협" VS 왕치산 "美내정간섭,기술패권주의 안돼" 

무역협상 중인 미국과 중국이 1월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WEF에서 상대를 향한 날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고위급 협상을 앞두고 신경전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왕치산(王岐山) 국가 부주석은 23일 다보스포럼 연설에서 다른 국가에 대한 간섭, 일방주의와 패권주의 등을 지양해야 한다며, 미국을 염두에 둔 듯한 비판 발언을 쏟아냈다. 왕 부주석은 연설 모두(冒頭)에 중국의 지난 70년간 성과가 우연히 이뤄지거나 남의 은혜로 된 것이 아닌 스스로의 분투에 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세계 각국의 공동 발전을 지향한다는 점도 각인시켰다. 그런 후 미국에 대한 공세에 나섰다.    
▲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이 1월23일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오른쪽은 22일 화상 연설을 하고 있는 있는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왕 부주석은 "각국의 정책이 자국 중심으로 나아가는 추세가 명확해지고, 국제 무역 및 투자 분야에서 장벽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세계적으로 일방주의, 보호주의, 포퓰리즘이 점진적으로 만연하는 속에서 다자주의가 도전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는 부단히 큰 파이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서 파이를 잘라 나누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면서 "파이를 만드는 것을 멈추고 나누는 방법을 놓고 싸움에만 골몰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 역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부상한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와 미·중(美中) 무역 불균형을 명분으로 고율 관세 부과 등 무역 공세에 나선 미국 정부의 행보 등을 떠올리게 하는 발언이다.  

왕 부주석은 자국의 첨단 기술산업 육성에 대한 미국의 견제에 대해서도 불만을 제기했다. 왕 부주석은 "각국의 주권을 존중하고, 기술 패권을 추구하거나 타국의 내정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며 "각국이 선택한 기술 관리 방식, 공공 정책, 평등하게 세계 기술 관리 체계에 참여할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기술 혁신·보급·이용에는 넓은 공간을 남겨둬야 한다"며 "선진국만을 위하거나, 특정 국가의 안보 표준을 세계에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 제조 2025' 등 중국의 산업 육성 정책이 불공정을 야기한다고 비판하고, 화웨이 등 중국 기술 기업들에 대한 공격, 첨단 기술 획득 저지 등으로 중국의 기술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비판인 셈이다.

왕 부주석의 이날 연설은 지난 22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연설에 대한 반격 성격이 짙다. 폼페이오 장관은 위성중계를 통한 다보스포럼 특별강연을 통해 "전 세계에 수많은 위협이 있다"면서 "특히 중국의 국가 중심 경제 모델, 중국의 이웃 국가에 대한 호전적인 태도, 중국의 전체주의 등이 대표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중 관계의 미래는 미국이 고수하는 원칙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이는 자유롭고 개방된 바다에서 모두가 자신들의 상품을 전 세계 각국으로 옮길 수 있는 능력과 모든 기업이 공평하고 투명하고 개방적인 기반에서 경쟁할 기회를 마련해주는 공정하고 상호적인 무역 협정을 말한다"고 강조했다.      

두 나라 핵심 인사들이 하루 간격으로 중국의 경제 시스템과 이번 무역전쟁의 성격 등에 대한 확실한 시각차를 확인한 것으로, 양국 무역협상 타결이 쉽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중은 1월30∼31일 미국 워싱턴에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있다. 양국 정상이 합의한 시한인 3월1일 안에 협상이 타결되기 위해선 이번 협상에서 타협을 위한 큰 틀이 잡혀야 한다.

반면 미중의 무역 협상이 양측의 시각차를 전제로 타협을 시도하는 것으로 입장차를 다시 확인한 것과 협상 자체는 별개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 등 미국 고위층은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백악관에서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중국은 무역합의를 이루길 매우 원한다"면서 "우리는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매우 잘 하고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22일 다보스 연설에서 중국이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초강대국 간 갈등은 불가피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우리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했다.              

조지 소로스의 직격탄 "열린사회 최대의 敵은 시진핑"
시진핑 향해 거침없는 비판 "AI로 인민들 통제하려고 해…민주주의 위협하는 존재“


"열린사회(Open Society)의 가장 위험한 적(敵)은 시진핑이다."

헤지펀드업계 전설이자 억만장자 자선사업가인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 회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향해 직격탄을 날리는 도발을 했다. 다보스포럼 폐막을 하루 앞둔 1월24일(현지시간) 다보스 시호프호텔에서 전세계 유력 매체를 초청해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소로스 회장은 "시 주석을 중국 인민들의 자유로운 소통 의지를 막는 민주주의 가장 위험한 적"으로 규정했다. 그는 "권위주의 정권이 4차 산업혁명 총아인 AI를 활용해 자유로운 의지와 활동을 압박할 경우 중국 인민은 물론 전세계 자유경제시스템에 치명적인 위험(mortal danger)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위주의적 정권과 AI가 결합된 통제수단이 강화되면 열린사회를 효율적으로 압박해 결국 자유민주주의 파괴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소로스 회장은 "중국이 세계에서 유일한 권위주의 국가는 아니지만 (권위주의 국가 중에서) 의심할 여지없이 가장 부유하고 강력하며 머신러닝과 AI 분야에서 가장 앞선 나라"라며 "중국 정부의 AI 개발은 역사적으로 전례가 없는 방식으로 인민의 운명을 일당 독재 이해관계에 종속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소로스 회장은 "중국 정부가 개인이 중국의 일당독재시스템에 위협이 될지 안 될지를 판독하는 알고리즘을 활용할 수 있는 중앙집권적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며 "나는 중국의 사회신용체계(social credit system)가 두렵고 혐오스럽다"고 지적했다. 소로스 회장은 "아직까지는 손볼 구석이 있어 완전하지는 않지만 사회신용체계가 완벽하게 실행되기 시작하면 시 주석은 인민들에 대한 완벽한 통제권을 갖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회신용체계는 개인별 각종 지표를 분석해 매긴 점수에 따라 인민에게 신용등급을 부여하는 제도다. 신용이 좋지 않으면 각종 불이익을 주는 등 신용점수에 따라 사회적인 보상을 해주거나 제재를 가한다. 신용점수를 계산할 때 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주민 통제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이 때문에 소로스 회장은 글로벌 정보통신 선두주자가 될 경우 전 세계적인 안보위협이 될 수 있는 화웨이, ZTE와 같은 중국 기업들을 고립시키는 규제를 강력 지지했다.                    
▲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 회장     

또한 소로스 회장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과 충돌하는 것을 멈추고 시진핑 정권과의 대결에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심각한 글로벌 경기 하강 추세를 촉발시킬 수 있다는 시장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소로스 회장은 "현실은 우리(미·중)가 열전(hot war)화될 수 있는 위험이 상존하는 냉전(cold war) 상태에 있다"며 "중국에 양보하고 미국 동맹국은 공격하면서 승리를 선언하는 등의 행동은 중국의 과잉과 남용을 견제하는 미 국 정책 목표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로스 회장은 중국의 일대일로(One Belt, one Road) 인프라스트럭처 프로젝트에 대해 "수혜국보다는 중국의 이해를 촉진하는 데 목적이 맞춰졌다는 점에서 중국의 잇속만 차리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대일로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소로스 회장은 "(미국의 정책이)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만 선언하는 것은 너무 단순한 해석"이라며 "미국 정책은 중요한 글로벌 플레이어인 중국에 대한 정책이 단순히 슬로건으로 끝나서는 안 되고 훨씬 정교하고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일대일로 정책에 대한 경제적 대응을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로스 회장은 시 주석과 함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열린사회의 또 다른 적으로 꼽았다. 소로스 회장은 "당장 나는 중국에 집중하고 있지만 열린사회는 더 많은 적들이 있다"며 "이들 중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맨 앞에 위치한 적"이라고 지적했다.

소로스 회장이 다보스포럼 현장에서 특정 국가와 기업에 대해 맹렬한 비판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다보스포럼 단골 참석자인 소로스 회장은 그동안 다보스포럼을 법치와 글로벌 민주질서를 위협하는 요소에 대해 경고하는 플랫폼으로 활용해왔다.

다보스포럼 현장에서 2년 전엔 트럼프 대통령을, 그리고 2018년에는 소셜미디어 공룡 페이스북, 구글을 질타한 바 있다. 소로스 회장은 지난해 페이스북과 구글을 사용자들의 중독을 조장하는 도박회사와 같다고 질타했다.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를 남용하는 독점적인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사회의 위협(menace)이라고 지적하고 보다 강력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열린사회’는 1984년 소로스 회장이 고국 헝가리에 설립한 자선사업재단으로 법치주의 확립과 민주주의 확산·경제적 진보를 촉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120여 개국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라가르드 IMF 총재, 中경제둔화 "적당한 수준" 진단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에 대해 “괜찮은 수준”, “적당한 수준”이라는 답변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이같은 발언은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가 실질경제에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 주요 지표로 확인되면서 2019년 중국의 경기둔화가 심화할 것이라는 이른바 '차이나 리스크'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2018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6.6%로 28년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최근 중국의 성장률 둔화가 "중국 당국에 의해 관리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중국 경제가 둔화되는 것은 괜찮다(fine). 적당하다(legitimate)"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하락세가 가속화할 경우 국내적으로도, 시스템기반 측면에서도 모두 실질적인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다보스포럼 개막 전 세계경제 전망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글로벌 경제 성장의 급격한 하락 위험은 확실히 커지고 있다"며 미국 주도의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면서 대응이 쉽지 않아졌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IMF는 세계경제 전망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10월 전망보다 0.2%포인트 하향조정하면서 중국의 성장률 전망은 6.2%로 유지했다. 
수암(守岩) 문 윤 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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