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백만촛불의 성난 민심'이 정국을 강타하고 있다. 검찰조사와 특검조사를 받겠다던 박 대통령은 그러나 사실상 검찰조사를 거부하는 등 여론을 더욱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6일 SNS에 글을 올려 "100만의 촛불민심에도 박근혜 대통령은 그대로이다"라고 비난하면서 "이런 상황에서 우리 국민은 뭔가 다른 행동을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박 시장은 그러면서 "저도 고민이 깊다. 대통령 즉각하야를 위해 할수 있는 일이 뭘까요?"라며 고민을 내비쳤다.
최근의 '촛불 정국'에서 버티기로 가고있는 박 대통령의 하야를 위한 박 시장의 행보가 무엇일지 관심이다.
◇ '대통령 하야촉구' 100만 촛불집회 참가, 고 백남기 영결식 추도사
박 시장은 일찌감치 지난 2일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하야'를 촉구하고 '국민과 함께 촛불을 들겠다'고 선언하며 청계광장 촛불집회에 계속 참가하며 시민들과 함께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백남기 농민 민주사회장 영결식에서 헌화를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또 지난 5일 광화문광장 고 백남기 농민 영결식에서는 추도사를 하며 '우리가 백남기이다'라며 박 대통령의 하야를 기필코 이뤄내겠다고 다짐하면서 경찰 살수차 물공급 요청을 거부했다.이어 '100만 촛불집회'가 열린 12일에는 '하야촉구' 트럭연설에 나서는가하면 자정 넘게까지 촛불시민들과 거리에서 함께 하면서 귀가편의를 위해 지하철과 버스 막차시간을 연장하고 화장실, 구급차 등 편의시설을 준비하는 등 시민안전을 배려했다.
또 12일 광화문 집 당시 경찰이 집회 참가자 수를 26만명으로 추산하자 박 시장은 지하철 승객 등 빅데이터를 분석한 서울시 집회 참가자 통계자료를 들어 132만 명이 맞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촛불민심'에 그동안 우왕좌왕하던 민주당과 머뭇거리던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서는 쓴소리를 쏟아내며 '박 대통령 퇴진투쟁 합류'를 압박하는 등 과감한 행보를 이어왔다.
결국 야권이 촛불민심 앞에 단일대오를 형성하게 되면서 '대통령 햐야 요구'는 더욱 힘을 받게 됐다.
◇ 해외에서 더 주목받는 박원순 서울시장, 예테보리상 수상
서울시장으로서 또 유력 정치인으로서의 이러한 박 시장에 대해 해외에서 더 주목을 받고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진보성향 정치주간지 '더 네이션(The Nation)'이 15일자 기사에서 트럼프 시대에 미국 지방정부의 비전을 찾으려면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더 네이션은 'Can Cities Counter The Power Of President-Elect Donald Trump(도시들이 트럼프 정권을 견뎌낼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역사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보고 싶다면 박원순 서울시장, 파트리샤 드 릴레 케이프타운 시장, 아켈 빌타지 암만 시장 등 비전을 가진 지도자들에게 물어봐야 한다"라고 제시했다.
트럼프 정권에서의 정치적 견해를 달리하는 각 도시들의 고민을, 박근혜 정부에 맞서온 박원순 서울시장에게서 배워보라는 것이다.
해당기사 원문 ▶ (https://www.thenation.com/article/can-cities-counter-the-power-of-president-elect-donald-trump/)
박 시장은 특히 한국인 최초로 '예테보리 지속가능발전상'을 16일 수상하면서 해외에서 주목을 받고있다.
예테보리상은 2007년 환경운동가 출신의 미 부통령 앨 고어, 코피 아난 전 UN 사무총장 등이 받으면서 대중적으로 유명해진 상으로, 환경과 사회가치에 있어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뛰어난 성과를 거둔 개인이나 단체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박 시장은 전 세계 공유도시 발전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단독 수상자, 역대 5번째 단독수상자로 선정됐지만 최근 시국이 엄중함에 따라 유럽순방을 취소하면서 대리 수상을 하게 됐다.
◇ '촛불 정국' 민심이 관건
이같은 박 시장에 대한 해외에서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아직 지지도가 낮은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
'촛불 정국' 이후 각종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문재인 전 대표가 20%대로 1위를 유지하면서 이재명 성남시장이 10%대의 지지율로 치고 올라간데 비해 박원순 시장은 6%대에서 머물고있다.
이는 그동안 신중론을 펼쳐온 문 전 대표와 대통령 하야를 가장 먼저 주장한 이 시장의 선명성 중간에 박 시장이 위치하게 되면서 빚어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박 시장이 촛불집회 참석 등 다양한 시민 행보에도 불구하고 이슈선점 효과는 이재명 시장이 가져가고 안정지향 이미지는 문재인 전 대표가 가져가면서 존재감이 부각되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이는 아직 박 시장에 대해 유력 정치인으로서보다는 시민운동가, 행정가로서의 이미지가 더 많이 작용한다는 것이어서 넘어야할 숙제가 되고있다.
박 시장측은 그러나 이런 상황에 대해 답답해하면서도 크게 연연해 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박 시장은 "작게 버리면 작게 얻고 크게 버리면 크게 얻는다"며 이미 모든 것을 버린다는 각오로 나선만큼 박 대통령 하야를 위해 끝까지 국민과 함께 하겠다는 입장이다.
"기필고 국민이 이긴다"며 촛불을 함께 든 박 시장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