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숲의 미래를 그린다-1
우리나라는 전체 인구 대비 도시민의 비율이 95%에 이를 만큼 인구의 도시집중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이 실생활에서
쉽게 접하고 이용할 수 있는 생활권 도시림의 면적은 전국평균 6.56㎡/1인으로서 국제보건기구의 권고기준인 9㎡/1인의 2/3수준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런던(27㎡/1인)과 비교하면 1/4에 그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도시숲이 도심지 소음의 방지와 산소공급, 기후의 완화, 수자원
보호기능 등 도시민에게 가져다주는 편익과 함께 주민들의 요구가 높아지면서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도시 숲 조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순천시도 지난해부터 300만그루 나무심기 사업을 시작하였고, 걷고 싶은 인도를 만들겠다는 계획에 따라 차도 폭을 축소하는 대신 인도 폭을 넓혀
그 곳에 가로 숲을 조성하는 사업에 착수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주최로 전국 12개 신문사 취재기자들과 함께 도시숲
조성과 관리에 있어 선진지라 할 수 있는 영국과 독일, 오스트리아 등 3개 국가에 대한 공동 기획취재가 진행되었다.
이에 본지에서는
4차례에 걸쳐 이들 지역에서는 도시숲을 어떻게 조성하고, 관리하고 있는지, 그리고 도시숲이 주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소개한다.
순서는 1.이용자 중심의 공원조성 2.비엔나의 도시공원 특성화 사업 3.웨스터민스터시의
공원관리 4.주민 삶의 일부인 독일의 도시공원 順이다.
이용자 중심 공원조성
돋보이는 오스트리아
공원 조성 땐 의견수렴을 충분히
◇짤츠부르크
고성에서 바라본 짤츠부르크 시내전경. 시내 곳곳에 대규모 도시공원과 가로수 숲, 주택가 정원수로 잘 가꿔져 있어 숲속의 도시를 보는 듯
하다.
오스트리아의 도시들은 위에서 내려다보면 그야말로 숲 속에 건물이 지어져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들게 한다. 도심지 곳곳에
대규모 공원이 자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공원과 공원은 가로수 숲으로 연결되어 있고, 각각의 건물들에도 각각 소규모 공원이 조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의 이처럼 도시숲의 경관관리뿐만 아니라 도시공원을 이용할 지역 주민들의 요구를 철저히 반영하고 조성하고 있다. 때문에
곳곳에 조성된 도시공원들이 지역별 특성과 이용자들의 특성을 반영하여 공원별로 다양한 특성을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도시공원 조성을 완료한
후에라도 지역 주민들이 공원의 이용 형태가 변화될 수 있음을 인정하여 5년~10년 단위로 시민들의 필요와 요구를 반영하여 총체적으로 공원시설을
개선하고 있었다.
이번 도시숲 선진지 공동 기획취재단은 오스트리아의 수도 비엔나와 음악의 도시로 잘 알려져 있는 짤츠부르크를 방문해
도시공원 조성과 관리현황을 취재했다.
먼저 인구 15만명의 짤츠부르크를 살펴보면 전체 공무원 수가 3072명인데, 도시공원 관리 공무원만
60여 명에 달한다. 이들은 미라벨공원과 핼브른공원 등 대규모 공원 14개(107만2100㎡)와 13개의 소규모 공원(13만6500㎡),
1800개의 도로녹지대(25만5410㎡), 80개의 놀이시설(31만0800㎡), 17개의 야외 체육시설(20만1500㎡), 8개의 소규모
호수(30만7158㎡), 5개의 공원묘지 관리와 신규 공원조성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짤츠부르크의 공원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 사이코 씨에 따르면 신규 공원을 조성할 때 가장 우선적인 원칙은 어떤 연령층이 주로 이용할 것인지를 분석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수요층을 조사한 뒤 시설의 필요성을 파악하고, 이에 따른 예산반영의 가능성 여부를 판단해 공원을 조성하게 된다는 것이다.
사이코 씨와
함께 3년 전에 조성된 ‘짤츠부르크의 서쪽공원’을 함께 방문했는데, 이곳에는 넓은 잔디밭과 공원수 외에도 각종 놀이시설과 체육시설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었다.
짤츠부르크에서는 이 공원을 조성할 때 기존에 서식하고 있던 나무를 최대한 그대로 살려 공원을 조성했기 때문에 공원수
식재비용을 절감했음은 물론 조성한 지 3년밖에 되지 않은 공원임에도 불구하고 수령이 수십 년 된 공원수가 자리할 수 있게
되었다.
◇짤츠부르크
서쪽공원에 설치된 다양한 놀이시설과 체육시설. 이 모든시설들은 공원 조성과정에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설치 되었다.
이 공원을
조성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짤츠부르크시에서는 시의 공원 조성계획을 모든 시민들에게 알리고, 주민회의를 통해 공원에 어떤 시설을 어떻게 설치할
것인지를 물어 의견을 수렴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로부터 3주 후 또 한 차례 주민회의를 열어 시와 주민들의 의견을 조정한 후 공원에 설치할
시설이 최종적으로 결정되었다. 주변지역 거주 주민들의 연령층, 공원의 면적, 공원 설치에 따른 위험요소, 방해요소 등을 철저히 분석해 공원을
조성한 것이다. 이 같은 의견수렴을 거쳐 이 공원에는 탁구대와 농구대 등의 각종 체육시설, 널뛰기, 밧줄타기, 터널통과 등의 다양한 놀이시설을
설치해 놓았다. 이처럼 이용자들의 요구를 수렴하여 공원을 조성해 놓으니 학교나 지역 주민들의 공원이용이 활발한 것은 당연한
결론이다.
인/터/뷰 -짤츠부르크시 공원관리 공무원 사이코
씨
“공원이 많아야 자연 친화적인 생활 가능”
짤츠부르크에서의
도시공원은 도시경관과 시민들의 휴식공간이라는 목적 외에도 생태계 보전과 생태계 체험공간으로서의 역할도 함께 강조되고 있다. 때문에 사이코 씨는
“짤츠부르크에서는 도시공원을 조성하는 데 있어 공원에 어떤 동·식물이 식생하는지도 함께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민들의 생활권에 녹지가
많아야 자연 친화적인 생활이 가능하다는 원칙에 따라 시가지의 많은 면적을 활용하여 녹색지역, 자유공간, 여가·체험활동이 가능한 공간을 조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도시숲 관리에 있어서의 원칙은 “경제성과 주민들의 삶의 질과의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녹지를 조성, 관리하는 데 있어 주민들과 환경보호단체의 목소리를 잘 반영해 나가고 있고,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기 전에 사전에 충분한 협의
거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최근 EU통합으로 독일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짤츠부르크에 인구 증가요인이 있어 추가로 주거공간을 확보해야
할 상황”이라고 전제한 뒤 “주거지를 밀집시켜 기존 녹지대를 보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건축허가 때도 녹지대 보호규정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는 것이다.
도시숲의 미래를 그린다-2
비엔나의 도시공원은‘100곳, 100색’
도심지 녹지공간 확보 노력도 지속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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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체육시설과 놀이시설로 특성화된 비엔나의 도시공원. 시민들의 요구를 반영해 공원을 조성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주민들이 찾고
있다.
비엔나시에 있는 도시공원들의 가장 큰 특징은 특성화에 있다. 공원이 조성된 지역의 특성과 공원을 이용할 시민들의 요구를
반영하다 보니 자연스레 각각의 공원별로 특성화가 이뤄진 것이다.
비엔나에는 쉔부른공원과 시민공원 등 왕족과 귀족소유의 대규모
공원이 5개가 있었는데, 이들 공원은 1918년에 공화국 정부에 기증되면서 사유공원에서 공공공원으로 전환되었다. 그리고 20C에 들어서면서 공공
공원의 필요성이 인식되면서 많은 공원을 조성해 왔다.
비엔나시에서는 도시공원을 시민들이 필요한 방향으로 조성하여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시민들의 필요에 따라 5년~10년 단위로 계속 개선해 가고 있다. 이 때문에 비엔나에서는 60년대에 만들어진 공원과 2007년에 만들어진
공원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고, 지역별로도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엔나시 통계에 따르면 10살~20살까지
남자아이나 청년들이 공원을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어 몇 년 전에는 여자 아이들을 위한 공원을 별도로 만들었다. 비엔나 시의
공원관리 책임자인 프란츠 첸 씨는 당초 일반적인 공원이었는데, 주변에 여자학교가 신설되면서 여자 아이들의 요구를 수렴해 나무집(수다공간),
미로게임장 등의 시설물을 갖춘 여자 아이들의 공원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노인들에 맞는 시설을 주문 제작하여
설치하는 8000㎡ 규모의 노인공원을 설치하고 있고, 비엔나 시민의 2/3가 이민자이거나 외국인임을 감안해 이들을 위한 공원을 조성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한다. 또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원이 되어야 한다는 인식에 따라 신체장애자들도 공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지난 1999년에 비엔나시에 여성부가 생긴 이후에는 공원을 만들거나 지하주차장을 만들 때에도 공원 설계도를 여성부에
보내 의견을 수렴한 뒤 공원을 조성하도록 강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원 이용에 불만을 갖는 시민들이 없도록 하기 위해 공원을 조성할
때 시민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공원조성 담당 공무원과 예산 집행부서 공무원들의 협의가 충분하게 이뤄진 다음에야 공원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최근에는 도심지의 부족한 녹지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985년부터
주택가에 공원을 조성할 경우 2200EUR(유로)를 지원해주고 있는데, 1년에 100㎡~400㎡규모의 공원 50개~70개씩이 조성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건물 옥상을 녹화할 때도 2200EUR를 지원해 주고 있다.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시민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올 가을부터는 오래되어 헐어야 하는 건물이나 차량통행이 많지 않은 도로를 폐쇄하여 도심공원으로 조성할 계획도 함께
가지고 있다.
인/터/뷰 -비엔나市 공원관리 담당자 프란츠
첸
“공원관리에서는‘안전’이 제일 중요”
비엔나는
1905년부터 자연보호구역을 계획해 지정한 이후 해마다 1~2ha씩 자연보호구역을 늘려가고 있다. 비엔나에서는 도시공원 관리부서 외에 산림청에서
자연보호구역을 관리하고 있는데, 자연보호구역 내에는 건축행위를 할 수 없도록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또 비엔나 남측 100km
지점에 있는 알프스산의 자연보호구역에 수원지를 가지고 있어 유럽 내에서도 깨끗한 식수를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EU통합을 계기로
오스트리아의 인구가 계속 늘고 있어 녹지대 및 자연환경 보호는 물론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안전문제에도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비엔나 인구도 200만 명까지 늘어날 전망인데, 1907년 설립된 비엔나시 공원관리본부의 프란츠 첸 씨는 “비엔나시의 공원관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관리기준은‘안전문제’”라고 밝혔다. 예전에는 관심이 적었지만 최근에 들어 강조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도시공원
조성과 관리에 있어 “어두운 공간이 없이 끝까지 볼 수 있도록 하는 시야확보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린이나 여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마약중독자가 공원 내에 숨어있지 못하도록 개방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2007-07-12
도시숲의 미래를 그린다-3
웨스트민스터의 공원관리 원칙‘시민참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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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숲의 미래를 그린다-4
독일인의 삶에 자리한 도시공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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