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책길을 꼽으라면 덕수궁 돌담길이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가을에는 단풍이 어우러져 운치 있는 풍경을 자아냅니다. 덕수궁 돌담길 1.1km 온전히 걸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일부 구간은 영국대사관으로 막혀 통행이 제한됐는데요, 이번에 서울시와 영국대사관의 합의를 통해 60여년간 단절됐던 덕수궁 돌담길이 내년 8월 시민에게 개방됩니다. 낭만 가득한 풍경만큼이나 오래된 역사와 문화의 현장이 즐비한 이 길을 더 길고 깊게 걸을 수 있다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는데요, 자세한 내용 내 손안에 서울에서 전해드립니다. |
1959년 영국대사관 점유 이후부터 단절됐던 덕수궁 돌담길 170m 중 시 소유 100m 구간이 시민에게 개방된다. 내년 8월 개방이 목표다.
서울시는 영국대사관과의 수개월에 걸친 검토와 협의를 통해 대사관 경내 돌담길 100m 구간 개방에 합의했다고 14일 밝혔다.
단절된 돌담길 170m는 영국대사관 정문부터 후문까지다. 이중 70m(정문~직원숙소)는 1883년 4월 19일 영국이 매입한 대사관 소유다. 나머지 100m(후문~직원숙소)는 서울시 소유로 1959년 대사관이 점용허가를 받아 지금까지 점유해왔다. 시가 내년 8월 개방을 추진 중인 구간이 바로 이 대사관 직원숙소부터 후문까지 100m 구간이다.
서울시는 2014년 10월 덕수궁 돌담길 회복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추진할 것을 영국대사관에 제안했고, 같은 해 11월 박원순 서울시장이 대사관을 방문해 스콧 와이트먼(Scott Wightman) 전 주한영국대사와 함께 단절된 돌담길을 둘러본 바 있다. 이후 개방의 필요성과 역사적 중요성에 대한 이해를 같이한 결과, 개방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는 양해각서를 2015년 5월 체결했다.
양해각서 체결를 계기로 서울시와 영국대사관은 개방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영국대사관은 이 지역이 한국 국민에게 중요하다는 것을 충분히 공감했지만 보안문제를 우려해왔다.
수개월에 걸친 심도 있는 검토와 협의 끝에 영국대사관은 ‘서울시에서 제안한 업무빌딩 하부 공간(1층 필로티)을 이용한 대사관 소유 70m 구간 개방은 보안이 취약해져 곤란하지만 서울시 구간 100m는 개방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이에 따라 현재 영국대사관은 경계담장 재설치 및 후문 이설 등 반환을 위한 설계·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도 개방 예정인 100m 구간에 대한 상세설계를 진행 중이다.
이번에 개방되는 길은 문화재청에서 복원을 추진 중인 ‘고종의 길’ 110m와 연결된다. 아울러 문화재청과 협의해 과거 회극문이 있던 덕수궁 담장에 출입문도 설치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대한문을 통해 덕수궁에 들어온 시민들이 궁을 둘러보고 돌담길을 이용해 ‘고종의 길’이나 덕수초등학교 방향으로 나갈 수 있다.
또한 시는 영국대사관 업무빌딩의 안전을 감안하여 대사관 소유 70m의 개방이 이번에는 제외되지만 가능한 개방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김준기 서울시 안전총괄본부장은 “서울시와 영국대사관은 상호입장을 충분히 배려하는 가운데 덕수궁 돌담길 회복을 위해 그동안 최선을 다했다”며 “60년 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려드리는 덕수궁 돌담길이 시민들의 바람대로 역사성을 회복하고 걷기 좋은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