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일상이자 축제".. 북유럽은 지금 공원서 난상토론-스웨덴 알마달렌 정치축제

2018. 8. 17. 17:48정치, 정책/미래정책과 정치 전략




"정치는 일상이자 축제".. 북유럽은 지금 공원서 난상토론


김현아 기자 입력 2018.08.17. 11:10 수정 2018.08.17. 15:00

스웨덴, 노르웨이 등 북유럽 8개국은 ‘민주주의 축제’ 연합을 구성해 각국에서 매년 정치 축제를 진행하며 얻은 경험과 지식, 주요 의제들을 공유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월 8개국 민주주의 축제 행사 관계자들이 축제의 발전적 미래를 위해 토론하는 모습. 데모크라시페스티벌 공식 사이트 캡처
지난 7월 1일 스웨덴 고틀란드의 비스뷔에서 올해로 50주년을 맞은 스웨덴 ‘알메달스베칸’ 행사장에서 미카엘 담베리 기업혁신부 장관이 연설하고 있다. 알메달스베칸 공식 사이트 캡처

- 8개국 한달간 ‘민주주의 토론’

이념 떠나 환경·난민문제 논의

모태는 스웨덴 ‘알메달렌 주간’

총리도 재킷 벗고 현장서 연설

4000명 청중 1m 거리서 소통

노르웨이 ‘아렌달’도 인파몰려

덴마크·핀란드 등 8700개 행사

작년 이슈는 디지털화·性평등

“듣고 얘기하며 권위주의 대응”

정치는 국민의 일상을 좌우한다. 하지만 일반 국민에게 정치가 일상이냐고 묻는다면 고개를 젓게 된다. 한국에서 정치는 관전에 가깝다. 정치인들의 말싸움이나 기껏해야 선거철 한두 차례 열리는 TV토론을 지켜보며 때론 혀를 차고 때론 박수를 보내는 정도다. 정치인들과 직접 소통은 극히 제한된 범위에서 이뤄진다. 그런 한국에 북유럽이 고한다. 정치는 일상이자, 곧 축제라고. 풍광이 가장 아름다워지는 매년 여름 북유럽은 ‘민주주의 축제’로 분주하다.

정치인부터 일반 시민, 청소년까지 한데 모여 진짜배기 민주주의란 무엇인지 논한다. 북유럽 및 발트해 연안 8개국이 각기 개최하는 정치 축제 기간만 모두 더해 꼬박 한 달에 이른다. 건강, 교육, 지역발전부터 성평등, 디지털화, 난민 문제까지 그야말로 정치에서 다루는 모든 정책이 총망라된다. 각국에서 토론한 주제들은 공유된다. 일상의 정치는 곧 국제사회를 변화시키는 한 걸음이 된다.

17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노르웨이 남부 해안마을 아렌달은 지난 13일부터 노르웨이 전역에서 몰려든 정치인과 시민 등 수천 명의 인파로 들썩이고 있다. 18일까지 열리는 정치주간 ‘아렌달수카’ 때문이다. 아렌달수카 기간 모여든 이들은 플라스틱 문제부터 유럽의 미래까지 다양한 의제를 논의한다. 아렌달수카를 비롯한 북유럽 정치 축제의 모태는 스웨덴 ‘알메달스베칸(알메달렌 주간)’이다.지난 7월 5일 스웨덴 고틀란드 비스뷔의 공원에서 열린 올해 알메달렌 주간 행사에서 연설하는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의 모습은 더할 나위 없이 자연스러웠다.

“스웨덴은 반(反)민주주의 세력이 민주주의 체제 아래에서 이익을 보도록 절대 가만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는 그의 발언보다 더 눈길을 끈 것은 다양한 국적의 청중 4100여 명과 고작 1m 남짓한 간격이었다. 재킷도 벗어던진 채 민주주의에 대해 논하는 뢰벤 총리의 모습에서 권위주의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뢰벤 총리와 알메달렌 주간에 모인 청중들의 모습은 총선 투표율이 매번 80% 이상을 기록하는 스웨덴 민주주의의 현주소다. 올해로 50주년을 맞은 알메달렌 주간은 1968년 7월 올로프 팔메 당시 교육부 장관이 트럭 위에서 한 즉석연설에서 유래했다. 마을 주민들부터 휴가를 즐기던 관광객까지 너나 할 것 없이 현직 장관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듬해 그는 42세에 당 대표 겸 최연소 총리가 됐다. 그리고 그해에도 같은 방식으로 시민들과 만났다.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그의 방식에 정당들은 환호했고 1982년 알메달렌 주간이 공식 출범했다.

지난 7월 1일에서 8일까지 열린 올해 알메달렌 주간은 9월 총선을 앞둬 더 화제를 모았다. 참석기관만 2000여 곳, 곳곳에서 진행된 행사는 4311개에 달했다. 가장 큰 특징은 이때 좌우, 중도 등 진영을 가리지 않고 진짜 민주주의 수업이 진행된다는 점이다. 이는 매일 저녁 진행되는 정당별 연설행사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사회민주노동당 대표로 참석한 뢰벤 총리는 물론, 울프 크리스테르손 중도당 대표, 요나스 쇠스테드 좌파당 대표, 얀 뵈르크룬드 자유당 대표 등 모든 정당 대표들이 시민들과 직접 소통했다. 연설행사 순서는 정당별 의석수를 따지지 않고 추첨을 통해 결정됐다.

스웨덴 국민의 뜨거운 반응에 이웃 나라에서도 민주주의 축제를 적극 차용했다. 지난해 시작한 리투아니아를 포함해 덴마크, 에스토니아, 핀란드, 아이슬란드, 라트비아, 노르웨이 등 8개국이 비슷한 민주주의 축제를 즐기고 있다. 축제 기간 중 열리는 공식행사만 8700여 개, 각국 정당 및 구성원들의 참가율은 90%에 달한다. 이들 국가는 이제 ‘민주주의 축제(Democracy Festivals)’라는 이름의 단일 플랫폼을 형성했다. 북유럽각료이사회(NCM)에서 지원하는 운영자금을 바탕으로 그해 서로 가장 뜨겁게 나눴던 의제들을 분석, 공유한다. 지난해 핀란드에서 외교정책 및 교육, 성평등이 주요 의제였다면, 덴마크는 디지털화와 가짜뉴스, 난민 문제를, 노르웨이는 혁신 등이 뜨겁게 논의됐다. 각기 다른 이슈에 중점을 둔 것 같지만 8개국 전체 의제를 모아보니 현재 북유럽은 건강관리, 디지털화, 국가발전, 성평등, 지속가능성이라는 공통 주제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인터넷으로 모든 것이 원격으로 가능한 시대, 왜 오프라인에서 펼쳐지는 민주주의 축제가 필요한 걸까. 북유럽 정치전문가들은 “현재 전 세계의 의회 민주주의는 여러 도전에 직면했다”고 진단하고 있다. 정부나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늘면서 투표율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국제정치의 불확실성, 복잡성, 예측 불가능성은 권위주의를 바탕으로 한 ‘스트롱맨’이나 포퓰리즘 정부를 양산한다. 대중들은 결국 일방적 이념에 길든다. 이를 경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 바로 민주주의 축제다. 전문가들은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듣고,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권위주의, 민족주의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2018 스웨덴 '알메달렌 정치박람회(Almedalen Week)'>


프로파일 이종희 교수 2018. 7. 3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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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스웨덴 알메달렌 정치박람회 (사진출처: gantrack.com)

71일부터 8일까지 스웨덴의 고틀란드(Gotland)주 비스비시의 알메달렌공원에서는 알메달렌 정치박람회(Almedalen Week/Politics Week)가 열렸다. 알메달렌 정치박람회는 1968년 당시 총리 내정자였던 올로프 팔메 사회민주당 당수가 알메달렌 공원에서 여름휴양객을 대상으로 즉흥연설을 한 것에서 유래한다. 1982알메달렌 주간이라는 명칭을 얻으면서 공식화되었으며 매년 7월초 약 8일간 개최된다. '알메달렌 주간'은 정치인과 시민 간의 소통을 주목적으로스웨덴 의회의 8개 정당인 기독민주당, 스웨덴민주당, 녹색당, 중도당, 좌파당, 자유당, 중앙당, 사회민주당이 조직위원회를 구성하여 주최하고 있으며 고틀란드 주 정부가 주관한다.

2018 스웨덴 알메달렌 정치박람회 (사진출처: thelocal.se)

각 정당은 고틀란드 주(州) 지구당을 통해 '알메달렌 정치박람회 조직위원회'를 구성하여 고틀란드 주(州)의 지원을 받아 프로그램 기획 등의 업무를 수행하며 일반인도 누구나 행사나 프로그램의 주최자로서 참여할 수 있다. 즉, 알메달렌 정치박람회는 스웨덴의 정당, 시민 단체, 유권자, 학계, 언론 등이 정치·사회적 이슈를 함께 논의하고 토론하는  공론장 역할을 하는 것이다. 

알메달렌 정치박람회에서 연설중인 스테판 뢰벤 (사진출처: gantrack.com)

이번 2018 알메달렌 정치박람회는 올해로 50주년을 맞이했으며, 오는 9월 스웨덴 총선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했다. 이번 박람회에는 2000개 이상의 기관이 참여하여 4,300개 이상의 행사가 진행되었으며, 그중 1,275개 행사는 방송으로 송출되었다. 특히, 이번 총선의 가장 큰 화두인 '의료보험'과 관련해서는 351개의 이벤트가 진행되었다. 매년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행사인 정당별 저녁연설회에서는 1일부터 차례로 중도당(Moderaterna)의 울프 크리스테르손(Ulf Kristersson), 좌파당(Vänsterpartiet)의 요나스 훼스테드(Jonas Sjöstedt), 자유당(Liberalerna)의 얀 뵈르크룬드(Jan Björklund), 중앙당(Centerpartiet)의 애니 뢰프(Annie Lööf), 사회민주노동당(Socialdemokraterna)의 스테판 뢰벤(Stefan Löfven), 기독교민주당(Kristdemokraterna)의 에바 부시 토르(Ebba Busch Thor), 스웨덴민주당(Sverigedemokraterna)의 지미 아케손(Jimmie Åkesson), 녹색당(Miljöpartiet)의 이자벨라 로빈(Isabella Lövin)이 연설했다. 이 연설회의 순서는 정당별 의석수와 상관없이 매년 추첨으로 정해진다. 각 정당을 대표해 나온 연설자들은 정당의 정책이나, 정치현안, 국가적, 전 세계적 이슈 등을 연설했다.

NRM의 행진모습 (사진출처:www.thelocal.se)

 이번 알메달렌 정치박람회에서는  극우정당이자 네오나치단체인 NRM(Nordic Resistance Movement)이 참여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스웨덴의 대표적인 극우정당인 NRM은 처음으로 오9월 총선에 나간다. 알메달렌 정치박람회에  NRM의 참여를 허락한 것에 대해 스웨덴 경찰은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고 스웨덴의 대표적인 인권 단체인 RFSLNRM의 참여에 반대했으나 NRM의 참여가 허용되자 알메달렌 행사에 RFSL 참여를 취소했다.

2018 스웨덴 알메달렌 정치박람회 (사진출처: thelocal.se)

알메달렌 정치박람회는 정당과 유권자 모두에게 정책과 사회이슈에 대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소통하고 논의하는 장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이 축제는 시민들에게 정치 의제에 대해 충분히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https://www.haaretz.com/world-news/swedish-neo-nazi-party-attends-biggest-political-event-in-sweden-1.6244771 (검색일 2018.7.11.)
https://www.thelocal.se/20180702/almedalen-swedens-summer-politics-extravaganza-in-numbers (검색일 2018.07.13.)
http://www.almedalsveckan.info/
    

알메달렌 정치박람회에 관한 더 자세한 사항은 아래의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https://blog.naver.com/jongheesalon/221061840483 


스웨덴에는 정치 축제가 있다. 말 그대로 사람들이 모여서 축제처럼 정치를 즐기는 것인데, 자기 조직의 주장을 알리고 싶은 사람들은 부스를 차려놓고 홍보를 하기도 하고, 정치인들은 연설을 하거나 사람들 사이에 끼어서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매년 7월 첫째 주에 열리는 이 축제는 흔히 '알메달렌(Almedalen)'이라고 불리는데, 사실 알메달렌은 이 축제가 열리는 공원 이름이다. 정확히는 '알메달렌 정치박람회(Almedalen Political Week) 혹은 알메달렌 정치 주간(Almedalen Week)이라고 한다. 공식적으로는 알메달렌 위크라고 하는 게 나을 듯 하다.

 

(알메달렌 위크 공식 홈페이지)

 

알메달렌 위크 - 누구나 참여하는 정치 축제

 

알메달렌 공원은 스웨덴 고틀란드(Gotland) 섬의 비스뷔(Visby)라는 도시에 있다. 스웨덴 사람들은 1년에 5주 정도 휴가를 쓸 수 있는데(!!), 주로 여름에 몰아서 쓴다고 한다. 그래서 휴양지로 알려진 고틀랜드 섬에도 많이 가는데, 그 틈에 이런 정치 축제가 열리는 셈이다.

 

알메달렌 주간은 1968년에, 당시 차기 총리로 내정된 상태였던 올로프 팔메(Olof Palme)가 픽업트럭에 올라가서 즉흥적으로 정치연설을 한 것을 시초로 보고 있다. 당연히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이것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정치축제로 점점 발전하게 됐다. 그리고 공식적인 첫 축제는 1982년부터 열렸다.

 

(알메달렌 공원 주변 모습. 이미지: Georg_G)

 

공식적인 기록을 잡든 비공식적인 기록을 잡든, 어쨌든 오래된 정치축제인 것은 틀림없다. 그래서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데, 2015년에는 공식적으로 집계된 주최자만 35,000명이었다. 관중으로 모인 인원이 아니라, 행사 주최를 한 사람 수다.

 

행사 주최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데, 행사 준비는 각자 알아서 해야 한다. 부스를 차리든, 퍼포먼스를 하든, 세미나를 하든 말이다. 행사 규칙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을 것, 특정 부류 사람들을 배제하지 않을 것 정도다. 주최로 참여하면 프로그램 책자나 홈페이지 등에 소개를 해주고, 일정 공간을 할당받을 수 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니 각종 시민단체나 이익단체, 정당, 노조 그리고 로비를 위한 단체 등이 여기저기서 활동하는데, 그렇다고 마이너한 정치 축제는 아니다. 집권당부터 시작해서 스웨덴의 거의 모든 정당들도 이 축제에 참여해서 부스를 연다.

 

또한 의회에 의석을 차지한 정당의 대표는 축제기간 중 매일 저녁에 시민들을 향해 연설을 한다. 보통 일곱 개 정당이 의석을 차지하기 때문에 일주일간 연설이 펼쳐지는데, 의석을 차지한 정당이 여덟개였던 경우는 8일 간 축제가 열리기도 했다.

 

이런 연설이나 강연이 열리면 사람들은 앉거나 서서 이를 구경하고, 끝나면 서로 토론을 하기도 하는데, 이런 관중들 속에는 현직 장관이나 전직 정부 요직 인물 등이 시민들과 함께 서 있기도 한다. 물론 즉석에서 그들과 토론이 벌어지기도 하고, 인사를 하기도 한다. 전현직 정치인들을 가볍게 만나볼 수 있는 장이기도 한 것이다.

 

(알메달렌 주간의 한 행사 모습. 이미지: Socialdemokraterna)

 

물론 일각에선 이 축제에 대한 비판도 있다. 언론들이 너무 집중하다보니, 정치인이나 사회단체 관련 사람들이 진중한 메시지 전달보다는 쇼에 치우친 자극적인 언행을 남발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진짜 정치를 위한 토론의 장이라기보다는, 정치 쇼를 위한 파티장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정치에 쇼가 가미되어야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다는 속성을 본다면, 그게 그리 나쁘지만은 않을 듯 싶은데, 미디어들이 자극적인 소재를 찾아서 보도한다는 점은 좀 문제이긴 하다. 특히 이 축제는 정치적으로도 큰 이벤트이고, 전국적인 관심을 받는 터라, 메이저부터 작은 언론까지 거의 모든 언론들이 모여들어 북새통을 이루기 때문에 더 경쟁이 과열되는 면도 있을 테다.

 

어쨌든 알메달렌 주간은 이렇게 중요한 사람들이 많이 참가하고 사람들의 관심도 많은 축제이기도 하고, 정치 축제라는 독특한 주제이기도 해서, 스웨덴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알려졌다. 그래서 덴마크나 노르웨이, 핀란드 등에서도 비슷한 이벤트가 열리기도 한다.

 

서울 정책박람회

 

또한 서울시도 이 '알메달렌 위크'와 비슷한 '서울 정책박람회'를 개최한다. 2012년부터 개최해온 이 행사가, 올해는 '2017 함께서울 정책박람회'라는 이름으로 7월 7, 8일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다. 이번 정책박람회는 중앙정부의 '광화문1번가, 국민인수위원회'와 함께 연계해서 펼쳐질 예정이다.

 

알메달렌은 워낙 오래된 행사니까 아무래도 그 정도를 바랄 수는 없겠지만, 한국에서도 정치 축제라는 것이 열린다는 점에 주목하고, 기회 되면 청중으로라도 한 번 참여해보자.

 

(2017 함께서울 정책박람회 알림 이미지)

 

* 참고

- 알메달렌 위크 공식 홈페이지

- 함께서울 정책박람회 홈페이지

 



출처: http://emptydream.tistory.com/4350 [빈꿈 EMPTYDREAM]

출처:
http://emptydream.tistory.com/4350 [빈꿈 EMPTYDREAM]

‘알메달렌 정치박람회’와 스웨덴의 민주시민교육

[이종희의 정치살롱]

머니투데이 이종희 선거연수원 교수 |입력 : 2017.08.03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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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메달렌 정치박람회
▲알메달렌 정치박람회
스칸디나비아 북부에 자리한 입헌군주국, 스웨덴은 투표율 약 85%를 자랑하는 높은 정치 참여율로 유명하다. 이러한 배경에는 참여와 소통, 대화를 중시하는 스웨덴의 정치 문화가 있다. 이러한 정치 문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가 스웨덴 최대의 섬이자 휴양지인 고틀란드(Gotland) 섬에서 매년 7월 초 약 8일에 걸쳐 개최되는 정치박람회 '알메달렌 주간(Almedalen Week)'이다. '알메달렌'이라는 이름은 정치박람회가 개최되는 공원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알메달렌 주간 동안 스웨덴 정당, 유권자, 시민 단체, 학습동아리, 학계, 언론이 한자리에 모여 소통하고, 토론과 대화를 통해 정치·사회적 이슈를 공론화한다. 스웨덴에서 가장 아름다운 계절인 이 시기에 정치인들뿐만이 아니라 몇만 명에 달하는 일반 시민들이 함께 참여하여 축제와 같은 분위기를 즐긴다. 즉, 정치가 축제가 되는 것이다.

'알메달렌 정치박람회'의 역사
알메달렌 정치박람회는 1968년 스웨덴 총리 내정자 올로프 팔메 사회민주당 당수가 알메달렌 공원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던 중, 트럭 위로 올라가 즉흥적으로 연설한 것에서 기원했다. 그의 즉흥 연설은 언론에 소개되며 국민적 관심을 받았고, 정책을 홍보하고 시민과 소통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판단에 따라 팔메 총리는 알메달렌 공원에서 매년 정책연설회를 개최하였다. 알메달렌 공원에서의 총리 정책연설회는 연례행사처럼 개최되었고 1975년에 정당이 참여하며 확대되었다.
1982년에는 스웨덴의 대다수 정당이 참여하며 '알메달렌 주간'이라는 명칭을 얻으며 공식화되었고, 의회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모든 정당이 참여하는 행사로 격상된 것은 1991년의 일이다. 이후 1994년에는 노동자조합, 경영자 단체, 시민단체, 언론, 학계 등이 참여하는 전국 규모의 정치박람회로 확대되었다. 2011년 이전까지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나흘에 걸쳐 진행되었으나 그 이후부터는 8개의 정당이 각 하루씩 주요 이벤트를 주관하는 8일의 알메달렌 주간이 시작되었다.
▲알메달렌 정치박람회
▲알메달렌 정치박람회

'알메달렌 정치박람회'의 다양한 풍경들
현재 알메달렌 정치박람회는 스웨덴 의회의 8개 정당-기독민주당, 스웨덴민주당, 녹색당, 중도당, 좌파당, 자유당, 중앙당, 사회민주당이 주최하고 있다. 각 정당은 고틀란드 주(州) 지구당을 통해 '알메달렌 주간 조직위원회'를 구성하여 고틀란드 주(州)의 지원을 받아 프로그램 기획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알메달렌 주간’이 시작되면 각 정당은 정당 행사를 진행하는데, 그중 최고 관심 행사는 매일 저녁 정당별로 돌아가며 각 정당 대표들이 진행하는 연설회이다. 이때 각 연설회의 순서는 의석수와 관계없이 추첨을 통해 정해진다. 당대표 연설회 외에도 각 정당은 주요 정책과제, 정치현안에 대한 입장, 전 지구적 차원의 문제 해결을 위한 의제 발표 등으로 여러 가지 행사를 진행하는데, 방식 역시 TV 방송 출연, 정책설명회, 당수와의 만남, 정책세미나, 문화행사 등으로 다양하다. 여기서 한 가지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면 모든 정당이 격의 없이 시민들과 소통한다는 점이다. 스웨덴 시민들은 휴가지에 온 듯한 분위기 속에서 자유롭게 정치인들을 만날 수 있다.

알메달렌 정치박람회의 주축이 되는 것은 정당이지만, 사회 이슈에 관심이 있는 시민이면 누구나 공동주최자의 역할을 하며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따라서 알메달렌 정치박람회에서는 시민단체, 학습동아리, 노동자단체, 이익단체 등 다양한 주체가 주관하는 일반 행사도 활발하게 개최된다. 특히, 3-12명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하는 학습 모임인 '학습동아리'는 알메달렌 정치주간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스웨덴 특유의 시민교육 형태인 '학습동아리'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학습하는 과정에서 사회 이슈에 대한 토론 기회를 스스로 조성하여 다양성과 평등, 공동체를 중시하는 시민의식 형성에 도움을 준다. 이 때문에 스웨덴의 민주주의가 '학습동아리 민주주의'라는 용어로 설명되기도 한다. 학습동아리들은 10개의 학습동아리 협회에 의해 관리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약 28만여 개의 학습동아리에 많은 성인들이 참여하고 있어 스웨덴 민주시민교육의 큰 맥을 이루고 있다. 알메달렌 주간에 진행되는 행사 중 가장 주된 형식으로는 세미나가 꼽히며, 토론회, 영상 상영, 강연회, 워크숍 등도 진행된다.

‘알메달렌 정치박람회’의 현주소
알메달렌 주간의 참가자 수는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2009년 550개 기관이 참가하여 총 행사 수는 1,041개였으며, 2017년에는 공식적으로만 1,895개 기관이 참여하여 총 행사 수는 4,062개, 참가자는 4만여 명으로 집계되었다. 언론의 관심도 매우 높다. 매년 참여하는 언론인들은 약 400여 명 정도로, 알메달렌 주간에서 다뤄진 주요 이슈들을 전하고 있다.

많은 나라들이 알메달렌 정치박람회와 같은 정치축제를 꿈꾸기 시작함에 따라 외국 언론사들의 취재 열기 역시 뜨겁다. 핀란드는 2006년 재즈페스티벌에 정치토론회를 접목한 ‘수오미 아레나(Suomi Areena)'를 매년 7월 중순에 개최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시에서 시민들의 생각을 듣고 정책화하는 정책박람회를 2012년부터 개최하고 있고, 민주시민교육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역시 유권자가 중심이 되는 정치문화 정착을 위해 한국형 정치박람회를 2018년부터 개최하는 것을 모색하고 있다. 한편, 알메달렌 정치박람회가 세계로 뻗어 나가는 것과 함께 알메달렌 정치박람회의 주제도 점차 세계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스웨덴 국내 정치에 관한 이슈가 주로 다루어졌다면, 이제는 브렉시트, 시리아 내전, 난민 위기 등의 글로벌한 의제들도 알메달렌 정치박람회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기후 변화, 지속가능한 산업,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직업 변화 등 스웨덴을 넘어 오늘날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주제들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알메달렌 정치박람회
▲알메달렌 정치박람회

‘알메달렌 정치박람회’의 시사점
정당은 축제적 방식으로 유권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정책을 알리고 시민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얻으며, 이는 정책 조정 과정으로 이어진다. 시민들 역시 알메달렌 주간에의 직접적 참여 또는 언론 보도를 통해 정치 의제에 대해 충분히 숙고하고 정치적 판단을 내리는 기회를 갖게 된다. 이번 알메달렌 정치박람회를 방문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인덕 선거연수원장은 “알메달렌 정치박람회는 정당과 시민뿐만 아니라 시민단체, 이익단체, 학계 등도 자신의 의제를 공론화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민주주의 선진국인 스웨덴의 정치적 풍경의 핵심적인 요소로 기능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 이종희 교수
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 이종희 교수
<자료 정리: 박소엽>
< 사진 제공: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 도재은>
《참고문헌》
김학린(2015), "공공갈등 예방과 숙의적 공공협의: 프랑스 국가공공토론위원회, 스웨덴 알메달렌 정치주간, 미국 21세기 타운홀미팅, 2014 국민대토론회의 비교를 중심으로", 『분쟁해결연구』 13:1, 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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