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은 21세기 한국 현대사의 가장 아프고 예민한 촉수를 품고 있다
. 투쟁과 죽음의 역사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생명의 농축액인 지리산,
그 의미를 새롭게 해야한다. (desk@jjan.kr)
조선 최초의 양반사대부 출신 혁명가
[기획] 정여립은 정여립(鄭汝立·1546~1589). 조선 전기의 문신이자 사상가. 본관은 동래(東萊). 자는 인백(仁伯). 아버지는 첨정(僉正)을 지낸 정희증(鄭希曾)이다.정여립은 1570년(선조 3) 과거에 급제하였고, 이이(李珥)와 성혼(成渾)의 후원과 촉망을 받 전북일보 2011-08-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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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10. 섬 아닌 섬 '죽도'…정여립의 익지 않은 꿈 물이 베고 잠든 베갯머리에는무너진 돌탑과 뿌리만 남은 당산나무와새끼를 친 암소의 울음소리와깜빡깜빡 잠을 놓치는 가로등과물머리집 할머니의 불꺼진 방이 있다물이 새근새근 잠든 베갯머리에는강물이 꾸는 꿈을 궁리하다 잠을 놓친 사내가강으로 나가고 없는 빈집도 전북일보 2011-08-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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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푸근한 정서가 담긴 땅이름 지켜내야죠" 도로명 새주소 사업 개선 운동을 벌이는 익산시 용안면 자명사의 행심 스님을 찾았다. 불교신문 누리집에 새주소(도로명 주소) 사업의 부당함을 지적한 글을 올린 주인공이다. 출가 수행자로서 조심스러웠는데 불교신문(7월 20·23·27·30일 보도)에서도 전북일보 2011-08-0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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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9. 도로명 새주소 사업 지번 주소체계를 사용해온 지 100여 년. 정부는 지번 주소체계가 일제의 잔재라거나 국제 표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10여 년부터 '새주소(도로명 주소) 안내 사업'에 매달렸다. 새주소 사업은 주소의 기준을 지번에서 도로명과 건물번호로 변경하는 전북일보 2011-08-0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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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지리산 문화디자이너 김용근 씨 원촌 김용근 씨(50)는 풍요로운 미래를 지리산에서 찾자는 '지리산 문화디자이너'다. 남원에서 태어나 농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남원 운봉 읍사무소에 재직중이다. 30여 년 동안 지리산의 생활문화를 조사해온 결과 100여 개나 되는 마을과 지리산에서 자생 전북일보 2011-07-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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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8. 한국인의 문화유전자 '지리산' 아름답고도 신묘(神妙)한 지리산을 묘사할 수 있는 단 한 줄의 문장은 없다. 수많은 문장가들이 지리산 앞에서는 자신의 필력을 부끄러워했다. 생각할수록 지리산은 사람들을 사무치게 하는 곳이며 역사 앞에서는 일종의 트라우마다. 문화·역사적 가치보다 경제적 전북일보 2011-07-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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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홍계희는 누구인가 홍계희(1703~1771)는 전주 출신으로 영조대의 대표적인 학자이자 정치가이며 관료로서 균역법, 청계천 준설, 역사·지리·국어·외국어·수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저술가이자 박학한 경세가였다. 그러나 그는 1762년의 사도세자 죽음과 관련된 '임오화변'의 전북일보 2011-07-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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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7. 전주 출생의 개혁 유학자 홍계희 "옛날에 홍술해라는 사람의 아내가 살았는데, 시아버지의 밥상을 차려놓고 축지법을 써서 한양에 금방 날아서 다녀왔으며, 다녀 올 때마다 임금님 궁궐의 기왓장을 한 장씩 뒤집어 놓고 왔다."(구미리 박찬경, 박헌우씨 증언)완주군 봉동읍 구미리에는 다음과 전북일보 2011-07-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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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역사적 상흔이 준 교훈 잊지 맙시다" 순창지역 대표적 사찰인 강천사, 그곳의 재덕 스님은 지난 1992년부터 주지를 맡아왔기에 그만큼 강천사의 역사에 대해서도 정통하다. 그는 특히 6·25 당시 순창 지역 사찰의 피해를 누구보다도 아쉬워한다.그는 전쟁 당시 강천사 인근에 있던 빨치산들이 전북일보 2011-07-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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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6. 빨치산토벌과 순창지역 사찰의 피해 한국 연극 100년 역사상 베스트 작품중 하나로 꼽히는 '산불'이 지난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첫 선을 보였다. 삶과 죽음을 한 덩어리로 응축시킨'산불'은 빨치산들과 과부들의 비극적인 애욕의 싸움을 통해 6·25 전쟁이 총칼 든 군인들만의 싸움이 아 전북일보 2011-07-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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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5. 우리 안의 바깥 전주화교 전주의 근대사를 함께 써온 전주화교들 한 때 전주가 화교들이 살기 좋은 곳으로 꼽혀 중국 화교 문화와의 교차점을 이루는 지역이었다는 것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전주화교는 전주 근대문화사에 있어 확고한 하나의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화정 2011-07-0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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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4. 남원이 낳은 조선의 여성시인, 김삼의당 1769(영조 45)년 10월 13일 남원 서봉방에서 여류시인이 태어났다. 본관은 김해(金海), 당호는 삼의당. 여성이 억압받던 시절, 그녀는 규방문학의 대가 허난설헌에 필적할 만한 수많은 시문을 남겼다. 중국의 여류시인 이청조와 비견되어 조선의 이청 전북일보 2011-06-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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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3. 익산 함라마을의 보배, 함열관아터 익산시 함라면 함열리에 있는 함라마을은 익산의 떠오르는 관광명소가 되고 있다. 단초는 마을 돌담길과 세 부잣집(김안균, 이배원, 조해영 가옥)으로 인한 입소문 때문일 것이다. 중국에서 전래된 공자의 영정을 모셨던 함열향교와 일제시기 빼어난 별장으로 평 전북일보 2011-06-2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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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2. 전주 덕진공원의 기념물 '전주 덕진공원은 친일파들이 만든 공간일까' 전주에 사는 사람들에게 덕진공원은 친숙하지만, 이같은 의문을 품는 이는 많지 않다. 덕진공원을 산책하다 보면 의외로 비석과 동상 등 기념물이 많이 세워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여기엔 우리가 몰랐던 한 전북일보 2011-06-1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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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1. 연재를 시작하며 고려시대 일연이 쓴 '삼국유사'를 보면 역사는 '거대한 이야기 보따리'다. 비디오 아트 창시자인 백남준은 '삼국유사'를 창작의 영감을 주는 상상력의 교과서로 여겼다. 따지고 보면 문화콘텐츠는 이야기산업이고, 모든 이야기의 젖줄은 결국 역사로 귀결된다. 이화정 2011-06-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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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24. 의혈(義血) 흐르는 문학의 산실 ‘장수’ 장수는 전국에서 공시지가가 가장 낮은 땅이다. 자본주의적 기준으로 보면 장수는 별 볼일 없는 낙후 지역이다. 하지만 장수는 이같은 분류법을 도도하게 거부한다. 수많은 의혈(義血)들을 낳았고, 전북 문학의 산파 역할을 한 문학인들을 길러내고 배태한 곳. 이화정 2011-11-2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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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23. 이리역 옛풍광 익산역은 옛 이리역을 말한다. 이리역은 1995년 이리시와 익산시가 통합되기 전의 옛 이리시의 상징이자 지역문화의 정체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일제강점기 이리는 군산과 더불어 전북지역를 대표적인 계획도시이자 전략적으로 성장한 교통·물류의 중 이화정 2011-11-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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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22. 전주에 ‘귀명창’ 많은 이유 2011년 10월, 전주 국악방송(FM 95. 3MHz)이 전주 한옥마을에 둥지를 틀었다. 전국에서 다섯번째 개국이지만, 서울을 제외하고는 프로그램 자체 제작이 가능한 가장 큰 규모. 박준영 국악방송 사장은 “귀명창이 많기로 소문난 전주는 누가 뭐라 이화정 2011-11-1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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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21. 종교건축 익산으로 향하는 10월의 풍경은 노랗다. 추수를 끝낸 들녘은 짧게 머리 자른 까까머리 중학생을 닮은 듯하고, 황등 돌산의 깎인 절벽은 늦가을의 햇살을 머금고 누렇다. 익산 두둥교회, 두동편백마을, 나바위성당과 산책로에 대한 기대감과 설렘이 가득한 채 이화정 2011-11-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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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20. '서동' 바로 알기 요즘 드라마'계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드라마에 백제 무왕이 나오는데, 어릴 적 이름이 서동이다. 무왕은 아주 나약하고 어수룩하며 사택 가문과 대립하는 무능하기 짝이 없는 형편없는 군주로 묘사되었다. 분명 역사 왜곡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젊었을 이화정 2011-10-3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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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19. 조선말 대학자 정교 정교(鄭喬·1856∼1925)는 1864년(고종 1)부터 1910년 대한제국(大韓帝國)이 망할 때까지 47년간의 역사를 편년체로 기술한 '대한계년사(大韓季年史)'의 저자다. 그는 개화기의 관료이자 지식인으로서 독립협회와 만민공동회를 주도하였고 전북일보 2011-10-2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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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18. 정읍 태인 한 나라의 문화가 독자성을 갖추는 중핵은 그 문화가 고유의 서사성을 갖추고 있는가, 또 그 서사를 실어 나를 수 있는 안정적인 매체를 가지고 있는가 하는 점에 있다. 그 독자적인 이야기는 시(詩)일 수 있고, 신화(神話)일 수 있으며, 또 다른 창작물 전북일보 2011-10-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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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17. 부안이 낳은 대학자 지포 김구 부안땅은 산과 들과 바다가 어우러진 살아있는 자연박물관이자 유서깊은 역사의 숨결이 가득한 보배로운 곳이다. 특히 부안 변산은 곳곳이 숨은 비경(秘景)이요, 찾을수록 소중한 문화자산이 그윽한 곳으로 누구나 한번쯤 가보고 싶은 곳이다.줄포만 곰소바다, 내 위병기 2011-10-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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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석불사 주지 휴암 스님 석불사 주지 휴암 스님은 주위에서 범패의 1인자로 불린다. 필자가 만난 날도 강원도에서 의식을 하고 막 돌아왔을 때였다.스님이 이곳에 산 것은 이 앞을 지나다가 보호각 문틈으로 부처님을 보니 너무 거룩하여 3년만 살다가 가려던 것이 벌서 34년째라고 전북일보 2011-09-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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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16. 익산 연동리 돌부처 우리는 자비로운 사람을 보면 으레 부처님 같다는 표현을 쓴다. 불상을 조각할 때도 항상 미소를 머금은 자비로운 모습으로 조각한다. 그런데 익산에는 웃지 않는 부처님이 계신다. 바로 연동리 돌부처님이다. 이 부처님도 다른 부처님과 마찬가지로 미소를 머금 전북일보 2011-09-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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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이완용은 사람들은 이완용을 너무 잘 아는 것 같지만 사실 모르는 부분이 많다.이완용을 한마디로 말하면 을사오적, 정미칠적, 경술국적으로서 대한제국을 일본제국에 강제 합병시킨 장본인이자 친일 매국노의 수괴다. 이완용은 미국 외교관으로 근무하면서 친미주의 관료였다 전북일보 2011-09-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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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15. 이완용과 익산의 묘 터 몇 해 전, 방영된 TV프로그램이 불현듯 떠올랐다. 아나운서는 도심 속 청춘들에게 다양한 인물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누군가?' 라며 물었고, 그에 대한 대답을 간단히 인터뷰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그 인물 속에는 연예인, 운동선수, 현직 정치인, 항일 의 전북일보 2011-09-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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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문학관 건립 서둘러야" 날마다 가람 생가에 출근하는 이가 있다. 그는 회갑을 맞은 지 이미 이태나 지났지만 가람 생가를 내 집처럼 아끼고 보살핀다. 바로 문화재지킴이 김장환씨다.그는 여산면 토박이로서 가람 생가 구석구석을 손금 보듯이 잘 알고 있다. 요즘에는 가람 생가 보수 전북일보 2011-09-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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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14. 시조계의 큰 어른 가람 이병기 생가 사람은 어느 한 분야에 능하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여러 분야에서 커다란 발자취를 남겼을지라도 관심을 갖지 않으면 잊히기 쉽다. 바로 가람 이병기 선생이 그런 분 가운데 한 분이다. 가람은 당신의 큰 업적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 진흙에 뒤덮 위병기 2011-09-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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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13. 동학농민혁명에 참여한 어느 농민군과 유족의 삶 동학농민혁명참여자명예회복심의원회가 2004년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됨에 따라 구성됐다. 위원회는 그간 '역적'으로 몰렸던 동학농민혁명 참여자와 그 유족에 관해 국가적 차원에서 명예 회복을 시켜주기로 했다. 하지만 일부는 사실 전북일보 2011-08-2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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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강후진은… 강후진은 18세기 전반에 활동한 사람으로 전라도 무장현(茂長縣) 출신이다. 그는 상고사를 비롯해서 우리나라 역사에 관한 특이한 관점과 식견을 지녔으며, 유적을 직접 답사해 기록한 저술가이자 고고학자다.본관은 신천(信川)이며, 자는 순보(順甫), 호는 전북일보 2011-08-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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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12. 고창 출신 고고학자 강후진 ▲ 강후진의 유적 답사기'왕궁성(왕검성) 북쪽 10여리에 미륵산 서쪽 기슭에 옛 미륵사터가 남아 있다. (…) 밭두렁 사이에 7층 석탑은 엄청 높고 크며, 모든 석재들은 둘러 막아 첩첩히 쌓아 올려졌고, 돌기둥은 별도로 네 귀퉁이를 받치고 전북일보 2011-08-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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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무주 안국사는 적상산성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고찰 안국사는 고려 충렬왕 3년(1277)에 월인화상이 지었다고 전한다. 광해군 6년(1614년) 적상산성 내에 사각이 설치되고, 인조 19년(1641년)에 선운각이 들어서 적상산 사고로 조선왕조실록과 왕의 족보인 선원록 전북일보 2011-08-1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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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11. 조선왕조실록의 요람 무주 '적상산사고' 중국의 '동북공정'이나 일본의 독도에 대한 '억지주장'이 극에 달한 가운데 역사기록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는다. 조선왕조 500년, 그 흥망성쇠의 역사는 과거가 아닌 우리 삶 속에 이어지고 있는 현재의 역사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조선왕조실록'엔 조선의 전북일보 2011-08-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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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재를 시작하며문화전문시민기자단 간담회…"역사는 가득 찬 이야기 보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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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지난달 30일 본사 편집국장실에서 첫 만남을 가진 문화전문객원기자단이 새로운 연재물 '전북의 이야기를 찾아서' 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추성수(chss78@jjan.kr) | | 고려시대 일연이 쓴 '삼국유사'를 보면 역사는 '거대한 이야기 보따리'다. 비디오 아트 창시자인 백남준은 '삼국유사'를 창작의 영감을 주는 상상력의 교과서로 여겼다. 따지고 보면 문화콘텐츠는 이야기산업이고, 모든 이야기의 젖줄은 결국 역사로 귀결된다.
역사의 두께와 스토리텔링 산업은 비례한다. 유대인들이 2000년 동안 나라를 잃고 떠돌아다니다 조상이 살던 땅을 되찾아 이스라엘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은 '구약'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대인들의 역사책인 '구약'은 정체성의 원천이었다.
| | | (왼쪽부터)기명숙씨, 김승대씨, 양승수씨, 이병규씨. (desk@jjan.kr) | |
새로 꾸려진 본보 문화전문객원기자단(시민기자단)은 '전북의 이야기를 찾아서'를 통해 사람과 역사에 대한 재조명을 시작한다. 자신의 정체성과 관련있는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알던 것과 다르거나 숨겨져 있는 혹은 잊지 말아야 할 역사·문화·장소의 재발견을 해보자는 취지에서다. 기명숙(시인) 김승대(전북도청 문화재전문위원) 양승수(전 소리축제 프로그램팀장) 이병규(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조사연구부장)이 나서 전북의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찾아 매주 월요일 독자를 찾아간다.
지난달 30일 본사 편집국장실에서 첫 만남을 가진 이들은 새로운 연재물'전북의 이야기를 찾아서'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편집자 주〉
▲ 사회자(위병기 본사 문화부장) = 발달된 디지털 기술이 서사의 내용과 방법마저 결정하는 시대가 됐다.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만드는 시대다. 이런 상황에서 긴 서사는 틀에 맞지 않다.
▲ 양승수 =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열었던 스토리텔링 공모전이 실패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이야기란 개개인 '추억의 거품'과 같은 것이다. 발굴된 혹은 창작된 스토리텔링이 누군가에게 쉽게 공감을 얻기란 쉽지 않다. 4~5분짜리 다큐멘터리가 상영되는 상황이다. 이야기는 짧아야 한다.
▲ 기명숙 = 영국 작가 톨킨이 쓴 '반지의 제왕'은 처음에 '영문학의 재앙' 취급을 당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디지털 시대 최고의 히트 상품이 됐다. 하나의 큰 줄거리 속에 독립적인 이야기가 연결돼 있는 '반지의 제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이병규 = 디지털 시대에는 과거처럼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작용성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이야기에 즉각적인 댓글과 반응이 오기 때문이다.
▲ 김승대 = 이야기에서는 감동도 중요하다. '맛을 찾아가는 협객'들의 요리 대결을 그린 허영만의 만화 '식객'은 한국 음식의 정신과 문화를 그렸다.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정성과 마음에 비중을 두지 않았다면, 독자들로부터 외면당했을 것이다.
▲ 사회자 =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기획력을 높이려면 각 지역의 이야기꾼 확보에 나서야 한다. 그 지역의 토박이들의 구술을 통해 이야기로 만들어낼 수 있는 콘텐츠를 확보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되는데, 중요한 것은 전주 중심의 이야기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 아닌가.
▲ 기명숙 = 익산 미륵사지 석탑에서 출토된 '금제사리봉안기'로 인해 1400년 이어온 무왕·선화공주 로맨스가 허구일 수 있다는 논란이다. 하지만 일연이 없었다면, 이들의 기막힌 러브 스토리와 미륵사의 거대한 석탑 이야기는 그냥 묻혀 버렸을 것이다. 이야기에서 역사적 사실도 중요하지만, 허구적 요소가 가미돼도 상관없다는 뜻이다.
▲ 김승대 = 전주를 전북의 문화를 대표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전북은 편의상 서남권, 동부권, 북부권 등으로 나뉘어져 있다. 조선시대 이래 전주를 비롯해 익산, 김제 등은 수도권 문화의 성격이 강했고, 고창이나 정읍은 남도 문화의 영향이 많이 받았다.
▲ 사회자 = 단순히 이야기를 발굴하는 데서 그치지 않으려면 후속 보도에도 신경써서 이와 관련한 연구와 정책 제안을 제시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 이병규 = 도내 동학농민혁명 전적지가 세 곳이 있다. 정읍 황토현 동학농민기념관만 논의돼서는 안된다. 그 이후의 이야기가 발굴돼야 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 목록에 올리려면, 장기적으로 세계의 농민운동과 연계하는 이야기가 발굴돼야 한다. 이것이 연구자와 정책 입안자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 양승수 = 맞는 말이다. 기획을 연재하는 데에만 그칠 게 아니라, 후속 보도가 있어야 한다. 지난해 연재된 '전북의 문화콘텐츠 50'와 관련해 콘텐츠들을 재가공하기 위한 노력을 담아내는 과정이 생략됐다. 이번 연재에서는 그 부분을 충분히 살렸으면 한다.
▲ 기명숙 = '이야기하기(telling)'는 진행형이므로 변할 수밖에 없다. 결국 변하지 않는 본질은 이야기이다. 이야기와 관련한 인문학 교육의 중요성도 환기시킬 수 있도록 힘쓰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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