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 3주기를 맞아 각 교구가 추모 미사를 봉헌-세월호, 이 시대의 십자가여!!!

2017. 4. 13. 13:47숲에 관하여/숲, 평화, 생명, 종교





세월호, 이 시대의 십자가여전국 곳곳 세월호 추모 기도

정현진, 강한 기자  |  editor@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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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11  13: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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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3주기를 맞아 각 교구가 추모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지난 4월 7일 수원교구가 안산 화랑유원지 야외음악당에서 합동 추모 미사를 봉헌한 데 이어, 4월 10일에는 대전, 마산, 부산, 안동, 전주, 청주교구에서 추모미사와 강연회 등을 진행했다.

이들은 세월호를 이 시대의 "십자가"로 보며, 부활의 뜻을 기렸다. 또한 특검을 통한 진상규명과 정권교체를 통한 박근혜 잔당의 청산도 다짐했다.

대전교구는 주교좌 대흥동성당에서 교구장 유흥식 주교 주례로 미사를 봉헌했으며, 교구 사제단과 수도자, 신자 800여 명이 참석했다. 미사 뒤에는 참석자들이 1시간 여 촛불 침묵행진을 했다.

“저는 우리 사회와 교회가 보낸 지난 3년의 시간에서 성모 마리아의 눈물을 봅니다.... 교회의 진정한 자리는 세상의 고통과 아픔이 가득한 곳, 악과 죄가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을 짓밟는 바로 그 자리입니다.”

  
▲ 대전교구 세월호참사 3주기 추모미사(왼쪽)와 미사 뒤 촛불 침묵 행진. (사진 제공 =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유흥식 주교, 세월호는 “우리 시대의 십자가 사건”

유흥식 주교는 강론에서 “세월호의 희생은 예견된 살인이며, ‘잘못된 선택’이 맺은 죄의 결과, 예수가 아닌 바라빠를 선택하고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은 우리 죄의 희생양”이라며, “그러나 그들의 죽음은 죽음에 머무르지 않고, 우리 사회의 가려지고 묵인된 죄를 만천하에 드러낸, 우리 시대의 십자가 사건”이라고 세월호 참사를 통한 세상 구원의 의미를 되짚었다.

유 주교는 “세월호는 증오와 분노, 보복의 모습이 아니라 민주주의와 정의를 갈망하는 염원, 보다 나은 세상을 다음 세대에 물려주려는 노력이었고, 그렇게 국민의 참회를 이끌어 국정농단을 심판하는 변화의 도화선이 됐다”고 말했다.

또 “더 이상 세월호와 같은 죽음을 용납하지 않고, 거짓 평화와 헛된 정치구호가 국민의 마음을 흔들지 않을 때, 세월호의 죽음은 우리 앞에 죄를 이긴 부활 사건이 될 것”이라며, “우리 죄로 죽어간 귀중한 생명은 우리 죄를 용서하고 더 큰 죄로부터 구원한 이들로 역사에 남을 것이며, 이는 우리 시대의 부활 체험”이라고 했다.

유 주교는 “교회의 구원은 ‘행동하는 기도’로 선포되며, 행동하는 기도만이 우리를 통해 세상을 구원하는 하느님의 현존을 드러낸다”며, “우리의 행동은 가장 근원적 고통인 죽음을 이긴, 부활 신앙에 입각한 사랑과 용서이며, 보다 나은 세상 건설을 위한 투신”이라고 강조했다.

  
▲ (왼쪽) 마산교구 세월호 추모미사. (사진 제공 = 마산교구 정평위) 부산교구 세월호 추모미사. (사진 제공 = 장영식)

매주 추모미사 봉헌된 부산 수정성당, 신자들로 가득 차

부산교구는 매주 세월호 추모미사가 진행된 수정성당에서 봉헌됐으며, 사제 20여 명을 비롯한 수도자, 신자들이 성당을 가득 채웠다.

이날 미사는 새사제 유상우 신부가 주례를, 김문경 신부가 강론을 맡았다.

유상우 신부는, “참사 당일 가장 먼저 선체를 빠져나왔던 선장의 여권이 가장 빨리 발견된 것은, 아직 세월호의 아픔과 슬픔이 그날 그대로 머물러 있다는 상징적 모습일 것”이라며, 여전히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현실을 꼬집었다.

김문경 신부는, 차마 눈길을 온전히 줄 수 없는 처참한 선체는 2000년 전 예수가 매달렸던 십자가처럼, 죄인의 고통이 아닌 세상의 고통, 이 세상이 지닌 수많은 악행과 어둠을 온전히 드러내 보이고 있다며, “눈 돌리고 싶지만 십자가처럼 눈을 돌릴 수 없게 한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세월호 가족들에게 사순의 밤이 지나고 부활의 새벽이 오기를, 어두운 바다 속에서 밝은 뭍으로 올라온 선체에서 보이는 작은 희망의 빛이 참된 진실을 깨우는 환한 빛의 전조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진실은 밝혀진다는 것, 촛불이 보여 줘”

청주교구도 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주관으로 추모미사를 봉헌했다. 청주 가톨릭청소년센터 함제랄드홀에서 진행된 미사에는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 교구 신학생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정평위원장 최법관 신부는, 바쁘다는 이유로 또는 이만하면 됐다고 무심해졌던 시간을 반성한다며, “그런 무관심과 달리, 현장과 각자의 자리에서 미사와 기도를 드렸던 이들, 권력 앞에 약하디 약한 촛불을 들고 저항한 이들이 진실은 밝혀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기도와 저항을 세상은 알아주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결국 우리 자신과 하느님은 진실은 밝혀지기 마련이라는 것을 알고 계셨다며, “아직도 갈 길은 멀다. 우리의 아픔과 고통에 함께 우는 우리의 공명은 계속되어야 한다. 숨은 진실이 밝혀지고 세월호 가족이 슬픔을 이길 때까지 함께 머물고 함께 울자”고 말했다.

  
▲ (왼쪽) 안동교구 세월호 추모 미사. (사진 제공 = 김헌택) 청주교구 세월호 추모 미사. (사진 제공 = 청주교구 정평위)

마산, 안동, 전주 주교좌성당에서도 추모미사

마산, 안동, 전주교구에서도 오후 7시 30분에 세월호참사를 기억하는 추모 미사가 봉헌됐다.

마산교구는 양덕동 주교좌성당을 신자들이 가득 채운 가운데, 교구 총대리 임상엽 신부 주례로 미사를 봉헌했다.

교구 정의평화위원장 이동진 신부는 강론에서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언급하며 “그동안 있었던 수많은 사건들을 우리가 잊어버리고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 신부는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은 잊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우리가 잊어버리지 않고 기억하면서 살아가고, 주변에 관심을 가지면서 살아갈 때 하느님께서 바라보시기에 좋은 사회가 되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시간 안동교구 목성동 주교좌성당에서 봉헌된 미사는 신자 400여 명이 참석했으며, 교구장 권혁주 주교와 사제 30여 명이 공동집전했다.

교구 정의평화위원장 황재모 신부는 강론에서 세월호참사에 대한민국의 부조리가 다 담겨 있다며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거듭나려면 반드시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월호는 왜 침몰했는지, 구조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지, 수습과 인양을 서두르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지, 피해자를 음해하고 왜곡하려 든 세력의 실체는 무엇인지, 필요하다면 특검을 통해 어둠의 실체를 만천하에 드러내야 한다”고 말했다.

미사 말미에 교구장 권혁주 주교는 신자들에게 세월호참사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가족들과 함께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세월호에 대해 “진실은 드러나기 마련이고, 그 진실을 통해서 우리나라는 앞으로 큰 발전을 이루리라고 믿는다”면서 “이제는 세월호 때문에 갈라지는 일이 없어야겠다. 갈라질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권 주교는 “세월호 3주기는 부활 대축일과 겹친다. 그리스도인이라면 그 의미를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며, 자신은 세월호의 모습이 “빈 무덤”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희생자들이 결코 억울한 죽음을 당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주님께서 그들을 부활시키고, 또 그 증거로서 영원히 세월호는 우리 곁에 있을 것이고, 우리는 그 세월호를 보면서 국가가 생명을 보호해야 되고, 국민들을 위해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끝까지 오래도록 기억하는 현장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또한 교구 사회사목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와 해수부는 세월호참사 실종자 수습과 진실규명을 위해 납득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관련 당사자들에게 공개하여 합의된 원칙을 만들라”고 촉구했다.

또한 “세월호참사와 관련해 적절한 구제를 받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기간제 교사, 민간 잠수사, 소방공무원 등)에 대한 실질적 지원방안을 강구하라”는 것, 세월호참사를 방조하고, 사건 이후 문제를 부인하고 은폐한 “정치, 관료, 경찰, 언론 관계자들을 특검을 통해 엄정히 수사하고 처벌하라”는 요구도 내세웠다.

  
▲ 전주교구 세월호 추모미사. (사진 제공 = 전주교구 홍보국)

송년홍 신부, "확실하게 정권 교체하고 민주공화국 이뤄야"

전주교구는 중앙 주교좌성당에서 교구 사무처장 김진화 신부 주례로 추모 미사를 봉헌했다.

송년홍 신부(호성만수 성당 주임)는 강론에서 세월호 미수습자 9명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모두가 사랑하는 가족 품에 안기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송 신부는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과 세월호 사건의 희생자들의 죽음은 많이 닮았다”면서 “우리는 이 기억들을 우리가 써 내려가는 복음으로 후대에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송 신부는 “박근혜 세력과 그 잔당을 다 청산하고, 확실하게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며,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사드 배치와 위안부 협상 철회, 핵발전 포기 등을 이뤄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 교구에 이어 11일 인천, 12일 원주, 대구, 16일 서울 명동성당과 광화문광장, 그리고 세월호가 거치된 목포 신항에서 추모 미사가 봉헌된다. 춘천교구는 19일 오후 7시 죽림동 주교좌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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