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장과 경제지형 변화의 진원지, 인도의 유망 도시 지역

2016. 6. 20. 17:11지속가능발전/지속가능발전, 의제21, 거버넌스




고성장과 경제지형 변화의 진원지, 인도의 유망 도시 지역

강선구 | 2016.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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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경제는 지난 2014년 모디 정권 출범 이후 정부지출을 늘려 인프라투자를 확대하고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높은 성장을 유도하면서 7%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도의 7%대 성장세는 중국경제의 감속 성장과 비교되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인도의 고성장을 이끄는 힘은 주로 도시지역에서 나온다. 지난 2년 동안 인도의 농업 작황이 몬순강우 부족으로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도시지역에서의 생산 및 소비에 의해서 고성장이 가능했다. 올해도 민간 주도의 소비확대, 특히 도시수요 증가에 의해 인도의 고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공무원 임금 및 연금의 인상과 저물가 하의 금리인하 기조가 소비추진 동력으로 꼽힌다. 도시지역에서 가처분소득 증가에 의해 소비여력이 늘고, 할부대출금리가 낮아지면서 가전, 자동차 등의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인도의 주별 도시화 속도의 차이, 소비수준 격차 등에 따른 경제지형의 변화도 예상된다. 인도에서 가장 도시화 비율이 높고 소비수준이 높은 델리 수도권의 위상은 변하지 않겠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적지 않은 순위 변화가 있을 것이다. 지난 2000년대를 거치면서 하리아나, 안드라 프라데시, 케랄라 주 등은 도시화율이 높아지고 도시소비 수준도 크게 향상됐다.
도시시장 규모를 감안했을 경우 중산층이 1천만명이 넘는 마하라쉬트라, 안드라 프라데시, 타밀 나두 주 등이 유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주별 도시지역의 내구재 보급률에서는 델리 수도권 및 서부의 메가시티를 포함하는 지역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한편 도시인프라의 사업기회 측면에서 주목할 것은 인도의 메가시티와 스마트시티이다. 현재 8개에 이르는 메가시티는 경제중심지로서 역할이 더해가면서 추가적인 도시인프라의 필요성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에 비해 스마트시티는 시작 단계로서 대형 프로젝트의 성격을 가진다. 모디 정부의 공약사업으로 모두 100개가 건립되는 스마트시티는 건설시장 규모가 1,5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추산도 나오고 있다.


인도의 도시화의 진전과 도시의 성장은 해외기업들에게 소비시장으로서 뿐만 아니라 도시인프라 건설시장으로서도 사업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성장 시장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인도에 대해서, 특히 유망 도시지역에 대한 관심을 더욱 강화하고 사업기회를 발굴해야 할 것이다.

 


< 목 차 >
1. 인도의 고성장과 도시소비 확대
2. 도시화와 경제지형의 변화
3. 인도 도시의 미래 : 메가시티와 스마트시티
4. 시사점

 


1. 인도의 고성장과 도시소비 확대

 


인도 고성장의 중심지는 도시


인도경제는 지난 2015 회계연도(2014.4~2015.3)에 7.2% 성장한 데 이어 오는 3월말에 끝나는 2016 회계연도(FY: Financial Year)에도 7.6%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의 7%대 성장세는 중국경제의 감속 성장과 비교되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년간 인도경제의 부문별 성장의 특징은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고성장과 농업 침체로 요약된다. 최근 인도의 농업 작황이 몬순강우 부족으로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도시지역에서의 생산 및 소비에 의해서 고성장이 가능했다.


인도의 도시인구 비중은 대략 33%(지난 2011년 센서스에서는 31.2%)로 추정되는데 비해 GDP에서의 비중은 65%에 이를 정도로 높다. 인도 통계청(CSO)의 추정에 따르면 도시지역 GDP의 비중은 지난 2009년의 62~63%에서 오는 2030년에는 75%로 확대될 전망이다. 인도경제 성장의 중심으로서 도시의 중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도시 중심으로 민간소비 증가


일반적으로 도시는 소비중심지로서 역할을 한다. 인도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인도는 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경제구조를 갖고 있어서 도시 소비가 경제성장을 좌우할 정도이다. 지난 2011년 인도 GDP의 지출 측면에서 민간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57.6%이며, 민간소비 가운데 도시소비의 비중은 42.3%이었다. 그간의 도시화와 소비증가 속도를 감안하여 추정해 보면 2015년 민간소비에서 도시가 차지하는 비중은 51.5%로 커진 것으로 보인다.


모디 정부 출범 이후 정부지출(GDP에서의 비중 10.2%)과 도시지역의 소비증가가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했다면 올해의 인도경제의 성장 동인은 도시 중심의 소비 증가세에 더 의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모디 정부는 집권 직후 2014년 하반기부터 정부지출을 늘려 인프라투자를 확대시키면서 경제성장을 주도한 바 있다. 올해에는 정부의 재정상황이 녹록치 않은 편이다. 현재 인도 정부는 FY2016년의 재정적자 목표치인 GDP대비 3.9%를 달성하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지난 2월 29일에 발표된 예산안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중장기 재정적자 감축 목표에 따라 FY2017년에는 재정적자를 GDP대비 3.5%까지 낮춰야 한다. 이에 따라서 지난해와 같은 선제적 정부지출은 제약을 받게 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따라서 올해는 민간 주도의 소비확대에 더 기대가 모아지는 양상이다. 영국계 스탠더드 차터드(Standard Chartered)은행은 지난 2015년 11월에 발표한 연구자료에서 2016년 인도경제의 성장은 소비에 의해 주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소비확대의 근거로는 공무원 임금 및 연금의 인상과 저물가 하의 금리인하 기조를 꼽았다. 특히 도시지역에서 임금인상에 따른 소비확대가 이뤄지고, 할부대출금리가 낮아지면서 가전, 자동차 등의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보았다. 지난해 인도중앙은행(RBI)이 4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기준금리는 2015년초의 8%에서 현재 6.75%로 낮아졌다.


저물가·저금리가 도시수요 견인


저금리와 저물가 기조는 농촌보다 도시소비에 매우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이전의 인플레이션이 만연했던 때에 농촌의 소비증가세가 주목을 받던 상황과 반대의 양상이다. 예를 들어 지난 2013년도 인도의 식료품 소비자물가는 전년대비 12.8% 상승했는데, 도시주민에게는 물가부담이었지만 상당부분의 식료품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농민들에게 식료품 가격 상승은 소득증가 요인이 될 수 있었다. 그만큼 소비를 늘릴 수 있었던 것이다.


지난 2014년 5월말에 모디 정부가 출범한 이후 정책목표로서 물가안정이 추진되면서 사정은 크게 달라졌다. 농산물 가격안정과 농촌지역의 임금상승 억제조치는 농촌소득의 정체로 귀결되면서 소비여력을 크게 위축시켰다. 주로 농촌에서 소비되고 있는 오토바이 시장의 침체가 이를 반영한다. 지난 2015년에 인도의 오토바이 판매대수는 1,052만대로서 전년대비 3.4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도시에서 주로 소비되는 세단형 자동차는 203만대가 팔려나가 전년에 비해 9.8%의 증가세를 보였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할부금리가 싸졌고, 유가하락으로 차량유지비가 줄어든 점이 승용차 수요를 견인했다. 인도의 저금리-저물가 기조는 도시주민에 더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농촌 침체는 모디 정부의 리스크 요인


도시와 비교하여 농촌이 점점 어려워지는 데는 모디 정부의 정책적 기조가 도시 편향적이라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지난 2014년 5월 총선에서 인도국민당(BJP)의 모디 총리 후보는 도시 중산층을 주요 지지층으로 삼는 한편 당시 국민의회당(INC) 정권의 농촌지원 정책을 포퓰리즘으로 비판했다. 국민의회당의 집권기인 지난 2006년부터 도입된 농촌고용보장법(MGNREGA : Mahatma Gandhi National Rural Employment Guarantee Act)이 비효율적이고 부패의 온상이라는 것이 모디의 인식이었다. 농촌고용보장법에 의하면 농촌 가구당 1인은 연간 100일간 공공취로사업의 고용을 보장받는다.


모디가 총리로 취임한 이후 당장 농촌고용보장에 대한 예산 집행이 줄었다. 지난 2014년 4~9월에 중앙정부가 농촌고용보장 예산으로 주정부에 지원한 금액이 1,361억 8천만루피였는데, 이는 전년동기의 2,467억 6천만루피에 비해 무려 45%가 감소한 것이었다. 연간 MGNREGA 예산지출 규모로 보더라도 2015 회계연도(2014.4~2015.3)의 지출이 전년대비 6.6% 감소했으며, 이후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금년도 2월말에 발표된 예산안에서는 전년보다 13.2% 증가한 3,850억루피(약 57억달러)의 MGNREGA 예산이 편성됐다.


집권 BJP당은 지난해 11월 농촌 비중이 높고 낙후된 비하르 주의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농촌지역의 침체가 모디 정부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정치적 리스크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농촌고용보장 예산이 다시 크게 늘고 있는 것은 올해에 9개 주에서 지방선거가 예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모디 정부가 더 이상 농촌 지원을 경제효율성의 잣대로만 판단할 수는 없는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경제에 최우선을 두고 있는 모디 정부의 도시중심적인 정책기조는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2. 도시화와 경제지형의 변화

 

 

도시 소비규모가 농촌을 앞지를 수밖에 없는 구조


최근에 도시소비에 유리한 경제환경이 조성되는 것과 별개로 구조적 측면에서도 인도의 도시소비 규모가 농촌을 앞질러 갈 수밖에 없다. 도시의 1인당 소비지출액이 계속 농촌을 앞서고 있는데다 도시화로 인해 농촌인구보다 도시인구가 빨리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1인당 지출액은 도시에서 많을 수밖에 없다. 도시는 농촌에 비해 일자리가 많아 소득도 높지만 물가 역시 비싸서 지출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 조사된 인도 국가샘플서베이(NSS) 68차 라운드(2011년) 자료에 따르면 도시가계의 1인당 월평균 소비지출액은 2,630루피로서 농촌의 1,430루피보다 1.8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의 경제개혁개방이 시작된 직후인 1993년에는 도시와 농촌의 소비격차가 1.63배였다.


도시화는 완만하지만 꾸준히 진행 중이다. 도시화는 정의상 전체 인구 가운데 도시인구 비중으로서 도시의 자연인구 증가에 의해 확대되기도 하지만, 그 보다는 농민의 도시편입과 촌락의 도시 지정에 따라 이뤄진다. 지난 2001~2011년 기간에 새로 2,800여개의 도시가 늘면서 인도의 총 도시 수는 8천개에 이르렀다.


인도의 주별 도시화 속도의 차이에 따른 경제지형의 변화도 예상된다. 인도에서 가장 도시화 비율이 높은 델리 수도권의 위상은 변하지 않겠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도시화율에 있어 순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도 정부가 추진 중인 100개 스마트시티 건설도 도시화를 촉진시킬 전망이다. 인도판 스마트시티는 신도시 건설이 아닌 기존 도시의 개선 또는 스마트화에 해당되는데, 이를 통해 도시의 삶을 개선시키게 되면서 전국적 도시화 확산을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소비의 지역 편차


인도는 29개 주와 7개의 연방자치지구로 구성된 매우 넓은 시장이어서 지역별 차이가 크다.


먼저 도시소비의 지역별 차이에 대해 살펴보면, 현재 서부지역의 소비수준이 높다. 주별 도시소비를 비교해보면 서부지역의 마하라쉬트라, 고아, 카르나타카 주 등이 인도 평균보다 높은 반면, 북동부의 자르칸드, 오디사, 비하르 주 등은 평균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0년대를 거치면서 도시소비 수준이 크게 향상된 주들도 발견된다. 하리아나, 안드라 프라데시, 케랄라 주 등이 여기에 해당되는데 공통적으로 도시화율도 동반 상승했다. 하리아나 주는 델리와 인접한 이점을 살려서 델리, 찬디가르 등을 제치고 도시소비 수준이 가장 높은 주로 등장했다. 하리아나 주의 도시소비는 인도평균보다 1.45배 큰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화의 진전이 가장 빠른 남부의 케랄라 주는 지난 2000년에 26%였던 도시화율이 2011년에는 47.7%로 급상승했으며, 같은 기간 도시소비 수준은 28개 주 가운데 9위에서 2위로 올라갔다. 케랄라주의 급속한 도시화 이유로는 크게 보아 도시 수 자체의 증가와 도시이주의 증가를 들 수 있다.


먼저 센서스 분류상 케랄라의 도시 수는 2001년의 158개에서 2011년에는 520개로 10년 사이에 362개가 늘었다. 기존의 도시들을 중심으로 외곽의 농촌지역들이 신규 소형도시(town)로 편입된 결과이다. 두번째 도시 이주의 증가는 다른 주에서도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케랄라의 경우는 더욱 두드러진다. 케랄라 주는 인도 내에서 교육과 소비수준이 가장 높다 보니 농촌주민들의 도시 유입 동기가 강한 편이다.


케랄라 주의 빠른 도시화의 결과는 소비패턴의 변화로 나타나고 있다. 필수 소비에 해당하는 식료품 지출 비중은 낮아지고 가전, 자동차 등 내구재 소비의 비중이 늘어나는 것이다. 케랄라 도시소비지출 구성비에서 내구재 비중은 16.6%에 달해 인도 도시평균인 5.3%를 크게 앞서 있다.


반면 같은 기간 북동부 지역은 쇠퇴하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 2000년도에는 인도 도시평균 소비보다 높은 지역에 동부의 서벵갈은 물론이고 북동부의 나갈랜드, 미조람, 메갈랜드, 시킴 등도 포함됐다. 그로부터 11년이 지나면서 대다수 북동부 주들의 도시소비는 인도 평균에 못 미치고 있다. 특히 비하르와 마니푸르 주는 인도에서 가장 낮은 도시 소비 수준을 보이고 있다.


남부 지역에 도시 중산층 많아


앞서 살펴본 지역별 도시소비의 차이는 1인당 소비를 기준으로 했다. 어느 지역이 부유한가를 판단하기에 유리하지만 주별 소비자 규모를 가늠하긴 어렵다. 인구센서스 자료의 주별 도시인구와 국가샘플서베이의 소득구간별 1인당 소비자료를 바탕으로 도시 중산층의 규모를 추정하고 어느 지역이 소비시장으로 성장성이 높은 지 알아보았다.


먼저 도시중산층은 국가샘플서베이 68차 라운드(2011년) 자료의 소비구간별 12개 분류에서 상위 4개 구간(8~11 구간, 월 2,070~6,015루피 소비 구간)의 도시민들을 대상으로 했다. 비식료품과 내구재 소비비중은 주별 도시지역의 품목별 소비에서 계산하며, 도시중산층 수와 월 지출액을 곱하여 도시의 내구재 시장규모를 추정하였다.


마하라쉬트라, 안드라 프라데시, 타밀 나두 주 등을 포함하는 4개 주는 중산층의 규모가 1천만명이 넘는다. 이 가운데 상기 3개 주들은 중산층 비중, 월지출액, 도시화율 등이 인도 평균 이상으로서 유망지역으로 손색이 없다. 이에 비해 우타 프라데시, 서벵갈, 그리고 라자스탄 등은 중산층 비중과 도시화율, 내구재 소비 비중 등이 인도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편 델리, 하리아나, 케랄라 등은 상대적으로 시장 규모가 작지만 중산층 비중이나 도시화율에서는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주별 도시지역의 내구재 보급률에서는 델리 수도권 및 서부의 메가시티를 포함하는 지역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인도의 도시가구 가운데 TV, 휴대폰, 자동차(또는 오토바이) 등을 모두 보유한 가구의 비율(종합보급률)은 12.2%인데, 델리의 경우는 23.3%로 가장 높다. 서부의 메가시티인 방갈로르, 뭄바이, 푸네, 아메다바드 등을 포함하는 지역의 보급률도 모든 품목에서 인도 도시평균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물론 인도 상위권 도시라 할 지라도 보급률 자체가 낮은 수준이어서 시장의 포화를 논할 단계는 아니다.


한편 주요 4개 내구재 품목 가운데 2개 이상이 인도 도시평균을 밑도는 지역에는 안드라 프라데시, 마드야 프라데시, 우타 프라데시, 서벵갈 주 등이 포함된다. 이 지역들은 대부분 1인당 월소비 금액이 인도 평균보다 낮은, 구매력이 떨어지는 특징을 보인다. 다만 안드라 프라데시는 1인당 월소비액이 평균을 다소 상회하고 중상층(부유층 포함) 인구가 1,478만명으로 인도 3위 규모라는 점에서 향후 유망시장으로서의 가능성은 충분히 갖고 있다.

 


3. 인도 도시의 미래 : 메가시티와 스마트시티

 


8개 메가 시티(Mega City)는 경제중심지


인도의 대도시(메가 시티)는 유망지역의 도시 가운데서도 경제중심지 역할을 한다. 인구 400만명 이상의 자격 요건을 갖춘 인도의 대도시는 현재 8개에 이른다. 기존의 메가 시티인 델리, 뭄바이, 방갈로르, 하이데라바드, 첸나이, 콜카타 등에 더해서 2011년 센서스 이후 푸네와 아메다바드가 추가됐다.


도시중산층의 규모가 가장 큰 마하라쉬트라 주에는 뭄바이와 푸네의 2개 메가 시티가 포함된다. 뭄바이가 일찍이 메가 시티로 발전했고 직선거리로 150km 떨어진 푸네가 급속한 공업화에 힘입어 메가 시티의 반열에 합세한 것이다. 뭄바이가 국제금융도시로서 위상을 갖추고 있다면 푸네는 자동차, 가전, 기계 등의 공단도시로서 발전을 지속하고 있다.


방갈로르, 현지어로 벵갈룰루는 IT산업의 메카로 잘 알려진 서부 카르나타카 주의 대도시이다. 방갈로르는 경제활동이 활발하고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잘 갖춰져 있다. 여기에다 고원지대 특유의 선선한 날씨로 인해 인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에 빠짐없이 선정되고 있다.


최근 다국적 부동산개발회사인 JLL사가 발표한 ‘2016년 도시역동성지수(CMI : City Momentum Index)’에 따르면 방갈로르는 세계 도시 순위로는 4위, 그리고 아태지역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동 지수는 전세계 120개 도시를 대상으로 하며, 런던이 1위이며 미국의 실리콘 밸리는 2위에 해당된다. 인도의 ‘실리콘 밸리’라고 불릴 만큼 방갈로르는 IT기업과 관련 연구기관 및 대학 등이 합쳐진 IT 클러스터를 형성하면서 역동성을 키워나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도시 내 창업기업(start-ups)의 숫자만을 놓고 보면 방갈로르는 미국의 실리콘 밸리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할 정도이다.


첸나이는 남부의 타밀 나두(Tamil Nadu) 주에 소속된 메가 시티이다. 남부 타밀나두 주는 인도의 29개 주 가운데 면적으로는 11위이지만 경제규모는 2위에 해당될 정도로 부유한 주로 분류된다. 첸나이는 인도의 남동부 해안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을 앞세워 무역항으로 발전했고, 다국적기업들의 생산기지로서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다.


이외에도 수도인 델리, 아메다바드, 콜카타, 하이데라바드 등은 해당 지역경제의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하이데라바드는 안드라 프라데시 주의 분리로 인해 현재는 텔랑가나 주의 주도가 되었지만 중남부 중심도시로서 위상은 변함이 없다.


새로운 사업기회로 떠 오르는 스마트시티


메가 시티의 확장으로 대표되는 도시화는 시장확대에 긍정적이지만, 다른 한편 무분별한 개발의 폐해도 가져왔다. 이에 따라 인도 정부의 도시화 프로젝트는 도시 인프라와 각종 서비스 개선에 중점을 두게 되었다. 인도 정부는 도시화와 관련하여 이미 2개의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먼저 ‘스마트시티 미션’에는 향후 5년간 75억 1,300만달러(5,080억루피)가 책정됐으며, 기존 500개 도시의 정비에 대한 ‘도시변혁 국가미션(AMRUT)’도 실행단계에 있다.


인도 도시의 성장과 경제지형의 변화, 그리고 사업기회의 관점에서 새롭게 주목해야 될 것은 스마트시티의 등장이다. 지난 1월 29일 인도정부는 1차 스마트시티 선정을 통해 97개의 후보도시 가운데 20개 도시를 선정했다. 모디 정부는 향후 2~3년 내에 모두 100개의 스마트도시를 지정한다는 계획이다. 주별로는 중부 마드야 프라데시 주에서만 3개 도시가 선정되었으며, 마하라쉬트라, 타밀나두 등 6개 주에서는 각각 2개의 도시들이 스마트시티로 선정됐다. 이들 대부분은 서부와 남부 지역에 소재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반면 낙후지역으로 분류되는 북부와 동북부 소재 후보 도시들은 1차 선정에서 모두 탈락했다. 전체 36개 주 및 연방자치지역 가운데 23개 주/연방자치지구에서는 단 하나의 도시도 스마트시티에 선정되지 않은 셈이다. 특히 우타 프라데시, 비하르, 서벵갈 등은 규모가 큰 주임에도 불구하고 소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 측은 선정에서 탈락한 23개 주/연방지구 대상으로 추가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즉, 1차심사에서 탈락했던 주들은 각각 상위 1개 도시의 스마트시티 계획안을 오는 4월 15일까지 중앙정부에 제시할 수 있게 됐다. 지역균형을 맞추기 위한 추가조치이기 때문에 별다른 하자가 없는 한 오는 4월말에는 23개의 도시들이 추가로 스마트시티로 지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총 1,500억달러 규모의 대형사업 기회


스마트시티 건설에는 토목, 상하수도, 전기, 환경, ICT산업 등이 모두 필요하기 때문에 외국계 기업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도 정부는 외국업체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한편 자국 업체의 이익 보호 차원에서 20개 가운데 9개 도시는 순수 인도기업 컨소시엄에 맡긴다는 입장이다.


국제컨설팅회사인 딜로이트는 인도의 스마트시티 건설에는 향후 수년간 1,500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소요자금 가운데 인도 정부가 300억달러를 투입하고, 민간투자가들이 나머지 1,200억달러를 충당해야 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다른 보고서에서는 본격적인 도시정비 투자에는 향후 15년간 43조 5,200억루피(약 6,400억달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도시의 기본시설인 도로, 교통, 상하수도, 폐기물 처리에만 34조 4,200억루피가 소요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스마트시티 건설에는 자금조달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인도 정부는 외국인투자가들에게 어떤 식으로든지 투자 메리트를 제시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4. 시사점

 


지역별 발전 속도의 차이 고려해야

 

앞으로도 인도의 도시는 계속 확장되고 정비될 것이다. 인도경제가 높은 성장률을 구가하고 있는 가운데 도시에 자본이 모이고, 일자리가 생기고 사람들도 모여드는 예견 가능한 상황들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에 의해 산업화가 추진됨에 따라 새로운 공업도시가 생겨나고, 농민들의 도시이주가 늘어날 가능성도 커 보인다.


최근의 저물가 상황은 농촌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한편 도시소비에는 유리하게 작용하면서 도농격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3년까지 농촌 소비시장의 급성장을 염두에 두고 유행했던 ‘루랄 인디아(Rural India)’ 시장전략은 대폭 수정되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평가된다. 인도 도시소비시장은 개념적으로 농촌소비시장과 양분될 수 있지만, 인도의 넓은 면적을 고려하면 지역별 발전속도의 차이가 존재한다. 도시화가 빨리 이뤄지고 중산층 규모가 큰 유망지역들이 있다. 뭄바이가 소재하는 서부 마하라쉬트라 주는 인도 내 중산층이 가장 많으며, 첸나이가 있는 남부의 타밀 나두 주도 도시소비의 빠른 성장이 예상되는 지역에 속한다. 델리와 인접한 하리아나 주는 도시중산층의 1인당 소비수준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서 유망성을 갖는다. 이에 비해 북부와 북동부 지역의 도시소비 시장은 아직은 성숙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인도 스마트시티 건설에 따른 사업기회들


인도에서 도시소비가 유망한 주는 예외 없이 메가 시티(Mega City)를 갖고 있다. 현재 8개에 달하는 메가 시티는 경제중심지로서 역할을 담당한다. 대도시 집중화 현상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메가시티의 크기는 더욱 커질 수도 있을 전망이다. 인도의 대도시들은 도시기반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많아 생활하기 불편한 점이 많다. 그렇지만 뒤집어 보면 인프라 건설 및 신사업기회가 많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멀티플렉스 영화관은 인도의 200대 도시 가운데 65%의 도시에만 있으며, 고급 자동차 판매매장은 겨우 25%의 도시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 이 뿐만이 아니라 5성급 호텔은 20여개 도시에만 존재하며 대형슈퍼체인(Hypermart)은 상위 60여개 도시에만 있다.


인도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100개의 스마트시티 건설은 미래의 도시상을 보여주는 프로젝트이다. 이제 20개가 선정되고 금년부터 사업이 시작되는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예산만으로는 추진하기 힘든 프로젝트들이 다수 계획되어 있다. 외국계 투자의 참여를 염두에 두고 프로젝트 규모를 정한 것이다. 뉴델리 스마트시티 계획만 참조하더라도 외국 건설업체, 전자전기업체, ICT업체 등의 사업참여 기회가 많음을 알 수 있다. 이미 미국과 유럽의 도시인프라 관련 다국적기업들은 다각도로 사업기회를 노리는 중이다. 미국의 Cisco, IBM, 3M, GE, Honeywell 등은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스마트시티 사업에 공동 대응하고 있다. 유럽계 ABB, Schneider Electric 등의 엔지니어링업체들은 인도 현지에 별도 부서를 설치할 정도로 적극적인 모습이다.


인도의 도시화의 진전과 도시의 성장은 해외기업들에게 소비시장으로서 뿐만 아니라 도시기반시설 공사시장으로서도 사업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성장 시장으로서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인도에 대해서, 특히 유망 도시지역에 대한 관심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  <끝>