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이 정부 공식문서에 등장한지 올해로 30년이 됐지만 새만금 내부용지의 3분의 2가량은 아직도 수면 아래 있다.
새만금은 국책사업 중 유일하게 용지 조성 사업시행자가 없고, 국비 등 예산투입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용지 조성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새만금종합개발계획(MP) 1단계 사업의 종료시점이 3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현재까지 확보된 국가예산은 계획예산의 60%에 불과하다.
6일 전북도에 따르면 새만금종합개발계획에 따라 2008년부터 올해까지 반영된 국가예산은 모두 4조4198억 원이다. 오는 2020년 마무리되는 1단계 사업(국비 7조4200억 원)을 차질없이 추진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매년 1조 원 이상이 투입돼야 한다.
하지만 최근 3년간 매년 새만금에 투입된 국가예산은 최저 6100억 원에서 최대 7450억 원에 그쳤다.
국가예산 투입이 지지부진하면서 내부 개발도 터덕거리고 있다.
정부는 2020년까지 새만금 전체 계획면적(291㎢)의 73%인 212㎢ 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2월 기준, 매립된 곳은 103.2㎢로 계획면적의 절반 수준이다. 매립이 이뤄진 곳은 산업연구·농생명·관광레저용지의 일부로, 국제협력용지와 환경생태용지는 첫 삽도 뜨지 못했다.
이처럼 새만금 내부개발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하면서 김제와 부안 등 새만금 인근 지역은 개발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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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가주도로 새만금 용지 개발을 서두르고, 농지기금 활용 등 다각적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가가 직접 개발하면 새만금 개발이 국책사업임을 국내외 투자자에게 각인시킬 수 있어 사업의 신뢰성과 투자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손재권 한국농공학회장(전북대 교수)은 “장밋빛 청사진보다 투자 여건이 될 ‘땅’이 드러나야 한다. 그러나 민자로 매립과 기반 조성을 하려니 진척이 없는 것”이라며 “내부개발에 도움이 될 정책을 수립하고, 정치적 이슈화를 통해 다음 정부에서 새만금에 집중 투자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국가에서 직접 용지를 조성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예산 문제로 실현 가능성이 높지 못하다”면서 “농지기금을 활용해 우선 용지를 만든 뒤, 조사료 재배 등으로 활용하다가 수요가 있을 때 민간에 매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후보들도 새만금 내부개발을 서둘러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공약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공기업·공공기업이 매립을 완료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도 국가주도 매립 후 민간 투자유치를 끌어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새만금 특별회계 신설을 약속했다.
앞서 전북도는 새만금 전담 추진체계 강화와 국가 주도 용지매립 추진, 국책사업에 걸맞은 SOC 구축, 4차 산업혁명 국가 연구개발 실증 테스트베드 조성, 2030 새만금 엑스포 유치, 새만금 사업 지역업체 참여 확대 등 모두 6개 과제의 대선공약 반영을 각 정당에 건의했다.
이 가운데 지역업체의 새만금 개발 참여 확대와 관련해 전북도는 기획재정부 장관이 고시하는 사업으로 지정하는 게 가장 좋은 방안이라는 의견이다.
국가계약법 시행령에는 기재부 장관이 고시한 사업에 대해 지역업체 참여율 40%를 보장하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기재부는 새만금 사업은 전북에만 국한됐기 때문에 이런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세계잼버리 유치 활동 지원과 고군산군도 관광 활성화도 새만금 개발을 앞당길 주요 사업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