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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리 삭스/빈곤의 종말] 더 나은 세상을 위하여 책 저장소 / 저장소
2017. 12. 13. 15:30
http://lsk3847.blog.me/221162159933
"우리 세대에 지구에 존재하는 빈곤을 끝낼 수 있다."
제프리 삭스(Jeffrey D. Sachs)는 국제개발협력, 공적개발원조 분야에서 꽤 유명한 사람이다. 시쳇말로 이쪽 분야에서 제프리 삭스를 모르면 간첩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이 책 『빈곤의 종말』 역시 이쪽 세계에서는 『수학의 정석』처럼 누구나 다 한 번은 보는 그런 책이다. 비단 이쪽 분야만 아니더라도 『빈곤의 종말』은 일반교양도서로 꽤 많이 팔리고 알려진 책 중 하나다(아쉽게도 지금은 절판됐지만).
2000년대 초 국제사회는 새천년개발목표(Millennium Development Goals, MDGs)를 공표했다. 총 8개의 목표를 담은 이 MDGs의 1번 목표가 바로 빈곤과 기아 종식(Eradicate extreme poverty and hunger)이었다. 제프리 삭스는 MDGs가 공표된 이후 이 목표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이 책을 집필하지 않았나 싶다. 왜냐하면 제프리 삭스가 MDGs 선정에 기여하기도 했고 그는 진정으로 전 세계의 빈곤을 끝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는 원조 옹호론자로 유명하다. 원조라 선진국이 개도국의 발전을 위해 ODA를 제공하거나 기술협력 등을 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제프리 삭스는 바로 이 원조를 통해 이 세계의 빈곤 종식은 물론 MDGs 8개 목표 모두를 이룰 수 있다고 책을 통해 이야기한다. 그의 주장을 간단하게 정리해보면 이렇다.
제프리 삭스의 주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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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는 효과가 있다. 현재 효과가 미비한 것은 예산이 부족해서이다. |
이상이 제프리 삭스의 주장의 요약이다. 제프리 삭스는 아직 이 땅에 빈곤이 존재하는 것은 빈곤을 퇴치하는 데 필요한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니 그 부족한 예산만 채우면 정말로 이 땅의 빈곤을 없앨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또한 과거에는 세계 인구의 절반이 절대빈곤의 상황에 처해 있었지만 현재는 3분의 1 정도만 절대빈곤의 상황에 있기 때문에 이를 충분히 도와줄 수 있다고 한다. 제프리 삭스의 주장은 빈곤한 사람을 부유하게 만들자는 것이 아니라 절대빈곤의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들, 너무나 가난해서 하루에 한 끼도 먹기 어려운 사람들을 최소한의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도와주자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제프리 삭스는 미국의 상위 1% 부자들이 세금을 더 내거나 기부를 하면 빈곤 타파를 위한 충분한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국제사회가 약속한 ODA 예산을 자국의 GNI 대비 0.7% 지출하는 것 역시 꼭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한다. 이렇게 확보된 막대한 예산을 사회 전분야에 동시에 투입하여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른 바 '빅 푸시 이론(Big Push Theory)'다. 이 이론은 사회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동시다발적인 개발 활동을 하면 그 개발의 긍정적인 영향이 개도국 주민 개개인들에게까지 미친다는 것이다. 시장 자유를 옹호하는 신자유주의자들이 주창하는 '낙수효과(Trickle-down Effect)'의 국제개발협력(원조)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제프리 삭스의 이런 주장에 반대하는 사람도 있다. 담비사 모요는 아예 원조가 효과가 없다고 주장하고 윌리엄 이스털리는 원조는 효과가 있는데 현재 국제사회가 행하고 있는 원조 행태가 잘 못 됐다고 지적한다. 이 두 사람의 주장도 책 후기를 통해 상세히 적을 예정이니 여기서는 간단하게 살펴보자.
윌리엄 이스털리의 주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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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는 효과가 있으나 현재 국제사회가 원조를 행하는 행태가 틀렸다. |
담비사 모요의 주장(특히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상황에 대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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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는 부패를 조장한다. 원조가 아닌 다른 개발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 |
나의 의견
나는 개인적으로 세 명 중 윌리엄 이스털리의 주장에 가장 동의한다. 원조는 확실히 효과가 있다. 내가 실제 원조의 현장에서 직접 몸으로 뛰어봤기 때문에 확신할 수 있다. 하지만 제프리 삭스가 말하는 것처럼 대규모의 예산을 동시다발적으로 투입해 위에서부터 아래로 진행하는 개발 방식은 효과성이 떨어지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와 반대로 이스털리의 주장인 밑에서부터 위로의 개발 방식이 훨씬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데에는 많은 이유가 있지만 그중 하나는 담비사 모요가 주장하는 것처럼 위에서부터 아래로의 개발은 원조 예산이 원래 목표한 곳으로 흘러 들어가지 않고 부패한 정치권력자의 수중으로 들어갈 확률이 있기 때문이다(일부 개도국에서는 아주 높은 확률). 하지만 그렇다고 원조를 아예 없애야 한다는 담비사 모요의 주장은 너무 과격한 것이기에 쉽사리 동의할 수 없다. 부패한 정치인이 돈을 횡령하니 원조를 하지 말자는 주장은 자살하는 사람들이 창문으로 뛰어내린다고 창문을 없애버리자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 각각의 상황에 대한 해결의 핵심은 자살하는 사람들이 삶에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이고 부패한 정치인이 자신의 주머니에 돈 몇 푼 넣는 것보다 국가 전체의 개발이 더 멋지고 희망찬 일이라는 것을 깨우치게 하는 것이다. 아니면 깨어있는 시민 개개인들이 스스로 그러한 부패한 정치와 경제체제를 혁파하고 스스로 더 나은 삶을 요구할 수 있게 도와야 하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일을 위한 가장 최적의 방법이 밑에서부터 위로의 개발인 윌리엄 이스털리의 '버텀 업 Bottom-Up'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빈곤의 종말』을 통해 제프리 삭스의 희망찬 메시지를 읽는 것은 분명 가치가 있다. 하지만 그의 희망찬 메시지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무익할뿐더러 해롭기까지 할 수 있다. 그러니 이 책을 통해 국제개발, 해외원조, 공적개발원조 분야에 관심이 생겼다면 추가로 다양한 시각의 책을 더 읽을 것을 추천한다. 위에서 얘기한 윌리엄 이스털리의 『세계의 절반 구하기』와 담비사 모요의 『죽은 원조』는 꼭 한 번 읽을만한 추천도서다.
끝으로 제프리 삭스의 의견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그가 세계의 빈곤과 불평 등을 해소하기 위해 지내왔던 시간을 진심으로 존중한다. 또한 전 세계에 굉장히 많이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았던 빈곤으로 고통받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세계의 관심을 쏠리게 한 책 『빈곤의 종말』을 집필해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더불어 이 귀한 책이 절판되지 않고 추가 인쇄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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