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1.29 18:32
“지정학적 모멘텀은 더이상 미국이 아닌 중국에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시각) “올해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의 진정한 주인공은 중국이었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미국이 ‘아메리카 퍼스트(미국우선주의)’를 내세워 각국 정상과 기업인들의 반감을 사는 동안, 중국은 “자유무역주의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대국굴기(大国崛起)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시각) “올해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의 진정한 주인공은 중국이었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미국이 ‘아메리카 퍼스트(미국우선주의)’를 내세워 각국 정상과 기업인들의 반감을 사는 동안, 중국은 “자유무역주의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대국굴기(大国崛起)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 中, 美 앞마당서 영향력 확대…“국제질서 뒤흔든다”
중국은 먼저 이번 다보스포럼을 외교의 장으로 삼고, 본격적인 ‘신형 국제관계’ 구축 의지를 보였다. 신형 국제관계란 ‘중국이 국제질서의 판을 주도하고 만들어가겠다’는 공세적 전환을 의미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최근 ‘중국의 위상을 여타 선진국과 동등하게 받아들여달라’는 개념의 ‘신형 대국관계’ 대신 천명했다.
도구는 ‘일대일로(一帶一路)’였다. 다보스포럼 개막 하루 전인 22일 왕이 외교부장을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외교장관회의(CELAC·셀락)에 보낸 것이 한 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 부장은 이날 회의에서 “일대일로는 중국과 셀락의 협력 관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새 미래를 열 것”이라며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중남미 지역은 “자연스럽게 들어맞는다”고 표현했다. 시 주석은 편지를 통해 “중국과 중남미는 일대일로 공동 건설이라는 청사진을 그리며, 태평양을 넘는 협력의 길을 닦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보스에서는 브라질과 파키스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과 샤히드 카칸 아바시 파키스탄 총리는 각각 중국 고위 외교관과 만난 자리에서 일대일로 관련, “중국의 협력 제안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중국과 일대일로 사업을 진행 중인 아바시 총리는 중국의 대규모 투자를 극찬했다.
미국이 고립을 택하면서 생긴 국제사회 공백에 중국이 파고드는 모습이다. 일대일로의 당초 구상은 중국 중서부에서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뻗는 육상 실크로드와 동남아시아를 경유해 아프리카·유럽으로 이어지는 해상 실크로드를 연계하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의 앞마당인 중남미까지 참여하면 중국이 추진하는 경제 벨트는 전 세계로 확대된다.
중국은 이미 동남아시아·아프리카 등 지역을 중심으로 세력 확장을 꾀하고 있다. 경제 분야에서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설립하고 아시아태평양 16개국이 참가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추진해 중국 주도의 경제판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6월 파나마와 수교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페루와 브라질을 잇는 남미횡단철도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앞서 26일엔 북극 항로를 통해 중국과 유럽·대서양을 연결하는 ‘북극 실크로드’ 구상도 제시했다.
포럼에 참석한 기업인들은 중국의 일대일로가 이미 과거 미국이 주도하던 국제 무역 질서의 강력한 경쟁자로 자리매김했다고 입을 모았다. 조 케저 지멘스 최고경영자(CEO)는 “일대일로는 새로운 세계무역기구(WTO)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 ‘보호무역주의’ 트럼프와 각 세워…기업들 ‘호평일색’
이밖에 중국은 정상들과의 회담을 통해 일대일로 참여 국가들이 ‘빚의 덫’에 빠질 수 있으며, 자칫 중국에 주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비판도 잠재웠다. 미국 하버드대학 페어뱅크 중국연구센터의 패트릭 멘디스 연구원은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기고한 글에서 이같이 비판했었다. 실제로 스리랑카 정부는 지난달 중국으로부터 빌린 차관을 갚지 못해 남부 함반토타 항구 운영권을 99년동안 중국에 넘겨줬다.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은 이와 관련, “채무는 재정적인 문제일 뿐, 지정학적인 문제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중국이 브라질 배전 사업 등에 투자 의지를 보이는 것에 대해선 “미국도 마찬가지”라며 “걱정할 것 없다”고 일축했다. 아바시 총리는 파키스탄 정부가 국가의 주권과 환경, 재정 안정성을 중국의 초대형 건설 프로젝트와 맞바꾼 것은 결코 아니라고 반박했다.
중국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며 각국의 환심을 사는 데에도 성공했다. 시 주석 대신 포럼에 참석한 류허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은 특별연설에서 “중국은 앞으로 새롭고 강도 높은 개혁·개방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며 “일부 개혁·개방 조치는 국제 사회의 기대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NYT는 류 주임의 연설 자리가 포럼 기간 열린 수많은 세션들 중 가장 참석자가 많았다고 전했다.
자원 부국들은 중국의 개혁·개방 조치를 중국이 철광석을 비롯한 원자재에 대해서는 거의 ‘제로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는 점과 연결했다. 세계 최대 구리 생산국인 칠레의 에랄도 무뇨스 외교장관은 “우리는 이런 점에서 (중국이) 미국과 큰 차이가 있다고 본다”며 “보호무역주의를 반대하는 중국의 개방적인 비전을 매우 환영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먼저 이번 다보스포럼을 외교의 장으로 삼고, 본격적인 ‘신형 국제관계’ 구축 의지를 보였다. 신형 국제관계란 ‘중국이 국제질서의 판을 주도하고 만들어가겠다’는 공세적 전환을 의미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최근 ‘중국의 위상을 여타 선진국과 동등하게 받아들여달라’는 개념의 ‘신형 대국관계’ 대신 천명했다.
도구는 ‘일대일로(一帶一路)’였다. 다보스포럼 개막 하루 전인 22일 왕이 외교부장을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외교장관회의(CELAC·셀락)에 보낸 것이 한 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 부장은 이날 회의에서 “일대일로는 중국과 셀락의 협력 관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새 미래를 열 것”이라며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중남미 지역은 “자연스럽게 들어맞는다”고 표현했다. 시 주석은 편지를 통해 “중국과 중남미는 일대일로 공동 건설이라는 청사진을 그리며, 태평양을 넘는 협력의 길을 닦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보스에서는 브라질과 파키스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과 샤히드 카칸 아바시 파키스탄 총리는 각각 중국 고위 외교관과 만난 자리에서 일대일로 관련, “중국의 협력 제안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중국과 일대일로 사업을 진행 중인 아바시 총리는 중국의 대규모 투자를 극찬했다.
미국이 고립을 택하면서 생긴 국제사회 공백에 중국이 파고드는 모습이다. 일대일로의 당초 구상은 중국 중서부에서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뻗는 육상 실크로드와 동남아시아를 경유해 아프리카·유럽으로 이어지는 해상 실크로드를 연계하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의 앞마당인 중남미까지 참여하면 중국이 추진하는 경제 벨트는 전 세계로 확대된다.
중국은 이미 동남아시아·아프리카 등 지역을 중심으로 세력 확장을 꾀하고 있다. 경제 분야에서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설립하고 아시아태평양 16개국이 참가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추진해 중국 주도의 경제판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6월 파나마와 수교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페루와 브라질을 잇는 남미횡단철도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앞서 26일엔 북극 항로를 통해 중국과 유럽·대서양을 연결하는 ‘북극 실크로드’ 구상도 제시했다.
포럼에 참석한 기업인들은 중국의 일대일로가 이미 과거 미국이 주도하던 국제 무역 질서의 강력한 경쟁자로 자리매김했다고 입을 모았다. 조 케저 지멘스 최고경영자(CEO)는 “일대일로는 새로운 세계무역기구(WTO)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 ‘보호무역주의’ 트럼프와 각 세워…기업들 ‘호평일색’
이밖에 중국은 정상들과의 회담을 통해 일대일로 참여 국가들이 ‘빚의 덫’에 빠질 수 있으며, 자칫 중국에 주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비판도 잠재웠다. 미국 하버드대학 페어뱅크 중국연구센터의 패트릭 멘디스 연구원은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기고한 글에서 이같이 비판했었다. 실제로 스리랑카 정부는 지난달 중국으로부터 빌린 차관을 갚지 못해 남부 함반토타 항구 운영권을 99년동안 중국에 넘겨줬다.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은 이와 관련, “채무는 재정적인 문제일 뿐, 지정학적인 문제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중국이 브라질 배전 사업 등에 투자 의지를 보이는 것에 대해선 “미국도 마찬가지”라며 “걱정할 것 없다”고 일축했다. 아바시 총리는 파키스탄 정부가 국가의 주권과 환경, 재정 안정성을 중국의 초대형 건설 프로젝트와 맞바꾼 것은 결코 아니라고 반박했다.
중국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며 각국의 환심을 사는 데에도 성공했다. 시 주석 대신 포럼에 참석한 류허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은 특별연설에서 “중국은 앞으로 새롭고 강도 높은 개혁·개방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며 “일부 개혁·개방 조치는 국제 사회의 기대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NYT는 류 주임의 연설 자리가 포럼 기간 열린 수많은 세션들 중 가장 참석자가 많았다고 전했다.
자원 부국들은 중국의 개혁·개방 조치를 중국이 철광석을 비롯한 원자재에 대해서는 거의 ‘제로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는 점과 연결했다. 세계 최대 구리 생산국인 칠레의 에랄도 무뇨스 외교장관은 “우리는 이런 점에서 (중국이) 미국과 큰 차이가 있다고 본다”며 “보호무역주의를 반대하는 중국의 개방적인 비전을 매우 환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